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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P의 서재

희귀병과 면역인자, 그리고 사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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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bero
작품등록일 :
2017.07.28 19:50
최근연재일 :
2017.09.13 17:01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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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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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29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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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희귀병과 면역인자, 그리고 사신님] - 제1장. 여름, 시작, 성공적? 08.

DUMMY

“제 병의······.치료요?”

“그래.”

사신은 다시 앉아 남은 케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그 B는 저와 관련된 사람인가요? 저에 대해 어떻게 알고, 제 병에 대해서는 어떻게 아는 거고, 왜 제 병이 고쳐지는 게 그 사람의 지상에서의 미련이죠?”

“그 자세한 부분을 내가 설명할 수 없다는 거다. 우선, 알려줄 수 있는 사실만 간단히 말하자면, 나는 B가 자연 성불할 때까지 B를 도와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 B가 자연 성불하려면 네 병이 치료되어야 한다. 따라서 나는 네 병이 고쳐지기 위해 널 도울 것이다. 이 정도다.”

“왜 자세한 부분을 설명해주지 못하시는 거죠?”

“아까도 말했지만, 나나 B는 지하의 존재다. 지하의 존재가 지상의 존재에 영향을 주게 되면 지하와 지상의 질서가 뒤죽박죽 되어버린다. 서로의 세계에 영향을 최소화시켜야 질서가 유지가 되지. 내가 B에 대해, 너와 B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면 너나 이 지상세계에 영향을 크게 줄 것이 염려되기 때문에 말을 아끼는 거다.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는 사항이니 궁금해도 참고 이해하도록.”

경석은 더 이상 자세하게 물어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사신님도 어쨌든 제 병의 치료를 위해 협력을 해 주신다는 거네요?”

“그래. 내가 아는 건 인간들의 삶과 죽음에 관련된 사항들뿐이라 큰 힘은 못된다만, 어찌되었든 협력은 한다 이 말이야.”

“그 부분은 감사해요. 다만······.”

경석은 옆에 가만히 앉아 커피와 쿠키를 먹고 있는 나영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럼 쟤는 이 사실을 다 알고 있었나요?”

“응? 나?”

난생 처음 보는, 그리고 앞으로도 보지 못할 기이한 광경에 정신을 못 차리는 경석에 비해 나영은 옆에서 굉장히 태평하게 간식을 즐기고 있었다.

“난 이미 다 들어서 알고 있었어.”

“그게 무슨 소리야?”

“오전에 네 건에 관해 상담을 했을 때, 협력해주시겠다고 하시면서 방금 나왔던 얘기들 다 똑같이 나한테 말씀하셨거든. 난 이미 저 분이 사신님이란 것도, 네 병의 치료를 위해 지상에 머물러계시다는 것도 다 알고 있었어.”

“그런 대단한 사실을 알고도 태평하게 있네, 너는······.”

사신이라는 기이한 존재를 눈앞에 영접(?)하고도 태평하게 간식이나 먹고 있는 나영의 강심장에 감탄하는 경석이었다.

“자, 그럼.”

사신이 다시 일어나며 말했다.

“어떤 식으로 널 도와야 할까, 고민한 결과가 바로 이거다.”

사신은 교원증을 꺼내 들며 말했다.

“네 학교 선생님이 된다면 선생님이라는 직책을 이용해 이것저것 학교에서 널 돕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원래 선생을 하고 있던 인간을 잠깐 쉬게 해 주었지.”

“사신님이 ‘잠깐 쉬게 해 주었다’라고 말씀하시니까 뭔가 으스스한데요······”

부르르 떨며 경석은 말했다. 어느덧 자기도 모르게 나영처럼 사신’님’이라고 경어를 붙이고 존대를 쓰고 있는 경석이었다.

“걱정 마라. 인간의 삶과 죽음은 내가 관여는 할 수 있어도 임의로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야. 정말 말 그대로 좀 쉬게 해 준 것뿐이다.”

사신은 교원증을 집어넣으며 말했다.

“그리고 난 좀 더 좋은 걸 생각해냈지!”

나영이 사신의 말을 받았다.

“며칠 전에 내가 말한 동아리에 관한 건, 기억 나지?”

“응? 아, 사회력을 기를 수 있는 동아리를 만들어서 활동해보자고 했었던 거?”

“그래, 맞아. 그 동아리의 설립과 담당 교사를 사신님에게 부탁하면 될 것 같다고 생각한 거지!”

“사신님이······. 동아리를?”

“어, 그건 나도 녀석에게 아침에 들었다.”

사신이 케이크를 다 먹고 손을 닦으며 말했다.

“친구를 잘 만드는 법, 사회성을 기르는 법 등등 사회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는 동아리······. 명분은 충분하다. 그 안에서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가면서 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는 게, 한 반에 수십 명씩 있는 일반적인 학교생활을 통해 길을 찾는 것 보단 나을 것 같다고 나도 판단했다.”

의외로 생각을 잘 하는 사신님이구나 라고 경석은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말로만 해서 가능하나요?”

“걱정 마라. 이미 절차적인 부분은 다 거쳐놓은 상태다.”

사신이 테이블을 정리하며 말했다.

“사신의 힘이면 학교 선생으로 위장해 들어가는 거나, 동아리 하나 설립하게 압박을 넣는 것쯤이야 어렵지 않지.”

“방금 전에 사신님 입으로 지상에 영향을 최소화한다고 말씀하시지 않았나요······그리고 이런 얘기를 얘한테 해도 되는 건지······.”

경석이 나영을 가리키며 강하게 반박했으나 사신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 부분은 내가 판단할 부분이다. 넌 신경 꺼라.”

“음······어쨌든 그러면 동아리 활동을 할 수는 있는 건가요?”

“그렇다. 다만, 부족한 인원을 모아야 한다. 규정상 4명부터 동아리로 인정이 된다는군. 너랑 이 녀석까지 둘이니 두 명 이상의 부원을 모레까지 구해와라.”

“모······모레까지 둘이나요?”

‘하루에 한 명이면 충분하지 않나. 그것도 어렵나?”

“제 병이 어떤 병인지 알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건 내가 도와주면 되잖아! 걱정하지 마!”

나영이 옆에서 명랑하게 말했다. 하지만 걱정이 앞서는 경석이었다.

“그래도, 활동을 어떻게 할 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도 없고······”

“그러면 이렇게 해라. 부원을 구하는 건 이 녀석이, 너는 모레까지 여름 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할 때까지의 약 2달 간의 활동 예정을 ‘구체적으로, 상세하게’짜서 나한테 제출하도록.”

“넵!”

“네에!?”

나영은 명랑하게 대답하고, 경석은 어이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왜? 불만 있어?”

“아······아닙니다.”

“네 녀석의 병이다. 네가 제일 적극적으로 나서야지 않겠나.”

맞는 말을 하고 있었지만 은근히 강압적이고 자기 페이스인 사신이었다. 조력자가 아니라 이쯤 되면 깐깐한 직장 상사나 군대 선임이 아닌가······하고 생각이 드는 경석이었다. 물론 그는 직장 생활이나 군대 생활을 전혀 안 해봐서 잘 몰랐겠지만.

“그럼 오늘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다. 커피도 다 마셨겠다, 슬슬 돌아가도록 하지.”

나영과 사신은 짐을 쌌다. 경석도 멍 때리다가 허둥지둥 짐을 쌌다. 집까지는 사신이 차를 태워주었다. 나영은 나중에 내리는지 경석이 내릴 때 아직 차에 타고 있었다.

집에 돌아온 경석은 사신이 내려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컴퓨터를 키고 고민을 했다. 덕분에 한참을 고민하다 늦게야 잠이 든 경석이었다.


*

다음 날 점심시간, 식당에서 경석과 나영이 식사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나영이 먼저 말을 꺼냈다.

“고민은 좀 해 봤어?”

“응? 뭐를?”

“사신님이 말했잖아. 2달치 활동계획을 상세히 짜 오라고.”

“아, 그거? 생각이야 했지. 아직 구체적으로 정리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만······. 하아암~”

어제 늦게 잔 탓에 아직 졸린 기운이 가시지 않은 경석이 하품을 하며 대답했다.

“그보다 너는 어쩌려고? 동아리에 들어올 만한 사람은 있는 것 같아? 너도 전학 온 지 얼마 안 돼서 누가 있고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를 거 아냐?”

“응, 그래서 좀 힘들긴 하지만······”

나영이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일단, 우리 반에 한 명은 괜찮은 친구가 한 명 있는 것 같아.”

“우리 반에?”

“응. 전학 온 지 얼마 안 된 나지만, 그래도 여자애들이랑은 조금 말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서 이것저것 이야기해봤거든. 그랬더니 여자애들 중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애가 있는 것 같더라고.”

“흐음······누군데?”

경석은 들어봤자 모르겠지만 이름이라도 들어두고자 했다. 자신이 맡은 동아리에 들어올지도 모르는 사람이니까······

“아직 확정은 아니니까, 일단 여기까지만 말할게. 자세한 건 동아리에 들어오겠다는 확답을 듣고 나서!”

나영은 그렇게 얼버무리고는 도시락을 펼치기 시작했다.

경석은 나영이 대충 얼버무려서 궁금하긴 했으나 나영의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당장 2틀만에 2달치 동아리 활동 계획을 상세하게 짜야 하는 자신의 입장이 더 급한 상황이었다. 경석에게는 나영도 그렇고 사신도 그렇고 실행력이나 적극성이 남달리 느껴졌다. 그냥 그들의 성격이 급한 탓인가······

“참, 그리고.”

도시락을 먹던 나영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

“선생님이 오늘 방과 후에도 시간 좀 내라고 하시더라.”

“언제 또 사신한테 간 거야?”

“응? 아, 따······딱히 내가 간 건 아니고, 날 부르시더라고······”

“그래? 또 무슨 일로 부르는 거지······ 아직 계획은 손도 못 댔는데······”

“글쎄, 가 보면 알지 않을까?”

나영은 자기 일이 아니라는 듯 말했다.

“너도 가냐?”

“당연하지!”

“당연하다는 듯이 말해도 말이지······”

경석이 머리를 짚으며 말했다.

“내가 협력자라는 사실을 어제부터 이상하게 잊어버리는 듯 하네?”

“딱히 잊어버리는 건 아닌데······너야말로 이상하게 협력자가 아니라 당사자인 것 같단 말이지.”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묘하게 남 일에 적극적이랄까······단순히 거래에 성실하게 응하는 건지, 아니면 다른 무슨 동기가 있는 건지······”

“그냥 단순하게 내가 착해서라는 생각은 안 해봤니?”

“뭐······그것도 일리는 있다만······”

나영은 볼을 부풀리며 뾰루퉁한 표정을 지었고, 경석은 애써 그녀를 무시하며 밥을 먹으면서 향후 동아리 활동에 관한 걸 생각했다.

방과 후, 나영과 경석은 다시 교무실로 갔다. 이번엔 안에 들어갈 필요가 없었다. 둘이 교무실 안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사신······아니, 선생님께서 밖으로 나오셨기 때문이다.

“오, 마침 딱 좋을 때 왔네. 따라와.”

사신······아니, 선생님은 다시 그들을 자신의 차로 안내했다.

“그래서, 내가 내린 지령에 대한 진행상황 보고를 좀 받아볼까?”

선생님의 차로 향하는 동안 그녀가 경석에게 물어보았다.

“저, 그게······”

“뭔가?”

“아직 구체적으로 잘 모르겠어요. 죄송합니다.”

“아냐, 그럴 줄 알고 부른 거니까.”

의외로 선생님은 화내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했다.

“일단 가서 얘기하지.”

차 문을 열며 선생님······아니 사신이 말했다.


*


어제의 그 카페 스터디룸에 가방과 짐을 풀어놓은 세 인간······아니, 두 인간과 사신 하나는 자리에 앉았다.

“아무래도 네게만 맡기는 건 불안해서, 나와 함께 이야기하며 계획을 짜보는 걸로 생각을 수정했다. 자, 굵직한 것부터 파고 들어가지.”

사신이 가지고 있던 종이를 펼쳐놨다.

“어제 다른 성공한 타 학교 동아리들에 대해 조사해보면서 괜찮아 보이고 네가 설립할 동아리의 목적과 관련 있는 주제들만 상정해서 추려보았다. 이런 것들이 있더군. 인간은 참 다양한 활동들을 하는군 그래?”

사신이 펼쳐놓은 종이에는 이것저것 적혀있었다. 경석이 대충 훑어보니 실제로 실현시키기 힘든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쓰여져 있는 것들은 ‘동아리 합숙’이나 ‘동아리 단위의 캠프’, ‘학교 행사에 동아리 단위로 참가’등이 있었다. 공부를 위주로 하는 동아리들뿐인 장신고에서는 실현하기 힘든 외부 활동들이 위주였다.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당연한 처사이겠거니 라고도 생각되지만······

“저도 이런 것들은 다 눈 여겨 봐 놓았어요. 그런데 학업을 중시하는 장신고 분위기에는 이런 동아리 활동은 지원도 못 받을 것 같고, 이런 게 많으면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많은 우리 학교에서는 하려는 애들이 많이 없을 것 같아서 저도 고민하고 있던 참이었는데······.”

“너는 전학 온 지 얼마 안 된데다가 남들과 잘 어울리지도 않으면서 학교가 어떤지는 왜 그렇게 잘 아는 거야?”

“병이 병인 만큼 분위기 파악하는 능력만큼은 저도 모르게 길러져서요······하하.”

"흠......뭐, 너희가 살아가는 이곳이 어떤 분위기인가는 둘째로 치더라도, 내가 어떻게 해 볼 수는 있다."

"정말로 지상세계에 영향을 안 주기 위해 여기에 계신 것 맞나요......"

"큰 변화만 아니라면 상관없다. 그건 내가 판단한다."

사신은 손가락으로 OK 표시를 만들어 보이며 말했다.

"내가 줄 수 있는 건 이런 굵직한 주제들이니, 상세한 스토리를 네가 짜 보도록 해라. 현실적이기만 하면 내가 힘 닿는데 까지 돕도록 하지."

"네......알겠습니다."

경석은 아직까지 사신이 못 미더웠으나 그의 눈에 보였던 것들을 이제는 인정할 수 밖에 없었고, 경석 자신도 병을 치료하고 싶었기에 사신이 찾아온 주제들을 중심으로 활동을 계획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아직 동아리를 설립해도 좋다는 인가도 안 나왔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그건 걱정 마라."

경석의 걱정에 사신이 종이 한 장을 꺼내 들며 말했다.

“4명의 인원이 모이기만 하면 바로 활동을 시작해도 좋다는 허가가 여기 있다. 너희는 내가 각자 준 임무에 집중하기만 하면 된다."

"빠......빠르시네요. 참고로 그 허가는 어떤 방법으로......"

"어린 것이 너무 많이 알려고 하는군. 비밀이다."

경석은 그 말을 하는 사신의 음흉한 미소를 보았지만 모른 척 하기로 했다. 자기보다 어려 보이는 그녀가 경석을 어린 것이라고 지칭한 데에도 애써 어색함을 지우려 했다.


*


조금 시간이 지나고, 경석이 큰 틀을 어느 정도 구상해서 사신에게 갖고 갔을 때 였다.

"응? 그리고 보니......"

경석은 옆에서 컴퓨터로 무언가를 열심히 보고 있던 나영을 보며 말했다.

"너는 맡은 일은 부원 구하기니까, 따로 여기 있어도 되지 않잖아?"

"응? 아, 아아....... 확실히 그렇긴 하지만, 따로 할 일이 있어서......"

"흐-응? 무슨 할 일인데?"

"숙녀의 사생활에 너무 깊이 간섭하지 마시길!”

나영이 혀를 내밀며 컴퓨터를 경석이 안 보이게 감추었다.

"그건 뭐 그렇다 치고, 오늘 한 명 괜찮은 애로 알아봤다며? 그건 말씀 드렸어?"

"아침에 이미 들었다. 그리고 그 학생과 내일 면담 약속까지 잡아놓았다."

사신이 나영 대신 대답하였다.

"빠르네요......."

라고 말하던 경석은 위화감을 느꼈다.

"잠깐, 아침이요?"

경석이 나영을 돌아보며 말했다.

"넌 언제 아침에 사신님을 찾아가서 그런 얘기를 한 거야? 오늘 아침에 하루 종일 교실

에 있었잖아?"

그렇게 말하고는 새로운 의문이 든 경석.

"그러고 보니 아까......사신님이 찾으셔서 아침에 갔었다고 했었지? 그때 사신님이 방과후에 보자고 말씀하셨다고 했고. 근데 너, 아침엔 하루 종일 교실에 있었잖아? 언제 찾아갔다는 거야?"

"에? 어....... 어, 그게....... 아......."

나영은 무언가 숨기는 게 있는지 당황해서 말을 얼버무렸다.

"아, 하하. 뭔가 착각하는 거 아니야? 아침에 분명 교무실에 갔다 왔었다고!”

나영은 애써 웃어 보이며 말했지만 경석은 의심의 눈초리를 걷지 않았다.

"수상한데......뭐 숨기는 거라도 있어?"

"수......수상하다니? 숨기는 것 같은 건 하......하나도 없어!”

나영은 애써 모른척하며 다시 컴퓨터를 보았다.

"지금은 좀 바쁘니까 나중에 얘기하자고!"

"그, 그래. 그 자료, 얼른 보고 싶은데 조......좀 넘겨주지 그래?"

'사신님마저?'

항상 인간을 깔보는 듯 위에서 내려다보던 사신까지 당황해서 말을 더듬고 어떻게든 빨리 일에 관한 걸로 이야기를 돌리려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경석은 더욱 둘의 행동이 의심스러웠으나 일이 우선이었으므로 일단 자료를 사신에게 넘겼다.

"흐음......꽤나 괜찮은 일 처리잖아?"

사신이 경석이 넘겨 준 활동 계획 자료를 보며 말했다. 경석의 활동 계획은 크게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찾고, 그것을 하나하나 동아리 부원들이 직접 실행해보면서 각 방법을 평가하는 식의 세 가지 패턴으로 이루어지고, 중간중간에 학예회 발표, 합숙, 봉사활동, 유명인사와의 인터뷰 등의 대외활동들을 끼워 넣을 예정으로 되어있었다.

"단시간에 이 정도면 활동계획서에 담을 내용으로서는 문제없겠어. 남은 건 부원 모집과 실행력이다. 준비는 잘 되가나, 나영아?"

"네, 아침에 말씀 드린 아이 말고도 다른 반에서도 알아보고 있는 중이에요. 조금만 더 기다리시면 될 것 같아요, 사신님."

"음. 좋아. 순조롭군."

사신이 일어나며 말했다.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내일 학생들 몇 명과 면담해보고 최종 결론을 내도록 하지."

사신이 짐을 싸며 말을 이었다.

"아, 그리고."

경석을 바라보며 사신이 말했다."

"넌 네 임무가 끝났으니 나영이를 도와서 부원 모집에 힘을 보태도록 해."

"네? 제가요?"

경석은 갑작스런 미션에 당황했다.

"하,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그건 네가 알아서 찾아. 네 일이잖아? 몇 번이고 말하지만, 네 일인 만큼 너가 가장 열심히 해야 하지 않겠나."

"ㄴ, 네......알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끼리 있을 때는 상관없지만 학교에서는 이정희 선생님이라고 제대로 호칭을 부를 것! 내가 사신이라는 건 너네 이외의 인간에게 들켜버리면 곤란하다."

"뭐, 사신이라고 말해봤자 보통은 이상한 사람 취급하겠지만요......."

경석과 나영도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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