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마탑주™ 님의 서재입니다.

이중 빙의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마탑주™
작품등록일 :
2023.05.10 20:43
최근연재일 :
2023.07.12 23:15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1,041
추천수 :
258
글자수 :
355,081

작성
23.06.24 21:10
조회
118
추천
3
글자
11쪽

백 살 어린이

DUMMY

백 살이나 차이 나는 형이 막내와 하는 행동은 비슷하다.

막내도 지금은 이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어릴 때나 그랬지

백 살이 넘은 어린이였다.


“그러고 보니 동생 기도가 달라져 있네, 내 아우가 훨씬 강해져서 돌아왔구나”


그래도 막내와는 이런 점이 다르다.

다른 사람들은 보아도 전혀 모르거나 긴가민가 하고 있어도

그냥 보면 안다.


영호직을 선두로 공여문과 남궁혁빈까지 떼를 지어 나타난다.


“악소협, 귀랑대를 작살 냈다고? 그게 정말인가?”

“그렇지 않다면 내가 어떻게 이리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겠습니까?”

“그렇···겠지? 허허···”


뭔가 할 말이 많은 것 같으면서도 막상 할 말이 없다.

그저 그의 말을 인정하는 수 밖에


남궁혁빈은 묘한 갈등에 휩싸였다.


‘이 사기꾼이 또 무슨 사기를··· 귀랑대의 추격을 받았다면 나와 호위대 전체가 상대해도 만만치 않은 전력인데’


죽지 않았다는 건 분명한 증거다.

게다가 다시 보니 뭔가 전과는 달라진 느낌

막칠의 말대로 기도가 한 단계 올라간 것 같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누가 며칠 사이에 무공이 한 단계 올라 절정이 됐다고 말한다면 대뜸 사기라고 했을 것이다.


‘구룡삼대주 주홍이 자고 나면 달라지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설마 그게 정말인가?’


“그런데 여기서 다들 뭘 하고 있는 겁니까?”

“악문주 자신이 이들에게 금강공을 전수한다고 하지 않았나?”

“그 그렇군요, 그럼 이미 금강공을 연마하고 있는 겁니까?”

“악문주의 유지··· 아니 뜻이라고 생각하고 모두 열심히 하고 있지”


그들은 악운룡이 죽었다고 판단했다.

황충으로서는 악운룡이 마지막으로 남긴 유지라는 핑계로 이들이라도 잡아야 했다.

악운룡과 협의를 마친 일

아니 그가 남긴 유산이었다.


악운룡은 정신이 전부 귀곡을 치는데 쏠려 있었다.

스스로 호전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을 자제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뿐

그게 잘 안 되고 있다.


“악문주는 어떻게 귀랑대에게서 도망친 것인가?”

“도망친 게 아닌데요? 놈들을 다 죽여버렸습니다, 아! 한 놈은 놓쳤구나!”


남궁혁빈이 자신도 모르게 반문했다.


“귀랑대를 몰살시켰다는 말인가?”

“왜? 내가 잘못한 건가?”


이제는 그도 느낄 수 있었다.


‘태도가 뭔지 모르게 전과는 다른데?’


호전적이고 삐딱하다.


그래도 사람들은 아무도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 무서운 귀랑대의 손아귀에서 간신히 벗어나 살아 돌아왔다.

귀곡에 대한 적개심이 솟구치지 않는다면 그건 사람이 아니라 부처님 거시기다.


“그게 아니라 말이 안 되는 얘기잖아?”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렇게 됐다”


이놈은 왜 귀찮게 자꾸 그 얘기를 물고 늘어지는 거야?

빨리 귀곡을 쳐야 하는데 쓸 데 없는 것에만 신경을 쓴다.


“그건 나중에 얘기하고 지금 할 일은 귀곡을 치는 겁니다”

“뭐? 귀곡을 쳐?”

“귀랑대 외에도 이 수안성에 숨어 있는 놈들이 있습니다”

“그래? 그게 어딘가?”

“바로 이 곁에 있는 안부입니다”

“안부? 거긴 내가 조사를 해 보았는데 북경의 고관이 은퇴해서 내려온다는 곳이네, 귀곡이 숨어있는 곳이 아니야”


황충으로서는 터무니 없는 얘기

그는 자신의 사업장 바로 곁에 대규모 저택이 지어지는데 당연히 관심을 가졌다.

사업 특성상 권력의 향방에 민감할 수 밖에 없기도 하고

수안성에서 가장 큰 저택을 짓고 있으니 앞으로 고객이나 협력자로 관리해야 할 중요인물이었다.


관부를 통해 조사해 보기도 하고

북경에서도 정보를 수집해서 맞춰보기도 했다.

심지어 관련자를 직접 만나보기도 했지만 의심할만한 부분은 없었다.


“그럼 가 보면 알지요”


귀곡을 치자고 하니 귀랑대 얘기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악운룡의 입장에서는 귀랑대를 잡은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는 게 곤란하다.

그걸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무령으로부터 얻은 흑령주를 설명해야 하고

흑령주를 설명하려면 영기주, 영기진을 알아야 하는데

결국 목소소가 만들었다는 말부터 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다.


게다가 머리 속에 있는 청홍괴에 대해서는 설명 불가

그 얘기를 했다가는 자칫 정신병자가 되기 십상이다.

정신 이상자로 사회에서 격리당하는 것은 사양이다.

이런 화제는 얼렁뚱땅 엉덩이로 깔아 뭉개는 게 최선이다.


같은 시각 안부에서는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귀랑대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겨우 화산의 꼬마놈 하나를 쫓아 갔다면서 이렇게 오래 걸리는 이유가 뭐야?”

“그게 소인도 궁금한 점입니다”


객관적으로는 전력을 비교하는 것조차 쓸 데 없는 짓이다.

귀랑대 모두가 일류 이상, 몇 명은 초일류 고수

대주 도하람은 절정의 고수다.

이들이 훈련 받은 대로 싸우기만 한다면 초절정의 고수도 상대가 가능하다.


“곧 돌아 오겠거니 하면서 기다리다 벌써 열흘 이상이 지났습니다”

“괴이한 일이로고, 그렇다고 계속 귀랑대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귀곡자께서 왜 이렇게 보고가 늦어지는지 궁금하다고 하문하셔서 내가 왔거든”


귀곡의 수장은 귀곡자

역사책에 나오는 자와 같은 이름이다.


귀곡은 대대로 장문인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귀곡자라고 불러 왔다.

지금은 삼십 몇대 귀곡자라는데

자기들은 한 없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외부인이 보기에는 전혀 신빙성이 없다.


“그럼 귀랑대의 귀환을 기다리지 않고 공격을 개시하는 겁니까?”

“내가 왔으니 가능하지 않겠나?”

“충분히 가능합니다, 단 요즘 금강문이라고 떠들어대는 황금전장을 먼저 치고 목가장을 차례로 치면 됩니다”

“까짓것 한꺼번에 해치워버리는 게 낫지 않나?”

“영사귀편(靈蛇鬼鞭) 송사자님이 오셨으니 안 될 건 없지만 모름지기 전투는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영사귀편 송귀포(宋貴布)

고수가 즐비한 귀곡에서도 유명한 고위급 인사였다.

직책은 귀곡사자(鬼谷使者)

귀곡자가 직접 지시하는 일을 처리한다.


귀호대주 엄한로는 송귀포에게 줄을 댈 기회가 없었는데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송귀포의 눈에 든다면 곧바로 귀곡자에게 보고된다.

웬만큼 뇌물을 준다고 될 일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

“먼저 곁에 있는 황금전장을 치고 그 여세를 몰아 목가장을 쳐야 합니다”

“내가 보기에는 그게 그거지만 자네가 원한다면 그렇게 하세”


영사귀편은 무공에 대한 자부심이 하늘을 찌른다.

그 한 사람의 비중이 유명한 무력대인 귀호대 전체와 맞먹는다는 평가

일류 무력대인 귀호대 전체가 달라붙어도 이긴다는 보장이 없는 강자다.


“모든 준비는 완벽하게 끝났는데 귀랑대로 인해 늦어져서 송구스럽기만 합니다”


전력 비교와 작전계획은 완벽하게 마쳤다.

귀호대가 절정고수들이 포함되어 있는 황금전장의 주력을 상대하는 사이

영사귀편 송귀포가 하나씩 쫓아다니며 종횡무진으로 쓸어버린다.

송귀포의 실력이라면 실패하려야 실패할 수가 없는 작전


“자네야 무슨 잘못이 있나? 그럼 바로 출발하세”


악운룡은 연신 안부가 귀곡의 소굴이라고 주장하고

다른 사람들은 너무 근거가 희박하니 내일 아침에 정중하게 방문해 보자고 주장한다.


“놈들이 당장이라도 쳐들어올지 모릅니다”


사실 그가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는 호전적 충동만이 아니다.

황금전장으로 쳐들어 오는 것은 상관 없지만

목가장을 공격하게 되면 벌집을 건드리는 것과 같다.

천하를 공포에 몰아 넣을 살인 말벌집이다.


“설마 그럴리가···”

“내일 예의를 갖춰 방문해서 처리해도 늦지 않습니다”

“안부의 주인은 북경의 대단한 권력자라는데 관부에서 발목을 잡으면 골치 아파지네”


황금전장의 입장에서는 관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대형사고를 일으키면 무마하기 위해 돈이 억수로 들어간다.

사건이 커지면 돈으로 막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의견이 반대 일색으로 기울 수 밖에 없다.


결국 악운룡은 벌떡 일어났다.

그가 성큼성큼 걸어 나가자 황충이 묻는다.


“설마 악문주 혼자 가려는 것은 아니겠지?”

“혼자 갈 겁니다”


막칠이 그의 뒤를 조르르 따른다.


“동생, 혼자가 아니야, 내가 있잖아?”


그제서야 사람들은 과거의 악운룡과 약간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말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

“자네가 말려 보게”

“저 저도 자신이 없네요, 저렇게 복수심에 불타 오르는 사람을 어떻게 말립니까?”


그 사이 전광대도 악운룡을 따라 붙었다.


“귀곡을 치는 거라면 나를 빼면 안 되지”


넓은 황금전장의 후원을 가로질러 나아가니 황충의 사택이 나타난다.

하인과 시비들이 불안스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 뒤는 무려 일 장이 넘는 높은 담장

망설이지 않고 담장을 뛰어 올랐다.


다다다다


높은 담장을 달려서 오른 악운룡이 잠시 행동을 멈추었다.

사람들이 그를 향해 외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네, 빨리 돌아 오게”


악운룡의 대답은 엉뚱했다.


“너희들이 귀곡이냐?”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무슨 소리죠?”

“글쎄 저 사람이 갑자기 왜 저러는지···”


악운룡의 앞, 담장 아래에는 완전무장한 귀호대와 뒷짐을 지고 그들 뒤에 서 있는 영사귀편 송귀포가 있었다.

그들 역시 갑자기 담장 위에 나타난 사람을 보고 당황했다.

상대를 기습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한 발 빠르게 나타났다.


‘저 새끼가 우리 작전계획을 어떻게 안 거지?’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알 길이 없다.


“너는 누구냐?”

“귀랑대주 도하람에게 내가 전한 말을 듣지 못한 모양이구나, 너희들은 나를 죽이려 했다. 나의 앞길을 막는 자에게는 죽음뿐이다”

“설마 네가 악운룡···?”

“그렇다. 너는 누구냐?”

“나는 귀곡의 귀호대주 엄한로다”


엄한로는 어이가 없었다.

귀랑대의 추살을 받은 놈이 멀쩡히 살아 돌아왔다.

그것도 모자라 감히 귀호대를 치겠답시고 담장을 넘어오는 게 아닌가?


막칠과 전광대가 뒤따라 담장을 뛰어 올랐다.


공여문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저 쪽에 진짜 귀곡이 있는 모양인데요?”

“맞다, 귀곡이다”

“정말 저 담장 너머에 귀곡이 있었다구요?”

“우리도 올라가 보지”


나머지 고수들도 뒤따라 담장을 뛰어 올랐다.

그 사이 신기삼우 역시 소식을 듣고 담장에 올랐다.

담장에 많은 고수들이 죽 늘어서니 마치 나뭇가지에 일렬로 앉아 있는 참새들처럼 보인다.


그들은 밑에 있는 귀곡의 고수들을 보자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악운룡의 주장은 극히 현실성이 없었다.

그런데 귀곡이 도사리고 있는 것도 모자라 황금전장을 치기 위해 출동한 상태이지 않은가?


서로 상대방을 위해 침공하기 위해 움직이다가

경계선에서 딱 마주쳤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기이한 상황

황금전장의 입장에서는 악운룡이 고집을 부리면서 싸우겠다고 나서지 않았다면 자칫 영문도 모르고 크게 당할뻔 했다.


“엄한로라구? 잘 됐다, 괜히 엄한놈을 죽이면 안 되니까”

“뭔 소리냐?”

“딱 죽이고 싶었던 놈이라는 소리다”

“미친놈이로구나, 너희들의 전력으로 우리 상대가 된다고 생각하느냐?”

“그건 붙어보면 알겠지”


악운룡은 담장 위에서 곧바로 엄한로를 향해 덮쳐갔다.

엄한로는 절정의 고수

그것도 완숙한 경지에 이르러 있다.


고수의 눈에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대책이 없는 행동


‘이건 천방지축 정도가 아니라 숫제 미친놈이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중 빙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가을에 새로운 작품으로 23.07.12 43 0 -
67 적으로부터 얻은 비전 23.07.12 67 2 11쪽
66 사문의 적 23.07.11 74 4 12쪽
65 쳐맞을 계획 23.07.10 85 4 11쪽
64 요괴현현 23.07.09 79 4 12쪽
63 하의실종 23.07.08 84 4 12쪽
62 회초리 마녀 23.07.07 80 2 12쪽
61 적과의 동침 23.07.06 91 3 11쪽
60 무공 장사 23.07.05 92 3 12쪽
59 화산의 비밀병기 23.07.04 95 4 12쪽
58 병아리가 된 천재 23.07.03 94 3 12쪽
57 2군 양성 23.07.02 91 4 11쪽
56 치료 취소 23.07.01 105 4 12쪽
55 악마의 새끼들 23.06.30 98 3 11쪽
54 거대한 전리품 23.06.29 103 3 12쪽
53 위험한 도발 23.06.28 99 3 12쪽
52 요괴의 승리 23.06.27 107 2 12쪽
51 얼마나 우려 먹으려는 거야? 23.06.26 110 2 12쪽
50 엉덩이신공 23.06.25 107 3 12쪽
» 백 살 어린이 23.06.24 119 3 11쪽
48 줄타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23.06.23 116 3 11쪽
47 조카바보 23.06.21 117 2 11쪽
46 줄을 잘못 섰네 23.06.21 117 3 11쪽
45 줄 때 먹고 보자 23.06.19 118 3 11쪽
44 줄타기 23.06.18 116 3 11쪽
43 죽거나 미치거나 23.06.17 124 3 12쪽
42 힘을 빼라 23.06.16 124 3 12쪽
41 귀랑대 23.06.15 119 3 12쪽
40 세 천재들 23.06.14 123 3 12쪽
39 남궁세가의 적손 23.06.13 140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