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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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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05.12 11:09
최근연재일 :
2022.05.2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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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3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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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멈춤 or 성장통.... (2)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상호, 사건, 단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미안하다.”


이온이 퀀텀 점프 동생들에게 사과했다.

침울한 분위기가 그 사과로 인해 더욱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

원래는 샌프란시스코 공연을 마치고 이틀 후에 곧바로 유럽으로 날아가 월드투어를 이어가야 했다.

이온이 공황발작으로 쓰러지면서 갑자기 일정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


멤버들은 뭐라고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미리 너희들에게 말을 하지 않은 것도 미안하고.....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투어에 나서지 말았어야 했는데....”


리더 찬기가 어렵게 입을 뗐다.


“언제부터 왔어요?”

“처음 이상을 느낀 것은 꽤 됐어. 조용히 병원에 다니며 상담치료도 받고 있었고. 약도 처방 받았는데.... 공황이란 것이 억눌러놨던 것이지 폭탄 심지의 불을 완전히 꺼버린 것은 아니었나 봐.”

“......”


막내 삼인방은 모르지만, 다른 기존 멤버들도 사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단 내 상황을 알려줄 게.”


비활동기였다면 이온이 세세하게 멤버들에게 설명을 하지 않았을 터.

월드투어 중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을 멤버들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온은 매니저들을 이 논의에서 배제했다.

모든 판단의 주체는 퀀텀 멤버가 해야 했으니까.


“구 실장은 알고 있었지?”


오현상 팀장이 구필성에게 화를 냈다.


“예.”

“왜 말 안했어!”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보안이 유지되니까요.”

“아무 그래도 그렇지... 이 중요한 사안을 내가 모르고 있었다는 게 말이 돼!”

“회사에서는 본인, 대표님, 저와 재호 밖에 모릅니다.”


오현상 팀장은 공황장애까지 발전되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많은 배우들이 겪는 배역 투사 후유증 정도로 생각했다.

물론 그 후유증이 심해지면 큰 사고를 겪은 후 감정적 스트레스를 받는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로 발전하기도 하지만.

게다가 이온은 완벽주의에 대한 강박증이 있다는 걸 매니저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로 인해 남들보다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알았다.

운동과 심리치료로 어느 정도 해소를 시키는 줄로만 알았다.


“출국 전에 병원에 들렀다는 것도 수액 맞으러 간 게 아니었던 거야?”

“공황발작 약을 처방 받았습니다.”

“그 약을 먹었는데도 쓰러진 거였어?”

“약을 먹기도 전에 응급실로 실려 가서......”


매니저팀의 관리 소홀로 볼 수도 없다.

홍성욱 대표가 이미 파악하고 있었고, 퀀텀 점프를 총괄하고 있는 자신도 모를 정도로 비밀이 잘 지켜졌으니까.


“왜 회사에서는 연락을 안 주는데!”


가요계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매니저 오현상조차 난데없는 상황으로 인해 애가 타들어갔다.

차라리 출국 전에 터지거나 투어를 마친 후에 터질 것이지.

이제 와서 잔여 투어일정을 모두 취소할 수도 없고.

같은 시각 한국의 굿데이뮤직에서 홍성욱 FLEX-A 대표를 비롯해 주요 임원들만 참석한 긴급회의가 열렸다.


“비관적인 이야기만 하지 말고 긍정적인 부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트윅솔루션 출신의 재무관련 임원 조현진이 무거운 분위기를 깨고 입을 열었다.

이온이 처음 쓰러졌을 때 병원에 찾아와 꼰대력을 유감없이 뽐냈던 밉상이다.


“무슨 긍정적인 면?”


홍성욱 대표의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나왔다.


“우리 회사는 너무 나이온에게 끌려 다니고 있어요.”


굿데이뮤직 측 운영이사가 곧바로 화를 냈다.


“끌려 다니다니요!”

“나이온이 우리 회사 간판인 것은 알겠는데, 모든 것이 걔한테 맞춰지는 것은 비효율이라는 겁니다.”

“이온이가 배우와 가수 두 부분에서 매출 상당부분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은 조 이사님이 더 잘고 있지 않습니까?”

“그게 문제라는 겁니다. 우리는 예전의 작은 기획사가 아니지요. 정태성 같은 슈퍼스타도 영입하고, 글램스도 역주행 조짐이 보이 있고 내년에 보이그룹도 새롭게 런칭하고, 황혜경 작가 작품도 곧 공개되고. 뭐가 아쉬워서 회사의 역량을 나이온한테 몰빵하냐 이겁니다 나는.”

“QJ 탄생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모릅니까? QJ 나머지 멤버 모두를 합친 인지도와 인기도 나이온한테 안된단 말입니다. 이온이가 쓰러지면 다 망하는 거라고요. 그런데 뭐요? 몰빵?”

“캐릭터에서 못 빠져나와서 힘든 것이든, 연예인 병이라는 공황에 걸렸든. 치료를 위해 공백은 불가피 하지 않습니까?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것도 아니고. 나이온 케어는 매니저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공백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말입니다.”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고심에 차 있던 홍성욱 대표가 입을 열었다.


“무슨 대책?”

“가령... 나이온에게 들어오는 시나리오 중에 알짜 있잖습니까? 그거 안건우나 우리 라이징 스타 건주에 밀어주죠. 그리고 이참에 찬기 군대 보내버리고. 공황장애라는 게 금방 낫는 것도 아니라는데, 그 사이 막둥이 세 놈 집중적으로 푸쉬해줘서 퀀텀 점프에서 나이온의 그림자를 지워봅시다.”


꽝.


홍성욱이 손바닥으로 테이블을 거칠게 쳤다.


“조 이사! 그림자를 지우다니!”

“......?”

“연예계는 의리 빼면 어떤 비즈니스도 안 돼. 뭐? 잘 됐다고? 이참에? 뭘 어떻게 해? IT업계에서는 인력 갈아 넣는 걸로 원하는 것을 얻었을지 몰라도 엔터에서 그러다간 오래 못 가. 아티스트는 회사의 도구가 아니야. 1에부터 100까지 모든 것이 아티스트를 중심에 놓고 뭔가를 해야 되는 거라고! 근데 뭐라고? 어떻게 아티스트에 대해 그림자니 뭐니 지우자는 말을 하나!”


홍성욱 대표의 꾸짖음은 다소 감정적이다.

냉철한 CEO는 그래선 안 된다.

아픈 나이온이 안타까운 것은 안타까운 것이다.

그런데, 비즈니스는 또 비즈니스다.

FLEX-A가 나이온 1인 기획사도 아니고.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기도 하다.

비정하고 뒤통수가 난무하는 엔터판이라고 하지만.

그 세계를 지탱하는 것 중에 ‘정‘이나 ’의리‘도 분명히 존재한다.

부정적으로 보면 인맥질이다.

그럼에도.

감독과 배우.

작곡가와 가수.

프로듀서와 배우 및 가수.

그들 사이에서 일이 만들어질 때 ‘의리’가 매우 크게 작용한다.

그것 무시하다가 큰 코 다친 사람 수도 없이 많다.

어찌 되었든 대책을 강구한답시고 급하게 회사 수뇌부들이 모였지만.

특별히 뭔가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사건사고라면 여기저기 인맥을 동원해 막아보거나, 언론대응에 대해 논의라도 해보겠지만, 소속 연예인이 마음의 병으로 인해 쓰러진 것인데다가 해외에서 벌어진 일이라서 한국에서 딱히 나서서 뭔가를 해줄 수도 없다.


“그런데 이런 중차대한 사안을 아이들끼리 결정하게 둬도 되는 겁니까?”


밉상 조 이사가 또 딴죽을 놓았다.


“이야기 했잖나. 우린 아티스트의 의견을 존중해 줄 거라고.”


홍성욱 대표의 단호한 태도로 인해 조 이사는 더는 입을 열지 못했다.

그리고 다음날 밉상 조 이사를 입을 완전히 다물게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19일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시장에서 FLEX-A 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전일에 비해 21.9%나 추락한 6,870원에 기록했다. 회사 소속의 보이그룹 퀀텀 점프 멤버 나이온이 병환으로 유럽 투어에서 빠진데다가 향후 활동도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새 앨범 “Non-Stop'이 빌보드 차트에서 좋은 기록을 보이며 KPOP 아이돌 그룹 역사상 다섯 번째로 ‘핫 100’의 1위를 차지할 것이란 기대로 앨범 발매 전 대비 31%나 뛴 주가가 나이온의 공황장애 이슈로 인해 폭락을 하게 된 것. 베스트오브투자증권과 시중의 주요 증권사들은 FLEX-A의 목표 주가를 낮추면서 ”향후 나이온의 신병 치료로 인한 오랜 공백“을 이유로 들었다. ”사실상 FLEX-A의 캐시카우를 담당하던 연예인의 공백이 불가피해지면서 매출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 된다“며 ”세계적 팬덤을 가진 나이온의 활동 시기에 따라 주가가 다시 한 번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FLEX-A가 우회상장에 성공하며 몸집을 불려왔지만, 주가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KPOP 그룹 퀀텀 점프의 컴백과 함께 한류 스타 나이온이 출연한 영화가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는 뉴스, CBO맥스 히트 드라마 <밤은 말이 없다> 시즌 투 제작 소식, 최고의 작가 황혜경의 차기작 출연 이슈 등이 터지면서 올 초부터 FLEX-A 엔터테인먼트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컸다. 특히 일본에서 해외 가수로서 월드스타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도쿄돔 공연을 매진시키면서 올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런데 FLEX-A 엔터테인먼트 매출의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는 나이온이 활동을 멈추게 됨으로써 실적 기대에 대한 빨간불이 들어온 것. 다만 증권가 전망이 엇갈린다는 점도 주목해 볼만하다. K투자증권 연구원은 ”할리우드 진출에 성공한 정태성과 연이은 드라마의 성공으로 출연료를 대폭 올린 안건우, 제2의 나이온이라고 불리는 남건주 등 주연급과 서우일 등 다수의 감초배우라인업이 전방위적으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점, 걸그룹 글램스가 차트 역주행의 조짐을 보이는 것 등 호재도 많다“는 점을 들어 나이온의 부재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어쨌든 이번 일은 간판스타 신상 문제로 주가가 출렁이는 우리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취약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곱씹어볼 만한 사건이다.]

- 데일리경제 신원기 기자.


기사처럼 소속 연예인이 마약, 성범죄, 음주사고 등에 사건에 연루된 것도 아니고, 어쩌면 이제는 흔한 레퍼토리가 된 마음의 병으로 인한 해프닝일 수도 있는 문제로 인해 회사 주가까지 떨어진다는 것이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긴 했다.

다르게 보면 그 만큼 나이온이라는 슈퍼스타가 FLEX-A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그것을 탈피하기 위해 회사차원에서 노력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스타라는 것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스타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도 한 순간이고.


- 어떻게 결정을 내렸어?

“동생들만 유럽으로 넘어가서 투어를 마무리하기로 했어요.”


결국 이온은 월드투어에서 중도 하차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아픈 사람이 멤버들과 함께 움직이면서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홍성욱 대표는 그런 퀀텀 점프 멤버들의 뜻을 존중해 줬다.

어설프게 회사에서 지시하는 것보다 스스로 문제를 고민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꾸 회사에서 모든 의사결정을 대신 해주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깡통 인간이 되어버릴 수가 있기에.

무책임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나이가 어리다가 자꾸 회사에서 오냐오냐 해주고 세상 물정에 대해 학습을 시켜주지 않으면 추후 재계약이나 여러 부분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가 있다.

전에 소속사를 운영할 때 홍성욱 대표가 그런 식으로 하다가 몇 번 소속 연예인들과 갈등을 제대로 풀지 못하고 낭패를 겪기도 했다.


“동생들이야 제가 곁에 있어주면 든든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그게 되겠어요. 서로 답답하기만 하지.”

- 세트리스트는?

“그 부분은 오현상 팀장에게 보고 들으세요.”

- 아, 그래. 미안..... 근데 비행기 도저히 못 타겠어?

“출국 전에 처방 받은 약이 있긴 한데.... 어찌 비행기에 탈 수는 있을 것 같긴 해요.”

- 그럼 미국에 오래 있어서 뭐해 당장 귀국해야지. 들어와서 제대로 치료 받자.

“귀국하면 공항에 기자들 많이 나와 있을 텐데...”

- 네가 뭐 죄졌어? 그냥 들어와.

“회사 차원에서 대응은 어떻게 하기로 했어요? 이쪽에서는 당장 투어 재개 때문에 경황들이 없어서 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 같던데.”

- 그냥 사실대로 이야기 하는 게 좋아. 괜히 어설프게 감추고 얼버무리면 억측만 난무해.

“언론이나 팬클럽에까지 회사에서 알아서 잘 처리해 주세요.”

- 그럼 미국에서 좀 쉬다 들어올래?

“당장 한국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지인 집에서 며칠 휴식을 취하면서 정리 좀 해보려구요.”

- 괜찮겠어? 한국에서 쉬는 게 편하지 않겠어?

“집에서 쉬어도 누나한테 가 있어도... 그곳에서는 감옥에 갇힌 기분이 들 것 같아서.... 차라리 모르는 사람들 속에 있는 게 나을 것 같아요.”

- 그렇게 해. 그럼.

“죄송해요.”

- 죄송하긴 인마. 나는 그냥 네가 빨리 한국 들어와서 제대로 치료를 받았으면 해서.


이온이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천천히 도달해도 되었을 것을.....”

- 뭐라고?

“너무 빨리 정상에 올라왔나 봐요. 그래서 탈이 난 걸까요?”

- 어디가 정상인데?

“......”

- 겨우 이 정도가 정상이라고 생각해? 아니야 이온아. 너도 나도 누구도 네가 도달한 지금 위치에 대해 몰라. 알 수 없어. 그저 하루하루 미지의 세계로 나아갈 뿐이지. 빠르고 늦는 것도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 도착하기만 하면 괜찮은 거야. 문제는.


홍성욱 대표가 잠시 말을 끊었다가 이었다.


- 동력이 떨어졌을 때지. 생각해 봐. 고속도로에서 기름이 떨어진 차 안에서 핸들만 가만히 붙들고 내 차 옆으로 쌩쌩 지나가는 사람들을 지켜봐야 한다는 거. 기분이 어떨 것 같아. 그러니 멈추면 안 돼. 다만 졸음운전이나 음주음준은 곤란하지. 때론 과속도 위험하고. 지금은 단지 휴게소에 들러서 소변도 보고 스트레칭도 하고 배도 채우고 다시 달리기 위해 잠시 멈추는 시간을 갖는다고 생각하자. 내가 항상 그랬잖아. 배우는 서른 중반부터라고. 너 인마 아직 배우 아냐.

“.....네.”

- 개구리가 웅크리는 건 멀리 뛰기 위해서라잖아.

“대신 그 개구리가 어디로 튈지 모르기도 하고요.”

- 그런 불길한 이야기는 하지 말고.

“예.”

- 이온아...

“네. 대표님.”

- 내가 네 입장이 아니라서 네가 겪고 있는 고통을 얼마나 알겠냐마는. 어설픈 조언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배우에게 있어서 말이다. 어떠한 역할을 연기하지 말고 진짜가 되어야 하는 것이잖아.


당연한 거다.

이온은 그런 믿음으로 배우라는 직업에 임하고 있다.

그런 연기법을 뭐라고 부르든지 간에.


- 그런 과정에서 무수히 실패를 경험하는 거고.

“......”

- 나는 네가.... 해야 한다가 아니라 하고 싶다. 그런 마음이었으면 좋겠어. 배우든 아이돌이든.

“......”

- 그리고 QJ 활동에 있어서도 과도한 책임을 떠안지도 말고.

“노력해 볼 게요.”

- 그럼 푹 쉬고. 한국 들어오고 싶을 때 들어 와. 대신 필성이 붙여 놓을 테니까 딴 짓 할 생각 말고. 필성이 통해서 매일 어떻게 지내는지도 다 알려야 한다. 알겠지?

“....예.”

- 또 통화 하자.


통화를 마친 이온은 홍성욱 대표가 한 말이 계속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해야 한다가 아니라 하고 싶다.”


계속 이건 아니다.

아니다.

생각하면서도 이온은 막상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정신의학과 교수님은 약 잘 먹고 휴식을 취하면서 정서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는 취미를 찾아 해보라고 권했다.

명상도 좋고.

그 외에도 상담을 하면서 좋은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너무나 교과서 같은 말들.

대체로 교과서에 실리는 내용은 검증이 끝난 것이 대부분이다.

그대로 실천하면 좋아지긴 할 것이다.

왠지 그 때 뿐일 것 같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 것 같다.

평생 ‘공황’ ‘불안’이란 놈과 함께 살고 싶지 않았다.

멤버들과 스태프들이 유럽으로 떠나고.

홀로 남은 이온은 구필성과 함께 영혼의 도시 콜마에 잠들어 있는 대부를 만나고 왔다.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도 금방 털고 일어나 무모한 도전을 이어갔던 강철의 사나이.

해리 굿맨.

불행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 찾아온다.

무언가를 할 때가 아니라.

그리고 불행을 피하려고 몸부림칠수록 놈은 더욱 우리의 숨통을 조여 온다.

현실에 안주하는 삶이 안전한 것이 결코 아니다.

도리어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야 말로 불행이란 놈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볼 수 있게 해줄 뿐이다.

그래서 이온은 휴식을 취하는 것 대신에 무언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형... <인생찬가> 토론토 국제영화제 일정 확인 해 줘.”


작가의말

4월의 마지말 날입니다. 잘 마무리하시고, 활기차게 5월을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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