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마탑주™ 님의 서재입니다.

이중 빙의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마탑주™
작품등록일 :
2023.05.10 20:43
최근연재일 :
2023.07.12 23:15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1,037
추천수 :
258
글자수 :
355,081

작성
23.07.09 22:45
조회
78
추천
4
글자
12쪽

요괴현현

DUMMY

연이어 이어진 현란한 공격을 막아낸 고초고 도리는 뒤로 훌쩍 물러섰다.

그녀는 고수답게 상대의 달라진 기세를 즉시 알아챘다.


“이거 폭정단 때문이 아닌데?”


악운룡은 아랑곳하지 않고 충혈된 눈으로 살기를 폭사하면서 전력을 다 해 공격했다.


퍽 퍼벅


잠시 사이 고초고는 세 발의 폭령탄을 얻어 맞았다.

초절정의 경지에 오른 뒤 처음으로 겪는 수모였다.


“끄으으···”


이를 악물고 신음을 흘리면서도 그녀는 상대가 쏘아대는 괴이한 공격이 그다지 위력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당한 고통을 안겨주기는 하지만 결정적인 부상을 입히지는 못한다.

강력한 내공으로 보호하기 있기 때문

누군가가 손바닥으로 찰싹 때리는 정도

상당히 아프고 피부가 벌겋게 부을지언정 그 이상은 아니었다.


악운룡은 대꾸도 하지 않고 다시 득달 같이 달려들어 공격을 계속했다.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힘이었다.

충혈된 눈은 정상인으로 보이지 않는다.

도리는 거리를 벌려 공격을 피하며 고개를 갸우뚱 했다.


“아까 먹었던 게 진짜 폭정단이었던 거냐? 이제야 효과가 발휘되는 거야?”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그런 폭정단이 있다는 말은 들은 적이 있다.

효과가 즉시 나타나지 않고 잠시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나타난다.

그런데 도하람으로부터 그런 말은 들은 적이 없었다.


흑령기를 이용한 폭령탄을 장착하자 싸움의 형세가 바뀌었다.

도리도 함부로 달려들지 못하고 폭령탄을 경계하는 사이

악운룡은 미친 황소처럼 무작정 돌진을 거듭했다.

수비를 염두에 두지 않고 검법에 더해 폭령탄을 마구 난사하니 도리로서도 반격의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도리로서도 뭔가 방법을 찾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형국이 되었다.

저 폭령탄은 너무나 빨라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면 절대 피할 수가 없다.

공격을 하기 위해서는 폭령탄에 맞을 각오를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계속 피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전세를 바꾸고자 공격을 개시하는 순간




폭령탄에 적중당하고 말았다.


“아앗!”


자기도 모르는 사이 비명을 지르며 깨달았다.

이 엄청난 고통을 감내하면서라도 공격을 계속해서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결코 이길 수 없었다.


처음 무공을 수련하기 시작한 때는 많이 맞았지만 경지에 오른 이후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누구에게도 이렇게 심하게 맞아본 적이 없었다.

특히 절정의 경지를 넘어선 이후에는 한 번도 상대의 공격을 허용한 적이 없다.

무공이 훨씬 약한 상대에게

그것도 이제 겨우 소년의 티를 벗은 어린놈에게 이토록 심하게 맞고 있다는 게 걷잡을 수 없이 화가 났다.


“좋아, 얼마든지 때려 봐”


상대의 폭령탄을 아예 무시하고 회초리를 휘둘렀다.

분노가 폭발해서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퍼버버벅


회초리가 사정 없이 몰아치자 이를 앙다문 악운룡에게서도 신음소리가 나왔다.


“끄으으으···”


그렇지만 이미 흑령기에 휩싸여 눈이 충혈되어 있는 상태

상대의 공격을 고스란히 몸으로 받아내면서도 흉맹한 기세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강력한 흑령기를 가득 담아 힘차게 검을 찔러갔다.




고초고 도리가 회초리로 검을 쳐냈지만 웅혼한 내공이 실려 있는 검을 받아낼 수 없었다.


“엇!”


다시 옆구리에 상처를 입었다.


“으으으으···”


부상은 크지 않았지만 자존심은 크게 상했다.

하수에게 맞는 것도 모자라서 부상까지 당했다.


그녀는 지금을 싸움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리 천잠보의를 입었다고 해도 지금처럼 자신의 막강한 내공이 담겨있는 회초리를 연이어 맞고도 견뎌낼 수는 없다.


“폭정단을 먹고 정신이 나갔구나”


이미 고통조차 느끼지 못하는 상태라고 봐야 한다.


“그럼 죽을 때까지 때려주마”


고초고 도리도 초절정에 이른 만큼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

연신 폭정단을 맞아 비명을 지르면서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자신의 절학을 모조리 끌어내었다.


“천초만환(千楚萬幻)”


회초리의 모습은 사라지고 희미한 그림자만 상대를 뒤덮었다.


퍼버버벅 따당 펑 퍼억


“아앗”

“으으으으···”


갑자기 개싸움이 되었다.

서로가 이를 악물고 신음을 흘리면서 한 걸음도 양보하지 않는다.

상대를 쓰러뜨리기 전에는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


천하에 보기 드문 수준 높은 고수들이 서로 방어를 도외시하고 죽자사자 공격을 해 댄다.

골목에서 벌어지는 아이들 싸움과 같았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희한한 광경이었다.


도리가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으로 나오자 다시 싸움의 형세가 바뀌었다.

원래부터 두 사람의 실력 차이가 컷다.


순간 악운룡의 몸놀림이 바뀌었다.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이리저리 위치를 바꾼다.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


도리는 갑자기 바뀌어버린 악운룡의 기이한 보법을 따라갈 수 없었다.


“이건 또 뭐냐?”


이렇게 뛰어나고 기이한 보법을 가지고 있었다면 왜 진작부터 꺼내 놓지 않았지?

여태 괜히 실컷 공매를 얻어 맞다가 갑자기 이렇게 초상승의 보법을 시전한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짓이었다.


“이건 초절정··· 아니 그보다 더 뛰어난 무공일 수도···”


그녀는 말을 잇지 못했다.


쉬쉿 쉿


폭령탄이 두 배 이상의 속도로 발사된다.

예측하지 못했던 기이한 각도에서 기관총처럼 날아드는 폭령탄은 피하기 어려웠다.


퍼벅 펑


서너 발의 폭령탄을 맞은 도리는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꺄가가가가가···”


폭령탄의 위력이 달라졌다.

여태까지는 손바닥으로 찰싹 때리는 정도

고통은 심했지만 부상을 입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는 고통이 심해졌을뿐 아니라 뼈까지 아프다.

이렇게 몇 대 더 맞다 보면 부상으로 싸울 능력까지 상실하게 된다.


도리는 의혹과 공포에 휩싸였다.

생사의 결전을 벌이는 도중 갑자기 각성을 한다는 말은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건 그런 정도가 아니다.

절정의 고수가 홀연 초절정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고수로 탈바꿈해 버렸다.

정상적인 머리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악운룡의 머리 속에서는 홍로가 발광하고 있었다.


-야, 이 개자식, 병신새끼, 돼지보다 멍청한 새끼야


온갖 욕이란 욕은 다 퍼붓고 있다.


-이번에 또 흑령기를 폭발시켰다가는 청파에게 네 영혼을 뺏긴다고 했잖아?


한참이나 악을 쓰던 홍로가 포기한 듯 중얼거린다.


-빌어먹을··· 네가 잡아먹히면 다음에는 내 차례인데···


청파는 신이 나 있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회를 잡았다.

악운룡이 거의 정신줄을 놓고 있는 사이 그의 영혼을 밀어내고 자신이 그의 육체를 차지했다.


악운룡으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애초에 흑령기의 영향으로 폭력, 즉 싸움이라면 절대 사양하지 않는 성격

아니 오히려 자신이 싸움을 걸고 싶은 상대를 만났다.

게다가 흑령기가 폭발하니 오로지 상대를 죽여야 한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더구나 고초고의 아픈 회초리를 연신 맞고 있으니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 사이 고초고 도리는 인간으로서 견디기 어려운 고초를 당하고 있었다.


“끄아아아아”


빠르고 강해진 폭령탄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에서 쏟아진다.

한 대만 맞아도 정신이 아득할 지경으로 아픈데 무려 열 방 이상을 연달아 맞고 있다.


거의 미칠 지경이 될 때쯤 문득 공격이 멈추었다.

악운룡의 입에서 묘한 여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년아, 겨우 시골 훈장이나 쓸 것 같은 회초리를 가지고 어디서 까불고 있어?”

“뭐, 뭐라고?”


도리의 둥줄기에 소름이 쫙 끼친다.

마치 깜깜한 밤중에 쓰러져가는 고택에서 귀신을 마주친 느낌

요괴가 세상에 현현했다.

도리가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는 사이 요사스런 웃음이 터져나온다.


“히히히힛, 주제를 모르고 설친 죄로 너를 본좌가 손수 갈기갈기 찢어서 죽여 주겠다”


그제서야 도리도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건 악운룡이 아니다.

누군가가 그의 몸에 빙의되어 있다.


“네년의 그 포악한 성질을 다시는 부리지 못하리라”


그렇다면 과연 누구일까?

자신보다 높은 무공을 가지고 있는 여자라면 천하를 통틀어도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런 괴이한 무공을 쓰고

상대를 찢어 죽인다는 등 손속이 잔인한 사람이라면?

머리 속에 한 사람이 떠오른다.


“선배는 혹시 청상선자 아닌가요?”

“새까만 후배가 내 이름을 알고 있다니, 뜻밖이구나”

“그런데 왜 선배가 그놈 속에 들어가 있지요?”


청상선자는 전전대의 고수

무공이 얼마나 높은지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 청상선자가 귀신이 돼서 이런 젊은 청년의 몸속에 들어가 있을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건 알 필요 없다, 다만 네가 나의 명성을 알고 있으니···”


잠깐 말을 흐리자 도리는 한 줄기 서광이 비추는 느낌


“살려 주신다는 건가요?”

“고통스럽지 않게 한 방으로 죽여주겠다”


그럼 그렇지

청상선자는 극의에 이른 무공뿐 아니라 그 잔인함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인물


도리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상대는 이제 악운룡이 아니라 까마득한 전대의 선배 고수다.

그렇지만 믿는 구석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흥! 아무리 선배라고 해도 남의 몸을 빌어서 싸운다면 나의 상대가 될 수 있을까요?”


아무리 절세의 무공을 가지고 있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아까는 뜻밖의 상황에 당황해서 고스란히 당했다면

이제는 상대의 정체를 알았으니 침착하게 상대해 주면 된다.


그러나 청상선자는 여유만만


“그건 네 수준에서나 그렇지···”


도리는 정신이 아득해진다.


‘무공이 극의에 이르면 남의 몸도 자기 몸처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말인가?’


무공이 경지에 이르지 못하면 자기 몸도 맘대로 통제할 수 없다.

심지어 초절정에 이른 자신도 몸이 마음을 잘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

그걸 생각하면 청상선자의 경지가 얼마나 높은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동체영술(動體靈術)을 익히면 별 게 아니다”


동체영술은 무령의 영령체와 같은 개념

자신의 명령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를 조종하는 기술이다.

체외에 있는 영동체(靈動體)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데

하물며 그의 체내에 들어와 있다면 완벽하게 조종할 자신이 있었다.


도리가 위기를 벗어날 기회를 찾으려 머리를 굴리는 사이

청상선자의 최후통첩이 떨어졌다.


“이제 너를 저승으로 보내 주겠다”


얼굴에 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여성 못지 않게 아름다운 젊은 사내의 얼굴에서 남자인지 여자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중성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저거 완전히 동령체에 동화된 모습인데?’


이렇게 되면 살아니기 힘들다.

회초리를 움켜쥐고 살아날 구멍을 찾는 동안 청상선자의 손가락이 부처님의 수인처럼 맻힌다.


“이건 영찹분신이라고 한다, 너를 고통 없이 저승으로 보내줄 거야”


영찹분신은 <영기로 만든 쐐기로 몸을 나눈다>는 뜻

원래 아주 잔인한 무공이지만 단숨에 목을 잘라버리면 고통이 가장 적게 죽이는 수법이 된다.




그녀의 손가락에서 마치 총알이 튀어 나가듯 강력하게 응축된 영기가 도리를 향해 날아간다.

절대 실패할 리가 없다고 확신하는 수법

그러나 이 순간을 노리는 자가 있었다.


-이년아, 네 맘대로 될 것 같아?


홍로가 청파에게 달려들었다.

그로서도 목숨이 걸린 일

도리가 죽으면 악운룡이 청파에게 완벽하게 장악되고 그 다음은 자신의 순서가 된다.

그로서도 필사적인 힘을 발휘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중 빙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가을에 새로운 작품으로 23.07.12 43 0 -
67 적으로부터 얻은 비전 23.07.12 67 2 11쪽
66 사문의 적 23.07.11 74 4 12쪽
65 쳐맞을 계획 23.07.10 85 4 11쪽
» 요괴현현 23.07.09 79 4 12쪽
63 하의실종 23.07.08 84 4 12쪽
62 회초리 마녀 23.07.07 80 2 12쪽
61 적과의 동침 23.07.06 91 3 11쪽
60 무공 장사 23.07.05 92 3 12쪽
59 화산의 비밀병기 23.07.04 94 4 12쪽
58 병아리가 된 천재 23.07.03 93 3 12쪽
57 2군 양성 23.07.02 91 4 11쪽
56 치료 취소 23.07.01 104 4 12쪽
55 악마의 새끼들 23.06.30 98 3 11쪽
54 거대한 전리품 23.06.29 103 3 12쪽
53 위험한 도발 23.06.28 99 3 12쪽
52 요괴의 승리 23.06.27 107 2 12쪽
51 얼마나 우려 먹으려는 거야? 23.06.26 110 2 12쪽
50 엉덩이신공 23.06.25 107 3 12쪽
49 백 살 어린이 23.06.24 118 3 11쪽
48 줄타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23.06.23 116 3 11쪽
47 조카바보 23.06.21 117 2 11쪽
46 줄을 잘못 섰네 23.06.21 117 3 11쪽
45 줄 때 먹고 보자 23.06.19 118 3 11쪽
44 줄타기 23.06.18 116 3 11쪽
43 죽거나 미치거나 23.06.17 124 3 12쪽
42 힘을 빼라 23.06.16 124 3 12쪽
41 귀랑대 23.06.15 119 3 12쪽
40 세 천재들 23.06.14 123 3 12쪽
39 남궁세가의 적손 23.06.13 140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