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寶姸 님의 서재입니다.

운명의 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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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저편
작품등록일 :
2015.04.20 20:43
최근연재일 :
2015.04.30 23:36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2,442
추천수 :
3
글자수 :
186,423

작성
15.04.2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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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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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1부 3화

안녕하세요?^-^공모전 소식을 알게되어 쓰던 소설을 한꺼번에 업로드 하느라 양이 들쭉날쭉입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_^




DUMMY

1부 3화


이제 진짜가 나온다.

1초가 영겁 같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공간이 일그러지더니 흐릿하게 사람의 형상이 거짓말처럼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렁이는 공기의 움직임이 서서히 멎어들 즈음, 여덟 명의 사람이 나타났다.

려화는 이를 악물었다.

하필이면! 남은 생의 반 이상이 이곳에서 날아갈 각오를 해야만 할 것이다. 나타난 남자의 기량은 그 정도였다. 거기에 그가 마지막 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억눌린 목소리로 상대를 불렀다.

“…태경 오라버니.”

푸른 도포를 두른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무리에서 한 발 앞으로 나왔다. 남자는 리오넬의 얼굴을 한 번 보더니 려화에게 시선을 돌린다.

“결국 여기구나.”

“…….”

“그 때 없애는 것이 옳았거늘.”

지난 날, 그는 후장군을 데려간 무리 중 하나였다.

“이번에는 데려갈 수 없을 것이오!”

리오넬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려화의 앞을 막아섰다.

“그 때 그렇게 허망하게 보내는 것이 아니었다. 이번만큼은 호락호락하게 보내지 않을 것이니!”

그 말에 태경은 피식, 웃었다.

“…그럴 수 있겠소? 그대가?”

비웃는 목소리와 말에 뒤에 있던 장군들마저 발끈하며 검을 겨눈다.

“저 무례한!!”

“감히!!!”

려화는 자신을 막아선 커다란 어깨에 손을 얹었다.

리오넬이 쳐다보았다. 따뜻한 눈동자가 그녀를 향한다.

려화는 자신을 막아선 리오넬의 앞으로 나왔다.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리오넬에게 따뜻하게 웃어준 뒤, 태경을 막아섰다.

고맙지만, 이건 내가 해결할 문제야, 라고 단단한 등이 리오넬에게 말하고 있는 것만 같다.

리오넬을 향하던 다정한 금빛 눈동자가 태경에게로 향했다. 냉정한 맹수 같은 눈빛으로 그를 쏘아본다.

“오라버니는 가능하겠습니까. 저를 데려가는 일.”

“가지 않을 테냐.”

“갈 것이었으면 오지를 않았을 겁니다.”

“너는 가게 될 것이다.”

“…욕심이 이토록 지독합니까.”

“스스로의 사명을 저버리려 하는 너에게서 나올 말은 아니다.”

“나의 사명이라 했습니까.”

“너와, 이제는 휘영의 사명이지.”

태경의 눈이 잠시 휘영에게 머물렀다. 그는 단호한 목소리로 명했다.

“죽는 순간까지 사명을 다하라, 려화. 너와 휘영의 명예다.”

려화의 눈에서 분노가 일었다.

“그대들이 질병에서 벗어나는 대가, 젊음을 유지하는 대가, 정적을 죽인 일에 대한 모든 업과 책임, 그대들이 모든 것들의 정점에 서서 누리는 모든 행위에 대한 책임!!!!! 그대들의 모든 책임과 업을 액받이 무녀처럼 대신 지고 사는 것이 려화의 사명입니까!! 그게 어째서 사명입니까, 욕심입니다. 그대들의 지독하고 지독한 욕심!”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드넓은 평원을 울렸다.

태경의 검은 눈동자와 려화의 금빛 눈동자가 팽팽하게 부딪힌다.

태경은 시선을 휘영에게 돌렸다. 단아한 얼굴에 보석처럼 박힌 금빛 눈동자가 눈에 들어온다.

“너는 어찌 할 것이냐.”

휘영은 어머니 옆으로 다가갔다. 나란히 서더니 오만하리만큼 당당한 시선으로 태경을 바라본다.

그 시선에 태경은 저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다. 한참 어린 그녀에게 그런 느낌을 받았다는 사실에 그가 당황하기도 전에 휘영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려화로 사는 것은 내 의지가 아닙니다.”

“…해서?”

“난 내 자유의지로 살아갈 것입니다. 해서, 이름을 버리는 일도 없을 겁니다.”

“너의 의지와 상관없는 일이다. 려화는 너의 운명이자, 사명이다. 너는 ‘휘영’이란 이름 이전에 려화다.”

그 말에 휘영의 눈이 횡횡한 빛을 띤다.

태경은 횡횡한 눈빛과 기백에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이미 금빛으로 변한 눈동자. 려화로 거의 각성했음을 의미하며, 그 기량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데려가는 것이 가능할까, 라는 의문이 처음으로 들었다.

“운명은 상관없습니다. 저는 제가 정한대로, 저의 의지대로 살겠습니다. 이제 더는 제 운명과 목숨을 쥐고 흔들도록 허하지 않습니다.”

선언하듯 당당하게 말하며 한 치의 의심도 없는 태도다. 태경은 불길한 예감을 머릿속에서 털어내며 품에서 부채를 꺼내들었다. 검은 눈빛이 일순 흉흉한 빛을 띤다.

“…어쩔 수 없구나.”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려화는 딸을 뒤로 밀치고 검을 세웠다. 동시에 태경의 주위 공기가 울렁울렁 요동쳤다. 려화는 검을 그대로 바닥에 꽂았다. 요동치던 공기가 강력한 흐름이 되어 그들을 덮쳐왔다.

엄청난 무게가 위에서 짓누르는 듯, 황제와 휘하 장군들은 엄청난 압박을 느꼈다. 그나마도 려화가 무엇인가로 그들을 엄호하고 있기 때문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압사(壓死)당했을 것이다.

태경이 려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사이 태경과 함께 왔던 무리는 장검을 고쳐들고 황제 일행에게 달려들었다.

그래, 끝끝내 돌아가겠다면 돌아갈 곳을 없애면 되겠구나. 돌아갈 곳이 장소가 아니라 사람이라면, 그를 죽임으로써 원하는 바를 얻겠다. 태경은 있는 힘을 다해 려화의 발목을 잡고자 했다.

휘영은 숙부가 어머니의 발목을 잡고 있는 사이 달려드는 일곱의 무리를 보며 심호흡을 했다. 좀 전 그녀가 베었던 이들과는 근본부터 다른 실력자일 것이다. 그녀 혼자 상대하는 것이라면 문제없다. 하지만 누군가를 보호까지 해야 한다면…….

“우리는 걱정마라. 제 목숨 하나 정도는 지킬 수 있으니.”

그녀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황제는 검을 쥐고 언제라도 공격할 수 있게 자세를 잡았다.

“호락호락하게 당해줄 것 같으냐.”

오만공작도 보검으로 다가오는 상대를 겨누며 이를 갈았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의문의 적들이 에토노므 따위보다 훨씬 위협적인 존재라는 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흉흉한 빛을 띠며 다가오는 일곱의 존재가 자신의 주군에게 검을 겨누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래야 모를 수가 없다.

“장군들은 폐하를 엄호하라.”

사비에르 후작이 황제의 왼편을 막아서며 지시하자, 장군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검을 뽑아들고 황제를 에워쌌다.

일곱의 존재는 동시에 여러 방향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철저하게 자신을 죽이고자 오는 것이라면 더 수월할 텐데, 어떻게든 일단 자신의 발목만 잡고자 할 것이 빤하니 더 어렵다. 일일이 죽이기보다 일단 치명상만 입혀놓자, 그래야 저들의 목적달성이 어려울 것이다. 판단을 내린 뒤 휘영은 지면을 낮게 박찼다. 도약거리가 없음에도 꽤 먼 거리를 순식간에 건너온 휘영은 자신의 정면에서 다가오던 이의 다리를 향해 검을 크게 휘둘렀다. 화들짝 놀라며 오던 방향을 급작스럽게 변경했지만, 그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검을 회수하며 수평으로 검을 휘둘렀다.

“크윽.”

남자는 작게 신음하며 주저했지만 결국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대퇴부에서 엄청난 출혈이 발생하며 남자의 한 쪽 다리가 전투불능이 되어버린 것이다.

휘영은 동료의 상처는 신경도 쓰지 않고 황제에게 달려드는 여섯에게 재빨리 돌아갔다. 자신이 가까이 다가가자 인접했던 두 명이 검을 세우고 휘영을 막아섰다. 나머지 넷은 이미 황제 일행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

필사적으로 휘영을 막아서는 둘에게 휘영 역시 필사적으로 검을 휘둘렀다. 검이 지나갈 때마다 크고 작은 상처가 나기 시작하다 결국 둘 중 하나가 쓰러졌다.

“비켜!!”

노도와 같은 외침과 동시에 나머지 하나도 쓰려졌다.

한편 사비에르 후작은 정말 간신히 상대의 검을 막았다. 한 때는 발데르의 방패라 불리는 사비에르 기사단을 이끌 정도였다. 스스로의 무용에 자만한 적은 없으나 이토록 상대에게 위압감을 느끼는 경우도 드물었다. 단순히 한 번의 합으로 그는 상대의 우위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검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여기서 검을 놓치면 남은 것은 죽음뿐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죽음뿐만 아니라 그의 주군까지 죽는다.

“으윽-”

이제 한계, 라고 생각이 들 무렵, 마주보던 상대의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가 이내 흐려졌다. 등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며 상대는 천천히 옆으로 쓰러졌다.

휘영은 황제일행을 공격하던 이들을 침착하게 베어 넘겼다. 장군들의 무용도 무시할 정도는 아니어서 그들과 합세해 적을 쓰러트렸다. 마지막 한 명까지 죽인 뒤, 그녀는 숙부와 마주한 어머니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검과 검의 대결은 아니지만, 지금 얼마나 치열한 기 싸움이 둘 사이에서 있는지 멀리서도 느껴질 정도였다.

태경은 려화 너머로 휘영이 일곱을 생각보다 빠른 시간 안에 해치우는 것을 보며 내심 당황했다. 그래도 수하의 인재들만을 데려왔는데, 휘영의 힘을 가늠하지 못했던 것이 큰 변수였다. 그는 일그러진 얼굴로 려화를 마주봤다. 한 마디 말도 할 수 없을 만큼 려화를 상대하는 것이 버겁다.

휘영은 팽팽한 기싸움을 하고 있는 어머니와 숙부에게로 달려갔다. 대지를 날 듯 박차 순식간에 그들 옆에 도달 했을 때, 얼마나 무거운 공기가 이들 주변에 있는지 숨이 다 막힐 지경이었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각자의 힘이 느껴진다. 휘영은 숙부에게 검을 겨눴다. 그 동안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어머니와 자신의 자유를 억압한 것만으로 충분하다.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그녀의 검 끝에 걸렸다.

태경은 휘영까지 합세하자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그는 결국 마지막 방법을 쓰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태경은 크게 호흡을 가다듬었다. 잇새를 악물고 휘영의 위치와 아직 돌아가는 것은 유효한 ‘통로’의 위치도 확인했다. 휘영만이라도 데려가야만 한다.

“후-읍!”

다시 크게 호흡을 들이마신 후 태경은 오른쪽 힘을 순간적으로 빼버렸다.

“크윽-”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균형을 이루던 힘 중 한쪽이 빠지자 려화의 힘이 태경의 오른쪽으로 흘렀다.

“커억!!”

순식간에 태경의 오른쪽 어깨가 흔적조차 남지 않고 사라졌다. 사라진 오른쪽 어깨에서는 엄청난 피가 솟구쳤다. 태경은 눈앞이 아찔해질 정도로 엄습하는 엄청난 고통을 감내하며 남은 힘으로 휘영에게 돌진했다.

휘영은 겨눈 검으로 숙부를 베려 했으나 태경은 자신의 마지막 남은 온 힘을 남은 왼손에 집중시켜 그대로 휘영에게 휘둘렀다. 집약적이고 강력한 힘에 휘영의 몸이 그대로 ‘통로’로 빨려 들어가려 하는 그 순간,

평원은 다시 소리 없는 엄청난 빛에 휩싸였다.

휘영은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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