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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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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작품등록일 :
2023.05.10 20:43
최근연재일 :
2023.07.12 23:15
연재수 :
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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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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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글자수 :
355,081

작성
23.07.03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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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병아리가 된 천재

DUMMY

상승의 무공을 배우기 위해 먼 길을 한달음에 달려온 젊은 검객이었다.

주위에 있던 수백 명의 사람들이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한 명이 합격했다면 대략 사오십 명은 허탈하게 발길을 돌려야 한다.


어깨가 으쓱해진다.


‘내가 합격하는 것은 당연하지, 무한에서도 가장 큰 무관인 상무관에서 백 년에 한 번 나올법한 천재라고 불렸으니까’


일류에 오른 무인 자체를 구경하기 어려운 무관

십여 년 만에 처음으로 일류 제자를 배출했다.

그 힘든 등룡문을 약관에 돌파했으니 자부심이 충만한 게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상무관에서 일류에 올랐으나 거기서는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었다.


“큰 물로 나가라”


그를 아끼는 관주는 대범한 사람이었다.


“요즘 뜨거운 화제의 주인공, 금강문에 가 보아라”


관주의 배려로 금강문에 와서 합격의 감격을 맛보게 되었다.


일류로 보이는 담당 무인의 안내에 따라 당당하게 금강문의 화려한 정문을 들어섰다.


“오늘은 늦었으니 푹 쉬고 내일부터 훈련에 임하도록 하지, 식사를 하겠나?”

“하겠습니다”

“대부분 저녁도 먹지 못하고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더군”


식당에 들어서니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마음에 드는 음식을 직접 갖다 먹으면 되네”

“많이 먹어도 되나요?”

“얼마든지 먹어도 좋지만 남기지는 말게”


‘남길 게 어디 있어? 먹기에도 부족할 텐데’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너무 많아 잔뜩 퍼담아 왔더니 결국 다 먹지 못했다.


“그러게 너무 욕심을 내지 말라고 했지 않나? 다음부터는 먹을 만큼만 퍼다 먹게”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배가 터지게 먹었더니 배탈이 나지나 않을지 걱정되네요”

“처음에는 그래도 곧 익숙해질 거야”


숙소로 안내되었다.


“여기가 병아리 숙소네, 푹 쉬고 내일 아침에 훈련장으로 나오면 돼”

“훈련장이 어딥니까?”

“알게 될 거야”


숙소에 들어서자 처음 보는 세 사람이 반긴다.


“후배 병아리가 들어 왔네”

“반갑다, 병아리, 여기가 자네 침대고 목욕은 저기서 하면 돼”


네 사람이 한 방을 쓰는 사인일실

선참자의 안내에 따라 목욕을 한 후 비치된 옷으로 갈아 입고 침대에 누우니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병아리라면서도 이렇게 좋은 음식과 숙소, 각종 비품들을 제공해 주는 거야?”

“등급이 올라가면 여기보다 더 좋은 숙소가 제공된다”

“천국이 따로 없네”

“내일 아침이면 지옥을 맛보게 될 거야, 그러니 기회가 있을 때 푹 쉬어 둬”


그들을 따라 아침을 먹고 훈련장으로 갔다.


첫날부터 금강공을 가르친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감격의 눈물이 나온다.

드디어 천하제일의 무공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만 냥짜리 무공을 아무렇지도 않게 어제 입문한 신입무사한데 가르쳐 주네’


다른 문파라면 어림도 없는 일

문파의 비전은 충분한 검증을 거친 제자가 아니면 절대 전수하지 않는다.


악운룡은 귀곡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일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오로지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무엇인가에만 관심이 있었다.

지금은 모든 제자들이 금강공 삼성 이상을 달성해야 할 때

신입이고 뭐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금강공은 내공과 외공을 병행해서 수련해야 한다.

따라서 금강공의 구결을 배우며 기초 체력훈련을 하게 되었다.


“첫날이니만큼 가볍게 훈련을 시작한다”


결코 가벼운 훈련이 아니었다.

여태 많은 수련을 했지만 가장 힘든 훈련이었다.


“비싼 음식과 최고급 대우를 해 주는 대신 훈련은 빡세네”


선참자가 위로를 해 주려는 듯 말했다,.


“오늘 네가 한 훈련은 맛보기일 뿐이었어, 내일부터는 진짜 지옥이 펼쳐질 거야”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이튿날은 진짜 지옥을 보았다.

아침부터 먹은 것을 다 토할 지경이었다.


“웩, 으웩”

“3번 병아리, 그래서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은데?”


희대의 천재가 병아리로 전락해버렸다.


‘이들이 벌써 나의 천재성을 알 리가 없지’


여태 가지고 있었던 끝 모를 자부심이 허무하게 사라지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쟤도 천재네’


아무리 보아도 자신보다 나이가 많지 않는 약관의 청년이 악착같이 훈련을 따라가고 있다.

그 수준이 결코 자신보다 낮지 않다.


‘만 냥짜리 무공을 공짜로 가르쳐 준다는데 천하의 기재들이 다 모여들 수 밖에 없겠지’


과거에는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천재였지만

좌우를 둘러 보아도 자신보다 못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

여기서는 그냥 병아리일 뿐이었다.


어렵사리 금강공을 깨우치자 그가 안내된 곳은 기초훈련장

이곳에서 기초적인 훈련을 거쳐 무력대로 편성된다.

주로 극한수련을 견뎌내고 빠르게 무위를 올리는 방법에 대한 훈련이었다.


‘극한수련을 하는 데에도 다 방법과 요령이 있군’


간단한 기초훈련을 마치고 곧바로 무력대로 안내되었다.

눈이 팽팽 돌아갈 정도로 빠른 진행이었다.


무력대에 소속되는 순간부터 본의 아니게 1등을 위한 치열한 싸움에 휘말려 들어갔다.

무력대가 다섯 개가 되니 순위다툼이 한층 치열해졌다.


‘그깟 1등이 뭐가 그리 중요한데?’


이런 생각은 속으로만 삭혀야 한다.

자칫 실수로라도 입 밖으로 나가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각자의 무공은 대주를 위시한 선배들이 가르친다.

이들은 자기 대의 순위가 가장 큰 관심사

신입대원들을 교육하는 데에도 정성을 다 할 수 밖에 없다.


“무예인들의 천국 금강문에 온 것을 환영한다”

“네? 천국요? 지옥이라고 하던데?”

“그 중에서도 우리 금강3대는 최고의 무력대다”


어째 말이 잘 통하지 않는다.

게다가 실력 순으로 순서를 정했다는데 어떻게 3대가 최고인지는 설명해 주지 않는다.

무작정 자신이 속한 대가 최고라고 주장하는 것 같다.


곁에 있던 자가 환영의 뜻을 표하며 말한다.


“주위를 둘러 봐, 이렇게 좋은 시설을 가진 문파가 있나?”

“없죠”

“매일 영단을 지급하는 문파가 있나?”

“없습니다”

“매일 신나게 싸움을 할 수 있는 문파가 있나?”

“그건··· 천국이 아니라···”

“그래서 천국인 거야”


신입무사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천국이 되었지만

그도 머지 않아 선배들과 똑 같이 정신 나간 말을 태연히 하게 된다.


“먼저 금강공을 연마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그건 수련에 너무 오래 걸린다고 하던데요?”

“이기는 것보다 죽지 않는 게 먼저야”


논리도 아주 단순하다.


말하는 태도나 내용이 전부 약간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놈들 같다.

그저 <싸워야 한다> <이겨야 한다> <강해져야 한다>는 것 밖에 모르는 정신이상자들이었다.


실제로 대련이나 비무중 실수로 사망하는 사고가 가끔씩 발생한다.

그들도 일류고수이므로 이런 상황이 되니 금강공이 얼마나 유용한 가를 깨닫고 있었다.

부상을 당해 의약당에 누워 있다가 나오면 다른 대원들은 벌써 저만큼 나아가 있다.

크던 작던 부상은 무조건 손해다.

이걸 신입무사가 이해하는 게 어렵다는 게 문제다.


“극한수련 하는 방법은 배웠지?”

“네”

“그럼 됐다, 따라 와”


곧바로 극한수련에 돌입했다.


“생각보다 잘 하고 있어, 앞으로 기대하겠다”


대주의 격려를 듣고 점심을 먹은 뒤 단체전 훈련에 들어갔다.

여러 차례 실수가 있었지만 그도 일류 고수

모든 대원들이 합을 맞춰 주니 그럭저럭 따라 할 수 있었다.


간단한 훈련이 끝나자 대주가 말한다.


“그럼 이제부터 2대와 순위쟁탈전을 시작한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오자마자 순위쟁탈전에 참여하라고?’


“병아리, 잘 할 수 있겠지?”

“물론입니다”


어깨를 펴고 큰소리를 치며 순위쟁탈전에 참여했다.

목검을 들고 있으니 훈련하는 줄 알았는데

금새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건 훈련이 아니라 실전이잖아?’


너나 할 것 없이 다 미친놈들뿐이었다.

결국 훈련이 끝나기도 전에 부상을 당해 의약당으로 이송되었다.


“으으으..”


몇 대나 맞았는이 온몸이 아프지 않는 곳이 없다.


제대로 익히지 못한 진법이 문제였다.

전체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혼자 튀다 보니 손쉽게 적의 표적이 돼버렸다.


의약당의 시설은 훌륭했다.

의원들과 이들을 보조하는 의녀들도 친절했다.

그렇지만 부상자가 너무 많아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병상에 누워 있으니 곁에 있는 자가 묻는다.


“몇 대야?”

“3대”

“나도 3대야”

“언제 부상당했는데?”

“어제, 쟤는 그저께 부상당했지”


신입 3대원 3명이 하루 사이를 두고 계속 부상을 당해 나란히 누워 있었다.

그들 모두 나름 무공의 기재라고 자부하는 일류무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 하루를 버티지 못하고 부상을 당했다.

그만큼 순위쟁탈전이 치열하다는 증거였다.


“여기서는 뭐든지 빠르게 익히지 못하면 살아 남을 수가 없어”

“그래도 치료는 잘 해 주네”

“그런 부분은 금강문만한 곳이 없지, 그렇지만 여기 누워 있으면 뒤쳐지게 돼”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금강공을 빨리 익히는 수 밖에 없군”

“그게 안 되면 죽을 수도 있어”


천하제일의 만 냥짜리 무공을 공짜로 가르쳐 주긴 하는데

공짜로 배울 수는 없었다.

목숨을 걸어야 했다.


“내공을 운용하는 것이라면 여기서도 할 수 있잖아?”

“부상이 심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가능하지”

“그럼 병상에 누워서라도 금강공을 쉬지 않고 연마하면 되겠네”

“이미 다들 열심히 하고 있어”


의약당의 병상조차도 치열한 수련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악운룡은 불만이었다.


“뭔가 더 좋은 방법이 있을 텐데”


궁리를 하고 있는데 사송당이 나타났다.


“손님이 오셨습니다”

“나를 찾아 온 사람이 있다고?”

“화산파의 원허도사랍니다”

“아! 이곳으로 안내해 주시오”


금강문에 최초로 찾아온 손님이었다.


아직까지 주홍 외에는 그를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다.

주홍은 뻔질나게 드나들어 금강문에서는 아무도 그녀를 제지하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

마치 어린 꼬마가 옆집 찬구를 찾아 들락거리는 것과 같았다.

손님이지만 아무도 손님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주홍 자신 역시 마찬가지였다.


원허도장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나타났다.

화산과 깊은 인연은 없었지만 오랜만에 그의 모습을 보니 반가웠다.

화산의 제자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한 남이라고 할 수는 없다.


“어서 오십시오”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일인가?”

“안에 들어가서 말씀 하시지요”


그의 뒤를 따라 화산노걸이 들어왔다.

평소 꾀죄죄한 차림과는 달리 오늘따라 번듯하게 의관을 정제하고 있었다.

옷차림은 달라졌어도 행동거지는 변하지 않았다.


“야, 악운룡, 너 무지 출세했구나?”

“안녕하세요? 저희 금강문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녋디 넓은 대청을 구경하기 바빴다.

마치 엄마 손을 잡고 장터에 나온 어린아이 같았다.


“우와아아, 이게 다 뭐라냐? 너 어쩌다가 이렇게 돈벼락을 맞았니?”


돈벼락이라기 보다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가시방석에 더 가까웠지만

남들이 그 사정을 알 수는 없다.


악운룡의 눈길은 그를 따라 들어온 다섯 명의 청년에게 고정되었다.

한 눈에도 상당한 고수들


‘화산에 저런 청년고수들이 있었나?’


모두 이제 갓 약관을 넘긴 젊은이들

유현한 눈빛과 안정된 호흡, 가벼운 몸놀림은 그들 모두가 적어도 일류 이상의 고수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특히 저 사람은 더욱 뛰어나 보이는데?’


놀라운 일이었다.

화산파라면 특별히 친분이 있는 사람은 없어도 이런 저런 일로 자주 들락거렸는데

이들은 듣도 보도 못한 인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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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사문의 적 23.07.11 74 4 12쪽
65 쳐맞을 계획 23.07.10 85 4 11쪽
64 요괴현현 23.07.09 79 4 12쪽
63 하의실종 23.07.08 84 4 12쪽
62 회초리 마녀 23.07.07 80 2 12쪽
61 적과의 동침 23.07.06 91 3 11쪽
60 무공 장사 23.07.05 92 3 12쪽
59 화산의 비밀병기 23.07.04 95 4 12쪽
» 병아리가 된 천재 23.07.03 94 3 12쪽
57 2군 양성 23.07.02 91 4 11쪽
56 치료 취소 23.07.01 104 4 12쪽
55 악마의 새끼들 23.06.30 98 3 11쪽
54 거대한 전리품 23.06.29 103 3 12쪽
53 위험한 도발 23.06.28 99 3 12쪽
52 요괴의 승리 23.06.27 107 2 12쪽
51 얼마나 우려 먹으려는 거야? 23.06.26 110 2 12쪽
50 엉덩이신공 23.06.25 107 3 12쪽
49 백 살 어린이 23.06.24 118 3 11쪽
48 줄타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23.06.23 116 3 11쪽
47 조카바보 23.06.21 117 2 11쪽
46 줄을 잘못 섰네 23.06.21 117 3 11쪽
45 줄 때 먹고 보자 23.06.19 118 3 11쪽
44 줄타기 23.06.18 116 3 11쪽
43 죽거나 미치거나 23.06.17 124 3 12쪽
42 힘을 빼라 23.06.16 124 3 12쪽
41 귀랑대 23.06.15 119 3 12쪽
40 세 천재들 23.06.14 123 3 12쪽
39 남궁세가의 적손 23.06.13 14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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