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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님의 서재입니다.

이중 빙의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마탑주™
작품등록일 :
2023.05.10 20:43
최근연재일 :
2023.07.12 23:15
연재수 :
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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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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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글자수 :
355,081

작성
23.06.15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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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귀랑대

DUMMY

스물다섯 가량의 훤칠한 젊은이

날카로운 눈꼬리가 무인이라기 보다는 모사 같은 느낌을 풍긴다.

화려한 수가 놓여진 고급 장포를 입고 있다.


“당신이 한 짓이오?”

“오늘부터 수안성은 우리 귀랑대가 접수한다”

“그렇군, 그럼 당신이 귀랑대주겠네?”

“내가 귀랑대주 도하람이다”


자랑스러운 태도

원래 귀영3대주였지만 실력을 인정받아 한 단계 높은 귀랑대주가 되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얻은 극히 드문 결과였다.

심지어 죽이러 온 악운룡에게까지 자랑하고 싶은 기색이다.


“이번에는 서방을 치러 온 거냐?”

“흥, 서방은 없앨 필요조차 없다, 앞으로 심부름 할 하인도 필요하고”


역시 귀곡답다.

초기의 귀곡은 무공보다 권모술수로 이름을 날렸다.


그들은 역사책에 나오는 유명한 인물 귀곡자(鬼谷子)를 시조로 모시고 있다.

소진과 장의라는 걸출한 인재를 배출한 곳

세 치 혀로 천하를 들었다 놨다 했다는 책사들이다.


물론 방연이라는 무장도 있었다.

특히 손빈은 불세출의 전략가이면서도 장수였다.

문무에 걸쳐 당대를 풍미했던 뛰어난 인재들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쏟아져 나왔다.


지금의 귀곡이 그 때의 절학을 얼마나 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들이 귀곡자의 진전을 모두 이었다고 주장할 뿐이었다.

진전을 이었는지

그게 진짜 귀곡자의 유산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귀곡의 무공이 최고의 수준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도하람의 태도로 미루어 수안성을 접수할 모든 준비가 되어 있다.

갖가지 변수를 극복할 만전의 계책을 세워 놓았을 가능성이 높다.


“다음은 목가장이겠군”

“잘 아는구나”


마침 서방을 찾아 온 것이 큰 다행이었다.

내가 위험해질망정 목가장이 뒤집어지는 것은 더 곤란하다.


“구룡삼대를 상대할 자신이 있나?”

“하하하··· 귀랑대가 바로 구룡대를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지, 그러니 문제 없지 않겠나?”


대단한 자신감이었다.

그럴 만한 이유도 있었다.

처음부터 구룡대를 목표로 조직을 만들었다니 뭔가 준비가 되어 있다는 얘기


“서방에 필요 없는 자가 딱 한 명 있다”

“그게 나인가?”

“원래는 목가장을 먼저 치려고 했는데 네가 서방에 있다고 해서 순서를 바꾸게 됐지”

“나를 그토록 융숭하게 대접해 주니 영광이로군”

“대접을 받았으니 이제 목을 내 놓게”


대화를 하면서 영기를 최대한으로 운용했다.

벌써 사방이 귀랑대에 의해 포위되어 있었다.

맞서 싸우는 것은 고사하고 빠져 나가는 것조차 쉽지 않다.

절체절명의 위기


문득 머리 속에서 푸른 여인의 상념이 전해온다.


-그들과 대항하면 너는 죽는다, 이제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무령의 흡정령주를 먹어라


즉시 붉은 노인이 등장한다.


-이 년의 말을 들으면 안 된다.


혼란스럽다.

잠시 시간을 끌어 보자


“전가보와 목가장을 치는 이유는 수안성을 차지하려는 것이군”

“그렇다”


-흡정령주 말고 좋은 방법이 있으면 말 해 봐, 아무 것도 없잖아?

-이년이 흡정령주를 먹이려는 의도는 흑령기로 의지를 굴복시켜 너를 차지하려는 것이야


이들의 목적은 알았지만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

흑령기에 오염되어도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면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흑령기도 영기

기능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

차이가 있다면 부도덕한 방법까지 동원해서 온갖 잡스런 영기까지 빠르게 모은 것이 흑령기

정순함의 차이다.


그러므로 이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대개의 경우 흑령기가 지나치게 강해지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굴복해서 통제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흔히 말하는 마인이 되어버린다.


마인이 된 후에는 악운룡의 정신력이 아무리 강해도 소용 없다.

영공의 절대 고수인 푸른 여인이라면 손쉽게 그의 육신을 차지할 수 있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령의 흑령기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무령이 오랜 시간 정성을 기울여 정순하게 정제한 영기다.

아무리 많은 영기를 가지고 있어도 그 질이 좋지 않으면 결코 대령사의 경지에 오르지 못한다.


-안 먹으면 네가 죽어


악운룡도 논쟁에 뛰어들었다.

다행히 이들과는 상념으로 의사가 전달되니 훨씬 빠르다.


-내가 죽지 않기를 바라나?

-네가 죽으면 우리도 같이 소멸해버린다


‘흠, 그렇다는 말이지?’


이들이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그를 도와주었던 까닭이 바로 이것이었다.

또한 강호에서 진짜 고수를 만났을 때의 구명

허망하게 죽지 않을 정도로 최소한의 무공을 갖추도록 도와주었다.

그게 이들의 기준으로는 일류 수준이었다.


“귀곡은 왜 수안성을 차지하려고 하는가?”

“곧 죽을 놈이 별 걸 다 묻는군”


한꺼번에 세 사람, 아니 한 명의 사람과 두 요괴와 대화를 하려니 헷갈린다.


-붉은 노인네, 이름이 뭔가?

-왜 갑자기··· 북명존자(北冥尊者)라고 불러라

-북명존자는 개뿔, 남의 몸을 빼앗으러 들어온 도둑 주제에

-이 이런 싸가지 없는 새끼가···


“수안성이 우리의 계획에 가장 적합하다, 교통의 요충지이면서도 적절한 규모, 강력한 문파가 없어서 청소하기도 쉽지, 됐나?”


-앞으로 너는 홍로(紅老)다

-이런 돼지 먹이로 던져 줄 새끼가···


북명존자는 노발대발

그러거나 말거나 악운룡은 태연했다.


‘내가 죽으면 너도 죽는데 나를 어쩌겠어?’


“그런데 왜 나를 죽이려 하는 것인가?”

“내가 보기에 수안성에 있는 자들 중에서 네가 가장 우리에게 방해가 될 인물이다”


-홍로, 흡정령주를 먹지 않고 빠져나갈 방법을 말 해

-건방진 새끼가··· 내가 네 종이냐?

-네가 협조하지 않으면 흡정령주를 먹는 수 밖에 없다

-······


대답이 없는 것을 보니 홍로도 별 방책이 없는 모양


‘이러면 곤란해지는데’


“내가 가장 위험하다고? 나보다 고수들이 많잖아?”

“무령은 우리도 손을 쓸 수 없는 고수였다. 놈을 잡은 것은 그 고수들이 아니라 순전히 네 힘이었다”


-늦기 전에 빨리 흡정령주를 먹어

-너는···

-나는 청상선자(靑裳仙子)다

-누가 물어 봤어? 너는 앞으로 청파(靑婆)다, 잠시 조용히 하고 있어

-이 호로새끼가 귀엽게 봐 주니까 머리 꼭대기까지 기어 오르는구나


도하람은 기분이 좋았다.

이 자는 이제 죽은 목숨

독 안에 든 쥐다.

언제나 고수들 가운데 섞여 있어서 속 깨나 썩일 줄 알았는데 이렇게 쉽사리 잡게 될 줄은 몰랐다.


“너야말로 그들의 구심점이지, 너만 없어지면 나머지는 각개격파가 가능하다”

“진정한 나의 가치를 알아 주는 사람은 너 밖에 없구나”

“흐흐흐··· 내가 사람 보는 눈은 누구보다 뛰어나지”


-홍로, 아직도 대책이 없나?

-씨발, 네가 어이 없을 정도로 허약해서 그런 건데 내가 갑자기 어떻게 해결하나?


지금 악운룡의 수준은 일류를 넘어서 있다.

방어력을 생각한다면 절정의 고수도 그리 두렵지 않다.

그런데 이 자는 어이 없을 정도로 허약한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무능한 도둑놈 같으니, 뭐라도 생각해 봐

-이런 빌어먹을 개새끼···


“그래서 나를 꼭 죽여야 하겠다는 말이냐?”

“나의 앞길을 막는 자는 모두 죽는다”

“너도 나의 앞길을 막을 놈 같은데?”

“이 새끼 간뎅이가 부었구나, 그럼 죽여 보던지”


순식간에 외통수에 몰려버렸다.

구룡대를 상대할 정도의 전력이라면 그가 아무리 몸부림 쳐 봐야 벗어날 가능성이 없다.


아무리 백척간두의 상황이라도

청파의 말대로 흡정령주의 힘을 빌릴 수도 없다.

무령의 힘을 다 흡수하지는 못했겠지만 흡정령주가 흡수한 흑령기는 거대하다.

지금 악운룡의 내공이나 영공의 수준으로는 절대 소화시킬 수 없다.

오히려 흑령기에게 빠르게 점령당해 마인으로 변할 확률이 높다.


-탈출해서 산으로 간다. 어디로 가는 게 좋겠나?

-내 나이가 백오십···

-바쁜데 나이 타령 하지 말고 알아, 몰라?

-어디든지 가 봐라


악운룡이 검을 뽑았다.

도하람을 향해 똑바로 검을 겨눈 뒤


“너는 나를 적으로 선택하는 순간 악몽이 시작된 거야”

“뭐라는 거냐? 돌아버린 거 아니야?”


홀연 옆으로 몸을 날렸다.


도하람은 쫓을 생각도 하지 않고 오히려 뒷짐을 진다.


“병신 같은 새끼, 네놈 따위가 뚫을 수 있는 포위망이 아니다”




포위하고 있는 자 중 하나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한 놈을 쓰러뜨리고 빠져나갈 공간을 만드는 게 상책이다.


거의 동시에 양쪽 옆에서 창검이 찔러 들어온다.

정교한 합격진

거의 반사적으로 움직일만큼 훈련이 잘 되어 있다.


악운룡은 두 사람의 공격을 무시하고 코뿔소처럼 앞으로 돌격했다.

상대도 정면으로 검을 찌른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가 맡은 방위는 뚫릴 수 없다는 결의가 보인다.


‘독한 놈들이네’


얼마나 철저하게 훈련을 시켰는지 목숨을 걸고 자기 위치를 지킨다.

하나가 무너지면 전체 진세가 흔들린다.


동시에 세 방향에서 쾌속하게 이루어진 공격

다 무시했다.

방어를 도외시하고 앞에 있는 자의 심장에 검을 쑤셔 넣었다.


퍼버벅


세 방향에서 강력한 공격이 적중했다.


“크윽”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프지만 큰 상처는 나지 않을 게다.

그 짧은 찰나에 악운룡의 검이 찌르고 들어갔다.


“아아악”


정면에서 저지하던 자의 심장에 검이 박히자 저절한 비명을 지른다.


앞으로 돌진하면서 그를 쓰러뜨리고 달렸다.


그 모습을 본 도하람이 너무 어이가 없어 실소를 흘리고 말았다.


“허어, 저 새끼 도대체 뭐야?”


부대주 지기승 역시 마찬가지


“분명히 세 번의 공격을 허용했는데 아무런 부상도 없이 그냥 달아나네요”

“새끼야, 그걸 내가 몰라? 추격해서 잡는다”

“복명”


이제 대주를 포함해서 열두 명이 되어버린 귀랑대가 도하람을 선두로 뒤를 쫓았다.

사람들은 어두운 밤하늘을 배경으로 줄지어 늘어서 있는 지붕 위를 바람처럼 달려가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저건 또 뭐라냐?”

“뭐긴 뭐겠어? 또 싸움이 일어난 거지”

“제길, 그놈의 싸움은 어떻게 하루도 쉬지 않는 거야?”

“그래도 우리까지 싸잡아서 죽이지는 않으니까 다행이지”

“하긴 우리는 싸움 구경이나 하고 떡이나 먹으면 되니까”

“우리가 무공을 배우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야”


맹탕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즉시 황금전장을 향해 달렸다.


“전장주님을 뵈어야 합니다”

“무슨 일인가?”

“금강문주 악대협이 습격을 당했습니다”

“뭐라고? 잠시 기다리게”


황충이 황급히 나타나자 그는 사태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귀랑대 한 명을 죽이고 달아났다고?”

“그렇습니다”

“현장을 가 보자”


황충이 현장에 도착해서 상황을 파악할 때 속속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공여문과 영호직이 도착하고 곧 남궁혁빈이 나타났다.


영호직이 낙담한 표정으로 중얼거린다.


“귀곡의 귀랑대라면 최강의 무력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번에는 악소협도 살아니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백무련 영호가의 삼공자였지만 그도 끈 떨어진 조롱박 신세

부친이 죽고 형이 가주가 되면서 관계가 껄끄러워졌다.

강호를 유람하러 나온 게 아니었다.


적지 않게 의지가 되던 악운룡이 죽다니

너무나 허탈하다.


공여문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금강문에 가입하자마자 문주가 죽는다니

아직 일초 반식도 배우지 못했는데

절정의 꿈이 허공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그래도 다른 사람이 아니라 악대협이라면 무슨 기발한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이런 상황에서 무슨 기발한 방법이 통하겠나?”

“그래도···”


그는 악운룡의 죽음을 믿기 싫었다.

하지만 그의 죽음은 상황을 파악할수록 점점 기정사실이 되어 가고 있었다.


남궁혁빈은 시원 섭섭한 묘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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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적으로부터 얻은 비전 23.07.12 66 2 11쪽
66 사문의 적 23.07.11 74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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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요괴현현 23.07.09 78 4 12쪽
63 하의실종 23.07.08 83 4 12쪽
62 회초리 마녀 23.07.07 80 2 12쪽
61 적과의 동침 23.07.06 91 3 11쪽
60 무공 장사 23.07.05 91 3 12쪽
59 화산의 비밀병기 23.07.04 94 4 12쪽
58 병아리가 된 천재 23.07.03 93 3 12쪽
57 2군 양성 23.07.02 91 4 11쪽
56 치료 취소 23.07.01 104 4 12쪽
55 악마의 새끼들 23.06.30 98 3 11쪽
54 거대한 전리품 23.06.29 103 3 12쪽
53 위험한 도발 23.06.28 99 3 12쪽
52 요괴의 승리 23.06.27 107 2 12쪽
51 얼마나 우려 먹으려는 거야? 23.06.26 110 2 12쪽
50 엉덩이신공 23.06.25 106 3 12쪽
49 백 살 어린이 23.06.24 118 3 11쪽
48 줄타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23.06.23 115 3 11쪽
47 조카바보 23.06.21 117 2 11쪽
46 줄을 잘못 섰네 23.06.21 117 3 11쪽
45 줄 때 먹고 보자 23.06.19 118 3 11쪽
44 줄타기 23.06.18 116 3 11쪽
43 죽거나 미치거나 23.06.17 124 3 12쪽
42 힘을 빼라 23.06.16 124 3 12쪽
» 귀랑대 23.06.15 118 3 12쪽
40 세 천재들 23.06.14 123 3 12쪽
39 남궁세가의 적손 23.06.13 14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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