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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님의 서재입니다.

이중 빙의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마탑주™
작품등록일 :
2023.05.10 20:43
최근연재일 :
2023.07.12 23:15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1,034
추천수 :
258
글자수 :
355,081

작성
23.07.10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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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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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쳐맞을 계획

DUMMY

영찹분신의 수법은 무서웠다.




폭령탄과는 날아오는 소리부터가 달랐다.

주위의 공기를 찢어발기듯 날카로운 소리가 난다.


콰광


내공을 집중한 회초리로 막아냈지만 그 충격이 적지 않다.

회초리를 든 손아귀가 찢어질 듯 아프다.


도리는 마침내 자신의 최후가 다가왔음을 직감했다.

이렇게 초강력 포탄을 연이어 쏘아댄다면 저항할 방법이 없다.


핑 핑


영찹분신이 뒤를 이어 날아왔지만 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뭐야? 어디를 때리는 거야?’


무시무시한 영찹분신은 그녀를 향하지 않고 엉뚱한 곳으로 날아갔다.


펑 퍼엉


땅바닥에 구덩이가 생기면서 흙먼지가 허공을 덮고 막 쌓아 놓은 담벼락이 굉음을 내면서 무너진다.


쿠르르릉


청상선자와 같은 절대의 고수가 설마 겨냥을 잘못해서 이런 짓을 할 리는 없고


‘나를 죽이려던 생각이 바뀌었나?’


잠시 멍하니 서 있던 도리는 다시 회초리를 거머쥐었다.


‘까닭은 모르지만 이렇게 헛짓거리를 하는 기회를 놓치면 다시 기회가 오지 않는다’


회초리를 휘둘러 반격을 개시했다.


퍼버버버벅


회초리가 기분 좋게 상대의 몸을 짓이겨 놓는다.

손맛으로 보아 제대로 적중하고 있었다.


‘청상선자고 나발이고 너는 이제 내 손에 죽었다’


심지어 방금까지 보여주었던 괴이한 보법마저 사라졌다..

자신의 공격을 제대로 회피하지 못하고 있었다.

애꿎은 영찹분신만 괜한 허공을 향해 난사할 뿐


이 사이 악운룡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영혼과 육체가 분리되어 있었다.

심지어는 그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상태


-어? 왜 내 몸이 갑자기 이상하게 움직이는 거야?


청파에 의해 육신이 완벽하게 장악됐다면 이런 자각조차 없을 것

그의 영혼을 차지한 청파도 도리를 상대하기 위해 점령지를 굳히는 작업을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런 자각도 잠시

정신이 까무룩하게 멀어지먼서 과거에 한 번 보았던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서서히 빠져들어갔다.

자신이 청파에 의해 잡아 먹히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지 않았다.

그의 정신은 아직까지 도리를 죽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다.


이 때 도리의 회초리가 작렬했다.

엄청난 고통이 휘몰아친다.

인간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극렬한 고통이 강타하자 아직까지 완전히 분리되지 않았던 그의 영혼에까지 전해졌다.

이를 앙다물고 도리를 죽일 생각에만 몰두해 있던 악운룡도 결국 비명을 참을 수 없었다.


“끄아아아악”


너무나 커다란 고통에 정신력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몸의 반응이었다.

극렬한 고통을 받아 비명을 지르면서 퍼뜩 정신이 들었다.


‘내가 잠시 정신줄을 놓았군’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

이런 상태로 싸워서 상대를 이긴다 하더라도 이번에는 청파가 기다리고 있다.

정신줄을 놓은 상태에서 이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

결국 죽게 된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그 순간에도 도리의 회초리는 사정 없이 몰아쳤다.


파바바바박


“끄라라라라롹”


괴이한 비명을 지르며 악운룡이 거의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달리기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죽었다 깨어나 보니 극한의 고통이 다가온다.

사태를 파악하고 대응할 정신이 없으니 우선 피하고 봐야 한다.

제정신이 돌아오면서 흑령기에 매몰되어 무조건 상대를 죽여야 한다는 훙성이 사라졌다.


도리는 악운룡이 갑자기 도망치기 시작하자 정신이 멍해졌다.

여태 죽기 아니면 살기로 덤비던 자가 순간적으로 태도를 바꿔 도망칠 줄은 생각지도 못한 일


“절대 도망치게 둬선 안 돼”


어찌된 연유인지 청상선자가 다시 악운룡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았다.

청상선자라면 도망친다는 선택지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그렇지만 그가 언제 다시 청상선자로 변할 지는 알 수 없다.

다시 청상선자의 인격으로 변하기 전에 죽여야 한다.

청상선자로 변한다면 손을 쓸 방법이 없다.

도망칠 수도 없다.

죽는 수 밖에 없다.


주위를 둘러보니 치마가 영찹분신에 맞아 넝마가 되어 있다.

더구나 폭령탄에 수십 발을 격중당한 몸은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하지만 역전의 고수답게 몇 곳의 상처에서 흐르는 피를 간단하게 지혈한 후 멀리 사라져가는 악운룡의 그림자를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산을 향해 달리는 악운룡은 자신의 머리를 쥐어 뜯고 싶었다.


‘악운룡, 정신 차려’


아직도 흑령기가 폭발하고 있다.


-도망치는 것은 절대 좋은 선택이 아니야

-저년은 참혹하게 토막 내 죽여야 한다.


이건 청파의 꼬드김이 아니다.

모든 것을 힘과 폭력으로 해결하는 흑령기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일을 이미 한 번 경험 했다.

즉시 북명신공을 이용해서 흑령기가 뇌리로 침투하지 못하게 막았다.

그러자 도리를 처참하게 죽이고 싶다는 욕망이 조금씩 줄어든다.


폭발로 전신을 지배하고 있는 흑령기를 전력으로 끌어올려 경신술을 전개했다.

그 동안의 수련이 효과가 있었다.

강력한 힘이 뒷받침 되자 초상비의 경공이 최상의 속도를 낸다.


술에 취한 주정꾼이 우연히 지붕 위를 바람차럼 달리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았다.

한 사람이 그림자처럼 빠르게 지붕을 넘어 사라지더니

곧 뒤를 이어 허연 다리를 드러내 놓은 여자가 그의 뒤를 따라 날아갔다.

취한은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 내가 뭘 본 거지?”


취기가 몽롱한 가운데 눈으로 본 게 사실인지 허상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사람의 움직임이라기에는 너무나 빠르다.

소리도 없이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술에 취하니 이제 헛것이 보이는군”


그는 고개를 젖고 나서 비틀거리는 발걸음을 옮겼다.


악운룡은 달리면서도 청파에게 잡아먹혔었다는 생각에 대책을 궁리하고 있었다.

이건 심각한 문제다.

그 동안 이들이 언제 어떤 방법으로 나를 잡아 먹을것인가를 짐작하려 해 보았지만 알 수 없었다.

이들에게 물어도 사실대로 말해줄 리가 없으니 물어볼 수도 없었다.

그런데 막상 그런 경험을 한 뒤에도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


지금은 흑령기에 매몰되어 있었으니 범인은 필시 청파

홍로에게 물어보았다.


-청파가 나를 잡아 먹었었나?

-그렇다, 내가 아니었으면 너는 이미 죽었어


홍로는 자신의 공을 과시했다.

나를 도우려는 게 아니라 자신이 살려고 한 것이지만 고마운 일이라는 것은 틀림 없다.


-홍로가 청파를 물리친 거야?

-쉽지 않았다


홍로의 기세가 많이 줄어들어 있다.

전력으로 경주를 한 끝에 숨을 헐떡이며 주저앉아 있는 느낌


-청파와 싸우느라 기운을 다 쓴 모양이군

-네가 흑령기에 사로잡혀 있는 틈을 타서 청파가 네 몸을 차지했다

-평소에는 어려운 모양이지?

-실체가 있는 육신을 차지하고 있는 영혼을 몰아내는 것은 큰 힘이 필요하다


홍로가 순순히 대답해 주니 이번 기회에 그들이 공격할 수 있는 조건을 알아내야 한다.


-그 동안 조용히 숨어 있었던게 힘을 기르기 위해서였군

-우리 둘 다 영혼의 격을 높이기 위해 주력해 왔다, 네가 흑령기를 발동하면서 영기가 왕성해졌기 때문에 청파가 힘을 빨리 키워 이런 일이 생긴 거야


그 뒤로는 둘 다 조용해졌다.

추측하기로는 서로 싸우면서 지금까지 축적해 두었던 힘을 모조리 소진한 모양

암향곡에서 치열하게 싸웠을 때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사이

육체가 없는 영혼끼리 싸울 때에도 막상막하인 모양이다.


대략적인 상황은 짐작할 수 있었다.

악운룡이 흑령기를 사용하면서 영기가 왕성해지차 청파는 그 영기를 끌어들여 기운을 차렸다.

악운룡이 도리를 죽이겠다는 생각에 몰두한 사이 그를 밀어내고 육신을 차지했지만

도리를 죽이기 위해 필살기를 날리는 순간을 홍로가 놓치지 않고 공격했다.


‘앞으로 이런 틈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조심해야 하겠어’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정신 없이 달리다 보니 과거 도하람의 귀랑대에게 쫓겨 달리던 곳이다.

험한 산을 넘기 힘들어 홍로에게 전수받은 종성월산을 시험하던 곳

이번에는 한달음에 가뿐하게 넘었다.

전신에 흑령기가 넘치고

그 때보다 경신술이 훨씬 향상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도리는 그보다 한 단계 높은 고수

두 사람의 거리가 점점 좁혀지고 있었다.


경신술로 따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결국 다시 싸움을 벌여야 하는데

다시 흑령기를 끌어 올려 폭령탄을 난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 어떻게 싸워야 하지?’


궁리를 하던 중에 뒤에서 도리가 빈정거린다.


“달리는 꼴을 보니 청상선자는 사라진 모양이지?”


더 이상 도주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니 뒤돌아 서서 마주했다.


“청상선자를 내세우지 않아도 너 따위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


다분히 허풍이 섞여 있는 말

하지만 그는 도리에게 목숨을 내어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겨야 한다는 일념을 표현한 말이었다.


도리로서는 쌍수를 들어 환영할 상황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청상선자의 영혼이 다시 빙의할 기색은 없어보인다.


“낄낄낄··· 아주 좋은 생각이야, 우리 둘이 싸우는데 이미 죽어서 썩어버린 청상선자가 끼어드는 건 반칙이지”


도리는 그를 간단하게 처치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우여곡절을 겪으며 악전고투도 모자라서 뒈지게 쳐맞기까지 했다.

한층 독기가 올라 있었다.


“아직 멀쩡한 걸 보니 이제부터 다시 백 대를 맞을 수 있겠구나”


혓바닥으로 입술을 핥는다.

지금까지 겪었던 모든 고통을 열 배로 이자를 붙여 되돌려 줄 생각에 절로 흥이 오른다.

오직 죽이겠다는 집념에 사로잡혀 약간 정신이 나간 것 같다.


악운룡은 말 없이 검을 들어 겨누었다.

이제 믿을 건 이 한 자루 검 밖에 없었다.

그녀와 싸우면사 문득 암향검의 새로운 경지를 보았다.

암향검객의 유묵을 몇 사람이 모여서 수개월 동안이나 해석했다.

그 중에는 천재라고 자부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하수

그들과 같이 해석하고 익힌 암향검은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고수를 만나 생사를 걸고 싸우다 보니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되었다.


“이제는 영공도 사용하지 않고 검으로 상대하겠다는 말이냐?”


도리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묻는다.


“그렇게 나오면 너무 재미가 없는데?”


이 여자도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


악운룡으로서도 답답한 노릇이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

흑령기를 배제하면 남은 것은 암향검 밖에 없다.

그렇지만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누구나 쳐맞기 전까지는 그럴듯한 계획이 있다지만 그는 쳐맞을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럼 종아리를 대라”


도리가 회초리를 휘둘러 왔다.

악운룡이 검을 들어 막았지만 회초리는 교묘하게 검을 비껴가면서 어깨를 때렸다.




정신이 번쩍 들 만큼 지독한 고통이 몰려온다.

그렇지만 한 편으로는 확신이 생겼다.


‘이 정도의 공격은 얼마든지 허용할 수 있어’


기본적으로 흑령기를 사용하지 않고는 상대가 되지 않는 싸움이다.

그렇다고 흑령기를 무분별하게 끌어다 쓸 수도 없다.

그가 선택한 것은 흑령기를 잔뜩 끌어 올려 호신용으로만 사용하는 것이었다.

과거 무령은 막강한 영공으로 수 많은 고수들의 공격을 모두 몸으로 받아 내고도 끄떡 없이 버티었다.

그보다 양과 질은 부족하지만 호신용으로만 사용한다면 회초리에 맞아 죽지는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침착하게 검술에만 집중하자’


미흡하지만 수비가 된다면 이제 공격할 수단만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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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가을에 새로운 작품으로 23.07.12 43 0 -
67 적으로부터 얻은 비전 23.07.12 66 2 11쪽
66 사문의 적 23.07.11 74 4 12쪽
» 쳐맞을 계획 23.07.10 85 4 11쪽
64 요괴현현 23.07.09 78 4 12쪽
63 하의실종 23.07.08 84 4 12쪽
62 회초리 마녀 23.07.07 80 2 12쪽
61 적과의 동침 23.07.06 91 3 11쪽
60 무공 장사 23.07.05 91 3 12쪽
59 화산의 비밀병기 23.07.04 94 4 12쪽
58 병아리가 된 천재 23.07.03 93 3 12쪽
57 2군 양성 23.07.02 91 4 11쪽
56 치료 취소 23.07.01 104 4 12쪽
55 악마의 새끼들 23.06.30 98 3 11쪽
54 거대한 전리품 23.06.29 103 3 12쪽
53 위험한 도발 23.06.28 99 3 12쪽
52 요괴의 승리 23.06.27 107 2 12쪽
51 얼마나 우려 먹으려는 거야? 23.06.26 110 2 12쪽
50 엉덩이신공 23.06.25 107 3 12쪽
49 백 살 어린이 23.06.24 118 3 11쪽
48 줄타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23.06.23 116 3 11쪽
47 조카바보 23.06.21 117 2 11쪽
46 줄을 잘못 섰네 23.06.21 117 3 11쪽
45 줄 때 먹고 보자 23.06.19 118 3 11쪽
44 줄타기 23.06.18 116 3 11쪽
43 죽거나 미치거나 23.06.17 124 3 12쪽
42 힘을 빼라 23.06.16 124 3 12쪽
41 귀랑대 23.06.15 119 3 12쪽
40 세 천재들 23.06.14 123 3 12쪽
39 남궁세가의 적손 23.06.13 14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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