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Slow fantasy

0. Prologue.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On-line.

어느 게임 프로그램의 이름이었다.

서기 2000년을 깨나 지난 어느 무렵, 지구상의 선진국들은 기술 개발 경쟁을 앞다투어 해나가다 어느 특이점을 만들어내고 만다. 완벽한 오감 체현이 가능한 가상현실 체험 기계의 개발이었다.

여러 나라의 기술력이 쌓이고, 또한 동아시아 지방의 자유화와 공상업을 필두로 한 선진국화가 진행되면서 세계 시장은 이전에 비해 남다른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아시아 권과 아프리카 권의 급속한 성장에 맞물려 이전까지의 선진국들은 경험하지 못한 규모의 시장 속에서 막대한 자본과 함께 개발의 가속화를 멈추지 않았고, 21세기가 시작되고 또 반세기 이상의 시간이 지난 어느 때의 이야기다.

기술은 개발되었고 그리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상용화로 이어졌다. 가상현실 체험 기기는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없는 보편적인 기계로서 체험소나, 가정에 비치되기 시작한다. 모델에 따라 성능과 가격이 다르지만 전부 같은 규격의 프로그램과 연동할 수 있는 건 다르지 않았다.

하드웨어의 개발과 맞물려 소프트웨어 개발이 이루어졌고, 이전까지 발돋움을 하던 여러 게임 회사들이 신기술의 습득과 함께 다종의 게임을 만들어낸다.

그런 개발이 이루어지고, 다양한 게임들의 팬층이 생기며 가상현실체험 기기가 일상에 파고들었을 무렵.

한 개의 신흥 회사가 다국적 거대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 받아 만들어낸 게임이 모습을 드러내며 세간의 이목을 끌게 되는데, 그 이름이 저것이었다.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

여태까지 상용화 되었던 다른 게임들에 비해 압도적인 완성도와 오감 체현률을 자랑하는 초고성능의 게임이었고, 동시에 수많은 유저들을 받아들이고 게임 시나리오를 진행 시켜 갈 수 있는 대규모 다중 접속 온라인 게임이었다.

더 새로운 것, 더 나은 성능에 눈을 돌리게 되어 있는 유저들의 눈길이 비련의 시나리오에 빠져들게 되고 무수한 접속자와 마니아층이 생겨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다만 한 가지 특이하고 괴악한 점이 있다면, 시나리오 온라인이 처음 시작할 때 공지된 어떤 설정에 대한 문구였다.

[게임에서의 목숨은 단 하나. 게임은 현실이 아니지만, 현실과 비슷한 것으로 만들어내었습니다. 체력 포인트가 0가 되어 캐릭터가 게임 오버 된다면 동일 ID로 캐릭터를 생성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야말로, 지독하게 불친절한 협박이 아닐 수 없었다.

***

작가의말

예전에 끄적였던 글을 한 번 맹글어봅니다.

[하무린]

작가님 잘보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