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寶姸 님의 서재입니다.

운명의 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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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저편
작품등록일 :
2015.04.20 20:43
최근연재일 :
2015.04.30 23:36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2,465
추천수 :
3
글자수 :
186,423

작성
15.04.30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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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1부 26화

안녕하세요?^-^공모전 소식을 알게되어 쓰던 소설을 한꺼번에 업로드 하느라 양이 들쭉날쭉입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_^




DUMMY

1부 26화



“이델리오 경!!!”

불길한 느낌에 휘릭 고개를 돌림과 동시에 시안이 다급하게 풍을 말머리를 틀었다.

“저 멍청이가!”

이델리오가 본체에게 집어삼켜지고 있었다.

이델리오는 달려드는 에토노므를 쉽게 베었다. 어렵지 않았다. 이런 것들에게 그동안 당했던 것을 생각하면 기가 막힐 정도였다. 가축을 죽이는 것만큼이나 쉬웠다. 이델리오는 황녀의 석궁에 목이 꿰뚫린 놈을 향해 돌진했다. 앞을 가로막는 에토노므가 그 기세에 나가떨어질 정도였다.

“미물. 죽어라.”

이델리오는 비웃음을 가득 담아 중얼거리고는 검을 치켜들었다.

제라드는 이델리오가 본체를 향해 검을 치켜드는 것을 분명히 목격했다. 이엘이나 율리아스에 비할 바는 아니나, 이델리오의 실력은 쿠론 기사단 내에서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그의 검이 에토노므의 목을 두 동강 낼 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의 검이 멈췄다. 그의 몸이 멈췄다. 뒤에 있던 제라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본체의 머리가 이델리오의 머리를, 물었다.

“이델리오 경!!!”

이델리오는 검을 치켜드는 순간, 본체와 정면으로 마주하는 순간,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변화가 너무나 급격했다. 누군가 심장을 쥐어트는 것만 같다.

그리고 순식간에 장면이 바뀌었다. 작은 오두막. 어둠에 휩싸인 오두막. 뒤로 불길이 치솟았다. 지옥의 가장자리처럼 느껴지는 뜨거운 화기가 전신을 감싼다. 뜨거워서 죽을 것 같은데, 커다란 거인이 앞을 가로막았다. 어둡고 커다란 거인이었다. 뒤에는 지옥 같은 불길이, 앞에는 어둠의 거인이. 누군가 손을 잡고 있다. 그 손이 떨렸다.

“으, 으으으아.”

괴로운 신음이 흐르는데 무엇인가에게 머리를 물렸다. 상황을 판단할 수가 없다. 그저, 그저……, 제발 누군가 살려줬으면, 제발. 이델리오의 차가운 벽안이 점점 빛을 잃고 있었다.

이델리오를 문 에토노므는 가차 없이 그를 끌어내렸다.

결국 이델리오는 낙마했다.

시안은 미친 듯이 말을 몰았다. 이미 땅바닥으로 떨어진 이델리오의 머리가 반쯤 에토노므에게 물려있었다. 이델리오는 움직임이 없었다. 제라드와 데이지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왕좌왕 하고 있었다.

시안은 재빨리 풍에서 내렸다. 석궁을 아무렇게나 버리고 에토노므에게 달려들었다. 아직 완전히 삼켜진 것이 아니라면 시간은 있다! 시안은 에토노므의 아가리를 잡고 박힌 이를 빼기 시작했다.

“이델리오! 정신 차려라! 삼켜지면 안 돼!!!”

시안이 벼락같이 외치며 에토노므의 머리를 이델리오로 부터 떨어트리기 위해 애를 썼다.

“이놈의 몸통을 공격해! 머리를 먼저 자르면 안 된다! 크림슨, 조나단! 주위로 허상이 못 오게 막아!”

시안의 명에 네 사람이 움직였다. 제라드와 데이지는 검으로 에토노므의 몸통을 사정없이 찌르고 베었다.

몸통의 고통이 전해지는지 서서히 물고 있던 입의 힘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이델리오!!!”

커다란 거인과 불길에 몸을 웅크렸던 이델리오가 멀리서 들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두려움에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데, 눈앞에 누군가가 서있었다. 짧은 금발, 단단한 어깨. 그 뒷모습! 이델리오의 벽안이 크게 확장되었다.

“형!!!”

그와 동시에 시안은 에토노므의 머리를 이델리오와 분리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델리오를 등 뒤로, 시안은 나가떨어진 에토노므에게 검을 크게 휘둘렀다. 처참한 상처를 입은 에토노므는 그대로 머리가 두 동강났다.

에토노므에게서 살아난 이델리오의 얼굴은 상처투성이였다. 큰 흉이 남을 만큼 깊게 물린 상처가 난 듯, 오른쪽 볼은 피투성이였다. 그는 그런 피는 안중에 없었다. 그의 시린 벽안은 여전히 그 어둠을 헤매고 있었다. 눈앞에 금발이 흩날린다.

“형!!!!”

절박할 만큼 처절하게 누군가를 불렀다.

“형?!”

시안이 휙, 돌아봤다. 금안에 노기가 가득했다. 한눈에도 아직 허상에서 헤맨다. 따귀를 올려붙이려다 피투성이가 된 얼굴 때문에 멱살을 잡고 세게 흔들었다.

“이델리오!!! 이 멍청한!!!”

이리저리 흔들리던 이델리오의 눈이 하얗게 뒤집어졌다. 정신을 완전히 잃었는지 축 늘어졌다.

시안은 축 늘어진 그를 보며 혀를 찼다.

주위를 둘러보는데 다행히 이엘, 율리아스, 밀러가 본체를 모두 처리한 뒤였다. 멈췄던 허상도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제라드, 이델리오를 챙겨라.”

시안은 바닥에 털썩, 그를 놓고서 냉정하게 일어났다.

이 자는 단순한 두려움에 삼켜진 것이 아니라 어떤 기억에 삼켜진 모양이다. 앞으로도 본체를 상대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불칸 반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일행이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다행히 다친 자가 없었다. 이델리오가 상황이 좋지 않으나, 언뜻 보니 흉이야 남겠지만 일단 죽을 정도는 아니다. 물론 죽음 문턱까지 갔다 왔지만.

시안이 풍위로 올랐다. 주변을 둘러보자 이제 허상이 모두 사라지고 여섯 구의 죽은 에토노므만이 있을 뿐이었다.

“갑시다. 이델리오 경 치료를 해야 하니 잠시 쉴만한 곳을 찾죠.”

“얼마나 멀리 떨어지는 것이 좋겠습니까, 전하.”

율리아스가 다가왔다.

“여섯 마리면 가까운 근방에 있는 놈들이 모두 모인 것이니, 이 일대에는 에토노므가 없을 거예요.”

“이델리오 경은 다행히 죽을 정도는 아니군요. 전하가 아니었으면 죽었을 겁니다.”

제라드가 이델리오를 본인의 말에 실었다. 그들 때문에 속도를 높일 수가 없었다. 이델리오가 깨어날 때까지는 말을 걸리다시피 해야 할 것 같았다.

천천히 말을 모는데 율리아스가 옆에서 따라왔다. 율리아스는 풍에 걸린 석궁을 힐끗 봤다. 부족한 화살을 고려하여 화살 여섯 대는 캐시가 회수하여 활 통에 보관되어 있었다. 달리는 말 위에서, 제대로 조준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여섯 발을 쏘아 여섯 발을 명중시켰다. 기사단 내에 있는 최고수준의 궁병도 그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 내가 석궁을 어떻게 잘 쏘는지, 궁금한 거죠.”

시선이 너무 노골적 이었나보다. 율리아스가 드물게 얼굴을 붉혔다.

“아, 죄송합니다.”

“궁금 할만도 하죠. 왕족이었다면서, 검에 석궁에.”

말투가 가볍다. 동네 친구에게 옛날이야기를 하는 듯한 어조. 그래서 율리아스는 사실 궁금했으나 묻지 못했던 것을 물었다.

“검을 사용하실 경우가 많으셨습니까?”

시안이 문득 그를 돌아봤다.

아, 이 사람의 얼굴은 봐도, 봐도 익숙하지가 않았다. 이렇게 정면으로 마주하면 머리가 순간적으로 하얗게 될 만큼. 이 사람이 검을 잡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잠시 넋을 놓았다는 사실에 혼자 놀라 시선을 돌리는데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어요.”

“…할 수 있는 유일한 것?”

“태생으로 인한 제약이 많았거든요. 그들은 그것이 당연하다고 했지만, 거기에 내 의지는 하나도 없었죠.”

“…….”

“나는 아마 평생을 인형처럼 살아야 했을 거예요, 그곳에서. 모든 책임과 업을 지고서. 웃으라면 웃고, 울라면 우는 인형처럼.”

“그런…….”

“그래서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검을 닦는 일이었어요. 내 의지와 그들의 허락이 통하는 거의 유일한 것이었으니까.”

“왕족이셨잖습니까? 그토록 구속하는 것이 가능합니까?”

그 말에 시안이 피식 웃었다.

“왕족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

“이곳에는 그런 것이 없습니까? 예를 들면, 가문을 위해 의무 참전을 해야 한다거나, 원치 않는 결혼을 해야 한다거나 하는 그런 것.”

“아…그렇군요. 이곳에도 있군요. 당연하다고 생각했었기에 구속이라 생각지 못했습니다.”

시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곳에는 전하의 ‘의지’대로 살기 위해 오신 겁니까?”

대답이 없었다. 앞만 보던 율리아스가 황녀를 돌아보았다.

“전하?”

다시 묻는 그에게 황녀는 크게 숨을 들이 쉬었다가 내쉬었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의지대로 살기 위해서, 인형이 되고 싶지 않았기에 왔어요.”

꼭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살기위해서.”

마지막 말은 혼잣말처럼 작게 중얼거렸다.

율리아스의 귀에 마지막 말은 잘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더 물으면 정말 캐묻는 것밖에 되지 않음을 알기에 입을 닫았다. 꼿꼿한 자세와 활짝 편 어깨. 말을 모는 모습이 위풍당당했다.

자신의 의지대로 살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했다. 새삼 이 황녀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너무나 잘 안다. 그녀가 말한 ‘의지’대로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이 가는 체구의 황녀는 그동안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얼마나 단련을 했을까. 당당한 모습에 순수한 존경이 들다가 문득, 가여웠다. 그리고 누군가 들으면 경을 칠 생각을 했다. 저 어깨를 안아서 그 노력을 위로하고, 응원하고 싶다는 생각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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