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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과 면역인자, 그리고 사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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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bero
작품등록일 :
2017.07.28 19:50
최근연재일 :
2017.09.13 17:01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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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
추천수 :
8
글자수 :
225,553

작성
17.07.29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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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희귀병과 면역인자, 그리고 사신님] - 제2장. 사회생활부, 활동 시작합니다! 07.

DUMMY

경석은 다음날 실장님을 통해 연락을 취해 다른 장소에서 희정이 어미님을 만나 뵈었다.

“....... 어제 말씀 드린 건에 관해서입니다만·········"

"어제는 죄송했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당황하셨을 것 같아요."

"아, 아닙니다. 전혀요."

오히려 사과하시는 희정이네 어머니였다.

"제 뜻은 변함없습니다. 희정이를 위해서라도 그 아이는 다른 경험을 다양하게 해 봐야 해요."

'역시 완강하게 나오시는군......'

경석은 마음을 다잡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는 아직 고등학생일 뿐이고 희정이를 지도한 지도 2주가 조금 넘은 정도라 이런 말씀 드리는 것이 분수에 넘칠 수는 있습니다만....... 희정이는 어머니께서 생각하시는 만큼 한자나 한문 등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가볍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희정이 어머니께서는 이해가 잘 안 된다는 표정을 하셨다.

"제가 처음 수업을 하러 왔을 때, 희정이는 솔직히 말씀 드리면 조용하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소극적이고 수줍은 아이였습니다. 다른 무얼 해도 흥미가 없어 보이고 표정에서도 무심함이 드러날 정도였죠. 그런데 그런 희정이가 단 한 순간, 단 한번도 짓지 않은 최고의 미소를 지을 때가 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그게 언제인지 아십니까?"

"......글쎄요. 아이 아빠가 그렇게 되고 나선 그 아이가 웃는 걸 본 적이 없네요."

경석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말을 이어갔다.

"희정이가 그 최고의 미소를 보일 때는 어느 때도 아닌 바로 한자와 한문에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였습니다."

경석은 어느덧 몸의 거부반응도 잊어버리고 희정이 어머니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부모 된 자로서 자식이 웃으면서 할 수 있는, 기쁘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그런 일을, 희정이가 유일하게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마지막 기쁨마저 어머니께서 빼앗아가시면 되겠습니까?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이런 말씀을 드릴 입장이 못 됩니다만, 요 며칠간 희정이를 지켜본 사람으로서 감히 말씀 드립니다."

경석은 어머니의 당황한 표정을 보며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희정이에게서, 당신의 자녀에게서, 마지막 남은 미소를 빼앗아가지 말아주세요. 제가 이렇게 고개 숙여 부탁 드립니다."

희정이 어머니께서는 당혹스러운 나머지 벌떡 일어나셨다.

"아니 선생님께서 고개를 숙이시고 그러세요. 일단 앉아서 얘기하시죠. 네?"

경석은 희정을 생각하는 자신의 진심이 어머니에게 전해졌으면, 그래서 어머니의 생각이 조금이라도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마음을 터놓은 사제관계에 있는 아이이기도 하고, 자신이 미소를 지켜주겠다고 약속한 아이이기도 했던 지라 그는 필사적이었다.

"어머니, 희정이의 가정 사정은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그러한 가정 사정이라면 당연히 아버지를 이어 서당을 꾸리고자 하는 희정이의 앞날이 걱정이 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 네?"

"하지만, 말씀 드렸듯 희정이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그 꿈이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데 용기를 주고 밑거름이 되고 양분이 될 것이라고 저는 감히 자신합니다. 그러니 부디......"

"저......선생님? 잠깐 괜찮을까요?"

"네?"

어머니께서 손을 들어 경석의 말을 가로막으셨다.

"아, 제가 잠시 흥분했었네요.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선생님."

어머니께서는 인자한 미소를 짓고 계셨다. 경석은 자신의 진심이 통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을 놓고 안심했다.

"선생님 말씀은 잘 알았습니다. 선생님께서는......정말 진심으로 저희 희정이를 걱정해주시는군요. 정말 뭐라고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아닙니다. 고등학생 주제에 분에 넘는 말을 해서 오히려 제가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선생님. 다만......후후."

경석은 당황했다. 어머니께서는 웃으셨다. 분명 웃고 계신데 차분하고 조용하게 웃는 게 아니었다. 어머니께서는 입을 가리고 소리를 죽인 채 쿡쿡 웃으셨다. 조용히 말을 이어가던, 꽤나 진지한 이야기를 하던 와중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경석은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저....... 어머니?"

"아, 하하하. 죄송합니다, 선생님."

어느덧 눈가에 눈물까지 고일 정도로 웃으신 어머니께서 눈물을 닦으시며 말씀하셨다.

“선생님께서 뭔가 오해를 하고 계신 것 같으셔서요.”

"......오해요?"

경석은 어리둥절했다.

"제가 희정이의 서당을 이어가겠다는 꿈을 반대하는 이유, 희정이의 미래가 걱정되서 그런다고 생각하신 모양인데요?"

"네, 아닌가요? 보통은 그게 부모님들의 생각이지 않나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저는 아니랍니다."

다시 인자한 미소를 지으시는 어머니.

"네에에?"

그리고 당황하는 경석.

"선생님께는 말씀을 드려도 될 것 같네요."

어머니께서는 자세를 고쳐 잡으시고 말을 이어가셨다.

"희정이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한자와 한문 등을 익히며 자랐어요. 그런데 그게 꽤나 마음에 들었던 모양인지, 아니면 아버지를 너무 좋아했던 탓인지 아버지에게 너무 의존하는 아이가 되어버렸죠. 그러던 중 아버지를 잃고, 희정이는 미소를 잃어버렸어요."

어머니께서는 창가를 바라보더니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시고는 말을 이으셨다.

"희정이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에 자기가 아버지처럼 서당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런데 저는 반대했어요. 왜냐하면......."

"......?"

"저는 희정이가 아버지의 굴레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저는 희정이가 아버지와의 추억, 기억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여전히 자기 아버지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상태여서 한자나 서당 이외에 어떤 것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마음을 닫아 놓은 상태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희정이가 이제는 아버지의 굴레에서 벗어나 더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정말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찾았으면 했답니다. 겉으로는 아버지와의 추억과 그런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얽매여서 서당을 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더 많은 일을, 더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어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중에서 혹시나 희정이가 자기랑 정말 맞는 걸, 그리고 정말 좋아할만한 걸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말이죠."

즉 희정이 어머니의 말씀은 희정이가 아버지를 잃은 슬픔 때문에 서당에 집착하는 것일 수 있으니 더 많은 걸 경험해보게 해 주고 싶어한다는 것이었다.

"아, 저......그, 죄송합니다. 괜한 오해로 제가 혼자 열만 냈군요......"

경석은 한 순간의 오해로 굉장히 부끄러워졌다. 희정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고 있던 쪽은, 오히려 경석이 비판하려던 어머니 쪽이었다.

"그래서 저는 선생님께, 한자 말고도 좀 더 다양한 걸 희정이가 겪었으면 해요. 그래서 이렇게 부탁 드리는 겁니다."

이번에는 어머니께서 일어나 경석에게 고개를 숙이셨다.

"부디 희정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자원봉사 하시는 분께 부탁 드리는 것도 뭣하지만 부모가 못난지라 제게 가능한 일은 이렇게 고개 숙여 선생님께 부탁 드리는 것뿐입니다."

경석은 고개를 숙이며 부탁하시는 어머니를 만류하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어머니. 어머니의 말씀을 들으니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희정이는 좋은 어머니를 두고 있구나, 하고요."

"아니에요. 좋아하는 게 있어도 사주지 못하고 뒷받침이라고는 전혀 해주지 못하는, 부모로서는 완전히 실격인 사람입니다."

어머니께서는 다시 자리에 앉으셨다.

"덧붙여서 희정이가 정말로 서당에 관한 걸 아버지와의 얽매임 때문이 아닌, 진심으로 하고 싶어하는 거라면 전 반대하지 않습니다. 선생님께 이런 말씀을 안 드려서 괜한 오해를 사게 해 드렸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어머니의 진심을 몰라보고 섣부르게 판단한 제 잘못입니다."

경석은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희정이에 관한 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도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어머니."

"가......감사합니다. 정말로, 정말로 감사합니다."

어머니는 경석의 손을 잡고 연거푸 감사의 뜻을 전했다. 경석은 이 때도 병 증세를 최대한 억눌렀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의지로 억누를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


"그래서, 어떻게 됐어?"

어머님과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경석이 전화를 받으니 가희였다. 어제 상담해서 가희도 신경이 꽤나 쓰였었나 보다.

"잘 해결됐어. 뭔가 오해가 있었던 모양이야."

경석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가희도 깜짝 놀란 듯 했다.

"존경할만한 어머니시네......"

"그러니까 말이야."

경석도 동의했다.

"후후. 그나저나 그런 분을 꽤나 많이 엇나가게 오해했네?"

"으으, 그 말은 하지 마. 안 그래도 어머니 얼굴 뵙기 얼마나 부끄러······그보다, 너도 나랑 똑같이 오해했잖아!”

경석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웃는 얼굴이었다. 응어리져있던 고민이 하나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다음 날, 봉사 활동이 끝나고 경석이 나오자 희정이 어머니께서 밖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약속대로 와 주셨군요, 어머니."

"물론이죠. 선생님께서 충고해주신 건데요."

또 다시 인자한 미소로 화답하는 어머니. 희정이의 밝게 빛나는 미소는 어머니를 닮은 듯 했다.

"어? 엄마? 또 왔네? 요즘 무슨 일이야? 오늘도 선생님이랑 할 말 있는 거야?"

"응, 오늘은 선생님이 아니라 희정이랑 할 말이 있어서 그래."

어머니께서는 경석 쪽을 힐끗 보고 웃으시더니 희정이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이걸로, 일단 한 건은 해결인가......."


······어제 어머니와 헤어지기 전, 경석은 어머니에게 물었다.

"어머니, 그런데 혹시 평소에 많이 바쁘신가요?"

"네? 갑자기 왜 그러시죠?"

"어머니께서 바쁘셔서 희정이와 같이 있는 시간이 적어서 어머니께서도 잘 모르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희정이가 서당과 한문에 관해 이야기할 때만큼은 최고의 미소를 보여주거든요. 저도 노력하겠지만......어머니께서도 조금은 희정이와 같이 있는 시간을 늘려서 희정이에 대해 많이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게 어떠신지요?"

"하지만....... 희정이가 저를 별로 안 좋아해서요......"

어머니께서는 당혹스러워하셨다.

"그럴 리가요. 희정이랑 이야기해보면 어머니랑 같이 있고 싶어 한답니다."

사실이었다. 수업 중에 잠깐 쉴 때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그럴 때면 희정이는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 말고는 하지도 않았다. 어머니가 바쁘셔서 자기는 여기서 공부해야 한다, 아버지가 안 계셔서 외롭지만 어머니를 위해 참고 있다, 어머니가 바빠 많이 못 마주쳐서 어색한데 사실은 좀 더 같이 있고 싶다, 가끔 어머니가 자기한테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등......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어 애어른이 다 된 희정이였지만 아직은 초등학생, 부모님에게 어리광 부리고도 남을 나이였다. 아무래도 못 마주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모녀간이 자연스레 어색해져서 서로가 서로에게 오해를 하고 있는 듯 했다.

"어머니께서 좀 더 희정이와 어울려주시는 게 희정이를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이것만큼은 절대 오해가 아닙니다. 어머니, 전 희정이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니 어머니도 제게 좀 더 시간을 내서 희정이에게 쓰겠다고 이 자리에서 제게 약속해주십시오."

경석은 진심을 담아 어머니께 말했다. 그 진심이 전해졌는지, 어머니께서는 눈물을 보이시며 경석에게 약속하셨다. 앞으로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희정이와 함께 시간을 더 보내겠노라고, 그리고 희정이를 행복하게 해 주겠노라고.......

"좋은 어머니에 좋은 딸이야. 보기 좋은 모녀지간이야."

경석은 센터 입구를 나가는 희정이와 희정이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뿌듯해져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


"건배!”

맥주잔 2개와 물컵 5개가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민하가 크게 외쳤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회생활부 부원들도 외쳤다.

"다들 수고 많았다. 방학 중에 말이야."

사신도 거들었다. 최 선생님도 한 마디 하셨다.

"다들 와줘서 고맙구나. 우리 애들은 다들 바빠서 말이야...."

이 자리는 강영고와 장신고 간에 진행된 3주간의 협력 봉사 활동 프로그램이 끝난 걸 기념하는 뒤풀이 자리였다. 사신을 포함해 장신고 사회생활부는 전원 참석, 강영고는 민하와 최 선생님뿐이었다. 물론 다들 속으로는 이 멤버일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고, 사회생활부도 민하와의 깊은 관계라도 소중히 이어나가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기에 다른 강영고 부원들에게 미련을 갖지 않았다.

"봉사 활동을 하면서 느낀 소감들을 좀 들어봐도 될까?"

최 선생님께서 제안하셨다.

"언제나처럼 하는 봉사활동이지만, 이번만큼은 장신고 선배님들과 함께여서 좀 더 특별했던 것 같아요. 특히 경석 선배는 우리의 영역에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어요, 선생님! 동료가 늘었다고요!”

"오, 그게 정말이냐? 경석아?"

어느덧 경석을 친근하게 부르게 된 최 선생님께서 반겨주셨다.

"아, 네. 하하. 맡았던 아이를 이후에도 계속 맡으려고요. 실장님과도 이야기 해 놓은 상태고요."

"봉사 동료가 늘다니, 다른 학교 학생이지만 선생님은 기쁘다!”

술잔을 빠르게 비우시며 말씀하시는 최 선생님이셨다.

“....... 많은 걸 배워가고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재미있으면서도 보람찬 나날들이었어요! 방학 때면 맨날 집에서 뒹굴 거리기만 했는데, 하루하루를 보람차게 살아간다는, 뭔가......살아있다는 느낌?"

미리의 감상을 끝으로 마지막 차례인 경석의 순서였다. 경석은 일어나 정리했던 생각과 감정을 털어놓았다.

"제가 아이를 가르치는 입장이었습니다만, 오히려 많이 배우고 가니 이상한 기분이네요. 개인적인 일이라 자세히 말씀 드리긴 길지만, 화목한 모녀지간을 보면서 제 일도 아닌데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뿌듯해지는 느낌, 참을 수가 없을 정도로 특별한 행복감을 맛 본 날들이었습니다. 민하 말대로 봉사의 매력에 빠져버린 것 같네요, 저도....... 다시 한 번 이런 귀한 기회를 마련해주신, 자리엔 계시지 않지만 센터 실장님, 최 선생님과 사....... 아니, 이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경석의 인사를 끝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어 이들은 맛있는 고기를 먹고 웃음꽃을 피우며 늦은 밤까지 먹고 놀았다. 어느덧 완전히 이러한 분위기에 익숙해진 경석과 사회생활부, 그리고 민하였다.


자리가 파한 후 경석은 미리와 함께 돌아오는 길에(그녀는 바로 옆집이므로) 잠깐 편의점에 들렀다. 편의점에서 잠시 음료수를 마시는 동안 창 밖으로 그의 눈에 비친 건 희정이와 희정이 어머니였다. 어색해서 대화도 잘 안 할 것 같던 모녀 사이가 어느덧 손까지 다정하게 잡고 늦은 밤까지 밖에서 돌아다닐 정도로 사이가 좋아졌다. 경석은 뛰쳐나가 어머니와 희정이에게 인사를 하고 싶었으나 관두었다. 그들만의 행복한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자 이외에 어떤 일에도 미소를 짓지 않고, 어머니와 마주쳤을 때 당황하기만 했던 희정이가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활짝 웃고 있었다.


'어머니께 한자와 서당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짓는 희정이의 미소가 최고의 미소라고 말씀 드렸는데......'

경석은 자신도 모르게 턱을 괴고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모녀를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어머니께 잘못 말씀 드렸네. 희정이의 최고의 미소는......'

그는 조용히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어머니랑 함께 있을 때 제일 밝은데 말이야.'





- 제2장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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