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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님의 서재입니다.

이중 빙의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마탑주™
작품등록일 :
2023.05.10 20:43
최근연재일 :
2023.07.12 23:15
연재수 :
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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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46
추천수 :
258
글자수 :
355,081

작성
23.06.17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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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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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죽거나 미치거나

DUMMY

악운룡은 아직도 망설이고 있었다.

죽거나 마인이 되거나

아니면 죽거나 미치거나

누구라도 선택하기 어려운 갈림길이다.


“먼저 내가 궁금한 것을 대답해 주면 알려 주지”

“마지막 소원인데 들어주지 못할 게 없지”

“지금 수안성에 있는 귀곡의 세력은 얼마나 되지?”


도하람은 하늘을 바라보며 장소를 터뜨렸다.


“하하하, 설마 아직도 살아서 돌아갈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거냐?”

“만약 내가 혼령이 되어 이승을 떠돌더라도 네놈만은 편히 잘 수 없게 만들려는 생각이다”

“멍청한 새끼, 혼령을 믿고 있나?”


믿지

당연히 믿을 수 밖에 없잖아?

지금도 머리 속에 두 마리나 들어 있는데


“네 인생은 지금부터 죽을 때까지 악몽의 연속이 될 것이라는 말을 하려는 거야”

“악몽? 혼령? 그 따위 것들이 나타나면 내가 검으로 베어 버리겠다”


이 자식 자신감이 넘쳐서 약간 도라이 끼가 있다.

스물다섯의 나이에 절정의 경지에 올라 있고

귀곡에서도 노른자위로 평가 받는 귀랑대를 이끌면서 출세 가도를 달리고 있으니 눈에 뵈는 게 없다.


나 = 잘나신 분

나 이외의 모든 사람 = 멍청한 새끼들

이런 개똥 같은 생각이 머리에 꽉 차 있다.


“하여튼 무식한 새끼들이 힘을 갖게 되면 부작용이 끝도 없어”

“뭐라?”

“더 이상 들을 필요도 없다, 네놈의 귀랑대를 모조리 잡아 죽인 다음에 수안성에 있는 귀신들도 이 잡듯이 잡아 죽일 거다”

“이 새끼가 드디어 미쳤구나”


악운룡은 새까맣게 윤기가 나는 영기주를 꺼냈다.


“아직 아니야, 이걸 먹은 뒤에 미치게 되는 거지”


도하람을 노려보더니 씨익 웃으며 흡정령주를 삼켰다.


그 모습을 본 도하람은 문득 등줄기에 소름이 쫙 끼친다.

웬지 모르게 미소짓는 모습이 몹시 불길해 보인다.


“이 이 새끼, 설마 폭정단(爆精丹)을 먹은 거냐?”

“폭정단보다 열 배는 센 놈이다”

“미 미친 새끼···”


자기도 모르게 한 걸음 물러선다.


폭정단은 체내의 잠력을 한꺼번에 폭발시켜 엄청난 힘을 발산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당연히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반동이 발생해서 바람 빠진 풍선처럼 쭈그러든다.


도하람은 폭정단이 무서워서 소름이 끼친 게 아니다.

악운룡의 눈빛

이글거리는 광기과 감당하기 어려운 살기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 기세가 꺾여버렸다.


흡정령주는 저절로 스르르 녹더니 슬금슬금 영환을 향해 다가간다.

그의 영환과 흡정령주의 흑령기가 만나는 순간

폭발이 일어났다.


영환이 엄청난 기세로 부풀어 오른다.

전신에 영공이 가득 차고

넘치는 힘이 주체할 수 없이 쏟아져 나온다.


벌떡 일어나서 검을 들었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한 판 벌여 보자구”


도하람은 재빨리 뒤로 물러나 거리를 벌리면서 명령했다.


“귀랑진을 펼쳐”


열한 명의 귀랑대가 빈틈 없이 둘러싼다.


“역시 너다운 행동이구나, 부하들을 칼 받이로 내세워서 너만 살자는 수작이지?”


이 새끼 쓸 데 없는 소리를···

그건 당연하잖아?


“공격해”


세 방향에서 귀랑대가 동시에 공격해 들어온다.

이들은 모두 일류에서 초일류의 정예

진법을 이용해서 절정의 무인

경우에 따라서는 절정의 경지를 넘어선 강자를 상대하도록 훈련 받은 조직이다.




정면에 있는 귀랑대와 검이 부딪혔다.

그의 검이 두 동강이 나면서 하늘을 날아 사라진다.

어마어마한 힘이다.

동시에 두 개의 검이 등과 옆구리를 찔러 들어온다.

실로 무서운 진법


악운룡은 그들의 공격을 아랑곳하지 않고 똑바로 직진해서 부러진 검을 들고 있는 귀랑대원을 내리쳤다.


퍼억


어깨에서부터 허리까지 사선으로 이등분이 된다.

그와 함께 그를 찌르는 강력한 검격


“으윽”


여전히 아프기는 하지만 이 정도로 삼중방어체계가 무너지지는 않는다.




수박 깨지는 소리가 나면서 또 하나의 귀랑대원이 저승을 방문했다.


단 일초의 공방을 나눈 후에 물 흐르듯 자연스럽제 제 2조로 교대된다.

마치 무령을 상대할 때 사용했던 구룡삼대의 차륜진을 보는 듯 하다.


다시 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다.

순식간에 귀랑대 네 명이 저승으로 떠났다.


악운룡은 생전 가져보지 못한 엄청난 힘에 고무되어 있었다.


“씨발, 이런 힘이 있다면 세상에 하지 못할 일이 없겠네”


어딘가 성질이 매우 포악해진 느낌


눈 깜박할 사이에 네 명이 뻗어버린 귀랑대의 전열이 흐트러졌다.

갑자기 맹수가 되어버린 토끼를 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도하람은 과거 무령과 싸웠던 날의 재판을 보고 있는 착각이 들었다.


“이럴 수는 없어, 저건 폭정단이 아니야”


폭정단을 먹는다고 갑자기 괴물로 변하는 건 아니다.

단지 순간적으로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될 뿐

일류가 힘이 세진다고 절정이 되는 건 아니다.

그냥 힘 센 일류가 된다.

지금 악운룡이 보여주고 있는 어마어마한 힘은 폭정단을 열 개쯤 먹은 것처럼 강력했다.


‘그러고 보니 저 새끼가 폭정단보다 열 배는 센 것이라고 했잖아?’


개소리로 치부했는데 빈말이 아니었다.


악운룡이 검을 들어 도하람을 겨누며 말했다.


“지금부터 너는 행복 끝, 악몽 시작이다”

“으으으··· 저 새끼가 완벽하게 미쳤네”


충혈된 눈에서 폭사되는 살기

마치 폐부를 파고 드는 듯 전신을 옥죄어 온다.


악운룡이 힘에 도취되어 다시 몸을 날리려는 순간

홍로가 다급하게 외친다.


-이 미친 새끼야, 정신 차려

-영감이 왜 끼어들어? 우선 저 새끼부터 죽이고 보자

-흑령기를 더 이상 폭발시키면 되돌릴 수가 없어, 지금이라도 빨리 멈추고 내공으로 다스려야 살 수 있다

-그렇··· 다고?


홍로와 대화를 하는 중에 청파가 등장했다.


-흑령기니 백령기니 그딴 걸 가릴 때가 아니야, 저놈부터 죽여


홍로가 노발대발


-이 사악한 년이 너를 잡아먹으려고 수작을 부리고 있는 거다

-그 그렇··· 겠네

-빨리 내공을 운기해서 영기를 흡수해

-그러면 저 새끼를 죽일 수 없잖아?

-이 새끼가 벌써 절반은 미쳐버렸네, 정신 차리지 않으면 너는 그대로 광인이 되는 거야


도하람은 악운룡이 문득 행동을 멈추자 도망칠 기회를 살폈다.

이미 무령을 상대해 보았다.

저렇게 무지막지한 놈과 싸우는 것은 미친 짓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도망칠 수는 없다.

저 미친놈의 기세로 보아 움직이면 바로 저승행이다.


‘이런 개 같은 경우가··· 검은 환약 한 알을 먹고 어떻게 저런 괴물이 되어버린 거야?’


그나마 무령은 경신술도 모르는 얼치기였다.

공격과 수비는 완벽했지만 도망치는 자들을 쫓아 달릴 능력이 없었다.

무작정 도망치다가 알게 된 사실

그런 면에서 저 미친놈은 무령보다 더한 놈이다.


‘저놈이 아까 산을 올라오면서 구사하던 원숭이 같은 신법을 생각하면 도망칠 기회조차 없다’


그 때는 내공이 찌글이라서 잡을 수 있었지만

저 상태라면 허공을 날아다닐 게 틀림 없다.


악운룡은 홀연 정신이 들었다.

홍로의 말이 맞다.

저 사악한 청파년이 나를 잡아먹기 위해 굿판을 벌였는데

내가 거기 뛰어 들었다는 기억이 난다.


“흐흐흐··· 네 장단에 놀아줄 수는 없지”


운기조식으로 영환과 내공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우선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

몸을 돌려 산을 달려 내려갔다.


도하람은 귀신에 홀린 느낌이었다.

미친놈이 귀영대를 다 죽일 듯이 날뛰다 말고

갑자기 뭐라고 혼자말을 지껄이더니 도망가버리는 것 아닌가?


“방금 저 새끼가 뭐라고 했지?”

“네 장단에 놀아줄 수 없다나 뭐라나 아무튼 이해 할 수 없는 헛소리였습니다”


듣지 못해서가 아니라 이해할 수가 없으니 혹시라도 잘못 들었나 생각했다.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네’


“저 새끼가 진짜로 미쳐버렸구나”

“폭정단을 먹는다고 미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폭정단 중에서도 아주 강력한 놈을 먹었다. 지금부터 저놈을 추격한다”


악운룡을 쫓아 달려가는 도하람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폭정단의 효과가 떨어지면 제풀에 퍼져버릴 거다, 빠드득”

“역시 대주님의 혜안은 감탄스럽습니다”

“폭정단은 증폭 효과가 강할수록 반동이 심하다. 저 새끼는 이미 죽은 목숨이야”

“대주님의 말씀은 마치 어둠 속의 등불처럼 제 눈을 번쩍 뜨게 해 주는군요”


누가 보아도 괴로운 상황

순식간에 대원 네 명이 당했다.

열두 명이 일곱 명으로 줄어들어버렸다.

지휘 책임을 물어야 마땅한 상황

그러나 부단주 지기승의 말만 듣는다면 도하람이 엄청난 지도력을 발휘해서 상대를 압살하고 있는 줄로 착각할 지경

아부신공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미 죽은 목숨이라면서 기를 쓰고 쫓아가는 이유

악운룡이 입고 있다고 믿는 절세의 기보

천잠보의를 벗겨 입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천잠보의 역시 천하에 몇 벌 없는 기이한 보물

그 외에도 용피의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금강권왕도 처음에는 천신만고 끝에 천잠보의를 구해 입었었다.


하지만 천잠보의의 결정적인 약점으로 인해 죽을뻔 했다.

불에 약하기 때문

화염공을 구사하는 고수를 만나니 한 순간에 화르륵 타서 재도 남지 않았다.

거미줄에 불을 갖다 대면 그냥 연기처럼 사라져버린다.

결정적인 순간에 신병이기를 도둑맞은 기분이었다.

이걸 감안하면 용피의야말로 최고의 방어구였다.


험산을 달려 내려가는 악운룡은 다시 종성월산의 신법을 이용했다.


홍로가 잔소리를 해댄다.


-종소리가 산을 넘는데 너처럼 기를 쓰고 힘을 주겠냐? 이 신법을 제대로 구사하면 힘들이지 않고 산을 넘을 수 있다


쓸 데 없는 것을 가르쳐서 위기에 처하게 만들었다고 쌍욕을 박아대는 청파 때문에 자존심이 상한 모양이다.


-그래도 아까보다 훨씬 나아졌잖아?

-멍청한 자식아, 내리막이니까 그렇잖아?


그것도 사실이지만 신법이 빠르게 체화되고 있었다.

한 마리의 원숭이가 숲 속 나무 사이를 마음껏 달려다니듯

커다란 새가 산등성이를 따라 서서히 날아 내리는듯 했다.


종소리가 산을 넘는다는 신법의 이름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대성한다면 거칠고 험한 지형에서 몇 배의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산 아래는 평평한 벌판

군데군데 키 낮은 교목들이 우거져 있고 바위들이 듬성듬성 늘어서 있다.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차분히 운기조식을 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곳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 숨을 곳을 찾아 헤맬 형편이 못된다.

흑령기의 영향으로 지속적이고 강렬한 충동에 시달리고 있는 중


‘지금 내가 무슨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는 거야? 당장 몸을 돌려 귀랑대를 잡아죽여야 해’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저 따위 벌레 같이 밟아 죽여도 시원치 않을 귀랑대에게서 도망치고 있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호전적이고 충동적이며 말초적인 본능에 충실한 흑령기의 영향


‘참아야 해, 여기서 정신줄을 놓아버리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청파의 꼭두각시로 온갖 악행, 특히 거침 없는 살인을 저지르고 다닐 게 틀림 없다.


대충 몸을 가려줄 수 있는 두 개의 바위틈에 주저 앉았다.

막 운기조식을 하려는데 홍로가 다시 등장했다.


-지금 하려는 것은 폭주하고 있는 흑령기를 정순하게 정제해서 내공으로 변환시켜 단전에 쌓으려는 것이다. 이럴 때 사용하는 심법을 알고 있나?

-모르는데?


내공의 양도 중요하지만 질도 중요하다.

그 정도는 알지만 여태 한 가지 심법만 익혔으니 그런 고도의 내공 운용법을 알 리가 없다.


-진짜 너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 가르쳐야 하는구나

-잔소리 말고 그런 게 있으면 내 놔 봐

-탁기를 정화하는 것은 물론 모든 상황에서 최고의 심법이 있다.

-뭔데?

-북명신공(北冥神功)

-그럼 빨리 내 머리 속에 넣어 줘


순간 청파가 발작을 시작했다.


-안 돼, 절대 안 된다. 너에게 북명신공을 가르치려는 것은 이 돼지새끼가 네 몸을 차지하려고 사전작업을 하려는 수작이야


거의 미친듯이 고함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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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적으로부터 얻은 비전 23.07.12 67 2 11쪽
66 사문의 적 23.07.11 74 4 12쪽
65 쳐맞을 계획 23.07.10 85 4 11쪽
64 요괴현현 23.07.09 79 4 12쪽
63 하의실종 23.07.08 84 4 12쪽
62 회초리 마녀 23.07.07 80 2 12쪽
61 적과의 동침 23.07.06 92 3 11쪽
60 무공 장사 23.07.05 92 3 12쪽
59 화산의 비밀병기 23.07.04 95 4 12쪽
58 병아리가 된 천재 23.07.03 94 3 12쪽
57 2군 양성 23.07.02 91 4 11쪽
56 치료 취소 23.07.01 105 4 12쪽
55 악마의 새끼들 23.06.30 98 3 11쪽
54 거대한 전리품 23.06.29 103 3 12쪽
53 위험한 도발 23.06.28 99 3 12쪽
52 요괴의 승리 23.06.27 107 2 12쪽
51 얼마나 우려 먹으려는 거야? 23.06.26 110 2 12쪽
50 엉덩이신공 23.06.25 107 3 12쪽
49 백 살 어린이 23.06.24 119 3 11쪽
48 줄타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23.06.23 116 3 11쪽
47 조카바보 23.06.21 117 2 11쪽
46 줄을 잘못 섰네 23.06.21 117 3 11쪽
45 줄 때 먹고 보자 23.06.19 119 3 11쪽
44 줄타기 23.06.18 116 3 11쪽
» 죽거나 미치거나 23.06.17 125 3 12쪽
42 힘을 빼라 23.06.16 124 3 12쪽
41 귀랑대 23.06.15 119 3 12쪽
40 세 천재들 23.06.14 124 3 12쪽
39 남궁세가의 적손 23.06.13 14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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