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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言之房

금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자언
작품등록일 :
2021.05.12 23:46
최근연재일 :
2021.06.17 03:23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6,786
추천수 :
388
글자수 :
173,670

작성
21.05.13 03:38
조회
885
추천
53
글자
12쪽

#1. 황금 알을 낳는 금손

DUMMY

#1. 황금 알을 낳는 금손




5살, 내가 사회에 첫 발을 디딘 나이다. 정글 같은 사회에서 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 참 많았었던 나이 이기도 하고. 그런데 그 첫날, 고민은 정말 그냥 사전 속 글자가 됐어. 그것도 나와는 1도 상관없는.


***


햇님 유아원의 A반은 선생님 한 명당, 6명의 아동을 돌보는 구조였다. 나를 제외한 5명은 이미 2년을 같이 생활해온, 친할 데로 친해진 사이들이었지.


난 굳이 그 사이에 끼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다만 나만 건드리지 않으면 말이야. 그런데 어딜 가나, 이런 일은 정말 소설처럼 일어나더라고.


“너 오늘 처음 왔다며?”


양 갈래로 머리를 묶은 여자아이였어.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얼굴엔 새침한 표정이 한 가득했고. 그리고 동그란 눈은 나에게 향했지.


“난 양지은이라고 해.”

“그냥 놀던 친구들 하고 놀아.”

“....뭐?”

“입술 동그랗게 말고, 눈 땡그랗게 뜨고 있으면, 다들 너한테 이쁘다고 칭찬했었지? 근데 나한테는 안 통하거든? 그러니까 너 좋다는 사람들 하고 그냥 놀라고.”


당연히 여자 아이는 당황했어. 눈에 눈물이 차기 시작 할 때쯤이었나?


키는 110센티미터, 몸무게는 20킬로그램 쯤 되어 보이는 사내자식 한명이 나에게 다가오더라고. 말 그대로 양 어깨에 기사도정신 뽕을 가득 채우고선 말이야.


나? 당연히 신경 안 썼지.


그때 이미 내 손엔 ‘타요버스’ 미니어쳐가 들려있었거든. 내가 그렇게도 엄마한테 사달라고 졸랐던 그 물건으로. 실리콘 재질로 만들어져 촉감은 끝내줬고, 가끔 손으로 누르면 삑삑 소리 나는 게, 얼마나 환상적이게. 조그만 바퀴도 까만색으로 꽉 차게 그려져서 진짜.... 그 어떤 예술품 보다 더 멋진 예술품이었어. 적어도 나에겐.


그런데 그 기사도 정신 뽕채운 애가 내 손에 들린 ‘타요버스’를 뺏어가더라. 내가 가만있으면 아, 앞으로 생활이 좀 험난하겠구나 싶은 거야. 그래서 천천히, 맞아, 아주 천천히 그 자식을 돌아봤지.


“너 새로 온 애지?”

“내가 어른이면 여기 오겠어?”


내 말이 너무 쌨나 싶을 정도로 말이 후루룩 나가더라고. 나도 살짝 열 받았거든.

그 아이 말의 방점은 “새로”에 찍혔는데, 나는 “애”에 찍혔다는 것에서부터 우린 평행선을 달리기 시작한 거야.


“우리 지은이한테 사과해.”

“왜?”


그러자 우리 둘 주변으로 나머지 아이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더라. 선생님은 그 시각 무언가를 분주하게 찾고 있더라고. 고인물들에겐 나를 괴롭힐 수 있는 완벽한 타이밍이었지.


“지은이 울린 거 아니야?”

“운건 저 애 행동인거지. 나랑은 상관없는.”

“니가 원인을 제공한 거잖아.”

“나는 있는 사실을 말하고 과잉친절을 거부했을 뿐이야. 나에게도 그런 자유의지는 있거든. 너도 상관 말아줄래?”

“자...의지?”


그 애는 자신이 모르는 단어가 나오자 무지 당황해 하더라고. 그리고 체면 떨어지는 일은 하기 싫었는지, ‘그래 알았어.’ 하고는 다른 곳으로 가더라. 어깨 뽕이고 뭐고 없더라고. 아이들은 또다시 우루루 몰려갔어.


나는 의견을 분명하게 밝힌 것도 귀찮고, 또 다른 일을 만들기 싫어서 옆방으로 갔어. 선생님은 여전히 내가 어디 갔는지도 신경 안 쓰더라.


눈앞에, 인형바구니가 있어서 그냥 꺼냈어. 아무 생각 없이. 그런데 그 안에서 인형이 아닌 ‘남자용 가죽지갑과 내 손톱만한 다이아몬드가 박힌 금반지’가 보이더라고. 그래서 그것을 주워 선생님께 갔어.


“선생님.”


줄곧 엉덩이만 보이던 선생님의 얼굴은 빨개져있었어.


“어, 잠깐만. 선생님이 뭘 좀 찾고 있는데, 잠깐만 기다려 줄래?”


나는 기다리기 싫었어. 그래서 그냥 손에 들고 있던 지갑과 반지를 내밀었어.


“어어. 이거 어디 있었어.”


그렇게 말하더니 나를 구석으로 데려가더라고. 물론 다른 아이들의 눈동자도 모두 나에게 향해 있었지. 원장선생님도 처음 온 나를 위해, 특별히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계셨고.


A반 선생님은 예쁘장한 누나 같았어. 반면에 원장 선생님은 할머니 같다고나 할까? 그 느낌이 달랐는데... 진짜 문제는 그때부터였어.


내가 선생님께 건넨 지갑과 반지가 멀리서 보기에 원장선생님 남편 것과 비슷했나봐. 그날 알았어. 다이아몬드 반지는 여자만 끼는게 아니라 남자것도 있다는 걸. 원장 선생님이 우리 쪽으로 다가오더라?


그리고 구석에서 나와 대화 나누고 있는 선생님을 낮은 목소리로 불러.


“지연 선생님. 나 좀 볼까?”

“어, 그게 말이죠. 오다가, 출근길에 주웠어요.”


내가 주웠는데, 대체 뭘 주웠다는 건지 모르지만, 하여간 분위기가 이상해서 잠자코 있었어. 그런데 두말 않고 지켜만 보고 있던 원장선생님이 우리 선생님한테 등 스매싱을 날리더라.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엄마 등짝스매싱은 스매싱 축에도 못 끼는 거더라고. 선생님은 유치원 안을 폴짝 뛰어다니며 원장 선생님을 피했어.


“언제부터야!”

“내가 먼저 아니에요!”

“이야기 안 해?!”

“선생님 같으면 하겠어요?”

“셔터 내려준다고 올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그때 부터였지?”


아이들은 나를 보며 슬며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더라구. 그리고 집에 돌아갈 때 다들 친한 척, 손 흔들며 인사하더라고.


“금손아, 우리 내일 만나자. 안녕.”


하고 말이야. 어쩔 수 없이 나도 손 흔들며 인사했지.


“밤새 평안해라.”


그날은 정신이 하도 없어서, 엄마의 등짝 스매싱도 못 느끼겠더라고.


그 다음날, 선생님이 바뀌었어. 그 뒤로 나의 유아원 생활은 말 안 해도 알겠지?


다음날 급식엔 원장선생님이 힘을 좀 주시더라고. 아마 미안해서? 창피해서? 여튼 우리들에게 1인 1전복을 시전하시더라고.


금손인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 것 같아? 빙고~!


그 많고 많은 전복 중에 하필, 내 앞에 놓인 전복 뒤쪽에 검은색 진주가 들어 있을 줄이야. 그것도 내 주먹만 한 크기로.


난 아무 생각 없이 새로 온 우리반 선생님 보다, 원장 선생님한테 그것을 주고 싶더라고. 그래서 자리에서 일어나 그것을 들고 원장실로 갔어.


원장 선생님은 코를 풀었는지, 책상에 휴지가 수북하더라. 눈도 빨갛고. 난 그 앞에 전복을 올려놨어.


원장 선생님의 눈이 점점 커지더니, 앞에 놓인 진주 만해 지는 모습을 처음 봤지 뭐야. 어제 일 보다 오늘이 더 큰일 이었나봐. 그리고 나를 꽉 껴안더라고. 역시 할머니 품처럼 따듯했어.


그날부터 원장 선생님은 나를 특별대우하기 시작했어. 영어와 미술도 1:1 지도를 무료로 받을 수 있었고 말이야. 당연히 우리 엄마의 입은 귀에 걸렸지 뭐.


이 단편적인 일만으로는 내가 금손이라 할 수 없지 뭐. 그렇지?


하루는 야외 수업을 간 적이 있었어. 어린이들이 농작물을 키우며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하던데, 지금은 그 이름이 기억 안나. 여하튼. 우리반은 원장선생님의 특별 지시로, 그곳에서 가장 체험비가 비싼 곳으로 배정받았어. 그래봤자, 제일 큰 비닐하우스였지만 말이야.


나는 무언가 큰 걸 기대했었나봐. 가기 전 영어 구연동화로 ‘소나기’라는 이야기를 들었거든. 6살이 되기 전에 나도 그런 로맨스 한 번 경험해 봐야하지 않겠어?


그런데 이야기는 그냥 이야기더라고. 생각해봐. 농작물 키우는데 뭐가 특별한 게 있겠어. 똥냄새 같은 비료 냄새에, 푹푹 빠지는 흙에. 아휴... 생각만 해도 나랑 안 맞더라고.


선생님은 우리를 비닐하우스 안으로 안내하더라고. 그리고 호미를 하나씩 나눠주면서 농장체험이라 이름붙이더라? 잡초를 캐야한다고? 어이가 없었지.


나는 분명히 생각했어. 체험을 빌미로,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는 거라고. 반항하려고 하는 순간, 원장 선생님이 너무 반짝 거리는 눈으로 환하게 웃으며 나를 보고 있지 뭐야. 하는 수 없지 뭐. 하는 척이라도 해야지.


나는 비닐하우스 입구 쪽으로 다시 되돌아갔어. 그 안이 너무 덥기도 했고, 어른들의 시선을 피해 밖으로 도망갈 생각이었거든.


호미를 들어서 땅에 푹 꼽는 순간, 아... 이번에도 편안하기는 틀렸구나를 직감했지 뭐야.


사부작 비닐 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누런 무언가가 보이는 거야. 원장선생님의 시선이 나에게서 안 떨어진다고 이야기 했잖아? 이상한 낌새가 보이자마자 달려오시더라고. 그리고는 나를 안아서 하늘로 띄워주시더라.


그날, 엄마와 원장선생님은 참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어.


“이게 도박 자금이었다고. 그리고 그 사람이 죽어서 묻어 놓았던 것 같은데... 신고 안 하는 대신 포상금으로 받은 거에요. 그래도 금손이가 찾았는데, 어머님께도 드려야 할 것 같아서 뵙자고 했어요.”

“어머, 이런걸 다... 너무 감사해요 선생님.”

“아니 어쩜 저런 아들을... 복도 많으세요, 어머니.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나봐요. 하하하.”


두 분의 대화 분위기는 따듯했어. 그리고 정다웠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엄마는 내가 잘했다며, 그리고 자랑스럽다며 소시지 핫도그를 하나 사줬어. 케첩도 듬뿍, 하얀 설탕도 듬뿍 묻힌 걸로. 그게 그렇게 맛있는 음식인지 그날 알았지 뭐. 엄마는 무거워 보이는 쇼핑백을 웃는 얼굴로 들고 있었어.


“엄마. 그건 뭐야?”

“어. 금손이가 잘했다고 원장 선생님이 주신 상.”

“그럼 내꺼야?”

“아니. 엄마 꺼지. 금손이 잘 낳았다고 주는 거나 마찬가지니깐.”


그게 그 말이었어? 여하튼 엄마가 기뻐하니 나도 기분 좋더라고.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 내가 어디 있는 줄 알아?


“야이 새끼야. 금손님을 여기다 처박아 둬서 쓰냐? 이 새끼야?”


청색 용이 득시글거리고, 호랑이가 가끔 고양이가 되고, 고양이가 호랑이로 변신도 하는 동물원이라고나 할까? 물론 공작새와 잉어도 있어. 일관성 참 없지?


“형님. 아 어디로 모셔야 하는지 말씀을 해주시면.”


퍽- 퍽- 손바닥으로 머리를 때리면 진짜 아플 텐데... 손바닥이.


“이 썩을 새끼야. 여하튼 여기보단 더 좋은 곳으로 모셔야지. 에이급 호텔 잡으라 혔냐 안혔냐. 아이고, 슨상님. 이짝으로 좀 오셔요. 좋은 곳으로 모셔야 하는데. 이 누추한 곳에... 죄송헙니다.”

“됐어. 그런데 나는 어떻게 알았어?”

“아이고. 이 바닥에서 황금 알을 낳는 금손 님 모르는 작자가 있으면, 이 바닥 떠야죠. 회장님께서 특별히 당부 하셨으니까 마음 푹 놓고 계셔요.”


이놈의 팔자. 난 유명해지고 싶지도 않았고, 잘나가고 싶지도 않았어. 그냥 우리 엄마 얼굴에 주름살 펴 줄 수 있는 정도? 보톡스가 그렇게 비싸지는 않더라고. 딱 그 정도면 되는데... 이놈의 인기란 참...


“우리 아버지는 잘 모셨어?”

“그럼 여부가 있겠습니까. 지금 금손님 부친님과 회장님이 대화중이십니다. 조금 있으면 이짝으로 오실 테니까 그때 같이 식사 하시죠.”

“근데 지도 있냐? 가져와 봐봐. 내가 여기 오다가 봤는데 말이야.... 음....”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가져와야죠. 아, 뭐하고 서있냐. 슨상님 말씀 못 들었냐?”


출렁이는 살로 무장한 사람 몇 명이 뛰어갔다.


내가 왜 이런 곳에서도 쫄지 않고 있는지, 궁금하지? 그럼 다음편도 같이 하자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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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9. 금손아, 가자! (3) +6 21.06.13 87 4 13쪽
29 #28. 금손아, 가자! (2) +6 21.06.12 84 4 13쪽
28 #27. 금손아, 가자! (1) +6 21.06.10 112 6 13쪽
27 #26. 금손이가 금손하네 (4) - 수정본 +4 21.06.09 102 5 12쪽
26 #25. 금손이가 금손하네 (3) +4 21.06.07 101 5 13쪽
25 #24. 금손이가 금손하네 (2) +4 21.06.07 97 6 14쪽
24 #23. 금손이가 금손하네 (1) +4 21.06.04 104 5 12쪽
23 #22. 금손을 알라 (7) +4 21.06.03 110 9 13쪽
22 #21. 금손을 알라 (6) 21.06.02 104 9 12쪽
21 #20. 금손을 알라 (5) +2 21.06.01 116 7 12쪽
20 #19. 금손을 알라 (4) +2 21.05.31 98 8 13쪽
19 #18. 금손을 알라 (3) +2 21.05.30 100 7 13쪽
18 #17. 금손을 알라 (2) +2 21.05.28 103 6 13쪽
17 #16. 금손을 알라 (1) +4 21.05.27 118 6 12쪽
16 #15. 그냥 금손이 아님 (7) +4 21.05.26 116 7 12쪽
15 #14. 그냥 금손이 아님 (6) +6 21.05.25 119 8 12쪽
14 #13. 그냥 금손이 아님 (5) +4 21.05.25 115 6 12쪽
13 #12. 그냥 금손이 아님 (4) +6 21.05.24 125 10 12쪽
12 #11. 그냥 금손이 아님 (3) +2 21.05.23 141 8 13쪽
11 #10. 그냥 금손이 아님 (2) +2 21.05.22 149 9 13쪽
10 #9. 그냥 금손이 아님 (1) +2 21.05.21 175 10 12쪽
9 #8. 금손다움 (3) +2 21.05.20 178 11 12쪽
8 #7. 금손다움 (2) +4 21.05.20 195 9 13쪽
7 #6. 금손다움 (1) +4 21.05.18 254 8 12쪽
6 #5. 관리대상 금손 (3) +2 21.05.18 301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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