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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님의 서재입니다.

이중 빙의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마탑주™
작품등록일 :
2023.05.10 20:43
최근연재일 :
2023.07.12 23:15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1,025
추천수 :
258
글자수 :
355,081

작성
23.06.1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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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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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줄타기

DUMMY

‘이 할망구가 왜 이렇게 심한 발작을 하는 거지?’


순간 깨달았다.

저들의 입장에서는 악운룡의 몸을 차지하기 위해서 선결조건이 있다.

먼저 상대의 견제를 뚫어야 한다는 것


여태까지 악운룡은 강건한 신체와 견고한 정신력을 유지해 왔다.

아무리 절대 고수라고 해도 파고들 여지가 없는 상태

지금은 흑령주를 먹어 정신이 오락가락 하면서 빈틈을 보이고 있다.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먼저 악운룡의 몸 속에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실마리를 심어야 한다.

그게 청파는 흑령기였고 홍로는 북명신공이다.

악운룡이 둘 중 어느 한가지로 기울면 그걸 세상 누구보다 능숙하게 조종할 수 있는 홍로나 청파가 승자로 변한다.


‘그러면 지금의 형세는···?’


의심의 여지 없이 흑령기로 기울어져 있다.


무령의 영공은 방대하기 그지 없어서 원래 그가 가지고 있었던 영공 따위는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

단전과 영환 두 개의 동력원 중에서 영환은 완벽하게 흑령기에 장악당했다.

그것도 단전보다 적어도 열 배는 강하다.

전체적으로 청파에게 일방적으로 기울어져 있다.


‘그렇다면 균형을 맞춰 주는 게 정답이네’


청파의 독주가 계속된다면 악운룡과 청파의 일대 일 싸움이 된다.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면 이 절대고수의 교묘한 수법에 자신도 모르게 당하고 만다.

답이 나왔다.


그러나 순진하게 자신의 의사를 드러내면 곤란하다.

지금은 위기이자 기회다.

이 두 사람 사이에 더욱 싸움을 붙여 경쟁하도록 만들 때

둘이서 싸우는 사이 내가 꿀을 빨아야 한다.


-청파, 그렇게 흥분하지만 말고 차분히 생각을 해 봐

-지금 생각하고 자시고 할 때가 아니란 말이다. 우선 저 멀리서 쫓아오는 놈들을 처치하고 나면 그 뒤로는 내가 다 해결 해 줄 거야


완벽한 사탕발림

그 뒤로는 청파가 다 해결하는 것은 맞지만

악운룡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문제다.


-청파는 늘 그렇지만 자기 생각만 하니가 문제가 발생하는 거야

-뭔 소리냐?

-내가 북명신공을 사용하지 않으면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없잖아?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내 놔 보든지

-그 그건···


당황하는 기색이 여실하다.

설마 이 순간에 내가 그녀의 밑천을 까라는 소리를 할 줄은 몰랐겠지?


밑천을 다 드러내는 것은 미친 짓이다.

상대를 잡아 먹어야 하는데 상대에게 내 수법을 다 가르쳐 준 다음에는 무슨 수로 잡아먹는단 말인가?

내 패를 다 보여주고 도박을 하는 것과 같다.


-없지? 좋은 수가 없으면 조용히 구석에 찌그러져 있어


청파가 길길이 날뛴다.


-이 돼지새끼보다 더러운 새끼, 감히 나 보고 구석에 찌그러져 있으라고?


청상선자의 이름은 결코 가볍지 않았었다.

천하에 자신을 대적할 수 있는 사람은 겨우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

무림 전체를 발 아래로 내려다 보았다.

누구도 그녀에게 이렇게 심한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감정적으로 나오면 더 이상 할망구를 상대해 줄 수 없어

-뭐라? 병신 새끼야 내가 청상선자야, 무림 전체가 우러러보는 사람이었다고

-그딴 이름은 들어보지도 못했다.

-그건 네 경지가 너무 낮아서 구름 속에서 노는 우리와는 너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청파의 입에서 침이 분수처럼 튀는 것 같다.

자존심을 상한 정도가 아니라 신발로 사정 없이 짓밟힌 느낌인 모양이다.

너무나 오랜 동안을 절대자로 살다 보니

이렇게 유치한 도발에도 면역력이 거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이거 잘 하면 격장지계가 성공할 것 같은데?’


-방법이 없으면 주둥이 닥쳐

-이··· 이..


말을 잇지 못하는 게 뒷목을 잡고 쓰러졌나보다

한 방 더 먹여 보자.


-개뿔도 없는 주제에 들어보지도 못했던 청상선자라고? 주접 떨지 마라, 나는 북명신공을 익히기로···


말이 끝나기도 전에 머리 속으로 주르르 떠오르는 것

그가 원했던 바로 그것이었다.


청탁조령공(淸濁調靈功)


‘카아! 기가 막히네’


살펴 보면 볼수록 너무나 절묘한 운기법이었다.


영기를 모으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 중에는 좀 지저분하지만 한꺼번에 많은 영기를 얻을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상대방의 영기를 흡수하는 흡정령공

그 외에도 열대 지역에 넘쳐나는 장독과 같이 대량의 독을 흡수하는 흡독령공


쉽게 얻은 영기는 흑령기와 마찬가지로 사용에 제약이 많다.

심하면 오히려 나의 영환이 오염되어 미치거나 죽을 수도 있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그토록 쉽고 빠르게 영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럴 때 그 탁한 영기를 순수하고 농도 짙은 영기로 바꾸는 수법이었다.

사용하기에 따라서

특히 지금과 같이 엄청나게 많지만 강력한 부작용을 수반하는 영기를 흡수했을 때는 최고의 운기법이었다.


뿐만 아니라 탁기를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다.

그 양에 비해 효율은 현저하게 떨어지지만 오히려 효율이 더 높을 때도 있다.

예를 들면 흡수한 독기를 그대로 방출하는 경우

이걸 정화시키면 더 이상 독이 아니니 오히려 효과가 없다.


지금 내 상황에 안성맞춤으로 딱 들어맞는 무공

드디어 청파의 밑천을 털어 냈다.


‘으하하하하하··· 이제 너희들을 상대하는 방법을 깨달았어’


스스로의 업적에 춤이라도 추고 싶은 순간


‘과연 그럴까?’


청상선자는 나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경지에 오른 고수

청탁조령공으로 흑령기를 완벽하게 정제한다고 그녀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있을까?

찬물을 뒤집어 쓴 것처럼 흥분이 가라앉는다.


정순한 영공을 이루었다고 해서 그녀에게 대항할 방법이 생긴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그렇게 영기가 정순해 진 다음에야 나를 잡아먹기 더 좋을지도 알 수 없다.

아무런 대책 없이 이런 상승의 수법을 전수해 주었을 리가 없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과 같은 그녀의 경지를 감히 추측할 수조차 없다.


‘빌어먹을··· 쉬운 일이 없네’


하지만 진정한 상승 심법을 접한 감동을 그대로 담아 전했다.


-아주 좋은 방법이야, 고마워, 이런 기가 막힌 방법이 있을 줄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어

-가끔 너의 총명함에 감탄할 때가 있다. 그 어려운 청탁조령공을 벌써 파악했다는 말이냐?

-청상선자의 진신절학이 얼마나 지고할지 측량이 어려울 정도야

-이제서나 네가 나의 진가를 조금이나말 알아 주는구나


밑천을 털어 냈으니 이제 본색을 드러낼 때다.

여기서 계속 영공에 힘을 실어 주면 이 노파를 견제하는 게 불가능해진다.


-그렇지만 나는 북명신공으로 간다

-커흑


신음소리 이후 쥐 죽은 듯 조용하다.

금방이라도 넘어올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태세전환을 하니 충격과 배신감이 산사태처럼 덮칠 게다.

아마 너무나 큰 충격에 이번에는 정말 뒷목을 잡고 쓰러진 모양이다.


홍로가 신이 나서 떠든다.


-역시 너는 똑똑해, 그깟 근본 없는 청탁조령공보다는 본좌의 북명신공이 훨씬 낫지


이 사람들 행태는 똑같다.

자기 마음에 들면 총명하고 똑똑한 사람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개, 돼지 기타 등등이 된다.


‘아무리 절대고수의 경지를 넘어설 정도라고 해도 무식하기는 마찬가지네’


얄팍한 짓이 서방의 삼류 무뢰배나 별 차이가 없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북명신공의 구결이 주르르 흘러 들어온다.


북명신공에 대한 정보는 방대했다.


이번에는 감탄하지 않았다.

아니, 감탄사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


‘이건···. 정말 무림 최상위의 신공이잖아?’


무학의 정점에 이른 절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폭과 깊이가 방대한 진짜 신공이었다.

청탁조령공과 비교할 수 없다는 홍로의 말이 맞았다.


-네가 이걸 다 익히려면 적어도 십 년이 필요하다

-그럴··· 것 같네

-앞으로 네 내공의 경지를 끌어 올리는 데 최고의 기반이 될 거다


이들의 시간개념은 유장하다.

십 년이라는 세월이 앞으로 무공을 쌓기 위해 기반을 닦는 데 필요하다니

백오십 세가 되어서도 무공의 경지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상대를 잡아 먹어서라도 더 높은 경지로 나아가고자 하고 있다.


‘그럼 진짜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을 노력해야 하는 거야?’


이들처럼 백 년 이상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것도 북명신공이라는 천하 최고수준의 심법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 하에


-몇 배의 효율이 나겠는데?

-그건 삼성 이하일 때의 경우고 칠성이 넘어가면 열 배 이상의 효율이 발생할 거다


홍로의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그는 북명신공에 비할 데 없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극이 일부분일뿐인데 이렇게 한꺼번에 전해 주니 정말 고맙군

-본좌는 오로지 네 무공이 빠르게 강해져서 누굴 만나더라도 허망하게 죽지 않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이걸 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나?’


오히려 반대로 해석하는 게 맞다.


표면적으로는 그가 죽지 않기 위해서라지만

실제로는 이미 거의 잠식당해버린 흑령기의 영향권에서 빨리 벗어나도록 하기 위함이 아닐까?

어마어마한 흑령기를 제치고 반격을 꾀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

적어도 북명신공 정도는 돼야 가능하다.


이미 청파에게 기울어진 저울추의 균형을 맞추고

상황에 따라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울이기 위해서는 이 정도로 강력한 한 방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이제서야 북명존자의 위대한 존재감이 느껴지는군

-커흠, 노부를 저런 할망구와 비교하지 마라


둘 사이의 싸움은 분명히 호각이었다.

이 할배의 말처럼 청파를 압도하는 실력이 아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무렴, 푸른 치마를 입은 노파 따위와는 비교할 수도 없지

-총명한지로고

-커흑


그 사이 청파가 깨어나서 둘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지 다시 숨이 막히는 신음소리가 들린다.

너무나 뻔뻔한 작태에 어처구니가 없어 충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다시 졸도한 기색이다.


‘이 정도면 줄타기의 예술이네’


스스로 생각해도 위험한 줄타기

어느 한 쪽으로 기우는 순간 내 몸은 내 것이 아닌 게 돼 버린다.

목숨을 걸고 줄타기를 하는 입장

나를 잡아 먹으려는 자들의 수작에 놀아날 수는 없잖아?

그보다는 차라리 상대의 뒤통수를 거하게 때리는 것을 선택했다.


청파가 충격을 받을수록 홍로는 더욱 신이 난다.

말 그대로 <적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다.


-지금은 열 배의 효율이 아니다

-영기를 전환하기 때문인가?

-그렇다, 허공에서 진기를 모으는 것 보다 이미 영환에 있는 영기를 전환시키는 것은 열 배는 빠르게 내공을 늘릴 수 있지


기본적으로 다른 심법에 비교해서 두세 배는 빠른데

거기에 영기라는 실체를 가지고 성질만 살짝 바꿔주기 때문에 열 배의 효율이 낸다는 말

도합 수십 배는 빠르게 내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우선 기본적인 운기 경로를 설명해 주지

-설명해 주지 않아도 다 아는데

-크흠, 너라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그럼 흑령기를 진기로 정화시켜 단전에 저장해 보거라


북명신공의 쓰임새는 다양하다.

한꺼번에 다 실행할 수는 없고 흑령기를 정제해서 단전에 쌓는 작업을 시작했다.


생각대로 잘 되지 않는다.


최고수준의 무공은 깨달음만 요구하는 게 아니다.

그에 걸맞는 높은 숙련도가 필요하다.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엄마의 젖을 빠는 것과 같이 저절로 되지는 않는다.


-이거 생각보다 힘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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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적으로부터 얻은 비전 23.07.12 66 2 11쪽
66 사문의 적 23.07.11 74 4 12쪽
65 쳐맞을 계획 23.07.10 84 4 11쪽
64 요괴현현 23.07.09 78 4 12쪽
63 하의실종 23.07.08 83 4 12쪽
62 회초리 마녀 23.07.07 80 2 12쪽
61 적과의 동침 23.07.06 91 3 11쪽
60 무공 장사 23.07.05 91 3 12쪽
59 화산의 비밀병기 23.07.04 94 4 12쪽
58 병아리가 된 천재 23.07.03 93 3 12쪽
57 2군 양성 23.07.02 90 4 11쪽
56 치료 취소 23.07.01 104 4 12쪽
55 악마의 새끼들 23.06.30 98 3 11쪽
54 거대한 전리품 23.06.29 103 3 12쪽
53 위험한 도발 23.06.28 99 3 12쪽
52 요괴의 승리 23.06.27 106 2 12쪽
51 얼마나 우려 먹으려는 거야? 23.06.26 110 2 12쪽
50 엉덩이신공 23.06.25 106 3 12쪽
49 백 살 어린이 23.06.24 118 3 11쪽
48 줄타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23.06.23 115 3 11쪽
47 조카바보 23.06.21 117 2 11쪽
46 줄을 잘못 섰네 23.06.21 116 3 11쪽
45 줄 때 먹고 보자 23.06.19 118 3 11쪽
» 줄타기 23.06.18 116 3 11쪽
43 죽거나 미치거나 23.06.17 124 3 12쪽
42 힘을 빼라 23.06.16 123 3 12쪽
41 귀랑대 23.06.15 118 3 12쪽
40 세 천재들 23.06.14 123 3 12쪽
39 남궁세가의 적손 23.06.13 14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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