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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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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05.1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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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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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한 바가지 더 추가된다고 뭐가 달라지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상호, 사건, 단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이온은 7월부터 연말까지 퀀텀 점프 활동에만 집중했다.

정규 5집 월드투어는 각종 자체기록을 월등히 뛰어넘어 BPS의 후계자 자리를 공고히 했다.

KPOP은 이제 끝물이라고 떠들지만, 최고 전성기를 구가할 때에 비해 폼은 조금 떨어졌지만 여전히 화려한 재능을 전 세계에서 뽐내고 있다.

누구도 BPS의 성공을 예측하지 못했다.

그처럼 포스트 BPS가 탄생할지도 알 수 없다.

원래 공식이 없는 판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공식이니까.

그들처럼 역사를 새롭게 쓸 KPOP 아이돌이 더는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아니면 SNS를 뛰어넘는 메타버스를 통한 팬과의 활발한 소통, 완성도 높은 음악과 스타일링, 무료로 배포되는 잘 만든 뮤직비디오, 단발성 기획이 아닌 스토리텔링에 기반한 성장 서사,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만드는 아티스트형 아이돌, 긍정적이고 화합적인 메시지들.

그런 성공 전략을 더욱 업그레이드해 트렌드를 선도하면 쉽게 동력이 꺾이지 않을 것도 같다.

시대적 요청도 한국 음악 발전을 위한다는 생각 일도 없이 오로지 성공하고 싶어서 파기 시작한 아이돌 분야다.

그랬던 한국의 아이돌 음악은 세계 대중음악의 어엿한 장르로 자리 잡았다.

즉 팝, 록, 재즈, R&B, 힙합처럼 영미를 중심으로 한 대중음악의 한 카테고리로 자리를 잡았다.

KPOP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세계 음악계에 명함을 내밀었던 J-POP도 하지 못한 일이다.

그럼에도 낙관만 하고 있을 순 없다.

대중음악은 여러 대중예술 분야 가운데에서도 행위 주체의 재능이 전체의 성공을 크게 좌우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실제로 대중음악의 역사를 살펴보면 한 음악가의 뛰어난 재능이 라이브 클럽을, 소속사를, 장르를, 시대를 풍미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KPOP에서는 태지 보이스를 시작으로 BPS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성공 신화는 뚜렷한 장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이라면 역시 다른 무엇도 아닌 순수한 음악만으로 부와 명예 모두를 거머쥘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얄궂은 건 단점도 바로 같은 지점에서 파생된다는 사실이다.

음악과 음악가가 무너지면 그동안 아무리 많은 이들이 함께 공들여 쌓아온 금자탑이라 할지라도 단숨에 무너지기 쉽다.

그 때문에 한국의 음반제작자들은 고민했다.

적재적소에 알맞은 전문가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분업을 기본으로 한 KPOP의 제작 시스템은 바로 그런 대중음악계가 지닌 선천적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FLEX-A의 홍성욱 대표는 요즘처럼 머리가 복잡한 적도 없다.

회사의 최대 캐시카우(Cash Cow) 퀀텀 점프 때문이다.


‘레이블이라니.....’


국내에서도 대기업 엔터테인먼트 중심으로 음반업계 ‘레이블 체제’가 도입된 지도 십 수 년이 흘렀다.

레이블 체제가 대기업의 자금력과 네트워크, 중소기업의 기획력이 더해지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자본력과 시스템을 바탕으로 음악적 특성을 유지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생전략으로 꼽혔다.

결과적으로 중소 음반기획사가 대기업에 종속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홍성욱 대표 역시 자금력만 뒷받침 되는 잠재력이 충분한 영세 기획사를 인수하려고 마음먹고 있다.

그런데 뜬금없이 내부에서 레이블 독립 움직임이 있었다.

그것도 굿데이뮤직을 먹여 살리고 있는 퀀텀 점프가.

주동자는 그룹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나이온이다.


“쓸데없는 데서 똑똑해가지고는.....”


홍성욱 대표가 혀를 차며 이온에게 전화를 걸었다.


- 네.... 대표님!

“지금 어디야?”

- 한우 작업실에 와 있어요. 중남미 여행할 때 제가 엉성하게 작사작곡한 거 한우가 만져주고 있거든요.

“언제 끝나?”

- 글쎄요. 한 두 시간 쯤 걸리지 않을까 싶은데.... 모르겠어요. 왜요?

“끝나는 대로 본사로 와.”

- 예? 본사로요?

“같이 저녁 먹자”

- 안 바쁘세요?

“오늘 저녁은 괜찮아.”

- 무슨 일인데요?

“오랜 만에 얼굴 좀 보자.”

- 네. 본사에서 뵈요.


이온과는 전화로 중대 사안을 논의할 수 없다.

재계약을 위해 관리하는 차원이 아니다.

월드스타로 대접을 해줘야 한다.

소속사에서 위상에 걸맞은 대우를 해야 다른 곳에서도 그렇게 되는 거다.

곧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할 예정이다.

단발로 끝날 것 같지 않다.

미국 에이전시인 UTA가 이온의 할리우드 활동에 대해 극도의 보안을 요구하고 있어서 친한 기자에게까지 말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온은 본사에서 기다리고 있을 홍성욱 대표를 생각해서 서둘러 일을 처리할 수도 있었지만, 기왕에 하던 일이라서 한우가 그만 하자고 할 때까지 음악을 만들었다.

때문에 약속 시간보다 두 시간을 넘겨 본사에 도착했다.


“어? 왔어?”

“오래 기다리셨어요?”

“배고프지?”

“한우랑 곡 만들면서 간식을 시켜먹었더니 딱히....”

“뭐 먹을래?”

“술 한 잔 하시게요?”

“반주로 조금 할 게.”

“수육 드실래요?”

“그런 거 먹어도 되냐?”

“안 될 이유가 있어요?”

“그런 것은 아닌데?”

“요즘 방송국에 가도 그렇고 기자분들 만나도 그렇고 다들 무슨 상전 보듯 하는 것 같아요. 혹시 할리우드 가서 영화 찍는 것 때문에 그래요?”


이온의 할리우드 진출 소식은 미국에서 먼저 흘러나와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 빅 뉴스로 다뤄지고 있다.

미국의 에이전시는 물론 한국의 FLEX-A 역시 확인을 해주고 있지 않고 있었다.

워너-타임 픽처스에서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온의 AC 유니버스 합류 소식을 자신들이 통제하길 바랐다.

그럼에도 이온이 워너-타임 영화에 출연할 예정이란 사실은 알만 한 이들은 다 안다.

공식적으로 확인만 되지 않았을 뿐이지.


“그러자. 거기 수육 괜찮아. 우리 회사 직원들도 많이 가서 일반인들과 섞일 가능성도 적은 편이고.”

“가시죠.”


이온은 매니저들을 본사에 남겨두고 홍성욱 대표와 단 둘이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수육 2인분 주세요.”

“네. 손님!” “소주부터 주세요.”


홀 아주머니가 깍두기와 소주부터 가져다 놓았다.

홍성욱이 소주를 흔들어 병뚜껑을 딴 후에 자신의 잔을 채우려는 것을 이온이 건네받아 대신 따라 주었다.

한국인에게는 너무나 익숙하고 일상적인 풍경이다.

그런데 이온에게는 매우 낯설게 느껴졌다.

앞으로는 친구들이나 동료들과 이런 일상을 자주 즐기자고 속으로 생각했다.


“대표님, 무슨 일 있어요?”


홍성욱 대표가 소주를 단숨에 털어 넣으며 입가에 미소를 띠웠다.

이온은 그런 모습을 보며 불길함을 지워 버렸다.


“괜히 쫄았잖아요. 목소리 깔고 본사에서 보자고 하고. 밥 먹자고 해서....”

“레이블은 어떻게 생각한 거야?”


엔터테인먼트 레이블 체제의 목표는 음악적으로 자율성을 보장하고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데에 있다.

이미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는 수 십 년 전부터 성공한 모델이다.

한국 역시 그런 흐름에 편승해 기획사들 모두 먼 미래를 두고 장기적 시스템을 구축해가는 모양새다.

본질적으로 경쟁력은 다양한 가능성과 시도에서 나오는 법이다.

이온은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내놓았다.


“회사에서 그와 관련해 논의가 있었어.”


이온은 성급하게 결과를 묻지 않았다.

보채지 않아도 말해줄 테니까.


“임원들 대다수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정말이세요?”


이온은 다소 믿기 어려워 재차 확인을 했다.


“작곡가가 독립하거나 인디 가수들 모아 레이블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굿데이뮤직의 간판이 독립하는 건데요?”

“QJ가 독립을 하게 되면 그 역량을 글램스하고 레벨업키즈에 더욱 집중을 할 수 있잖아.”


어차피 자회사 개념으로 독립하는 것이다.

사실상 굿데이뮤직의 매출에서 손해 보는 것은 없다.

도리어 글램스와 새롭게 런칭한 보이그룹 레벨업키즈에 더욱 집중하게 되면 매출이 늘 가능성이 생긴다.


“다만 너희들에게만 레이블을 맡길 수 없어.”


끄덕.

이온도 동의했다.

붕어빵 장사를 하더라고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 해 수백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음반기획사는 말할 것도 없다.


“당연히 전문 경영인이 와야 하겠죠. 가능하면 음반업계를 잘 아는 사람으로.”

“오현상 팀장과 필성이로 모자라?”


하하하.

이온이 웃음을 터트렸다.


“왜 웃어?”

“저는 더 높은 이사급에서 낙하산으로 오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너희들 팀워크 좋잖아. 그걸 깰 순 없지. 사실 필성이를 필드에서 너무 굴려서 데스크로 불러들이려고 했었어.”

“팀 하나 맡기시려고요?”

“어린 여배우들만 따로 떼어서 배우팀 하나 만들려고 했었거든.”


홍성욱 대표는 누가 들어도 상관없다는 투로 퀀텀 점프 레이블 독립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온도 적당이 맞장구를 쳐주었다.

오늘의 이 대화가 증권가로 흘러가서 찌라시를 통해 퍼져나갈 터.

그를 통해 주가에 변동이 생기는지 확인하려는 속셈이 숨어있었다.

아마 주가가 빠지거나 주주들이 항의가 있다면 철회할 수도 있다.


“레이블 차리는 게 그렇게 좋냐?”

“그럼요. 말이라고 하세요?”

“고생문이 훤히 열린거라고는 생각 안 해?”

“빡세게 고생하다 마음의 병까지 얻었어요. 거기에 고생 한 바가지 더 추가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요?”


홍성욱 대표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마음의 병만 극복한다면 정말 한국 연예계에서 다시없을 슈퍼스타가 될 수도 있는 녀석이다.

남들은 이온이 꽃길만 걸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남몰래 흘렸던 땀과 그 간의 수많은 노력들 그리고 연습과정에서 겪었던 좌절감은 꿈에도 모른 채.

앞으로 꽃길만 걸을 수도 없을 것 같다.

더 큰 도전과 더 큰 시련들이 기다리고 있기에.

미국의 삼대 음악상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그리고 끝판왕인 그래미 어워드.

배우로서는 할리우드 진출과 함께 4대 국제영화제 연기상 도전.

저 중에 단 하나만 달성해도 어나더 레벨이라고 불러도 된다.

미국 대중음악 삼대 음악상 가운데 하나인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2관왕을 차지했으니 이미 KPOP 아티스트 한계를 뛰어넘긴 했다.

이제 배우로서 국제영화제에서 연기상을 수상하거나 박스 오피스 10억 달러 이상 기록하는 할리우드 영화에 주조연으로 출연하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한국이 배출한 진정한 월드스타가 완성이 되는 것이다.


쭉.


홍성욱 대표는 상상만으로 기분이 좋은지 소주잔을 한 달음에 들이켰다.


“아~ 달다”

“반주로 드신다고 하지 않았어요?”

“레이블 독립 시켜줄 테니까, 재계약 때 배신 때리면 안 된다.”

“제가 가긴 어딜 가겠어요.”

“대기업에서 100억 부르면?”

“설마 그 정도로 배팅하겠어요?”

“지난번에 중국애들이 너한테 배팅한 것 다 까먹었냐?”

“......”

“나는 퀀텀 점프가 레이블로 독립하는 거 안건 올라오면 컨펌할 거야. 그렇게 알고 있어.”

“이왕이면 찬기와 성진이 입대 전에 해주시죠.”

“두 녀석 다 재계약 했을 텐데?”

“그래도 제대하고 돌아올 집이 있다고 생각하면 더 잘 버틸 수 있지 않겠어요?”

“굿데이뮤직은 집 아니었냐?”

“다르죠. 찬기와 성진이가 노력하고 성장해서 마련한 자신들의 집인데.”


픽.

이온의 표현을 듣고 홍성욱 대표가 웃음을 터트렸다.

퀀텀 점프의 레이블 독립은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흔하게 있는 경우다.

특히 힙합 레이블의 경우 무명에서 스타가 되는 순간 자신만의 레이블을 만들어 활동한다.

이온의 매형 역시도 적극 찬성했다.

법인이 있으면 이온의 막대한 수입에서 세금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가 있으니까.


“일단 내부적으로 좀 더 논의를 해보고. 그러니까 올해 잘 해.”

“넵! 뼈가 바스러지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한데 잘 해라. 공황장애한테 지지 말고.”

“안 질 게요.”

“그래. 다른 누구도 아닌 이온이니까.”


반주만 마시겠다는 홍성욱 대표는 연신 한 병 더를 외쳤다.

이날 밤 홍성욱 대표는 고주망태가 되도록 마셨다.

아마 퀀텀 점프 레이블로 독립해서 FLEX-A에서 나가게 될 이온을 두고 잘 키워 시집보내는 딸을 보는 아빠의 마음이 들었는지 모른다.

홍성욱 대표가 결단을 내리자 퀀텀 점프의 레이블 설립이 순식간에 이뤄졌다.

원래는 증권거래소에 공시도 하고 나름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했다.


“퀀텀 점프의 리더 오찬기와 멤버 김성진이 각각 경찰홍보단, 육군군악대에 입대하는 관계로 시급성이 요구되어 서둘러 레이블을 만들게 되었다.”


홍성욱 대표의 이 같은 해명으로 인해 주주들도 안심하고 팬들도 큰 지지를 보냈다.

결과적으로 굿데이뮤직과 재계약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퀀텀 점프는 멤버들이 군대를 순차적으로 다녀오면서 공백 없이 계속해서 오리지널 멤버 숫자였던 6명 멤버와 유사한 7인 멤버 체제로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되어 팬들로서는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 ✻ ✻


이온이 오랜만에 예능 출연을 위해 서울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몇 년 전 캠핑 예능 <전국 유랑 집들이>의 메인 멤버 서우일과 김성식 그리고 윤재주 선배들이 뭉쳐서 만든 <완행열차>라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매주 초대 손님과 함께 무궁화호를 타고 가며 예전 MT 분위기를 내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초대 손님들이 워낙 초특급들이라서 시청률이 꽤나 잘 나온다.

특히 OTT에 올라가면 스팀플렉스 전체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종 1위를 찍기도 한다.

허병인, 공현철, 류빈, 하성훈, 황강수, 성우정, 정태성 같은 일반 TV프로그램에서는 좀철 볼 수 있는 한류스타들이 초대 손님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스팀플렉스 예능 <굿펠라스> 멤버 3명이 출격했다.


“시청률은 따 놓은 당상이다 아주.”


서우일이 만면에 웃음기를 지우지 못하고 말했다.

이번 여행은 서울역에서 제천까지 무궁화호를 타고 가서 현지 펜션에서 1박을 하며 맛집도 탐방하고 명소도 둘러보는 일정이 짜여졌다.

그러는 사이 신변잡기 대신 진솔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이온이는 유전병 이야기 좀 해봐라. 내가 듣긴 했는데, 자세하게 몰라서....”

“두 돌이 되기까지 고개를 들거나 기어 다니지도 못했어요. 유전병으로 인한 발달지연이었으니까요. 그 당시에는 희귀질환을 진단하는데 평균 3~5년이 소요되었다네요. 고비용의 검사를 떠나서도, 수많은 변이의 검출,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변이의 해석, 표현형과의 연관성 규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당시만 해도 유전병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전문가도 국내에 그리 많지 않았다 하더라고요. 아마 현재도 그런 부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나봐요.”

“애를 키워본 입장에서 안타까운 현실이지.”

“1천 6백여 종인가...... 그 정도 유전자가 발달장애를 유발하는데 관여한다고 했어요. 아마 지금은 더 많은 유전자가 밝혀졌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제 경우처럼 희귀질환을 가진 환자의 절반 이상이 유전적 진단을 받지 못하거나 엉뚱한 질환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의학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음에도 쉽게 극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가...... 이온이가 유달리 애들한테 하는 게 지극정성이죠.”

“기부도 많이 하고...”

“유난히 희귀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쏟게 되네요. 동병상련 같은 것이겠죠.”


이온은 그동안 어떤 매체나 넷튜브 채널에서도 하지 않았거나 못했던 것들을 1박 2일 동안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제 이름 앞에 이러저런 낯간지러운 수식어가 붙고 여러 별명으로 불리지만, 저는 롤리폴리 토이(roly-poly toy)라고 불릴 때가 가장 좋아요. 무너진 것이 명성이든 혹은 육체든 그도 아니면 멘탈이든. 바로바로 일어난다는 의미니까요. 마치 오뚝이처럼 말이죠.”


희귀유전병, 미국과 한국 자선단체의 도움, 미국 스턴트맨의 전설인 대부, 토끼발 목걸이, 누나와 둘이서 생활했던 일화들, 안티들로부터 받았던 공격으로 인한 상처와 고민들, 배우로서의 딜레마, 최근의 마음의 병 극복 과정까지.

막상 그 동안 공식적으로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막상 털어놓고 나니까, 마음 한구석에 쌓여 있던 찌꺼기가 일정부분 떨어져 나간 것도 같았다.

예능 프로그램에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 예능에 자주 나올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만.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는 멘트를 할 때.

처음으로 할리우드 진출 소식을 전했다.


“저 할리우드 갑니다. 사실 선배님들께서 길을 잘 닦아놓으셔서 저 같은 후배는 조금 덜 힘들게 가는 것 같습니다. 선배님들은 배타고 멀미도 많이 하시고 힘겹고 고생하시면서 가셨는데 저는 선배님들 덕분에 비행기 타고 최고 좋은 티켓을 끊어서 가게 됐습니다. 후배들을 위해 잘 닦아놓으신 길에 저도 이정표도 좀 세워놓고 후배들이 쉴 수 있는 휴게소도 만들어 놓고 사랑방도 만들어놓고 그렇게 하고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건강하게 다녀와서 한국 영화나 드라마로 또 찾아뵙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온의 할리우드 진출 공식 발표 이후로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관련 보도가 쏟아졌다.

그리고 그 뉴스는 전 세계 주요 연예매체를 통해 또 다시 퍼져나갔다.


작가의말

약간 어색하긴 한데... 어쨌든 수미상관입니다. 소속사 선배(성동일) 배우가 호스트인 예능버라이어티에서 프롤로그에 장황하게 깔아놨던 이야기들을 한다는 구조입니다. 결국 열린 결말입니다. 끝은 곧 새로운 시작이다 뭐 그런 겁니다. 엔딩과 에필로그만 남았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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