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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님의 서재입니다.

이중 빙의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마탑주™
작품등록일 :
2023.05.10 20:43
최근연재일 :
2023.07.12 23:15
연재수 :
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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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1
추천수 :
258
글자수 :
355,081

작성
23.07.0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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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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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하의실종

DUMMY






악운룡에게서 살기가 거침 없이 뿜어져 나왔다.

노골적으로 자기를 죽어려 드는 적을 대하니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로지 상대를 죽이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만이 솟구친다.


“여태 나를 죽이려 했던 놈들은 내 손에 다 죽었다. 이번에는 네 차례야”

“호호호호··· 무공만 약한게 아니라 상대를 알아볼 안목도 없구나, 이렇게 되면 너무 재미가 없어지겠네”


가볍게 회초리를 떨친다.


쌔액


허공을 가르는 바람소리가 날카롭다.


“죄를 지었으니 회초리를 맞아야지, 종아리를 대라’


쉿 쉬잇 쌕


회초리가 공격해 들어왔다.


회초리는 기문병기

가장 큰 장점은 속도가 빠르고 변화가 무쌍하다는 점이었다.

손목을 틀어 가볍게 후려치는 데에도 회초리의 끝부분은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속도였다.

더불어 전후좌우로 순식간에 공격의 방향이 바뀐다.


회초리를 사용하는 무인은 무림을 통틀어도 그녀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법과는 전혀 다른 공격을 재빨리 검을 들어 막았다.


따당 따다다다당


회초리의 단점은 이렇게 상대의 무거운 무기와 충돌했을 때 위력이 약하다는 것

심후한 내공이 없으면 손도 써보지 못하고 주르륵 밀려버린다.

하지만 그녀의 회초리는 달랐다.

훨씬 무거운 검을 들고 있는 악운룡이 오히려 충격을 느낄 정도

내공의 깊이가 비교할 수도 없는 상대였다.


허공을 뒤덮으며 쏟아지는 공격은 너무나 빠르고 신랄했다.


띠잉


강하게 한 번 회초리를 튕겨 내자 눈을 크게 뜨고 과장된 표정으로 감탄한다.


“호오! 그래도 검술은 제법 쓸 만 한데? 이번에도 한 번 막아 봐라”


회초리의 공격은 변화무쌍

언제 어디로 어떻게 공격할지 예측 불허


따당 땅 따다다다


악운룡은 정신을 극도로 집중해서 막아냈지만 그뿐

반격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회초리는 빠르고 신랄한 변화를 가지고 있는 것과 동시에 강력한 힘을 동반했다.

훨씬 무거운 검을 사용하면서도 강대의 공격이 가볍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런 상태에서 반격은 불가능하다.


‘힘과 속도, 변화에서 다 밀리네’


싸움이 결코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직감했지만

결코 한 발작도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그녀의 공격을 받아내면서 더욱 강렬한 투지가 불타 올랐다.


그는 원래부터 자신에게 해를 끼치려는 사람을 용서하지 않았다.

소매치기 일당의 무릎을 부순 일부터 장보도를 노리고 달려드는 자들 모두 그냥 돌려보낸 적이 없다.

거기에 흑령기의 기운이 더해졌다.

나를 죽이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 손님은 당연히 친절하게 응대해 주어야 한다.

죽이는 것 이외의 다른 생각은 뇌리에 떠오르지가 않았다.


도리가 한 걸음 물러서서 감탄한다.


“호오! 검법이 생각보다 훌륭해, 화산의 진전을 제대로 이었네”


근래 금강문주가 된 이후 갖가지 일로 대단히 바쁘게 지냈지만 무공을 연마하는 일만큼은 조금도 소홀하지 않았었다.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면서 수련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절정의 경지에 오른 후 벌써 한 걸음 진전이 있었다.

도하람과 싸울 때보다는 한층 더 강해져 있을 것


주목할 부분은 그녀가 바로 <화산의 검법>이라고 말했다는 점

암향곡의 암향검법은 화산 검법의 모태가 됐다고 하는데 그걸 이런 초절정고수가 객관적으로 증명해준다.

사부에게 들었어도 반신반의하던 부분

그저 화산파와 인연이 깊다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사실인 것 같다.


“화산의 검법은 그렇게 가볍지 않다, 나는 그저 흉내만 낼 뿐이야”

“흥, 과거에 파묻혀서 썩어가는 고인물 같은 화산 검법 따위를 익힌 주제에 자부심이 대단하네”


귀곡이 화산과 같은 구대문파을 바라보는 눈

선대로부터 물려 받은 유산을 지키는데 급급해서 조금도 발전이 없다는 평가였다.

그러는 사이 꾸준히 세력을 키운 귀곡에 비해서 점점 초라한 모습을 변해가고 있어도

자신들은 그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기대했던 것보다는 훨씬 재미있게 놀아볼 수 있을 것 같아”


도리가 재미있게 논다는 말은 상대를 회초리로 때리는 즐거움을 누린다는 의미

그것도 백 대나 때려 극한의 고통을 주겠다고 작정했으니 흥이 오르지 않을 수가 없다.


악운룡의 가슴에 타오르는 불길이 점점 거세졌다.

상대가 이렇게 날 잔인하게 죽이려 한다면 반드시 그대로 돌려주어야 한다.


“도하람은 내 손에서 도망갔지만 너는 절대 살려 보내지 않을 거야”

“호호호··· 자기보다 고수에게 감히 너처럼 살기를 내뿜으며 덤비는 아이는 처음이야, 그럼 진짜로 시작해 보자구”


쌔액


회초리에서 일어나는 바람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땅 땅


검으로 막아내면서 반격의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수십초를 막아내도 반격의 기회는 없었다.


악운룡의 가슴에 더욱 투지가 끓어 올랐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공격을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시원하게 싸워보아야 하는데 좀처럼 그런 기회가 찾아오지 않는다.

마침내 싸움의 형세를 바꿀 결심을 했다.


‘상대의 공격을 허용하더라도 반격을 가하자’


삼중방어체계를 가지고 있는 그만이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동시에 상대가 방심하고 있을 때 가장 효과가 있다.

귀곡에서도 중요한 전력인 귀곡사자 영사귀편 송귀포를 간단하게 물리친 것도 상대가 방심하고 있었기 때문

금강공을 비롯한 삼중방어체계가 자신의 결정적인 살초를 막아내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쉬잇


회초리가 공격해 들어오는 것과 동시

상대의 공격을 무시하고 동귀어진의 수법으로 반격해 들어갔다.


퍼벅 퍽


찰나의 틈에 회초리를 세 대나 맞았다.

동시에 악운룡의 검이 고초고 도리의 가슴을 찔러 들어갔다.

도리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수법에 반사적으로 허리를 꺾어 피하며 검을 막았다.


따당


고초고 도리가 황급히 물러서며 놀란 표정을 짓고 있을 때

신속하게 추격하며 공격을 계속했다.


따다다다다


공방이 끝나자 두 사람의 신형이 갈라졌다.

고초고 도리의 임기응변은 거의 본능적이었다.

검을 피하고 공격권에서 벗어나는 신법은 환상적일 정도로 교묘했다.

빠르고 교묘한 수법을 사용하는 고수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몸놀림이었다.

혓바닥으로 입술을 핥으며 말한다.


“투지가 넘치는 놈이네, 그렇네 나와야 나도 손을 쓰는 재미가 있지”


여유로운 태도였지만 긴장한 모습이 확연하다.

치마끈이 끊어져 화려한 치마가 스스슥 흘러내렸다.

속바지도 입지 않았는지 온전히 드러난 다리가 달빛 아래 유난히 하얗다.


여인으로서 수치스런 모양이 됐어도 흘러내리는 치마를 감히 붙잡을 수 없었다.

한 손을 묶고 싸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다시 치마끈을 고쳐맬 시간을 줄 리도 만무하다.

본의 아니게 하의실종 상태로 싸우게 되었다.


순간 홍로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래, 바로 그거야, 반격을 하지 않고 방어만 하면 결코 저년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청파도 참지 못하고 나타났다.


-멍충아, 뭘 하고 있는 거냐? 흑령기를 쓰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상대야

-안 돼, 간신히 눌러 놓았는데 또 흑령기를 일으키면 되돌릴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한다

-무슨 개뼈다귀 같은 소리냐? 지금 흑령기를 쓰지 않고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거야?


두 사람이 격렬한 논쟁을 벌이는 사이 도리는 입술에 침을 바른다.


“네가 천잠보의을 입고 있다는 사실을 깜빡 잊었구나”


도하람은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로 털어 놓지 않을 비밀을 그녀에게는 털어 놓았다.

그는 반드시 천잠보의를 손에 넣고 싶었다.


천잠보의는 부상은 막아주지만 모든 충격을 다 흡수하지는 못한다.

무자비하게 계속 얻어맞으면 견딜 수 없다.

무공이 비슷하다면 큰 변수가 되겠지만 차이가 클 때는 결정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실컷 때릴 수 있으니 더욱 좋다.


“너 따위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보물이야, 벗겨서 람아게게 입혀야겠다”


고모나 조카나 남의 물건을 자기 물건으로 착각하는 증상은 똑같다.


이번에는 악운룡이 한 걸음에 달려들면서 검을 찔러갔다.


따다다다당


회초리와 검의 그림자가 두 사람을 뒤덮는다.


“천잠보의를 입었다고 해도 죽는 것은 마찬가지야”


공격을 막아낸 다음 다시 반격하는 데 조금도 어지러움이 없다.

싸움이 전보다 한결 치열해졌다.


두 사람의 신형이 어지럽게 얽힌 가운데 도리의 하얀 다리로 붉은 핏물이 흘러내린다.

조금 전의 반격이 단순히 치마끈만 끊은 게 아니라 살짝 부상을 입혔다.

비록 피부에 얕은 자상을 입혔을 뿐이지만 반격에 대한 실낱 같은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싸움을 본 맹탕은 슬그머니 몸을 빼냈다.

도망칠 기회는 지금 밖에 없다.

살금살금 물러서 문 밖을 나서자 전력을 다 해 금강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빨리 구원을 청해야 돼”


고초고 도리도 그 모습을 보았지만 그를 막아 설 여유는 없었다.

악운룡은 싸울수록 더욱 투지가 불타 올라 오히려 본격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그렇게 성난 황소처럼 돌진해도 고수에게는 통하지 않아”




방어를 도위시하고 공격을 가한 덕분에 회초리를 한 대 맞았다.

허리가 찌르르 울린다.


“큭”


어찌나 아픈지 악물고 있는 이빨 사이로 신음이 튀어나온다.

그렇지만 순간적으로 고통을 느낄 뿐이지 부상은 전혀 없다.

가느다란 회초리로 맞은 것 같은 느낌


“오히려 명을 재촉하는 거야”


짝 퍽


비록 용피의를 입고 있어도 금강공이 아니었으면 고통과 충격이 몇 배나 되니 견딜 수 없었을 것

삼중방어체계는 훌륭했다.

고통은 엄청났지만 그 이상의 피해를 입지는 않고 있었다.


청파가 노발대발한다.


-이 빙다리 핫바지 같은 새끼야, 계속 얻어맞고만 있을 거야? 영환에 잔뜩 영기를 쌓아 두고 맞아 죽을라고 작정 한 거냐?

-안 돼, 여기서 한 번 더 폭주하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반동이 커진다.


귀랑대와 도하람을 상대하기 위해서 흑령기를 사용한 뒤로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했었는데

지금 도리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그 때보다 서너 배의 흑령기를 끌어내야 한다.

당연히 그 후유증도 크다.


-미친놈아, 창고에 곡식을 가득 쌓아 두고 굶어 죽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그렇다

적어도 이 순간에는 청파의 말이 맞다.

흑령기를 사용하다가 청파에게 잡아 먹히나 손을 묶어 놓고 싸우다가 회초리에 맞아 죽으나 마찬가지

흑령기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남은 문제는 과연 흑령기를 어떻게 사용해야 상대를 이길 수 있느냐인데

답은 정해져 있다.

화산노걸에게 배운지 한 시진도 안된 폭령탄 밖에 없다.


폭령탄을 사용해도 문제다.

폭령탄을 무차별 난사해서 상대를 이길수 있을까?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

폭령탄은 십성까지 익히고 지금 가지고 있는 흑령기를 모조리 쏟아 붓는다면 모를까

현재 폭령탄의 수준은 겨우 일성

그것도 검탄을 익히고 있었던 덕에 난해하기 짝이 없는 절기를 즉시 익힌 것


망설이지 않고 흑령기를 끌어 모아 폭령탄을 쏘아 내었다.




검 끝에서 난데 없이 발사된 폭령탄은 고초고 도리로서도 피할 도리가 없었다.


퍼엉


나직한 폭음을 내면서 복부에 적중했다.


“아얏”


도리가 새된 비명을 질렀다.

겨우 일성의 폭령탄으로 그녀에게 부상을 입힐 수는 없어도 상당한 고통을 줄 수는 있었다.


고초고가 난데 없이 튀어나온 기상천외의 수법에 순간적으로 혼란에 빠진 사이

악운룡이 본격적으로 공격해 들어갔다.


창 창 차차차차차


순식간에 공수가 역전되었다.

두 고수가 휘두르는 무기의 그림자 사이로 쉴 새 없이 폭령탄이 쏘아져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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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적으로부터 얻은 비전 23.07.12 66 2 11쪽
66 사문의 적 23.07.11 74 4 12쪽
65 쳐맞을 계획 23.07.10 84 4 11쪽
64 요괴현현 23.07.09 78 4 12쪽
» 하의실종 23.07.08 84 4 12쪽
62 회초리 마녀 23.07.07 80 2 12쪽
61 적과의 동침 23.07.06 91 3 11쪽
60 무공 장사 23.07.05 91 3 12쪽
59 화산의 비밀병기 23.07.04 94 4 12쪽
58 병아리가 된 천재 23.07.03 93 3 12쪽
57 2군 양성 23.07.02 91 4 11쪽
56 치료 취소 23.07.01 104 4 12쪽
55 악마의 새끼들 23.06.30 98 3 11쪽
54 거대한 전리품 23.06.29 103 3 12쪽
53 위험한 도발 23.06.28 99 3 12쪽
52 요괴의 승리 23.06.27 107 2 12쪽
51 얼마나 우려 먹으려는 거야? 23.06.26 110 2 12쪽
50 엉덩이신공 23.06.25 106 3 12쪽
49 백 살 어린이 23.06.24 118 3 11쪽
48 줄타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23.06.23 115 3 11쪽
47 조카바보 23.06.21 117 2 11쪽
46 줄을 잘못 섰네 23.06.21 117 3 11쪽
45 줄 때 먹고 보자 23.06.19 118 3 11쪽
44 줄타기 23.06.18 116 3 11쪽
43 죽거나 미치거나 23.06.17 124 3 12쪽
42 힘을 빼라 23.06.16 124 3 12쪽
41 귀랑대 23.06.15 119 3 12쪽
40 세 천재들 23.06.14 123 3 12쪽
39 남궁세가의 적손 23.06.13 14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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