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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님의 서재입니다.

이중 빙의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마탑주™
작품등록일 :
2023.05.10 20:43
최근연재일 :
2023.07.12 23:15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1,026
추천수 :
258
글자수 :
355,081

작성
23.06.21 08:10
조회
116
추천
3
글자
11쪽

줄을 잘못 섰네

DUMMY

북명신공이 이성에 이르자 이번에는 청탁조령공을 운기했다.

구멍난 영환을 메꾸는 일이 시급했다.

영기가 이렇게 술술 새는 영환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영공의 경지가 아무리 높아져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돼 버린다.


역시 하루

자신의 능력에 비해 너무 거대해서 통제할 수 없었던 영환을 그런대로 통제할 수 있게 됐다.

최소한 영기가 새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가장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

흑령기를 통제할 수 없어서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폭주할 수 밖에 없는 상태는 벗어났다.

최소한의 통제력은 확보됐으므로 위험도가 급격하게 줄었다.


이 때


“대주님, 여기 있습니다”


귀랑대가 그를 찾아내었다.


이들은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강행군을 하며 수색을 하느라 기진맥진이 된 상태

눈이 퀭하고 볼살이 쭈그러들어 있다.

일류 이상의 고수들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번에는 멀찍이서 둘러싼 채 접근하지 않는다.

벌써 두 번이나 당했으니 당연한 일

도하람은 밝아오는 햇살에 비친 악운룡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상태가 어떤 것 같나?”

“저야 뭘 압니까? 귀랑대는 대주님의 명령을 받고 움직이는 조직이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조직이 아닙니다”


자칫 말이라도 실수 했다가는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

이런 보신책 역시 절정에 이르러 있다.


악운룡은 진퇴양난

우선 급한 고비는 넘겼지만 세 번째 폭발을 일으킨다면 다시는 봉합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내공만으로는 절대 불가

상대가 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위험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영기의 통제력을 한 치라도 높여야 한다.

상대가 공격하지 않고 눈치만 보고 있으니 운기에 박차를 가했다.


그 순간 머리에 떠오르는 기가 막힌 묘안


‘영공과 내공을 한꺼번에 운기해도 될 것 같은데?’


이건 홍로나 청파에게 물어도 답이 없다.

그들 역시 그런 경험을 해 봤을 리가 만무하다.

욕이나 바가지로 퍼붓지 않으면 다행

몇 번을 생각해 봐도 틀림 없이 가능한 일이다.


‘죽기 아니면 돌기지 뭐’


어차피 나를 죽이려는 놈들이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 포위한 상태

제압하지 못하면 죽고

이기더라도 지나치게 흑령기를 폭발시켜 통제가 되지 않는다면 돌아버린다.


청탁조령공을 운기하면서 영환에 있는 무령의 흑령기를 한 번 여과시켰다.

한층 정순해진 영기를 단전으로 보냈다.

생각한 대로 순조롭게 흘러간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흐르게 하면 위험하고 너무 적으면 의미가 없다.

영기의 흐름이 정교하게 통제되고 있었다.


흑령기를 받아들인 단전에서는 북명신공을 가동해서 다시 여과를 한 후 단전에 축기했다.

이걸 동시에 진행했다.

한 번에 하나씩의 여과기를 가동할 때보다 두 배의 효율이 난다.

게다가 두 번이나 정제를 하니 순도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캬아, 이게 되네, 역시 나는 천재야’


스스로 감탄하고 있을 때


-이 미친놈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냐?

-이 멍청한 닭대가리 새끼야 멈추지 못해? 일부러 주화입마를 일으키자는 수작이나?


홍로와 청파가 동시에 소리친다.

이 두 사람의 의견이 이렇게 일치한 것은 처음


‘잘 되는 줄 알았는데, 뭔가 문제가 있나?’


의심이 드는 순간 영기와 진기가 한꺼번에 섞여버렸다.

영기와 진기는 근본적으로 다르지는 않지만 성질의 차이가 있으니 다루는 방법이 다르다.

두 가지가 모여 있으니 섞여버린 기운을 통제할 방법이 없었다.


‘청탁조령공으로··· 안 되네, 그럼 북명신공’


될 리가 없다.

체내에서 유독가스가 누출된 것과 같은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여태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기운이 제멋대로 전신을 내달린다.

두 기운이 섞여 있다고는 하지만 압도적으로 강한 흑령기가 대부분

순식간에 전신이 흑령기에 장악돼버렸다.

강력한 영기가 전신 혈도를 마구잡이로 때리는 것도 모자라

칠공으로 분출되었다.


“크윽”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저절로 신음이 터져나왔다.

동시에 흑령기 특유의 비린내 같은 역겨운 냄새가 속을 뒤집어 놓는다.


도하람은 그런 모습을 보며 눈을 빛내며 외친다.


“폭정단의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역시 대주님의 예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군요”


아부를 하면서도 지기승은 살짝 의심이 든다.

벌써 두 번이나 당했다.

놈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지만 진짜 그럴까?


“서두르지 말고 잠시 기다려”

“복명”


폭정단의 효능이 떨어지면 힘이 빠져 쪼그라들게 된다.

극히 예외적으로 폭정단으로 발산시킨 힘을 통제하지 못하고 진기가 자신을 공격하는 경우가 있다.

역시 주화입마

도하람은 악운룡이 주화입마에 빠졌다고 판단했다.

경위는 다르지만 판단은 옳았다.


이런 상태에서 괜히 공격할 필요가 없다.

통제는 안 되지만 아직 힘이 남아 있으니 눈 먼 황소의 뿔에 재수 없이 당할 수 있다.


“크으으으으”


악운룡의 상태는 급전직하

귀랑대와 싸워보지도 못하고 제풀에 무너지게 생겼다.


전신을 때리는 통증

그것도 피부가 아니라 내부의 혈도를 미친 말처럼 달리는 영기가 쏟아져 흐르니 정신이 혼미할 지경

좁은 혈도를 강제로 넓히고 있으니 그 고통은 필설로 형용할 수가 없다.


극한의 고통이 신체를 지배하자

묘하게도 오히려 익숙한 느낌이 든다.

암향곡에서 항상 극한수련을 하면서 너무나 익숙해진 육체적 고통

고통이 엄습하자 오히려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

절체절명의 위기를 벗어날 방법을 궁리했다.


도하람은 그에게서 쏟아져 나오는 비릿한 악취를 맡았다.

이런 현상을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논리는 하나 밖에 없다.


“제 새끼 속은 벌써 내상으로 뒤죽박죽, 엉망이 돼 있다, 벌써 악취까지 풍기잖아?”


내부 장기가 뭉개져 피 비린내를 풍긴다고 생각했다.

역시 귀곡의 촉망 받는 신예답게 악전을 치르면서도 합리적으로 판단한다.


“그렇군요, 대주님이 예상한대로입니다”

“잡아라”

“복명”


귀랑대가 도검을 치켜들고 포위망을 좁혀온다.


-좋은 방법 없어?

-네가 스스로 구렁텅이에 빠져 놓고 나한테 해결책을 찾는 거냐?

-이제는 네가 신선이라도 살아날 수 없다.


청파는 물론 홍로도 정신이 절반은 나가 있다.

영혼의 소멸이 확정됐다는 기색

억울하고 허무하다는 감정이 느껴진다.


백척간두진일보에다 외통수까지

사면초가에 십면매복까지 겹쳤다.


악운룡은 그 짧은 순간에 청탁조령공과 북명신공을 몇 번이나 훑어보았다.

만약 해결책이 있다면 여기 밖에 없다.


해결 방법이 떠올랐다.

거의 기적이었다.


지기승의 장도가 막 머리에 떨어지려는 찰나




여태까지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소리가 나며 그의 두툼한 도가 두 동강 나버렸다.


“크르르르···”


악운룡의 앙다문 이빨 사이로 섬뜩한 소리가 흘러 나왔다.

마치 늑대의 울부짓음 같은 소리


다음 순간

악운룡이 폭발했다.


장검이 어마어마한 기세로 허공을 가른다.


퍼억, 팟


순식간에 두 사람의 몸통이 반으로 갈라졌다.


너무 강한 기세를 발산하면서 공격 일변도의 수법으로 나가다 보니 반격을 그대로 허용했다.

짧은 찰나에 나머지 귀랑대의 공격이 전부 성공했다.

그러나 이미 이들의 공격은 그의 삼중방어체계를 뚫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크르르르···”


너무나 고통스러우니 혀가 꼬인다.

혓바닥까지 고통으로 마비돼버렸다.


다시 전력으로 검을 찔러갔다.


“앗, 저 새끼가 더 강해졌잖아?”

“대주님의 신기묘산은···”


푸욱


지기승은 마지막 아부를 채 마치지 못하고 가슴에 박히는 검을 부여 잡았다.


‘씨발, 내가 줄을 잘못 섰네’


약관이 지나자마자 절정에 오르고

강력한 지원세력에 힘입어 최연소 귀랑대주를 차지한 귀곡의 기린아

도하람에게 줄을 서면서 출세길이 열렸다고 생각했는데

저승길이 열렸다.

명백한 줄서기의 실패였다.


악운룡은 청탁조령공을 이용해서 체내의 섞여버린 영기와 진기를 발산하고 있는 중이었다.

섞여버린 기운을 정제하거나 통제할 수 없으니 체외로 빼내는 수 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미쳐 날뛰게 되면 치명적인 문제

머리가 돌아버리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이 문제는 간단히 해결했다.

북명신공으로 머리쪽을 향하는 기운을 차단했다.


통제할 수 없는 기운은 최대한의 힘으로 적을 공격하므로써 발산하고

최소한 주화입마로 미쳐버리는 일은 막았다.


이런 상태로 계속 날뛰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기운만 빼내면 다시 통제력을 회복할 수 있다.

누구도 간 적이 없는 길을 개척한 셈

기발한 발상

천재적인 재능이었다.


악운룡의 몸이 허공으로 삼 장이나 솟구쳤다.

넘치는 기운을 어떻게든 빨리 발산시켜야 하므로 필요하지도 않은 부분에 과하게 힘을 쓴 결과였다.


도하람은 산기슭에서 떠오르고 있는 태양보다 더 높이 솟구친 그를 보면서 더 이상 합리적인 추론을 내놓지 못했다.

폭정단을 열 개쯤 먹었다면 모를까

사람이 할 수 있는 짓거리가 아니다.


“어? 저 새끼가···”


위기의 상황에서도 빠르게 판단했다.


“막아”


귀랑대에게 명령하는 동시 몸을 돌려 전속력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니 귀랑대도 둘 밖에 남지 않은 상태


‘쓰벌, 저걸 어떻게 막으라는 말이야?’


빠르게 결심하고 도하람과 반대 방향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악운룡은 그들의 뒤를 따라 독수리처럼 덮쳐갔다.

여태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강력한 힘이 전신에서 폭발하고 있다.

그 힘을 어떻게든 빨리 소모시켜야 하는데 달아나주니 오히려 고맙다.

이렇게 큰 동작

신법을 전력으로 시전할 때 진기의 소모가 가장 빠르다.


귀랑대 두 명은 십 장도 도망가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것도 검을 도끼처럼 무지막지하게 내리치는 수법

영기를 최대한 소모할 수 있는 수법으로 당했으니 몸체가 두동강이 나버렸다.


몸을 돌리니 멀리 도하람이 보인다.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전력을 추격을 시작했다.

도하람을 꼭 죽여야 한다는 충동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아직까지 정신은 또렷하게 살아 있으니 혼탁한 기운을 발산시키는 게 우선

힘을 빼고 달리는 게 고수의 신법이라지만

최대한 힘을 주어 전력으로 달렸다.


도망가면서 연신 뒤를 돌아보던 도하람은 헛숨을 내뱉았다.


“헉”


‘저게 인간이냐?’


분명히 서방에서 도망칠 때만 해도 겨우 일류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를 쫓아오고 있는 자는 절정을 넘어 초절정

어쩌면 초절정 중에서도 상급이 될지도 모르는 고수가 되어 있었다.


젖 먹던 힘까지 끌어 올려 도망쳤지만 거리가 빠르게 줄어든다.


“안 돼, 쫓아오지 마”


절규를 하지만 통하지 않는다.

남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자일수록 자신의 목숨은 소중하다.


드디어 악운룡이 하늘을 날아 매가 병아리를 채듯이 내리 꽃혔다.

검술은 막무가내로 영기를 소모하기가 어렵다.

최고 효율적으로 진기를 소모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인 금강권을 휘둘렀다.


무공은 적은 진기로 큰 효과를 추구하는 게 상식

일류의 경지에 오르도록 무공을 수련했다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개념이다.

지금 그는 반대의 길을 걷고 있었다.

이와 같은 역발상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할 수 없다.

무공을 배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효율을 추구하는 게 몸과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비효울의 극치를 보여주면서 영기를 효율적으로 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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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요괴현현 23.07.09 78 4 12쪽
63 하의실종 23.07.08 83 4 12쪽
62 회초리 마녀 23.07.07 80 2 12쪽
61 적과의 동침 23.07.06 91 3 11쪽
60 무공 장사 23.07.05 91 3 12쪽
59 화산의 비밀병기 23.07.04 94 4 12쪽
58 병아리가 된 천재 23.07.03 93 3 12쪽
57 2군 양성 23.07.02 90 4 11쪽
56 치료 취소 23.07.01 104 4 12쪽
55 악마의 새끼들 23.06.30 98 3 11쪽
54 거대한 전리품 23.06.29 103 3 12쪽
53 위험한 도발 23.06.28 99 3 12쪽
52 요괴의 승리 23.06.27 106 2 12쪽
51 얼마나 우려 먹으려는 거야? 23.06.26 110 2 12쪽
50 엉덩이신공 23.06.25 106 3 12쪽
49 백 살 어린이 23.06.24 118 3 11쪽
48 줄타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23.06.23 115 3 11쪽
47 조카바보 23.06.21 117 2 11쪽
» 줄을 잘못 섰네 23.06.21 117 3 11쪽
45 줄 때 먹고 보자 23.06.19 118 3 11쪽
44 줄타기 23.06.18 116 3 11쪽
43 죽거나 미치거나 23.06.17 124 3 12쪽
42 힘을 빼라 23.06.16 123 3 12쪽
41 귀랑대 23.06.15 118 3 12쪽
40 세 천재들 23.06.14 123 3 12쪽
39 남궁세가의 적손 23.06.13 14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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