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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님의 서재입니다.

이중 빙의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마탑주™
작품등록일 :
2023.05.10 20:43
최근연재일 :
2023.07.12 23:15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1,044
추천수 :
258
글자수 :
355,081

작성
23.06.19 22:10
조회
118
추천
3
글자
11쪽

줄 때 먹고 보자

DUMMY

단순한 운기법이 아니다.

여태 이런 내공운용법이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갑자기 실행하려니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그렇게 억지로 밀어부치다가는 주화입마로 가는 지름길이다.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진기를 유도해라

-이것도 힘을 빼야 하는 것이군

-그렇지, 내공이나 외공이나 결을 따라 움직일 때 순풍에 돗을 단 것처럼 무리가 없고 더욱 빠르게 나아가는 것이야


친절하신 선생님

날강도 같은 홍로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뭐든지 어깨에 빡 힘을 주고 주먹을 휘둘러 해결할 줄 알았는데

무리에는 극에 이른 고수답다.


‘홍로도 거의 필사적이네’


그가 이렇게 친절하게 무공을 사사까지 하는 이유는 악운룡을 위해서가 아니다.

한시라도 빨리 흑령기와 북령신공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목적


‘줄 때 먹고 보자’


다시 <우선 먹고 보자>는 정신이 발휘됐다.

나중에 잡아 먹히더라도 지금은 이걸 열심히 수련하는 게 최선이다.


친절하신 선생님의 지도와

천재적인 오성의 결합으로 그럭저럭 갈 길을 찾아가는 동안


어두운 산 속을 헤매는 자들

귀랑대는 사방으로 흩어져 악운룡을 찾고 있었다.

요요하게 빛나는 달빗 속에서

거친 들판을 미친놈처럼 동서남북으로 헤매고 다닌다.


빠드득


도하람은 연신 이를 갈아대면서 충혈된 눈에 힘을 주고 주위를 샅샅이 살피고 있었다.


“분명이 이 쪽으로 갔는데?”

“미쳐버린 놈이 대주님의 시야를 벗어날 수는 없지요”


절정의 고수와

절정의 아부고수 목소리가 들린다.


‘이제 막 실마리를 잡으려고 하는데 방해를 하네’


내 모습을 찾아내지 못하기를 바라며 가일층 운기에 박차를 가했다.


홍로의 가르침을 받으니 한결 수월하게 진기가 움직인다.


무럭무럭

뭉개뭉개


영환에서 피어 오르는 영기를 빠르게 유도해서 불순물을 걸러서 버린다.

내공을 망이나 막처럼 만들어 불순물은 걸러지고 정순한 기운만 갈무리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정화막을 최대한 넓게 펴야 한다.

진기를 왕창 투입해서 되는 게 아니라 골고루 균일한 상태로 펴야 하니 세밀한 통제력과 깊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것도 최대한 넓은 범위를 유지하는 동시

압력을 최고로 높여 여과의 속도를 내야 한다.

힘 주어 용을 써서 해결 될 문제가 아니다.


과거 응기탄발의 수법을 단 한 순간에 이해하고 심지어 활용까지 했을 정도의 재능이었는데

이건 그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

한 마디로 노가다였다.


이제 겨우 길을 찾아서 북명신공의 달콤한 과실을 얻기 위한 여정을 떠나려 할 때

도하람이 드디어 그를 발견했다.


“여기다, 전원 이곳으로 집합하라”


지옥훈련을 소화한 귀랑대답게 순식간에 악운룡을 포위했다.


“저 새끼 결국··· 아니 생각보다 상태가 좋은데요?”

“보기에는 멀쩡해 보여도 속으로는 썩은 호박일 거야”

“대주님은 역시 눈에 보이는 것에 현혹되지 않고 진실을 꿰뚫어 보시는군요”


이제 막 흑령기를 정화하기 시작했는데 다시 포위를 당했다.

또 흑령기를 폭발시키면 위험해진다.


-저들과 싸우면서도 북명신공을 이용해서 여과를 계속 하면 진기를 공급 받을 수 있나?

-네놈은 아직 걸음마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벌써 경주에 출전하려는 거냐?

-될 것 같은데?

-무리한 내공운용은 주화입마를 불러 온다.


졸도에서 깨어났는지 청파가 끼어든다.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들을 하고 자빠졌나? 흑령기든 백령기든 쥐를 잡는 게 고양이라는 것도 몰라?


‘누가 그걸 몰라서 그러나?’


여기서 흑령기를 다시 한 번 폭발시키면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

무슨 일이 있어도 흑령기의 힘을 빌리지 않고 상황을 모면하고 싶은 생각이다.


그렇지만 그토록 좋은 방법이 갑자기 생길 리가 만무하다.

영기단 두 알을 삼켰다.

영기단으로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거의 습관적으로 한 행동이었다.


“헉, 저 새끼가 또 폭정단을 먹었다”

“이번에는 한꺼번에 두 알이나 처먹는데요?’

“무슨 폭정단을 그렇게 보양단 삼키듯 하는 거냐?”


영기단을 폭정단으로 오해하고 있다.

한 번 된통 당했으니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이 솥뚜껑만 보아도 놀란다.

그렇다고 이해를 도와줄 필요는 없다.


“너희 귀곡은 싸구려 폭정단만 먹으니까 내가 먹는 이런 고오급 폭정단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

“고오급 폭정단?”


듣도 보도 못한 소리다.


“이제 약기운이 돌기 시작하니까 한 판 붙어 봐야지”


도하람은 지레 질려서 엉덩이를 뒤로 빼고 있었다.

여차직 하면 언제든지 내뺄 수 있는 준비자세

그뿐 아니라 귀랑대 모두가 눈치만 살피고 있다.

조금 전 산꼭대기에서 그가 보여준 가공할 무위는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어차피 내공만으로는 이들을 상대할 수 없다, 흑령기는 짧은 시간에 최소한의 폭발로 상대한 뒤 다시 시간을 벌어야 해’


작전이 정해지자 검을 빼들고 정먼에 있는 자를 향해 덮쳐갔다.


“막아”


자신은 도망가면서도 부하들은 절대 도망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도하람

그래도 귀랑대는 철저하게 훈련된 조직답게 도망치지 않고 정면으로 대항했다.




검이 부러져 날아가고

앞에 있던 자의 심장에는 어김 없이 검이 뚫고 들어갔다.


“끄아아악”


다시 공격조가 한 바퀴 돌고 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끄억”


순식간에 두 사람이 쓰러지자 도하람은 벌써 십여 장 밖까지 도망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폭정단을 먹고 잠력을 한 번 폭발한 자가 또 두 알을 먹으니 저런 힘을 낼 수 있다고?

처음 폭발한지 벌써 한 시진이 넘었다.

벌써 기력이 고갈되어 썩은 호박처럼 쭈그러들었어야 하는데


“씨발, 진짜 고오급 폭정단은 그럴 수 있는 건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눈에 보이는 사실을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내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절대 믿을 수 없을 거야’


이렇게 된 이상 죽어라 도망가는 수 밖에 없다.

막 몸을 돌려 달아나려는 순간

또 믿기 어려운 일이 일어났다.


“저 새끼 또 도망가네?”

“아마도 대주님을 두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아부가 절정에 이르지 못한 사람은 절대로 하지 못할 말이였다.


“계속 추격한다”

“어떠한 고난에도 꺾이지 않는 대주님의 한결 같은 의지는 정말 감동입니다”

“나의 앞길를 막는 자에게는 죽음 뿐이다, 잡아”

“복명”


‘씨발, 이대로 돌아가면 개죽움이다, 저 새끼 모가지라도 들고 가야지’


뒤를 따라 달리면서도 속이 쓰리기가 한이 없다.


‘귀랑대가 작살 났으니 저 새끼한테서 천잠보의를 벗겨 내도 내 차지가 되기는 글렀네’


패배를 무마하기 위해서는 전리품이라도 바쳐야 한다.

그게 천잠보의와 같은 보물이라면 심한 추궁을 받지 않고 슬그머니 넘어갈 확률이 높다.

절정에 이른 이빨 털기와

그를 지원하는 배후가 있기에 그나마도 가능한 일


‘이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마치 도박에 미친 자가 본전을 찾기 위해 발을 빼지 못하는 것과 같은 상황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렸으니 본전은 찾지 못하더라도 구명줄이라도 만들어 가야 한다.


“저 새끼 무지 빨리 도망가는데요?”

“벌써 두 번이나 폭정단을 먹었으니 절대로 다음은 없다, 찾기만 하면 끝난 거다”

“영명하신 대주님 말씀을 들으니 눈이 훤히 뜨입니다, 저 미친놈이 아까는 한 알을 먹고도 귀랑대 네 명을 죽였는데 이번에는 두 알이나 먹었는데도 두 명 밖에 죽이지 못하는군요”




“아야”

“귀랑대원이 무슨 주판알이냐?”

“우리 귀랑대는 무적입니다, 다만 폭정단을 먹고 괴물이 돼버린 자에게 대주님이 손을 써 보기도 전에 당한 거지요”

“바로 그거야, 말도 안 되는 이상한 폭정단을 먹고 괴물이 됐으니 난들 어떻게 하겠나?”


귀곡에 돌아가서 둘러댈 핑계 각본을 사전연습하고 있다.


이번에는 추격이 쉽지 않았다.

밤이 새고 낮이 되어도 미친놈이 도망간 방향을 찾지 못했다.


“폭정단의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많아야 한 시진···”


다시 생각해 보니 놈이 먹은 것은 고오급 폭정단이다.


“기껏 해야 두 시진이다. 주위를 철저히 수색하라”


악운룡은 다시 극한의 인내력을 시험하고 있었다.


‘일 다경, 아니 반 다경만 있어도 나머지 여섯 명쯤은 얼마든지 해치울 수 있는데’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다잡는다.


‘연속적으로 폭발하니까 더욱 견디기 어려워, 무엇보다 충분히 운기조식을 하는 게 중요하다’


악마의 속삭임은 달콤하지도 큰 이익을 보장하지도 않았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무조건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다.

논리가 아니라 충동이었다.

그것도 끊임 없이 불쑥불쑥 강력하게 고개를 내민다.


고통을 견디는 능력은 오래 전부터 꾸준히 연마해 왔다.

극한수련이라는 방법으로


극한수련이라는 말은 곧 극한의 고통을 견디면서 수련을 계속한다는 의미

이걸 오랜 동안 반복하다보니 극한의 고통이 수반되지 않으면 효과적인 수련을 하고 있지 않다는 착각이 들 지경이었다.

이렇게 강력한 인내력이 없었더라면 미쳐도 벌써 미쳐버렸을 것


-심법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평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상태에서 마음의 평정을 빨리 되찾는다는 것은 거의 부처에 가까워진 고승도 어려운 일

하지만 미친 말처럼 날뛰는 감정을 억지로 다잡으며 우거진 덤불 사이에서 홍로의 인도에 따라 운기를 시작했다.

운기를 하다 보니 차츰 몰두하게 되었다.


무령의 흑령기는 너무나 강력해서 억누르기가 어려웠다.

자신이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영환이라면 이렇게 영기가 새어 나올 수가 없다.

그런데 지금은 핫바지에 뀐 방귀처럼 독한 냄새를 풍기며 끊임 없이 영기를 뿜어낸다.


-옳지, 이제 제법 익숙하게 여과를 하고 있구나


영환에서 새어 나오는 영기를 허공에 날려버리지 않고 정제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게 모두 내공으로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

낭비가 줄었다.


앉은 자세 그대로 운기를 계속하면서 꼬박 하루가 지났다.


-너··· 이 자식··· 진짜 천재, 전재 중에서도 천재···구나?


홍로가 놀라 외친다.


-어떻게 절대심공인 북명신공을 이렇게 빨리 소화시킬 수 있는 거냐?

-열심히 하니까 되는데?

-이거 아주 정신 나간놈이네


경지가 높은 무공일수록 수련해 내기 어려운 게 당연한 이치

악운룡의 적응력은 북명존자마저도 경악을 금할 수 없을 정도였다.


-북명신공을 이렇게 처음부터 만두 빚듯이 제 멋대로 주물럭거리는 놈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이게 그렇게 어려운 거야?

-절대의 경지에 오른 사람만이 다룰 수 있는 심법이다. 초절정의 고수라도 자칫 실수해서 골로 갈 수 있는 거야


홍로가 이렇게 놀라는 이유

북명신공의 숙련도가 비 온 뒤 죽순 자라듯 쑥쑥 올라가더니 단 하루에 이성의 경지에 올랐기 때문이었다.


악운룡은 심드렁했다.


-머리속으로 다 이해했으면 누구다 다 실행할 수 있는 것 아니야?


한마디로 개소리였다.


일류 요리사에게 요리하는 방법을 자세히 배우고 충분히 이해했다고 해서 곧바고 그와 같은 숙련도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다다다다다

보이지도 않을 속도로 칼질을 하는 것만 해도 수 년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걸 즉시 해 내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하면 맞아 죽기 십상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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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적으로부터 얻은 비전 23.07.12 67 2 11쪽
66 사문의 적 23.07.11 74 4 12쪽
65 쳐맞을 계획 23.07.10 85 4 11쪽
64 요괴현현 23.07.09 79 4 12쪽
63 하의실종 23.07.08 84 4 12쪽
62 회초리 마녀 23.07.07 80 2 12쪽
61 적과의 동침 23.07.06 91 3 11쪽
60 무공 장사 23.07.05 92 3 12쪽
59 화산의 비밀병기 23.07.04 95 4 12쪽
58 병아리가 된 천재 23.07.03 94 3 12쪽
57 2군 양성 23.07.02 91 4 11쪽
56 치료 취소 23.07.01 105 4 12쪽
55 악마의 새끼들 23.06.30 98 3 11쪽
54 거대한 전리품 23.06.29 103 3 12쪽
53 위험한 도발 23.06.28 99 3 12쪽
52 요괴의 승리 23.06.27 107 2 12쪽
51 얼마나 우려 먹으려는 거야? 23.06.26 110 2 12쪽
50 엉덩이신공 23.06.25 107 3 12쪽
49 백 살 어린이 23.06.24 119 3 11쪽
48 줄타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23.06.23 116 3 11쪽
47 조카바보 23.06.21 117 2 11쪽
46 줄을 잘못 섰네 23.06.21 117 3 11쪽
» 줄 때 먹고 보자 23.06.19 119 3 11쪽
44 줄타기 23.06.18 116 3 11쪽
43 죽거나 미치거나 23.06.17 124 3 12쪽
42 힘을 빼라 23.06.16 124 3 12쪽
41 귀랑대 23.06.15 119 3 12쪽
40 세 천재들 23.06.14 124 3 12쪽
39 남궁세가의 적손 23.06.13 14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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