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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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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05.1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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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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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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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상호, 사건, 단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빌보드 뮤직 어워드요?”

“가능하겠냐?”

“시상식 참석이야 가능할 것 같은데.....”

“한 달 밖에 안 남아서 앨범은 아무래도 좀....”


퀀텀 점프를 총괄하는 오현상 팀장이 말끝을 흐렸다.

작년 한해 퀀텀 점프는 전 세계적으로 KPOP씬의 돌풍의 핵이었다.

여름에 발매한 미니앨범 ‘Non-Stop’은 국내 차트에서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지만, 해외 차트에는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기록한 것뿐만 아니라, ’핫 100‘에서도 무려 3주 간 1위를 기록했다.

당연하지만 빌보드 어워즈에서 여러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될 수밖에.

문제는 빌보드 측에서 무대를 요청해 왔다는 사실이다.

이 좋은 기획을 굿데이뮤직 측이 놓칠 리가 없다.

가능하면 새 앨범을 소개하는 무대를 꾸미고 싶었다.

따라서 복귀한 이온에게 조심스럽게 가능 여부를 타진했던 것.


“앨범에 들어갈 곡은 준비가 됐어요?”

“사실 작년 말에 정규앨범 준비는 끝마쳤어.”

“뮤비나 프로모션 계획도요?”

“응.”

“안무도요?”

“응.”

“혹시 저만 합류하면 되는 거예요?”

“내가 알기로는...”

“너무 서두르다 날림으로 앨범이 제작되면 안 하느니만 못 하잖아요.”

“내가 아주 똥줄이 탔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완전체 정규앨범 준비는 마쳐놨는데 너는 복귀할 기미도 안 보이지. 팬들은 유닛 좀 그만 돌리고 너 빼고 정규앨범 내놓으라고 협박하지. 말도 마.”


오현상이 앓는 소리를 한바가지 늘어놨다.


“빌보드에서 신곡 소개 무대를 하면 곧바로 컴백 활동 들어가게 되는 건가요?”

“만약에 그렇게만 된다면 미국 스케줄을 빌보드 시상식 주간에 몰아서 하고. 한국 들어와 음방 2주 돌고 곧바로 해외활동 들어가야겠지.”

“찬기는 입대로 마음 굳혔대요?”

“성진이도 가기로 했어.”

“그렇다면 동생들 입대하기 전 마지막 앨범인데, 미니로 가서는 안 되겠네요.”

“가능하겠어?”

“영화나 드라마 잡힌 것도 없어요. 올해는 QJ 활동에만 전념하려구요.”


죽상이었던 오현상의 표정이 모처럼 밝아졌다.

그러다가 또 다시 어두워졌다.


“할리우드 영화 할 수도 있다며?”

“아직 몰라요. 계약서에 서명해야 하는가 보다 하는 거죠.”

“구 실장이 그러던데? 곧 미국 에이전시 계약할 거라고.”

“할리우드 영화 오디션 보는 것 때문에 계약하는 거예요. 당장 진출하는 것도 아니고. 나중을 대비해서.”

“그랬구나.”

“일단 한우와 성진이랑 정규앨범 문제 의논해 볼게요.”

“그래라.”


5월 중순의 열리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앨범을 만드는데 짧지도 길지도 않은 기간이다.

미리 콘셉트부터, 곡, 안무까지 준비가 되어 있다면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다행히 이온이 빠진 상황에서도 굿데이뮤직 송캠프는 꾸준히 열렸다.

이온이 미국에서 만든 랩 가사나 멜로디를 받은 한우가 곡을 만들기도 했고.

준비가 잘 되어 있어서 이온이 합류하자마 다섯 번째 정규앨범 작업이 급물살을 탔다.

새 앨범은 ‘Love Is....'라는 앨범명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랑과 이별이 테마다.

막내 라인의 풋풋하고 설익을 소년의 사랑.

동갑내기 지후와 선택은 아슬아슬한 질풍노도 같은 사랑.

나머지 멤버들은 사랑했지만 결국 헤어질 수밖에 없고, 그것에서 오는 상심, 복합적인 감정 그리고 사랑과 이별을 통해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조금 더 알아가는 청년의 모습을 담았다.

다만 이온이 포함된 유닛 곡들은 대체로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다.

한별과 몰래 연애하던 시기의 조마조마한 감정들.

공황장애로 서로 멀리 떨어져 지내며 장거리 연애를 했던 감정들.

그런 이야기가 로맨틱하게 그려졌다.

디스코풍의 흥겨운 노래부터 록 사운드가 가미된 하드코어 힙합 장르까지 다양하게 담겼다.

5집 정규앨범 활동을 마치고 입대를 하게 되는 성진은 그 동안의 이미지를 탈피해 파격적인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바람 핀 여자친구로 인해 흑화하는 모습을 직관적이고 임팩트 있는 멜로디 그리고 그르릉 거리는 메탈 창법을 구사해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이기로 했다.


“1년 6개월 생각보다 금방 갈 거야.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


예비역인 이온이 군입대를 앞 둔 찬기와 성진을 위로했다.

빌보드 어워드에도 초대되고 한창 최고 전성기를 구가할 때 군대를 가야 하는 처지가 달가울 리가 없다.

하지만 연예인은 군대 가는 시점을 정말 잘 잡아야 한다.

이온이 돌아오고 막내 삼인방도 작게나마 팬덤이 만들어지고 있다.

두 사람이 자리를 비워도 7인 체제로 미니 앨범 한 장 정도다.

자신들이 군대에 빨리 다녀와야 한우와 선택, 지후 차례에 공백을 메울 수가 있다.


“이번에 장기간 자리를 비우고 나니까 조금 알겠더라.”

“뭘요?”

“한 번씩 비워줘야 채울 공간이 생긴다는 걸.”

“......”

“잠깐이라도 연예계에서 떨어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너무 길면 좋지 않겠지만.”


선택이 끼어들었다.


“나는 공군에 비보이 티오 날 때 지원하려고요.”


이온은 그저 웃기만 했다.

사실 실력으로만 따지면 선택은 공군 군악대 비보이로 뽑힐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많이 뽑아야 두 명 뽑는데 내로라하는 비보이가 모두 지원을 하니까.

수년 간 KPOP 댄스 위주로 몸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프로 비보이들과 경쟁해서는 낙관적이 않다.

암튼 한 달 만에 정규앨범이 만들어졌다.

빌보드 어워드 전에 콘셉트 아트와 뮤직비디오 티저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로 했다.

뮤직비디오는 공개 시점은 빌보드 어워드가 열리기 12시간 전으로 잡았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퀀텀 점프 멤버들이 빌보드 어워드 참석을 위해 출국했다.

이번 빌보드 어워드에 KPOP 가수는 두 팀이 초대되었다.

다른 한 팀은 걸그룹 블렛소녀라는 팀으로 차세대 러브 핑크라고 불리는 KPOP 걸그룹이다.

두 팀이 시차를 두고 인천공항을 통해 LA로 날아갔다.

LA에 도착한 퀀텀 점프는 시차 적응을 위해 하루를 휴식을 취한 후에 곧바로 일정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앨런 쇼 사전녹화를 진행했다.

이어 현지 매체 인터뷰를 소화하고, 연습실에서 타이틀곡 ‘Real Love'를 연습했다.

특히 이온 옆에는 안무가가 찰싹 붙어서 작은 호흡까지도 일일이 지적했다.

몇 달 간의 공백으로 감이 조금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공황장애 치료 기간 완전히 춤을 놔버리진 않았다.

트릭커나 비보이들과 어울리며 춤을 계속 췄다.

중남미 여행 때는 블루진 선배로부터 파워무브에 1:1 레슨을 받기도 했고.

미국에서는 보이스 트레이너 메이 맥보이로부터 보컬 트레이닝을 받아보기도 했다.

랩과 노래도 놓지 않았기 때문에 새앨범 녹음에서 크게 애를 먹진 않았다.

암튼 퀀텀 점프에 이온이 합류한 뉴스가 미국에서도 화제다.

당초 이온이 빠진 8인 멤버만 올 것으로 알고 티켓 구매에 소극적이었던 현지 KPOP들이 뒤늦게 티켓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게다가 빌보드 어워드에 맞춰 새앨범이 발매된다는 소식으로 인해 선주문이 폭주하고 있었다.

반년 넘게 완전체 활동도 없었다.

중심 멤버가 개인 사정으로 활동을 일시 중단하는 이슈도 있었다.

팬덤이 좀 빠져야 하는데.

어째 팬덤이 더 커진 것 같았다.

'Marry Me challenge'와 ‘Roly-Poly Toy challenge‘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각종 쇼트 플랫폼에서 유행하다보니 퀀텀 점프를 몰랐거나 KPOP 라이트팬들이 대거 유입을 되었던 것.

게다가 중국음반 시장이 제한적으로 다시 열린 것도 선주문 폭주의 기여한 바가 있다.


“우와! 이거 리무진이잖아!”


빌보드 어워드가 열리는 MSM 공연장으로 멤버들을 태우고 이동할 리무진을 보며 막내 삼인방이 설레발을 쳤다.

TV나 넷튜브에서나 보던 초대형 험비 리무진이다.

막내 삼인방은 물론이고 멤버들이 자신의 폰으로 인증사진을 찍느라 난리를 피웠다.


"니들 MAMA에서 리무진 타보지 않았어?“

“아니요. 미니밴 탔어요. 리무진을 처음이에요.”


이온의 경우는 칸 영화제도 가보고 토론토 영화제도 가봐서 해외 시상식 레드카펫이 그렇게 낯설지가 않았다.

그런데 동생들은 국내 시상식은 지겹도록 섭렵했지만, 해외 메이저 시상식은 이번 빌보드 어워드가 처음이다.

당연히 설레고 긴장되고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이온 혼자 선글라스를 썼다.

협찬이다.

한편으로는 공황장애를 예방하는 조치이기도 했다.

혹시나 그 놈이 찾아왔을 때 불안한 눈동자가 화면에 고스란히 잡히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노렸다.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다.

어떻게 해서 컴백했는데.


"Yo~ Bro~"


이온이 쾌활한 목소리로 동생들의 주목을 끌었다.


“Don’t fight the feeling!”

“QJ!"

"Let's Go!"


험비 리무진에 탑승한 멤버들이 빌보드 시상식에 앞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전 세계 모든 KPOP팬이라도 모였는지 퀀텀 점프와 블렛소녀에게 쏟아진 함성이 장난이 아니었다.

오죽하면 카를라 에스트라바오가 시샘을 여과 없이 드러냈을까.


“아휴. 정말 부러워 죽겠다니까. 나도 저런 충성심에 똘똘 뭉친 KPOP팬덤 군단이 있었으면 좋겠어.”


멕시코시티 공연에서 이온과 ‘Señorita‘를 함께 부른 후에 친해진 카를라다.

미국 투어때 그녀가 특별 게스트로 와주기도 하고, 그녀의 공연에 퀀텀 점프 유닛이 초청되어 무대를 펼치기도 했다.

카를라를 시작으로 대기실 미팅이 이어졌다.

이온과 동생들은 사전에 미팅 허락을 받은 빌보드 어워드 참석 아티스트과 짧은 인사와 포토타임을 가졌다.

간혹 통로에서 유명 아티스트와 마주치기라도 하면 서로 인사를 나누고 기념 사진을 찍거나 서로의 브이로그캠을 향해 짧은 인사말을 건네기도 했다.

퀀텀 점프 멤버들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어쩌다 마주치는 가수 중에 대단하지 않은 이가 없었으니까.

시상식 자리배치 또한 주변으로 유명하지 않은 아티스트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런 모습을 두고 세계적인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고 하는 것일지도.’


영어가 가능한 세 명의 막내들은 말을 걸어보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었다.

그런데 함부로 말을 걸 수가 없었다.

생방송 카메라가 곳곳에서 자신들의 리액션을 촬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퀀텀 점프는 ‘톱 빌도브 글로벌 아티스트’(미국 제외) 부문, ‘톱 빌보드 글로벌 송’(미국 제외), ‘톱 듀오/그룹’부문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 네 개 부문 후보에 올라서 ‘톱 빌보드 글로벌 아티스트’(미국 제외), ‘톱 듀오/그룹’ 두 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KPOP 아이돌 그룹으로는 BPS가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7년 연속 수상,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 3년 연속 수상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퀀텀 점프 이전에도 몇몇 그룹이 수상을 하기도 했지만, 2관왕은 KPOP에서 오랜만에 나온 성과다.


- 빌보드 뮤직 어워드 무대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 이 상은 우리를 빛내주고 사랑해주는 전 세계 모든 분들의 것이다. 우리의 영원한 친구 점퍼, 정말 감사하다.


- 우린 데뷔 때부터 똑같은 꿈을 꾸고 있다. 우리의 꿈은 ‘우리 노래를 좋아해주는 이들이 존재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간다’이다. 계속 꿈꾸며 앞으로 나갈 것이다. 점퍼들 사랑한다.


- 여러분! 집 나갔던 우리 형이 돌아왔어요! 새 앨범으로 만나요!


선택이 빌보드 어워드 무대에도 까불이 본능을 감추지 못했다.

수상소감을 마치고 퇴장하기 전에 한우가 팬들을 향해 선택의 말을 영어로 통역해서 말했다.

그러자 MSM 그랜드 아레나가 팬들의 함성으로 크게 요동쳤다.


- 정말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더 멋진 QJ가 되겠습니다!


이온이 열렬한 환호를 보내주는 팬들을 향해 한국어로 감사를 전했다.

이 간단한 문장을 못 알아들을 KPOP은 없었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엄밀히 말해 미국 국내 시상식이다.

이곳에서의 수상이 곧 월드스타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월드스타에 한 발 더 다가선 것임에는 틀림없었다.

실제로 같은 날 전 세계 동시 발매된 퀀텀 점프의 정규 5집 'Love Is'는 단 하루 만에 97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고 첫 중에 ‘빌보드 200‘ 7위, ’핫 100‘ 16위를 기록했다.

월드와이드 아이튠즈, 애플, 스포티파이 등 각종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 ✻ ✻


퀀텀 점프 멤버들이 미국 일정을 마치자마자 한국으로 돌아갔다.

이온만 홀로 떨어져 삼일을 더 머물렀다.

에이전시 UTA와 1년짜리 계약을 맺었다.

계약서에 서명하고 하루가 지나서 LA의 최고급 호텔 스위트에서 조 가드너 감독과 워너-타임 픽처스 고위 인사와 미팅을 겸한 오디션을 봤다.

식사 역시 스위트룸을 벗어나지 않고 해결했다.

두 사람은 이온이 오디션을 보는 영화에 대해 일절 이야기 하지 않았다.

대신 이온에 대해 많은 것을 물었다.

임원은 이온의 유창한 영어실력과 보이스 트레이너에게 미국식 연기를 훈련받을 것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조 가드너 감독은 대역 없이 액션 연기를 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았다.

보름 안에 연락을 주겠다는 말을 듣고 이온이 LA를 떠났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온은 퀀텀 점프 멤버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정규앨범 컴백 활동에 들어갔다.

기존의 퀀텀 점프 넷튜브 예능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TV예능에도 모습을 비춰 팬들에게 건재함을 과시했다.

국내 활동을 마무리할 즈음에는 한국연극영화TV예술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TV예능상 발표와 트로피 수여자로 초대를 받았고, 본인이 영화 부문 남자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본인만 예상하지 못했지, 모두가 예상한 대로 여우주연상은 안혜숙이 남자조연상은 <인생찬가>에서 아들 역할로 출연해 열연을 펼친 이온에게 돌아갔다.


“많은 분들께 걱정과 폐를 끼쳤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도 함께 이 자리를 빌어 드립니다. 몇 달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배우라고 불리는 것에 어디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고 막 그렇습니다. 배우라 불리기에는 여전히 부끄럽고 한 없이 모자라다고 느낍니다. 한 편으로 배우에 대해 쓸데없이 신성시하고 있진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자꾸 뭔가를 보여주고 싶어 했던 것 같습니다. 진지함 철학적이고 지적인 뭐 그런 것들이요. 잠시의 시간이지만 배우로서 마음가짐이 조금은 달라진 것 같습니다. 저도 어느 덧 30대더라구요.”


관객들이 크게 웅성거렸다.

저 모습이 어딜 봐서 30대냐 하는 반응이다.


“이젠 조금 더 성숙한 배우로서 어떤 얼굴들을 보여드리면 좋을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데뷔 이후 나름 왕성하게 활동했습니다. 그런데 모두 제 취향대로 작품을 선택했던 것 같습니다. 아웃사이더, 고뇌하고 아픈 인물들, 비주류적인 성향을 가진 캐릭터들. ‘백마 탄 왕자님’ 역할보다 그게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보는 사람이 조금 식상한 느낌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백마 탄 왕자님 역할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웃음) 앞으로도 좋은 작품에서 만나 뵐 수 있도록 아프지 않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백마 탄 왕자님 발언은 농담이 아니었다.

이온은 앞으로 작품 선택의 스펙트럼을 넓히기로 했다.

20대에 자기 반영이 된 캐릭터를 선택했다면, 앞으로는 그가 어떻게 나아갈 수 있을지 방향성을 보여주는 캐릭터를 택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40살 전후로 포텐셜이 폭발하면 그때 비로소 배우라는 칭호가 부끄럽지 않을 작품을 선택할 계획이다.

배우라는 직업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직업 중에 하나일 뿐이다.

광대라고 자조할 필요도.

예술가라고 신성시 할 필요도 없다.

직업을 선택해 그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은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배우도 마찬가지다.

특히 대중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볼 때 더더욱.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도 내가 먼저 행복하고 나서야 가능한 것이다.

이온은 스스로의 삶을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행복을 추구하기로 했다.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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