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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최근연재일 :
2023.02.10 18:05
연재수 :
2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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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387
추천수 :
1,236
글자수 :
1,580,921

작성
22.01.2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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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
11쪽

1 하늘은 파랗고 내 속은 까맣다

DUMMY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고 반파된 건물들과 과거 도시의 흔적만이 남은 곳에 카다란 굉음이 울려 퍼지고 도시의 잔재들이 흩날린다. 


폭격이라도 맞은 듯한 커다란 크리에이터 속에 순백의 피부를 가진 한 여인이 고통에 신음하며 꿈틀거리고 있다.


-저벅, 저벅-


폐허 속에서 무거운 발자국 소리와 함께 칠흑처럼검은 갑옷을 입은 이가 다가와 투구를 벗고 순백의 여인을 내려다본다. 


순백의 피부, 보석처럼 빛나는 눈, 세상 그 어떤 존재보다 아름답고 신성한 기운이 느껴지는 여인의 등에는 이제는 반쯤은 찢겨나간 세 쌍의 날개가 특유의 색을 잃어버리고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고통에 신음하며 꿈틀거리던 여인이 움직임을 멈추고 악에 받쳐 소리 지른다.


-왜? 도대체 왜? 신의 피조물에 불과한 인간이 신의 뜻에 대항하는 것이냐?-


“······.”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신의 뜻을 받아들이고 그 분들의 말씀을 따라라.  그 것 만이 너희 인간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말없이 바라보던 흑갑을 입은 사내의 입이 열린다.


“네 말대로 신의 뜻에 따르면 인간은 살아남을 수 있나”


힘들게 상체를 세운 천사가 미친 사람처럼 눈을 번뜩인다..


-그래, 그렇다. 신께서는 자비로우시다. 신의 품에안겨 구원을 받아라-


고개를 돌려 과거 도시였던 폐허를 바라본 후 다시 서서히 돌아온다..


‘그럼, 이 도시에 있던 사람들은?  신의 사자라는 너희에게 몰살당한 이곳의 사람들은? 아직 엄마의 젖도 떼지 못한 아이들은? 자식들의 행복만을 바라보며 노력하던 부모들은? 아무런 잘못 없이 평범한 삶 속에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던 사람들은? 

그들이 어떤 잘못을 했다고 신의 뜻이란 이유로 죽어야만 했지?”


-모르겠나, 이 또한 신의 뜻이다. 신의 뜻을 따르면서 생기는 인간의 죽음 또한 신의 뜻 이라는 것을. 그 또한 인간의 거룩한 숙명일 뿐이다-


“후··· 신의 뜻이라···.”


천천히 다가가 천사의 앞에 한 쪽 무릎을 꿇고 왼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진다.


“넌 너희가 벌레처럼 취급하는 그 인간이 가장 강해질 때가 언제인지 알고 있나?”


-무슨 소리냐?-


“목숨이 위태로울 때? 소중한 무언가를 지키고자 할 때? 인간이 가장 강해질 때는 좆같을 때야. 너무 좆같아서 내 모든 걸 파괴하더라도 상대방을 부셔 버리고 싶을 때”


-푹-


-끄아아아아악-


그의 엄지손가락이 보석처럼 빛나는 눈을 파고 들어가 점점 더 안쪽으로 밀고 들어간다.


“그런데 내가 지금 좆같아. 그것도 너무 좆같아서 돌아버릴 정도로.”


-끄.. 끄으윽.. 신.. 신께서 너희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악에 비친 천사의 비명과도 같은 울부짖음에 사내가 미소 짓는다.


“그러라 그래. 나도 그 개새끼들 용서할 생각이 없으니까. 이길 수 없다고? 그래서 뭐? 죽을 때까지 발악하겠다는 게 어때서? 네년의 소멸도 그 신이라는 새끼들의 뜻이겠지”


천사의 눈이 화등잔 만하게 떠지고 그녀의 가슴 속을 뚫고 들어간 손이 힘차게 움직이는 천사의 심장을 움켜쥐고 나온다.

 

눈이 부시다. .  지난 밤 쳐둔 암막 사이로 아침 햇살이 들어온다. 눈이 떠진다. 


짜증 섞인 모습으로 손을 뻗어 담배를 물었다


후·········


담배 연기가 방에 퍼져나간다


“하···.씨발······”


“또 출근해야 하네 짜증나네”


냉장고 문을 열고 시원한 물을 마시자 답답했던 속이 조금은 풀리는 것 같다. 


눈을 돌리자 흐트러진 소주병과 맥주병 그리고 먹다 남긴 안주가 널부러져 있다


하···


“많이도 쳐 먹었네”


어제 밤 짜증나는 회사 생활에 총지배인 뒷담화를 안주로 팀원들이랑 같이 마시다 다 돌아간 후 방에서 혼자 더 마시다 바닥에서 잠이 들었나 보다.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샤워를 마친 후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출근한다.


고명석


그의 나이는 37세 강원도 모 호텔 판촉 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총지배인과 사이가 좋지 않다. 


새로 부임하자마자 이게 잘못됐다 저게 잘못됐다 이 지랄을 해대니 기존 직원들과 사이가 좋을 수가 없었다.


“누가 몰라서 안했나 회사에 돈이 없다고 돈을 안 주는데 뭐 어쩌라고···”


그렇게 짜증이 쌓이는 상태에서 각 팀별 업무 보고가 있었고 거래처 및 시장 상황에 대해 보고하면 책에서 본 원론 얘기만 떠들어 대고 객실 가격 얘기 하면 현 상황에 맞지 않는 지 자랑만 떠든다. 


짜증나는 보고가 끝나고 담배를 피며 하늘은 바라본다. 오늘 따라 날이 흐리다.


“하···  씨발,  꼭 어느 회사 앞날 같네”


-팀장님, 보고 끝났어요?.-


같은 팀 오관석 대리 목소리다.


“병신이야”


-네? -


“어디서 저런 병신을 돈 주고 데려왔냐”


“말이 안통해. 지역 특색이나 시장 상황 설명하고 아무리 설득시키려 해도 교과서에 나온 얘기만 한다


”씨발놈,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던 놈인가 보다”


-ㅋㅋㅋㅋ -


-처음이라서 팀장님들한테 얕보이기 싫어서 그런 거 아닐까요? –


“그것도 있지. 지 잘났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대표한테 아양 떨고 있는데 우리보다 모르는 게 티 나면 안 되니까 더 지랄 하는 거지”


밤에 숙소로 돌아와 오대리와 바닷가 해변에 앉아 술잔을 기울였다.


-그만두실 건가요? –


“하하··· 이 성격 어디 가겠냐? 결국 그만두겠지”


-하..  큰일이네요.  팀장님 안계시면 저도 일하기 힘들 거 같은데–


“일단 두고 보자. 술이나 마시자”


그렇게 술잔이 돌고 밤은 더욱 깊어갔다.


또 다시 햇살에 눈이 떠진다. 어젯밤 또 암막을 안치고 잤나보다.


“하..  날싸 정말 좋네”


“그런데 어떻게 들어왔지. 기억이 없네. 하..  속쓰려”


담배에 불을 붙이고 벽에 기댄다.  


어차피 더 다녀봤자 답도 없다. 서울이 집이라 선불로 낸 월세 계약도 7개월이 남았다.  


사실 결혼을 안 했으니 크게 문제 될 건 없지만 부모님 걱정하실 테니 이대로 올라가기도 그렇다.


“그래 이런 분위기에서 더 다니면 뭐 하겠냐.  받을 건 다 받아내고 때려 치자. 바로 서울 올라가지 말고 어차피 반년 정도 계약이 남아 있으니 아무 생각 없이 좀 쉬면서 다른 직장 알아보고 준비해서 올라가자”


문제는 강원도에 머무는 동안 마땅히 할 게 없다는 것이었다. 


바다 구경도 하루 이틀이지, 바닷가에서 근무한 게 벌써 일 년이 넘었다.


“배고프고 속 쓰리다, 짬뽕이나 먹으러 가자”


후루루룩~~


“우어.. 죽인다. 이제 좀 살 거 같네 ”


짬뽕을 먹으며 TV를 보다가 눈이 커진다.


화면 속에선 수많은 몬스터들이 몰려오고 이를 바라보던 검정 로브를 입은 마법사가 주문을 외우며 지팡이를 내밀자 지팡이 끝에 맺힌 붉은 화영이 몬스터들 사이에서 폭발한다.


가벼운 경장갑을 입은 여성 궁수가 활에 시위를 당기고 화살을 날리자 날아가던 화살이 5개로 분할되며 몬스터 이마에 박히며 폭발한다.


붉은 중잡갑을 입은 전사가 사자후를 터트리고 몬스터 무리로 뛰어들며 붉은 대검을 휘두른다.


뒤를 따르던 수많은 전사들이 뛰어들어 몬스터들과 전투를 벌인다.


“와···.  쩐다”


어려서부터 게임을 좋아했다.  


게임뿐만이 아니라 운동 및 기타 잡기에 강했다. 


몬스터와 플레이어간의 전투 장면은 그의 넋을 빼놓기 층분했다. 


보는 내내 흥분이 가시지 않는다.


저게 그 가상현실 게임이구나


제목이 [어나더 월드] 였나···.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가상현실게임은 시기상조라는 우려를 비웃듯이 퀄리티가 현실과 거의 똑같고 높은 몰입도로 세계적으로 굉장한 이수가 되고 있으며 나날이 신규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사실 오픈 때 하고 싶었으나 시간이 안됐고 상황도 여의치 않았다.  월세가 7개월 남았다.


기계 가격이 꽤 됐던 걸로 아는데··· 


검색해보자


보급형 캡슐 가격 500만원부터 시작해서 실버, 골드, 다이아몬드, 마지막으로 플래티넘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비싸도 너무 비싸다. 


“중고 시세가···.”


보급형 캡슐 400만원(6개월 사용)


“가만.. 500만원에 6개월 정도 사용하고 팔면 그래도 350만 원 정도는 받을 수 있겠지. 


그래, 내 소원 중 하나가 가상현실게임 한 판 멋지게 해보는 거였잖아“


“지르자“


숙소로 돌아가 바로 주문하고 회사로 가서 담판을 지었다


“말 길게 하기 싫으니 내일로 퇴사 날짜 합시다


비번 못 쉰 거 하고 오버타임 수당 정확히 계산합시다. 싫으면 노동부 통해서 피곤해지거나.. “


멀뚱멀뚱 쳐다본다.


“싫어요? 싫으면 끝까지 가던가”


-잠깐만, 대표님하고 얘기 좀 해보고··· -


회사가 어렵다느니 요즘 그러면 욕먹는다느니 헛소리를 늘어났지만 결국 다 받기로 하고 퇴사 처리했다.


그 날 저녁 가까운 사람들 하고 술 진탕 마시고 아침 햇살에 또 다시 눈을 떴다.


“젠장..  또 암막 안 쳤네···”


그로부터 사일 간 거래처 직원들에게 퇴사 인사하고 서울로 올라가 가족들하고 시간을 보낸 뒤 캡슐설치 하루 전 숙소로 내려가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오전 10시경 캡슐이 도착했다.  설치는 약 30분 정도가 걸렸고 설치 기사가 힐끗거린다.


-게임 좋아하시나 봐요?  보통은 젋은 분들이 많이 하시던데–


“며칠 전에 퇴사 했거든요. 한 6개월 정도 쉬려고 하는데 그동안 빡세게 한 번 해보려 구요”


-하하하, 인생 즐기며 사시네요-


그냥 6개월 재밌게 즐기다 다시 일 해야죠. 설치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음···  조언이라 하긴 좀 그렇지만 무작정 시작하지 마시고 사이트에서 정보 좀 찾아보시고 하세요. 시작 위치라든지, 직업이라든지. 꽤 도움이 된다고 하더군요–


“감사합니다.”


기사들이 돌아가고 짜장 라면 먹으며 정보를 찾아봤다.


“보자···.


중앙 대륙과 북대륙이 있고 이 중 북대륙은 아직 오픈이 안 됐고 중앙 대륙에 로디스 제국과 카디날 제국이 팽팽하게 버티고 있고 왕국들이 두 개의 제국 사이에서 눈치 보며 버티고 있으며 제나스 교국이 두 제국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고···


“여기도 복잡하네··· 현실하고 다를 게 없어. 그럼 시작은 어디서 하는 게 좋을까”


제국엔 사람들이 이미 넘쳐나고 웬만한 왕국까지 길드들이 자리 잡고 경쟁하며 힘 싸움 중이고 토레인 왕국이 플레이어 숫자가 제일 적지만 문제는 키우기가 힘들다.


마경이 왕국의 절반을 둘러싸고 있어서 몬스터가 동레벨 대비 더 강해서 레벨 업이 힘들어서 플레이어들이 기피하는 곳이다. 


자일로 토레인 국왕이 왕권을 강화하며 나라의 힘을 키우려하지만. 부패한 귀족들과 마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답이 없네”


하지만 마경이라는 말이 고명석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오케이.. 토레인 왕국 결정···


“후·········”


심호흡과 함께 헤드기어를 쓰고 캡슐에 누웠다. 


편한 느낌과 함께 무언가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며 하얀 빛에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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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281 나는 바이러스다 23.02.08 45 1 13쪽
280 280 로히너스 가문 23.02.07 50 1 13쪽
279 279 겨울 부족 23.02.06 46 1 13쪽
278 278 정리하다 23.02.03 52 1 13쪽
277 277 드레이크 라이더 23.02.02 50 1 16쪽
276 276 맞짱? 23.02.01 53 1 13쪽
275 275 사고뭉치 23.01.31 50 1 12쪽
274 274 욕심은 불만을 잠재운다 23.01.30 54 1 12쪽
273 273 로즈 아르폰 백작 23.01.27 52 1 13쪽
272 272 요새를 파세요 23.01.26 56 1 12쪽
271 271 영혼석 그리고 수월(水月) 23.01.25 58 1 12쪽
270 270 서로간의 사정(2) 23.01.24 59 1 11쪽
269 269 서로간의 사정 23.01.23 60 1 11쪽
268 268 인마족 23.01.20 61 1 11쪽
267 267 하층부의 주민들 23.01.19 59 1 11쪽
266 266 역마살 23.01.18 61 1 14쪽
265 265 다사다난(多事多難) 23.01.17 62 1 12쪽
264 264 몰려드는 사람들 23.01.16 68 1 12쪽
263 263 회상2 23.01.13 74 1 14쪽
262 262 요새 방어전 23.01.12 70 1 11쪽
261 261 회상 23.01.11 73 1 12쪽
260 260 광산 발굴 23.01.10 79 1 12쪽
259 259 어? 그리폰이다 23.01.09 7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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