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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P의 서재

희귀병과 면역인자, 그리고 사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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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bero
작품등록일 :
2017.07.28 19:50
최근연재일 :
2017.09.13 17:01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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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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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수 :
225,553

작성
17.07.29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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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희귀병과 면역인자, 그리고 사신님] - 제1장. 여름, 시작, 성공적? 10.

DUMMY

다음 날 점심시간이 되었다. 경석은 사신이 말한 대로 가희를 찾아가 입부가 결정되었다는 사항을 통보하러 가야 했다. 경석은 어차피 점심밥을 같이 먹으러 가야 하니 나영에게 7반에 같이 가 달라고 부탁했다. 나영은 흔쾌히 수락했다.

둘은 7반 교실 앞에 섰다.

"일단 되는데 까지는 네가 해 봐. 네가 위기일 때다 싶을 때 내가 나설 테니."

"으......응......"

경석은 쭈뼛거리며 대답하고는 조심스레 교실 문을 열었다.

7반의 풍경은 경석이 속한 4반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다만, 교실 한 쪽에 학생들이 다수 모여있는 곳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어제 보았던 가희가 자리잡고 있었다.

"가희야, 어제 덕분에 잘 놀았어! 정말 고마워! 넌 내 최고의 친구야!”

"어, 어......잘 놀았다니 다행이야. 재미있었었나 보네......"

"응! 워낙 비싼 곳이라 고민하고 있었는데 말이지. 정말 고마워!”

"으, 응······재미있었다면 난 그걸로 됐어. 난 그때 바빠서 같이 못 갔으니까......"

"다음에 같이 가지 뭐!"

경석과 나영이 가희와 그들의 곁으로 다가간 건 한창 대화가 무르익었을 때쯤이었다.

"안녕, 가희야!”

"아, 아....... 안녕."

명랑하고 밝은 나영과 여전히 우물쭈물 거리며 병에 대한 걱정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경석이 가희 쪽으로 다가와 어색하게 인사했다.

“....... 누구야? 아는 사이야?”

가희와 대화하고 있던 한 여학생이 별로 탐탁지 않은 눈빛을 보내면서 말했다.

"어, 응....... 안녕. 무슨 일이야?"

가희가 조용히 대답했다.

"가희야, 잠깐 괜찮을까? 어제 일로 할 얘기가 있어서."

"으, 응....... 나가서 얘기할까?"

가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경석은 자신과 가희, 나영을 보는 가희의 친구로 추정되는 아이들의 시선이 곱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밖으로 나온 세 사람. 나영이 경석에게 말했다.

"자, 직접 말해."

"응? 내가?"

"참나, 그럼 내가 말하리? 난 너 도와주러 온 거야. 본 목적을 잃지 말라고."

"아, 그......그렇지......"

경석은 나영의 말에 결심을 하고 가희를 바라보았다. 가희와 눈이 마주치자 다시금 손발이 조금씩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말을 꺼내려고 했으나 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

"아, 어, 그....... 어제 동아리 건 때문에 불렀......는데.........말이야......."

경석은 떨면서 말하고 있었다. 곤란해하는 표정을 본 가희가 말했다.

"나로는....... 안됐던 걸까?"

가희가 경석의 표정을 보고 동아리에 들어올 수 없다는 말을 전하러 온 것으로 지레짐작을 하였다. 가희의 표정이 어두워지자 나영이 경석에게 빨리 말을 제대로 전달하라고 눈치를 주었다.

"그......그게 아니라....... 저......"

경석은 잠깐 뜸을 들이더니,

"도......동아리 입부 축하해!”

결국 전하는 데 성공했다. 말을 마치고 나서 크게 숨을 내뱉고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저, 정말이야? 와! 고마워. 나도 그럼 이제 사회생활부의 부원인 거지?"

가희는 기쁜 표정을 하고서 우아하게 경석과 나영에게 인사하며 말했다.

"새삼스럽지만 다시 내 소개를 할게. 내 이름은 박가희. 2학년 7반이고 내 입부 목적은 진정한 친구를 사귀는 방법을 배워가는 것. 앞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내가 도울 수 있는 건 뭐든 힘내서 협력하도록 할게. 잘 부탁해. 부장님, 그리고 나영아."

"응. 우리도 가희 네가 들어와 주어서 매우 기뻐. 잘 부탁할게!"

나영이 밝게 화답했다. 그리고서는 아직 주저앉아 심호흡을 하고 있는 경석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너도 얼른 인사해야지. 신입 부원 앞에서 뭐 하는 거야, 부장이?"

"아, 어......그래."

경석이 자세를 고쳐 잡고 다시 가희를 보며 말했다.

"잘 부탁해, 가희야. 난 4반의 김 경석....... 이고, 사회....... 생활부의 부장....... 이야."

경석이 어색하게 인사했다.

"너무 긴장하지 마요, 부장님? 내가 다 떨리잖아."

가희가 농담으로 말했지만 경석은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게 슬펐다.

"미안해. 원래 경석이가 미인에 약해~"

나영이가 나름대로 핑계를 대 준다는 생각에 말했다.

"어머, 부끄러워라. 그런 말 하지마~ 난 칭찬에 약하단 말이야."

가희가 얼굴을 붉히며 두 손으로 볼을 가리면서도 기쁜 표정은 감추지 못했다. 칭찬만 들으면서 자랐을 것 같이 생겼는데 의외라고 경석은 생각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너는!”

경석이 뒤늦게 오해할 만한 말을 하는 나영에게 딴지를 걸었다. 뭐, 가희가 미인인 건 맞지만 서도.......

"그래도 둘은 되게 친해 보이네. 원래 아는 사이였어?"

가희가 물어왔다.

"응? 아, 아냐. 이건 좀 사정이 있어서......"

경석은 아직 자신의 희귀병에 대한 존재를 가희에게 자세히 설명하지 못해서 대충 얼버무렸다. 그러나 경석은 그 때 조용히 나영의 볼이 상기되고 있었던 사실은 눈치채지 못했다.


*


아직 1명의 정원을 채워야 해서 추후에 더 자세히 이야기해주겠다고 대화를 마무리하고 셋은 각자의 교실로 점심밥을 먹기 위해 돌아갔다. 물론 경석과 나영은 같은 반이고 점심밥도 같이 식당에서 먹기에 같이 돌아갔다.

"어떤 것 같아? 저 가희라는 애는?"

나영이 식당으로 향하며 먼저 경석에게 말을 꺼냈다.

"음......글쎄."

경석은 잠시 생각하더니,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부자의 상과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 보통 좀 사는 집 자제들은 좀 더......뭐랄까......남들보다 우위에 서서 내려다보는 그런 느낌 밖에 없었는데, 저런 경우는 또 신선하네. 뭐, 나쁜 애는 아닌 것 같으니 오히려 나야 기쁘지만."

"너무 드라마나 만화만 본 거 아냐? 대한민국의 착한 부자들에게 사죄해야 된다고, 너."

나영이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학교 내 유명인에 미인이지. 의도하지는 않더라도 약간의 홍보효과는 있을지도 모르지?"

"그건 별로 바라진 않네....... 진심 있는 소수로만 편성하고 싶으니까 말이야."

처음엔 반대하던 경석도 나영과 사신의 추진력에 어느덧 부장의 마음이 되어 생각하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런 경석을 보며 나영은 뿌듯한 감정을 느꼈다.

"오늘도 아마 면접이 있을 거야. 오늘 면접을 할 애는 저번에 말했던 우리 반의 미리라는 애야. 입부할지도 모르는 후보니까 먼저 반에서 인사라도 해 두는 게 어때?"

"음. 좋은 생각이긴 한데......내가 나섰다가 안 좋은 이미지만 심어주는 건 아닌지 몰라."

경석은 여전히 자신의 병 증상을 걱정했다. 가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지만 나영이 도와주었고 가희가 착한 애여서 잘 넘어갔다. 이번의 경우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의외로 그럴 것 같지는 않은데?"

나영이 반문했다.

"저번에 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을 때, 이런 저런 사항들을 물어봤다고 했잖아. 그 때 걔가 결정적으로 들어오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된 질문이 '부장이 누구냐'였어. 부장이 너라고 대답하니까 그 전까지 별로 관심 없어 보이던 애가 귀 기울여 듣더라."

"뭐라고? 그럴 리가......네가 뭔가 착각한 거겠지. 우리 반에서 내 존재를 기억하고 있는 애가 있다고?"

"자괴감이 장난 아니구나, 너......."

나영이 고개를 젓더니 말을 이었다.

"여자의 감을 무시하지 말라고? 확인 차 물어봤어. 너랑 아는 사이냐고. 그러더니 한 번 본 적이 있대."

"당연히 봤겠지. 나 전학 온 날에."

"그게 아니야."

식당에 도착한 나영이 식당 문을 열면서 말했다.

"너 전학 오기 전에 한 번 본 적이 있대."

그 말을 남기고 나영은 자리를 잡으러 갔다.

경석은 잠시 멈춰 서서 나영의 말을 되새겼다.

'너 전학 오기 전에 한 번 본 적이 있대.'

'대체 누구지? 김미리......들어본 이름이었던 것 같은 느낌은 있는데.......'

경석은 식당에 들어가 자리에 앉고서도 도시락을 풀지 않고 누구였는지 생각하는 데 애썼다.

"도시락 안 풀고 뭐해? 나 배고프단 말이야."

"아, 어, 미안."

경석은 나영의 투정에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와 도시락을 풀었다. 먹으면서도 내내 누구였는지 생각만 했다. 한참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자,

'교실 올라가서 얼굴 보면 알 수도 있겠지.'

경석은 그렇게 생각하고 일단은 밥을 먹었다


*


식사를 마치고 교실로 올라온 경석은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나영이 알려준 미리라는 애의 자리를 보았다. 오른쪽 줄 맨 뒤쪽 구석....... 그러나 자리가 비어있었다. 점심시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걸로 미루어보아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도시락을 들고 다른 곳에서 밥을 먹는 애인 듯 했다. 경석은 자신의 자리로 가서 그 자리를 지켜보며 조금 기다려보기로 했다.

조금 지나자 한 여학생이 오른쪽 뒷자리에 와서 앉았다. 그 자리에 앉은 여학생은 앉자마자 엎드려 잠을 청했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경석은 그 여학생의 특징을 자세히 보려 했다. 자기보다 조금 작은 키에, 검고 긴 생머리, 평범해 보이는 소녀였다. 그런데 어디선가 본 적이.......

"아!”

경석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깨달음을 얻은 듯 했다. 몇 명이 의자 끌리는 소리에 경석 쪽을 힐끗 보았으나 이내 자기 일에 집중하였다.

경석은 다시 앉으며 자신의 무지함과 무신경함을 탓했다. 김미리. 분명히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다 했더니, 경석의 앞집에 사는 이웃 소녀, 그녀가 이 학교 같은 반에 있었던 것이다! 당시 시루떡을 들고 인사 차 찾아갔으나 병 증상을 억제하는 데 신경을 쓰다 보니 누구였는지 기억하는 데 신경 쓸 겨를이 없어서 잊어버린 듯 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사 오고 처음 인사한 타인인데......나도 참 무신경하네.'

경석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의문.

'그럼, 날 알고 있었고 전학 오기 전에 한 번 봤다는 건 그 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는 건가?'

경석은 그러면 자신이 전학 왔을 때 자신에게 인사라도 하러 왔었다면 반갑게 인사했을 터인데.........라고 생각했다가 금방 병 때문에 자신이 알아서 멀리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이어지자 한숨을 팍 쉬었다.

"미리라는 애, 확실히 전학 오기 전에 한 번 본 적 있어."

나영이 자리에 와서 앉자 옆에 있던 경석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래? 그럼 이야기가 빠르겠네. 자세한 건 이따 방과 후에 면접하면서 이야기해."

종이 쳐서 수업 준비를 해야 하는 나영은 짧게 대답하고 대화를 마무리했다.

경석은 아는 사람과 동아리 활동을 한다는 것과 자신을 기억해 준 사람이 있었다는 것에 설레면서 방과 후의 시간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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