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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님의 서재입니다.

이중 빙의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마탑주™
작품등록일 :
2023.05.10 20:43
최근연재일 :
2023.07.12 23:15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1,023
추천수 :
258
글자수 :
355,081

작성
23.06.2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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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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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얼마나 우려 먹으려는 거야?

DUMMY

주홍이 그의 속셈을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상대가 자세히 말해주기 싫다는데 억지로 입을 벌릴 수는 없다.

그래도 너무나 궁금하니 한 번 더 물어본다.


“아닌 것 같은데? 그리고 이런 고수를 누가 이렇게 만신창이로 만든 거야?”

“그놈의 심장을 찌른 것은 나다”


어느 새 주홍과는 허물 없이 지내는 사이가 됐다.

그래도 구룡사에 막칠의 존재를 알리고 싶지는 않았다.

구룡사가 막칠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주위 사람들은 악운룡의 입장을 알고 있었으므로 아무도 끼어들지 않았다.

그가 귀랑대와 싸운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은 다 눈치 채고 있었다.

강호에서는 남의 일에 지나치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게 몸에 이롭다.

그가 엉덩이신공을 시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도

눈만 껌벅이며 궁금증을 억눌렀다.


막칠과 신기삼우에게 눈짓을 하자 그들은 슬며시 뒤로 빠지더니 조용히 황금전장으로 돌아갔다.


주홍 또한 그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약간 서운한 기색

샐쭉한 표정으로 악운룡을 쳐다보더니

눈꼬리가 가늘게 변한다.


“그러고 보니 너 뭔가 많이 달라졌구나, 전보다 냉정하고··· 뭐랄까? 난폭해진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직설적으로 얘기할 사람은 주홍 밖에 없다.

다른 사람들도 약간의 눈치를 채고 있었지만 그녀의 말을 들어보니 과연 그렇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악운룡의 변화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뭔가 이상하다는 것은 느꼈지만 깊게 생각할 틈이 없었다.


“지금은 할 일이 많다, 이 넓은 장원을 꼼꼼히 수색해야 해”


그가 말을 돌리자 황충이 그의 곤란한 상황을 넘기기 위해 재빨리 지시했다.


“저 큰 건물은 악문주와 공여문 자네가 수색해 주게”


악운룡이 그가 지정한 건물로 걸어가자 황충은 각자 수색 범위를 지정해 주었다.


“더 이상 고수는 남아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대항하면 죽여도 좋네”


그의 일처리는 누구보다도 수완이 좋았다.


“사용인이나 하인등은 저 건물로 모아, 뭔가를 발견해도 역시 저곳으로 모아주게”


모든 사람이 수색에 나섰어도 수색을 완료하는 데에는 한참이나 걸렸다.

안부의 규모는 대단히 커서 대장원 몇 개를 합쳐 놓은 것 같았다.


“이놈들 귀곡을 아예 여기로 옮겨올 생각이었던 모양입니다”


공여문은 악운룡의 뒤를 따르며 안부의 규모에 혀를 내둘렀다.


놀은 담에 가려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건물이 웅장하고 화려하다.

그런 건물이 수십 동이나 넓게 배치되어 있고

마방이나 식당, 속소, 대연무장, 소연무장등 무림문파를 운영하기 위한 시설들이 골고루 잘 갖추어져 있었다.


“이 정도면 최소한 천 명 이상은 수용 가능하겠는데요?”

“필요하다면 수천 명도 가능할 것 같다”

“엄청난 규모군요, 귀곡은 여기를 중심으로 천하를 도모하려는 것이었을까요?”

“그건 모르지만 중심적인 역할을 하도록 설계된 것은 틀림 없다”


공여문은 그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이미 문주로 모시게 된 입장

더구나 그의 불가사의한 무공을 보니 저절로 존경심이 생긴다.

둘 사이의 관계가 상하로 명확하게 갈라졌다.


그들이 향하는 곳은 가장 중심에 있는 건물

유난히 크고 화려해서 누구라도 안부의 핵심 건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웅장한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넓은 공간이 나온다.

무려 수백 명이 동시에 입장해도 넉넉한 공간

사방의 벽과 바닥은 비싼 대리석으로 도배가 되어 있다.

환한 창문과 높은 천정은 건물의 품위를 더욱 높여준다.


건물의 형태와 색깔, 소재등 모든 것이 웅장하고 화려하면서도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독특한 것들이었다.


그 화려하고 넓은 방 가운데 왜소한 체격에 염소수염을 기른 중년인이 서 있었다.

무공이 대단한 것으로 보였지만 적의를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다가서자 미간을 찌푸리며 묻는다.


“너희들은 누구냐?”

“이 분이 금강문주님입니다”


싹싹한 성격의 공여문이 답했다.


“금강문? 엊그제 황금전장이 새로 만들었다는 문파라는 말이냐?”

“그렇습니다”

“너희 금강문이 귀곡의 귀호대와 귀곡사자를 이겼다고?”

“그들은 전멸했습니다”


염소수염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


“귀호대주 엄한로에게 들으니 한 주먹거리 밖에 안 된다더니 그게 아니었나?”

“귀곡의 무력대 몇 개로는 우리 금강문의 상대가 아니지요”


아직 가입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문파에 대한 자부심에 뿌듯하다.


“허허, 황금전장이 금강권왕의 명성을 이용해서 장사를 하는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대단한 문파였군, 강호의 판도에 변화를 가져 오겠어”


귀곡의 인물인 줄 알았는데 남의 일처럼 얘기한다.


“선배님은 귀곡이 아니군요?”

“나는 교수신공(巧手神工) 오일휘(吳逸輝)네, 귀곡이 의뢰한 작업을 할 뿐 귀곡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아! 그 건축과 진법, 특히 기관을 이용한 진식에 천하제일이라는 교수신공입니까?”

“그렇네”


교수신공 오일휘는 천하제일의 기관진식 전문가

공여문은 즉시 머리를 조아리며 공경을 표하지만 악운룡은 무덤덤

화산 산골에까지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면 알지도 못하고 그리 중요한 인물이 아니다.


“그런데 오선생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것이오?”


오일휘의 눈썹이 치켜 올라간다.


‘이 애송이 자식이 아주 버릇을 말아 먹었군’


그의 명성이 천하에 퍼져 있다지만 아는 사람만 알고 있다.

건축이나 기관진식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악운룡의 입장에서는 이런 태도가 당연하다.

상대가 아직 적인지 아군인지 모르는 상황

냉정하고 호전적인 성격이 갑자기 부드러워질 까닭이 하나도 없다.


“나는 귀곡의 의뢰를 받고 이 귀곡의 건설을 지휘하고 있는 중이야”

“<귀곡>을 건설한다고?”

“여기가 바로 새로운 귀곡이 될 곳이다”


귀곡이 왜 이렇게 엄청난 돈을 들여 웅장하고 화려한 건물들을 대규모로 건설하는지 알게 됐다.

그들의 본거지로 삼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유명한 사람을 초빙해서 공을 들여 지은 것이군”

“아직 완공하려면 멀었다”

“다 지은 것 같은데?”

“이제 겨우 뼈대만 올라간 거다, 이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살아 움직여야 비로소 제 역할을 하는 거야”


이건 또 뭔 개소리?

건물들이 손을 맞잡고 살아 움직인다고?


“그럼 오선생은 이 건물들을 살아 움직이게 만들 참이었소?”

“이제 막 준비를 마치고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그럴 필요가 있나?”

“뭔 소리냐?”

“건물들이야 가만히 쭈그려 앉아 있으면 되지 살아 움직일 필요가 있냐는 말이오”

“무식한 놈”


여태 무림인들을 모조리 싸잡아서 무식한놈으로 취급하던 그였다.

이제 남에게서 자신이 무식한놈 취급을 받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자신은 유식하다고 생각하니 상관은 없지만

귀곡이 구태여 그런 짓을 한 이유가 궁금하다.


“일단 앉아서 얘기해 보십시다”

“무식해도 제정신은 있는 놈이구나”

“도대체 건물이 살아 움직인다는 것이 뭐요?”


교수신공 오일휘는 그 얘기가 나오자 갑자기 생기가 넘치는 사람으로 돌변했다.

입에서 침을 튀기며 한참을 설명한다.


설명을 다 들은 악운룡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럴 듯 하기는 한 데 별 거 아니네”


오일휘가 벌떡 일어나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악을 쓴다.


“이 바보 새끼야, 기관진식의 가치를 몰라도 유분수지 천하의 교수신공이 설계한 작품이 별 거 아니라고?”


길길이 날뛰는 그를 보면서도 태연하다.


“귀곡이 지불한 비용 외에 앞으로 금자 오천 냥이 더 들어가야 한다며?”

“설마 겨우 오천냥 때문에 그러는 거냐?”

“금자 오천 냥을 ‘겨우’라고 말하면 곤란하지”


금자 오천 냥이라면 엄청난 금액

은자로는 십만 냥

대장원을 가지고 세력을 과시하는 부자라도 감히 엄두를 낼 수 없은 거액이다.

금자는 악운이 화산을 나오기 전까지 단 한 냥도 구경도 못 해본 고액권이었다.


오일휘는 뒷목을 잡고 신음을 흘리더니 벌떡 일어선다.


“끄응, 이런 무식한 놈과 말을 섞는 내가 잘못이지, 필요 없으면 나는 갈란다”

“영감, 그냥 가면 어떻해?”

“네가 싫다고 했는데 그럼 가지 어떻하냐?”

“귀곡에게서 선수금을 받았다며? 그건 내 놓고 가야지”

“뭐라고? 이 새끼가 이제 보니 아주 날강도네, 선수금이라고 꼴랑 삼천 냥을 받았는데 그걸 날더러 토해내라는 말이냐?”

“당연하잖아? 일을 하다 말고 가면 다시 내놓아야지”


오일휘의 눈에서 불꽃이 튀고 더운 콧김이 뿜어져 나온다.


“못 준다”

“이 양반이야말로 날강도네, 사람이 경우가 있어야지”

“그 돈은 이미 다 써버렸다”


<날 잡아 잡수>신공을 시전한다.

그렇다고 잡아 먹을 수는 없고

뭔가 본전을 뽑아야 하는데

마땅한 방법이 없어서 궁리를 하고 있는 사이


청파가 등장했다.


-이 까마귀보다 무식한 새끼야, 교수신공이야말로 만나려야 만날 수 없는 최고의 인물이야, 겨우 오천 냥을 아끼려고 그를 쫓아 내?


‘이 할매가 왜 이렇게 흥분했지?’


백 살이 넘었으면 누가 봐도 <젊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고

나이에 걸맞게 <젊잖게> 행동해야지 왜 이리 경박한 거야?


‘애들처럼···’


-이 영감이 말하는 기관진식이 진짜 효과가 있는 거야?

-그 정도만 해도 훌륭하지만 최고로 만들려면 <축령기관진>을 구축해야 한다.

-그건 또 뭐야?


축령기관진(蓄靈機關陣)에 대한 정보가 주르르 흘러 들어온다.


‘캬아! 쥑이네’


기관진에서 축령기관진으로 바뀌니 완연하게 한 단계 올라간다.

이 정도면 큰 도움이 된다.


-이것만 설치하면 아무리 강력한 세력이라도 쉽사리 넘보지 못할 거다

-이럴 때 보면 청상선자는 생각보다 고절한 인물이었어

-진짜 고수들은 나의 위대함을 진작에 다 알고 있었다, 무식한 너만 모르는 거야


이제는 이놈, 저년이 다 무식하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이런 기관진식에 대해서는 청파의 말대로 까마귀보다 무식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축령기관진에 대한 지식을 얻고 난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그딴 시시한 기관진보다 축령기관진을 설치해 준다면 모를까?”

“뭐라고? 네가 축령기관진을 알아?”


감히 자신이 설계한 천고의 절진을 별 거 아니라고 평하고

오천 냥을 아끼기 위해 기관진을 설치하다 말고 쫓아내려 한 무식쟁이

이런 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 정도는 돼야 거액을 들인 보람이 있지”

“너, 정말 축령기관진을 알고 있구나?”

“내가 무식해도 그쯤은 알고 있어, 그리고 그 방면에서는 영감이 천하제일이라는 것도 알지”

“허어, 이거 도깨비에 홀린 것도 아니고..”


이 새끼 방금까지 무식쟁이가 틀림 없는데다가

이미 엄청난 거액이 투자된 진식을 잔돈푼을 아끼기 위해 포기하겠다고 한 자린고비였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가 없다.


‘원래 알고도 의뭉을 떨었던 건가? 그게 아니라 어쩐지 갑자기 사람이 바뀐 것 같은데?’


그럴 리가 없다.

무식쟁이가 갑자기 사람이 바뀌어서 웬만한 전문가도 잘 모르는 축령기관진에 대해 알게 될 리가 없잖아?


축령기관진이라면 흥미가 솟구친다.


“그걸로 해 줘”

“너 정말 축령기관진을 설치하려는 거냐?”

“그렇다니까”

“고객님,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오일휘의 태도가 광속으로 변했다.


축령기관진은 기관진식을 연구하고 시공하는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평생 한 번이라도 꼭 해 보고 싶은 최고의 절진

최고기술의 상징임과 동시

그의 명성을 현실로 증명해 줄 필생의 금자탑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아는 사람도 거의 없고 무지막지한 시공비가 필요하다.

그러니 모르는 사람에게 설득해 봐야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이 기회를 절대로 놓치면 안 된다.


“견적을 다시 내 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악운룡의 얼굴이 사정 없이 우그러든다.


‘아 씨, 얼마나 우려 먹으려는 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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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가을에 새로운 작품으로 23.07.12 43 0 -
67 적으로부터 얻은 비전 23.07.12 66 2 11쪽
66 사문의 적 23.07.11 74 4 12쪽
65 쳐맞을 계획 23.07.10 84 4 11쪽
64 요괴현현 23.07.09 78 4 12쪽
63 하의실종 23.07.08 83 4 12쪽
62 회초리 마녀 23.07.07 80 2 12쪽
61 적과의 동침 23.07.06 91 3 11쪽
60 무공 장사 23.07.05 91 3 12쪽
59 화산의 비밀병기 23.07.04 94 4 12쪽
58 병아리가 된 천재 23.07.03 93 3 12쪽
57 2군 양성 23.07.02 90 4 11쪽
56 치료 취소 23.07.01 104 4 12쪽
55 악마의 새끼들 23.06.30 98 3 11쪽
54 거대한 전리품 23.06.29 103 3 12쪽
53 위험한 도발 23.06.28 99 3 12쪽
52 요괴의 승리 23.06.27 106 2 12쪽
» 얼마나 우려 먹으려는 거야? 23.06.26 110 2 12쪽
50 엉덩이신공 23.06.25 106 3 12쪽
49 백 살 어린이 23.06.24 118 3 11쪽
48 줄타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23.06.23 115 3 11쪽
47 조카바보 23.06.21 116 2 11쪽
46 줄을 잘못 섰네 23.06.21 116 3 11쪽
45 줄 때 먹고 보자 23.06.19 118 3 11쪽
44 줄타기 23.06.18 115 3 11쪽
43 죽거나 미치거나 23.06.17 124 3 12쪽
42 힘을 빼라 23.06.16 123 3 12쪽
41 귀랑대 23.06.15 118 3 12쪽
40 세 천재들 23.06.14 123 3 12쪽
39 남궁세가의 적손 23.06.13 14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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