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배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05.12 11:09
최근연재일 :
2022.05.21 09:05
연재수 :
318 회
조회수 :
1,912,668
추천수 :
56,000
글자수 :
2,267,391

작성
22.05.20 09:05
조회
2,182
추천
127
글자
16쪽

은은한 빛이야말로 오래도록 빛난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상호, 사건, 단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퀀텀 점프 정규 5집 활동을 마무리하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퀀텀 점프라는 레이블이 굿데이뮤직 자회사로 설립되면서 이온과 멤버들이 새롭게 계약을 했다.

새롭게 계약을 마친 후 오찬기와 김성진이 일주일 시차를 두고 군입대를 했다.

조용히 훈련소 입소를 하려던 계획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한창 인기를 끌고 있을 때 입대를 하는 것이라서 아시아권의 팬들이 훈련소까지 찾아와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치게 됐다.

그런 가운데 이온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워너-타임 픽처스로부터 연락을 았다.


- AC 유니버스 합류를 환영합니다.


내년 여름 개봉 예정인 AC 세계관 영화 오디션에 합격한 것이다.

보안 유지가 엄격한 할리우드의 특성상, 캐스팅 소감조차 마음껏 말하지 못했다.

퀀텀 점프 레이블을 비롯해 굿데이뮤직 및 모회사 FLEX-A 내에서도 극소수만 알만큼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했다.

만약 한국에서 이온의 캐스팅 사실과 영화가 알려지면 그 즉시 위약금을 물고 캐스팅이 취소되기에.

국내외 음악 관련 시상식을 열심히 참석하던 이온이 조용히 워너-타임 픽처스의 영화에 합류했다.

한국의 매니저가 이온을 케어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미국 에이전시 UTA가 이온을 보살피는 것도 아니다.

워너-타임 픽처스가 고용해준 비서, 운전수, 보이스 트레이너들만 이온과 함께 할 수 있었다.

그들 역시도 계약서에 보안서명을 한 이들이다.


“첩보영화 찍는 것도 아니고...


이온은 계약서에 서명하고 나서야 자신이 출연하게 될 영화 제목을 알게 됐다.

그것도 말해줘서 안 것이 아니라, 계약서에 영화 타이틀이 적혀 있었으니까.


- Batman : Knightfall.


새로운 <배트맨> 트릴로지(Trilogy) 첫 편에 출연하는 것이다.

Knightfall-Knightquest-KnightsEnd.

브루스 웨인의 배트맨은 첫 편과 마지막 편에만 나온다.

이 트릴로지의 주인공은 Jean-Paul Valley라는 캐릭터다.

악당 베인에게 처절하게 당해 하반신을 못 쓰게 된 브루스 웨인이 자신의 임무를 Jean-Paul Valley에게 맡기게 된다.

이후 장 폴 밸리는 배트맨의 숙적 베인을 찾아가서 복수해준다.

하지만 암살자의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매우 난폭하게 빌런들에 맞선다.

결국 배트맨의 ‘살인을 피하는’ 신념마저 깨고 폭력적으로 범죄자들을 다루다가 살인까지 저지르면서 흑화된다.

트릴로지 마지막 편 <KnightsEnd>에서 브루스 웨인이 재활에 성공한 후 배트맨의 자리를 놓고 둘이 결전을 벌인다.

결국 ‘살인을 피하는’ 신념의 브루스 웨인이 승리해 배트맨으로 복귀한다.

이온은 <배트맨> 시리즈에서도 다소 마이너한 이 트릴로지에서 캘빈 마오(Kelvin Mao) 배역을 받았다.

계약서만 봐서는 중국인 캐릭터인 줄 알았다.

그래서 즉시 사인하지 않았다.

항의하려고 했다.

그런데 프로듀서가 망설이는 이온에게 캘빈 마오라는 AC 코믹스의 한국인 캐릭터에 대해 짧게 설명해줬다.


“외계괴물에게 감염되어 돌연변이가 된 고담시 스와트 SWAT 대원이자 자경대원 발리스틱(Ballistic)이란 캐릭터에요. 블러드팩에서 주로 활동하고, 자경단원이 되어서는 배트맨을 돕기도 했죠. 안타깝지만 코믹스에서는 사망했어요. 이번에 AC 유니버스로 캘빈 마오를 부활시켜서 리부트 해 볼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이온의 미국 에이전시 UTA에서는 새로운 <배트맨> 시리즈에서 발리스틱 캐릭터를 선보인 후에 반응을 면밀하게 살필 것이란다.

특히 한류가 견고한 아시아권에서 발리스틱 캐릭터에 대해 관심도가 높다면 이온을 단독 주인공으로 해서 스핀 오프 TV시리즈를 CBO맥스를 통해 제작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놨다.

결국 <Batman : Knightfall>에서 발리스틱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면 추후 시즌제 TV시리즈(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도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이온은 스크립트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추후 남은 시리즈에 출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계약을 마치고 비서가 <Batman : Knightfall> 시나리오를 받아 올 줄 알았다.

반드시 본인이 와서 받아가야 한단다.

CIA 같은 사람들이 와서 각종 문서에 사인을 해주고 나서야 시나리오를 받았다.


“만약 이 스크립트를 분실하거나 유출한다면 캐스팅은 취소되고, 위약금을 물어야 합니다.”


무시무시한 협박을 남겨놓고 요원(?)이 떠났다.

시나리오를 읽은 이온은 마음에 안 드는 부분에 대해 분명하게 제작진에 이야기 했다.

계약서에 명시된 부분이기 때문에 이온은 당당하게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아무리 외계생물에게 오염되어 신체가 변형되었다고 해도 나는 에일리언 같은 각실 피부 코스튬이나 과거 아놀드 슈발츠네거 같은 헐벗은 근육맨으로 출연하고 싶지 않습니다.”


동양인 치고 꽤 큰 신장인 이온이지만, 할리우드 전체를 놓고 보면 그리 큰 신장도 아니다.

그럼에도 극육질 배우 빈 디젤보다 크고 드웨인 존슨보다 아주 작은 정도다.


“내가 평균적인 할리우드 남자 배우 신장보다 조금 큰 것 때문에 캐스팅했을지도 모르지만, 나의 주요 팬들은 KPOP팬들입니다. 그 친구들은 우락부락한 근육보다 섬세하고 오밀조밀한 근육질 남자를 더 사랑합니다. 나는 계약서에 서명한 오늘 아침까지 그런 근육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온이 프로듀서와 감독 앞에서 옷을 벗어 꾸준히 관리해 온 잔근육질 몸을 확인시켜주었다.

이온으로서는 할리우드 영화가 모든 인종의 남성에게 헐크 같은 근육질을 요구하는 것이 썩 달갑지 않았다.

어차피 배트맨과 베인을 비롯해 서양인 캐릭터들은 근육돼지들이다.

따라서 이온은 샤프하고 스마트하면서 날렵해 보이는 아시아계 남자 캐릭터를 구축하겠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무리한 주장이 아니라서 쉽게 받아들여졌다.

그에 따라 도끼로 찍어도 긁힌 자국만 남는 에일리언 각질 같은 피부 코스튬이 브루스 리 스타일의 잔근육 형태로 변경됐다.

이 코스튬 피팅도 굉장히 비밀리에 진행됐다.

신체 사이즈를 재는 것부터 말도 안 되게 세심하게 각종 부위를 체크했다.

코스튬도 부위별로 제작됐다.

피팅만 촬영 전까지 열 번 이상했다.


“한국에서 내 스턴트더블을 전문으로 하는 스턴트맨 있습니다. 비용은 내가 부담할 테니 그가 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요구도 받아들여졌다.

따라서 한국에서 송관효 무술감독이 이온의 스턴트더블을 수행하기 위해 할리우드로 비밀리에 넘어왔다.

내심 스턴트 코디네이터에 폴 카나한이 참여하길 기대했다.

존 가드너 감독과 이전부터 계속 작품을 해온 스턴트팀이 액션 시퀸스를 책임지기로 했다.

그들이 운동하는 짐에 몇 번 나가보고 더는 가지 않았다.

어차피 한국의 액션아카데미에서 어지간한 것은 다 마스터했다.

파이트 액션, 건 액션, 차량 액션, 와이어, 파쿠르, 트릭킹.... 못 하는 게 없다.

스턴트 코디네이터도 특별히 와서 배울 것이 없다며 편한 곳에서 운동하라고 했다.

스턴트팀과 의견을 조율하고 합을 맞춘 것은 주로 송관효다.

이온은 송관효를 통해 간단하게 액션의 감을 잡았다.


“우리가 하던 거에 비하면 파이트 액션은 애들 장난 같네요.”

“또 만만하게 본다.”

“형님이 고생이 많으시겠어요.”


할리우드에서는 배우가 직접 액션 시퀸스를 소화하고 싶다고 해서 무조건 할 수 있은 것이 아니다.

프로듀서, 감독, 스턴트 코디네이터, 배우가 합의를 봐야 한다.

워낙 일정이 빡빡하고 기계처럼 돌아가기 때문에 사소한 문제 하나로 제작비가 몇 억씩 추가되기 때문이란다.

미국으로 넘어와서 제작사가 제공해준 최고급 호텔에서 지냈다.

호텔도 한 곳에 몰아놓지 않는다.

각자 배우들의 사생활을 위해, 행여 마주치면 불편할까봐 다 다른 지역에 마련해 준다.

그런 것까지 신경써준다는 게 대단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바뀐 처지에 감격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이온은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현지 광고촬영을 가면 이와 유사한 대접을 이미 받고 있었다.

그렇다고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뭔가 어색하고 몸에 맞지 않는 옷 같기도 하다.

암튼 열심히 몸을 만들고 보이스 트레이너와 다이얼로그를 점검하고, 송관효 감독과 함께 스턴트팀의 훈련장소에서 액션 합을 맞춰보길 보름.

드디어 이온의 할리우드 데뷔 작품 촬영날이 찾아왔다.

그리웠다.

온통 영어만 들리는 촬영현장이지만.

몇 달 쉰 것뿐인데, 이 풍경이 사무치게 그리웠었다.

낯설면서 익숙하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할리우드 촬영장이니 당연히 낯설다.

영화촬영장이라서 배우가 직업인 이온에게는 또 익숙한 현장이다.

모순되는 것 같은 묘한 감정을 느끼며 이온이 자신에게 배정된 트레일러로 들어갔다.

사실 그렇게 큰 역할이 아님에도 당연하다는 듯 트레일러가 제공됐다.

미국은 땅이 워낙 넓기에 로케이션 촬영을 나가면 트레일러 없이 배우나 스태프가 쉴 수가 없다.

이온은 주연인 아니기 때문에 럭셔리 캠핑트레일러가 아닌 일반 카라반이 제공됐다.

이 트레일러에는 비서와 보이스 트레이너, 송관효 감독도 못 들어온다.

오로지 이온만의 공간이다.

할리우드는 촬영장에서도 보안 유지에 대해 굉장히 엄격했다.

이온은 트레일러를 벗어날 때마다 착용하고 있는 코스튬을 가리고 다녔다.

혹시 모를 파파라치 컷 때문이다.


“헤이~ 뭐 해?”

“대기하고 있어.”

“뭐라고 마실까?”

“나는 식단 조절 중이라서... 미안.”


이온은 첫 할리우드 영화를 촬영하고 있었지만, 전혀 위화감이 없었다.

유창한 영어실력이나 미국문화 적응이 수월해서가 아니다.

이미 빌보드 뮤직 어워드나 칸,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다녀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대단한 할리우드 배우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가 않았다.

이온은 촬영 내내 식단 조절을 했다.

근육 때문이 아니다.

컨디션 조절 때문이다.

항상 최상의 몸 상태에서 연기를 하도록 UTA 측에서 전문가를 소개시켜주었다.

물론 그들은 이온이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것도 안다.

제작진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이온은 촬영에 합류하기 전에 제작진이 준 설문서를 작성했다.

온갖 것에 대해 다 물었다.

어떤 음식을 못 먹는지, 혹시 알레르기는 없는지.

건강과 피부를 생각해주는 것인지 디톡스 주스가 매일 트레일러로 배달됐다.

따로 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이온이 갑자기 한국 음식이 먹고 싶다고 말했다.

절대 ‘NO‘라고 하는 법이 없다.

어떻게 해서든 한국 음식을 구해오든 어디선가 요리해서 가져왔다.

물론 케이터링 음식의 맛과 수준도 훌륭했다.

자신의 촬영이 아니면 주로 개인 트레일러에서 편히 쉬었다.

이온은 그 시간에도 스크립트를 보며 연기에 대해 고민했지만.

다들 일정을 정말 칼같이 지켰다.

무서울 정도다.

사전에 나눠준 촬영계획표에서 거의 오차 없이 진행이 됐다.

한번은 누군가 갑자기 개인 사정이 생기면서 스케줄의 변동이 생겼다.

주조연급 배우였는데, 모든 출연자에게 미안하다면서 개인 사정을 해결하고 촬영에 복귀해 선물을 돌렸다.

막중한 일을 하는 스태프부터 사사로운 일을 하는 스태프까지, 누구하나 인상 한 번 찌푸리지 않고 손발이 착착 맞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다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이온이 정작 힘들었던 것은 1년 반 만에 복귀해 카메라 앞에 선 다는 사실이었다.

오랜만에 연기를 하려다보니 첫 촬영을 할 때 긴장 탓에 뒷목이 뻣뻣해졌다.

데뷔 때와 비슷하게 카메라 앞에서 움직일 때 경직됐다.

더욱이 초반에 세트촬영부터 하니 곱절로 힘들었다.

연기는 호흡이 절대적이다.

어느 순간, 이온은 숨을 쉬지 않은 채 연기를 하고 있었다.

화들짝 놀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카메라 앞에서 자유로움을 느끼고 촬영현장에서 떨어져 있던 시간을 뒤로 하고 다시 리듬을 회복하는데 한 회차를 날려버렸다.

그러다가 발리스틱이 베인으로 인해 교도소를 탈출하게 된 온갖 악당들에게 무기력함을 느끼며 분노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 였다.

예전 <아이돌> 시즌Ⅱ를 촬영하며 내면에서 일어난, 기묘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크리스티안이 죽음으로 몰려야 했던 불합리함에 대한 분노가 가슴에서 끓어올랐다.

그것을 연기라는 방식을 통해 풀어냈다.

꽤나 솔직한 자기고백 같은 거였다.

당시에는 악플과 각종 억까들이 막 생겨날 때라서 그 부분을 받아들이는 방법이나 대처하는 법을 모를 때였다.

감정표현도 못 할 때고.

그런 식의 감정표현은 이온에게 매우 드문 일이었다.

비록 연기라고 하지만.

어쨌든 이온은 칠흑 같은 감정을 끌어올렸다.

뭐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어두운 감정.

이런 추상적인 부분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내야 하는 것이 배우의 임무이고 연기력이다.

연기는 어디까지나 연기여야 한다.

연기자에게 바라는 건 사실성이지 진실은 아니니까.

죽음을 느끼는 것 같은 연기여야지, 실제 죽음의 공포를 느껴서는 곤란하다.

그렇기에 이온은 발리스틱의 음울했던 그 감정을 토해내며 최대한 연기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죽음의 순간을 떠올릴 때 치밀어 올랐던 억울함과 분노, 그 응어리진 감정을 힘겹게 컨트롤할 때 어느 순간 완전히 따로 존재하는 이성의 존재를 느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저 깊은 심해로 빨려 들어가는 자신을 내려다보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자연인 이온이 동시에 존재하는 느낌.

이제야 비로소 연기에 몰입하면서 진짜 자아를 동시에 유지시키는 법을 알게 되었달까.

이온은 몰입을 깨지 않으면서 차분하게 감정을 연기로 둔갑시키는 법을 깨우칠 수가 있었다.


“와우!”

“어메이징!”


이온이 연기를 마치자 감독과 보이스 트레이너가 찬사를 보냈다.


“한국의 배우들은 속에 뜨거운 용암을 품고 있는 휴화산 같아. 언제 터질지 모를 그런 긴장감을 항상 화면 속에서 유지하고 있어. 그래서 연기하는 걸 알면서도 보고 있으면 긴장감이 꽤나 오래 유지되는 것을 알 수 있다니까.”


공황장애 이후로 퇴보했으면 어쩌나 고민이 많았다.

도리어 그걸 마주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뭔가 변화가 있었던 모양이다.

분명 나아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연기도 좀 더 익숙해지고, 노하우를 되찾았다.

그제야 할리우드 촬영장이든 어디든 캐릭터에 몰입하는 것이 수월해졌다.

약간의 깨달음으로 배역 투사 후유증의 걱정도 덜었다.

촬영이 편해졌다.

행복함도 매우 컸다.

그러자 이온은 트레일러를 벗어나 한국의 촬영장에서 하던 것처럼 배우들과 어울리고 스태프들과 허물없이 어울렸다.

배우라는 사람들.

다소 엉뚱하고 대책 없어 보일 때도 있다.

헌데 꿈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길을 걷는 배우의 이마에서 흐르는 땀은 언제 봐도 아름다운 것이다.

그런 이들은 정상에 설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톱스타'들에게 대중이 날카로운 비판을 잊지 않는 이유 역시, 그들 중 일부는 그런 아름다운 노력의 향기가 느껴지지 않는 사람들이기 때문일 수 있다.

대중들은 성공했다는 사람들에게서 노력하는 자의 향기를 느끼고 싶어 하니까.

문득 이온은 어쩌다 배우가 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세상에 ‘어쩌다‘ 무언가 이루어지는 일은 없는 법이니까.

비보이이면서 트릭커일 때도.

중남미 자원봉사를 열심히 쫓아다닐 때도.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일 때도.

한국대학 서양사학과 역사학도일 때도.

액션아카데미 액션배우일 때도.

그리고 배우와 가수로 살아가고 있는 지금도.

아무리 생각해봐도 분에 넘치는 행운과 그간 노력한 시간이 더해진 결과로 그런 성과와 즐거움을 맞이 했던 것은 아닐까.


“그게 맞다면 참 다행일 테고... 하하하.”


은은한 빛은 내세우지 않는 빛이다.

내세우지 않는 빛이야말로 오래도록 빛난다.

이온의 삶 또한 오랫동안 은은히 빛날 것 같다.


작가의말

마블은 다들 너무 많이 우려먹는 것 같아서 몇 되지도 않는 한국인 캐릭터를 보유한 DC 코믹스 쪽으로 설정을 잡았습니다. 아마 이온이 할리우드에 안착을 잘 하겠지요. 언어도 되고 서구 문화에도 익숙하니까. 이로서 두 번째 소설도 어찌어찌 완결을 지을 수 있게 됐습니다. 따지고 보면 저 역시 어쩌다 웹소설을 연재하게 된 지망생입니다. 이온이처럼 언제나 포기하지 않고 넘어져도 즉시 일어서는 오뚝이 같은 글쟁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독자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완결 소회는 내일 에필로그에서 따로 할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행복한 주말 되십시오. 그 동안 고마웠습니다. 독자님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어쩌다 배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감사드립니다! +3 22.05.21 905 0 -
공지 인사말 & 연재시간 +40 21.05.12 36,241 0 -
318 에필로그. +55 22.05.21 2,481 173 9쪽
» 은은한 빛이야말로 오래도록 빛난다! +37 22.05.20 2,183 127 16쪽
316 고생 한 바가지 더 추가된다고 뭐가 달라지나.... +9 22.05.19 1,781 108 18쪽
315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 +9 22.05.18 1,745 110 17쪽
314 더욱 성장하기 위해 세계로 나아간다! +19 22.05.17 1,841 118 14쪽
313 Star가 되었지만..... +8 22.05.16 1,823 99 15쪽
312 어쩌다 배우가 되어서..... +13 22.05.14 1,808 106 14쪽
311 Roly Poly Clown! (3) +9 22.05.13 1,712 94 14쪽
310 Roly Poly Clown! (2) +11 22.05.12 1,725 91 15쪽
309 Roly Poly Clown! (1) +7 22.05.11 1,772 84 14쪽
308 회복 탄력성(Resilience). (5) +20 22.05.10 1,850 91 13쪽
307 회복 탄력성(Resilience). (4) +5 22.05.09 1,794 84 16쪽
306 회복 탄력성(Resilience). (3) +6 22.05.07 1,798 91 15쪽
305 회복 탄력성(Resilience). (2) +9 22.05.06 1,772 87 15쪽
304 회복 탄력성(Resilience). (1) +10 22.05.05 1,798 96 15쪽
303 인생은 트라우마를 겪으면서 나아간다! +15 22.05.04 1,814 104 14쪽
302 일시 멈춤 or 성장통.... (4) +14 22.05.03 1,784 88 17쪽
301 일시 멈춤 or 성장통.... (3) +7 22.05.02 1,777 99 15쪽
300 일시 멈춤 or 성장통.... (2) +13 22.04.30 1,794 88 17쪽
299 일시 멈춤 or 성장통.... (1) +12 22.04.29 1,783 88 13쪽
298 Non-Stop.... (7) +8 22.04.28 1,792 94 15쪽
297 Non-Stop.... (6) +8 22.04.27 1,795 89 16쪽
296 Non-Stop.... (5) +11 22.04.26 1,843 91 16쪽
295 Non-Stop.... (4) +8 22.04.25 1,886 96 16쪽
294 Non-Stop.... (3) +9 22.04.23 2,014 96 15쪽
293 Non-Stop.... (2) +9 22.04.22 1,974 94 15쪽
292 Non-Stop.... (1) +9 22.04.21 2,038 101 15쪽
291 직업병이라고 받아들여야 할까? +11 22.04.20 2,037 111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