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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님의 서재입니다.

이중 빙의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마탑주™
작품등록일 :
2023.05.10 20:43
최근연재일 :
2023.07.12 23:15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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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글자수 :
355,081

작성
23.06.2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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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줄타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DUMMY

초상비는 유명한 경공

그만큼 여러 문파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

무공에는 각파의 비전만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널리 알려진 것도 적지 않다.

그것도 고수를 만나야 배울 수 있는 것은 마찬가지


-무식한 새끼야, 초상비는 경신술의 기초과목이야, 일류가 사용하면 그 수준에 맞는 속도가 나오고 절정에 이른 사람도 즐겨 사용한다.

-전송해

-기분 나쁜 새끼


투덜거리면서도 초상비의 구결이 빠르게 전송된다.


초상비를 익히면서 경공의 신셰계를 보았다.

마치 공중부유를 한 것 같이 몸이 가벼우니 앞으로 죽죽 밀어만 주면 바람처럼 나아간다.

풀을 스치며 난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다.


‘이 정도가 경공의 기초과목이라니’


점점 빨라지는 속도에 반비례 해서 차츰 줄어드는 진기 소모

익숙해질수록 상승 신법의 위력을 깨닫는 한 편

여태 기를 쓰고 연마했던 경공이 얼마나 찌질했는지 뼈저리게 느껴진다.


무학에 대한 깨달음과 내공의 깊이가 한 단계 올랐다는 것이 어떠한 차이를 가져오는지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

겨우 열흘 사이에 완벽하게 달라져 있었다.


달리며 눈치를 보니 청파가 몹시 우울해 하고 있다.

판세가 빠르게 홍로에게 기울고 있지만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분통이 가득 차서 분노압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거 좋은 기회가 아닐까?’


찔러 보자


-청파, 이런 시시한 경공 말고 더 나은 건 없어?


방금까지 감탄하던 상승 경공이 삽시간에 시시한 것으로 변했다.

이게 바로 청파가 원하는 말

원가도 들지 않고 세금도 내지 않으니 얼마든지 해 줄 수 있다.

이제는 이 철 없고 무식한 노인네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손금 보듯 알고 있다.


‘향기로운 미끼를 물지 않을 수 없을 거야’


예상대로 청파의 반응은 어깨에 뽕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목소리부터가 대단히 명랑해졌다.


-청상선자는 하늘을 날아다녔다. 그 따위 애들 장난 같은 것은 써본지가 너무 오래 돼서···

-없다는 말이네, 그럼 홍로에게···

-떽, 신선 알기를 우습게 아는구나, 네가 말하는 것은 너무 수준이 낮아서 그랬을뿐이야

-수준 높은 것도 괜찮은데

-그러다가 다친다, 너한테 적당한 것은··· 으음··· 답설무흔(踏雪無痕) 정도면 좋을 거야

-보내 봐


답설무흔이 주르르 전송되어 온다.


‘캬아, 이것도 기가 막힌 수법이네, 이렇게 꿀을 빠는 거지’


답설무흔 역시 많이 알려진 경신술

이 할망구도 자신의 비기는 전수하길 꺼리는 것 같다.


이 노파가 무공을 전해주는 이유는 물론 <키워서 잡아먹기> 위해서다.

돼지는 통통하게 살을 찌워야 먹을 게 있다.

아직 새끼인데다 잡아먹을 기회가 마땅치 않으니 후일을 위해 열심히 영양가 있는 사료를 주어 키우려는 속셈


막상 그를 잡아 먹어도 경지가 너무 낮다면 어디서 비명횡사할지 모르는 게 살벌한 무림

지금만 해도 귀항대의 독수에서 간신히 벗어난 시점

무시무시한 귀곡과 재수 없게 얽혀 있으니 언제 죽을지 모른다.


횡사를 당하지 않아도 힘들여 무공의 경지를 높여야 한다.

이제 절정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거기서 절대의 경지로 올리려면?

한 번 해 봤지만 그 때는 몰랐으니까 했지

또 하라면 자신이 없다.

그 고생과 오랜 동안 이어질 인고의 세월을 또 견뎌야 한다.

구결만 전송해 주면 쑥쑥 커가는 놈을 성급하게 차지하고 그 고생을 사서 할 필요가 없다.


‘갈 때 가더라도 주는 건 먹고 봐야지’


그의 입장에서도 무공의 경지가 올라가면 언젠가 그들에게 대항할 힘을 갖추게 될 것이다.

지금은 두 사람의 갈등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꿀을 빨 때

줄타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청파는 수준 낮은 경공이라고 했지만 답설무흔은 한참이나 공을 들여야 익힐 수 있는 상승의 절기였다.

아직 초상비도 익숙치 않은 상황에서 꺼낼 정도로 만만치 않다.

일단 저축해 두기로 했다.


‘지금은 초상비에 몰두하자’


새로운 경공에 몰두하다 보니 어느 틈에 수안성에 도착했다.

곧바로 서방을 찾아갔다.


맹탕이 반색을 한다.


“엇! 문주님이 돌아오셨군요”


청상과부가 죽은 줄 알았던 서방이 다시 돌아온 모습을 본 듯 무지무지 반가워한다.


“문주님, 저는 문주님이 반드시 살아서 돌아오실 걸 알고 있었습니다”


맹탕 역시 사회생활을 할 줄 안다.

그가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러길 바랐을 뿐이지만

반가운 것은 사실이었다.


“내가 돌아온 게 그렇게 반갑나?”

“그럼요, 제가 문주님을 얼마나 존경하고 경애하는지 이 가슴을 열어서 보여드릴 수도 없고···”


그가 가슴을 열 필요가 없었다.

금새 그의 가슴 속에 무엇이 있는지 눈 앞에서 볼 수 있었다.


소벽력권 전광대가 나타났다.


“악운룡, 잘 왔다, 여기서 열흘 동안이나 너를 기다렸다”


충혈된 눈에서는 살기가 뿅뿅 폭사되고 있다.

고오급 의상은 찢어지고 지저분해서 거지가 부자가 버린 옷을 주워 입은 꼴이었다.


그의 상태만 보아도 그 동안 얼마나 맹탕을 괴롭혔는지 알 수 있었다.

맹탕은 아마 악운룡이 돌아오기를 매일 밤 정한수를 떠 놓고 기도했을 게 분명했다.


“전가보가 참화를 입은 것은 정말 유감이야”

“뿌드득, 그 꼴을 당하고 보니 그 동안 내가 얼마나 인생을 낭비했는지 깨달았다, 뿌득”


이빨을 가는 게 습관이 된 듯

이놈은 자면서도 계속 이빨을 갈 것 같다.


“어떻게 너만 귀곡의 흉수를 벗어날 수 있었던 거냐?”

“뿌드드득, 아버지가 나를 강제로 비밀 장소에 숨겼다. 혈도를 짚힌 상태에서 가족 모두가 살해당하는 처참한 광경을 똑똑히 목격하고 말았다, 쁘득”


그래 원 없이 이빨을 갈아라

그거라도 하지 않으면 정신적 충격으로 돌아버릴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나를 기다린 거냐?”

“너에게 빼앗긴 서방을 되찾아야 하잖아?”

“그걸 되찾아서 뭘 하려고?”

“이익, 잔소리 말고 내 도전에 응해라”


약간 맛이 가버린 상태

무슨 말을 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거다.


“원한다면 얼마든지 받아주지, 덤벼”


전광대가 황소처럼 돌진해서 맹렬하게 주먹을 휘둘렀다.

마치 자신의 가족들을 모조리 참살한 귀랑대를 앞에 두고 있는 모양새였다.


퍽 바박 빠바바바박


소벽력권의 위력적인 공격이 수십 차례나 적중했다.

엄청난 주먹을 맞으면서도 악운룡은 반격하지 않았다.


‘아프긴 엄청 아프네’


그래도 막칠에게 무자비하게 맞을 때에 비해서는 콧노래를 부르라면 부를 것 같이 여유가 있다.

전심전력으로 패던 전광대도 결국 한 걸음 물러섰다.


“왜 반격을 하지 않는 거냐?”


큰 횡액을 입고 나니 정신이 온전치 못한가?

그걸 물어 봐야 알아?


“네가 보기에는 반격이 필요할 것 같냐?”

“이익, 어떻게 내 주먹을 맞고도 끄떡도 하지 않을 수 있는 거냐?”

“소문 못들었어? 내가 금강권왕의 절학을 이어받아 금강문의 문주가 되었다는 거”

“듣긴 들었지만 직접 때려보니까 더 믿을 수가 없다”


상식적이라면 당연히 그렇겠지

하지만 그 동안 악운룡의 행보는 그렇게 상식적이지 않았다.

몰상식하게 빠른 속도로 무공의 진경을 이루었다.


“서방 따위를 차지해서는 너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럼 뭐가 도움이 되는 건데?”

“네가 원한다면 금강문 입문을 허락하겠다. 당연히 모든 비전의 무공들도 다 전수해 주겠다”

“정 정말 그래 주는 거야? 그러면 나도 너처럼 강해질 수 있는 거냐?”


당연히 강해질 수 있지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무지막지한 폭행을 견뎌 내고

대략 삼십년쯤 지나면 지금 나의 경지 비슷하게 올라설 수 있으려나?

용피의가 없으면 몸으로 때워야 하니 얼마나 고생해야 될지 알 수 없다.


“두 말 하면 잔소리지, 너와 나는 귀곡이라는 같은 적을 둔 동지다, 어차피 그들과 싸워야 하니 네가 한 손 보태주기만 하면 돼”

“그거라면 내가 누구보다 앞장서겠다”


전광대가 서방을 차지하려고 했던 이유는 그걸 기반으로 귀곡에 복수를 하려는 것

거의 현실성이 없다는 것은 잘 안다.

그래도 그 외에는 방법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금강문이 상승의 무공을 마음껏 전수해 준다면 그딴 짓을 할 필요가 없다.


감동의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하늘이 나를 돕는구나’


주먹을 불끈 쥐고 결의를 다진다.


맹탕도 감격했다.

누구도 손을 댈 수 없었던 망나니

그것도 변을 당한 이후 반미치광이로 변한 망나니를 저렇게 가뿐하게 제압하다니

제압한 것도 놀랍지만 순식간에 충실한 수하로 만들어버렸다.


‘ㅋㅋㅋ 줄 잘 섰네’


동아줄을 잡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알고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튼튼한 무쇠줄이었다.


“그 동안 귀곡에 대한 정보가 들어온 게 있나?”

“서방의 모든 눈과 귀를 열어 놓고 있었습니다, 결론은··· 아마도 꼬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확실치는 않군”

“우리 실력으로 직접 조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잘 했다, 조심해야지”


맹탕은 신이 났다.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기회가 그리 흔하지 않다.


“우선 귀곡 정도면 규모가 상당히 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형 부동산을 위주로 은밀하게 탐색한 결과 의심스러운 곳은 한 군데 밖에 없었습니다”

“벌써 그렇게 구체적으로 지목한 거야?”

“그 외에는 서방이 대충이라도 알 수 있는데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곳은 한 군데 밖에 없거든요”

“거기가 어디냐?”

“안부(安府)입니다”


부(府)라는 명칭은 주로 관청에 사용되지만 권력자의 저택을 지칭하기도 한다.

현대인이라만 말도 안 되는 얘기

일국의 장관이라도 그의 사저가 권력의 중심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공과 사의 구분이 명확치 않은 이곳에서는 당연한 얘기


“그런 데가 있다고?”

“작년부터 대규모 신축공사를 해서 근래 완공된 곳입니다. 북경의 고위관료가 낙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아니다?”

“멀리서 높은 곳에 올라 건물의 배치를 살펴 보니 일반적인 저택이 아닙니다, 자세히 살펴보았지만 결코 개인 저택이 아닙니다, 대규모 무인들이 거주하는 무림문파에 더 어울리는 구조입니다”


맹탕이 뛰어난 점이 이런 것이다.

이런 조사는 무공이 뛰어나지 않아도 머리만 좋으면 할 수 있다.


“가자”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맹탕이 앞장서고 전광대가 뒤를 따랐다.

그가 향한 곳은 황금전장이었다.


“왜 여기로 온 것이야?”

“황금전장과 바로 담을 맞대고 있습니다, 우선 황충 호법님과 상의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군, 수고했다”


귀곡을 친다고 생각하니 피가 끓어 오른다.

무작정 쳐들어 간다는 생각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직까지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흑령기의 영향이었다.


‘호전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을 조심해야 하겠어’


황금전장에 들어서니 황충이 버선발로 달려나온다.


“이거 악문주 아니오?”

“그럼 누구로 보입니까?”


뭔가 삐딱하고 호전적인 태도

막상 자신은 이상한 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 돌아왔다는 것은 설마 귀랑대와 싸워서 이겼다는 말인가?”

“나를 죽이려는 놈들인데 작살 내야지요”

“허허···”


어이가 없다.

귀랑대는 초절정의 고수도 목숨을 걸지 않으면 안 되는 강력한 무력대다.

이런 가벼운 태도로 상대할 수 있는 자들이 아니다.


막칠이 바람처럼 나타났다.


“동생, 돌아 왔구나, 나는 꼭 돌아올 줄 알았어”


달려와 끌어안는 게 꼭 막내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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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적으로부터 얻은 비전 23.07.12 66 2 11쪽
66 사문의 적 23.07.11 74 4 12쪽
65 쳐맞을 계획 23.07.10 84 4 11쪽
64 요괴현현 23.07.09 78 4 12쪽
63 하의실종 23.07.08 84 4 12쪽
62 회초리 마녀 23.07.07 80 2 12쪽
61 적과의 동침 23.07.06 91 3 11쪽
60 무공 장사 23.07.05 91 3 12쪽
59 화산의 비밀병기 23.07.04 94 4 12쪽
58 병아리가 된 천재 23.07.03 93 3 12쪽
57 2군 양성 23.07.02 91 4 11쪽
56 치료 취소 23.07.01 104 4 12쪽
55 악마의 새끼들 23.06.30 98 3 11쪽
54 거대한 전리품 23.06.29 103 3 12쪽
53 위험한 도발 23.06.28 99 3 12쪽
52 요괴의 승리 23.06.27 107 2 12쪽
51 얼마나 우려 먹으려는 거야? 23.06.26 110 2 12쪽
50 엉덩이신공 23.06.25 106 3 12쪽
49 백 살 어린이 23.06.24 118 3 11쪽
» 줄타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23.06.23 116 3 11쪽
47 조카바보 23.06.21 117 2 11쪽
46 줄을 잘못 섰네 23.06.21 117 3 11쪽
45 줄 때 먹고 보자 23.06.19 118 3 11쪽
44 줄타기 23.06.18 116 3 11쪽
43 죽거나 미치거나 23.06.17 124 3 12쪽
42 힘을 빼라 23.06.16 124 3 12쪽
41 귀랑대 23.06.15 119 3 12쪽
40 세 천재들 23.06.14 123 3 12쪽
39 남궁세가의 적손 23.06.13 14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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