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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님의 서재입니다.

이중 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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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
작품등록일 :
2023.05.10 20:43
최근연재일 :
2023.07.12 23:15
연재수 :
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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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8
추천수 :
258
글자수 :
355,081

작성
23.07.04 21:45
조회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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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화산의 비밀병기

DUMMY

그 중에서도 스물 다섯 가량으로 보이는 청년은 절정의 경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복색으로 보아 분명히 화산의 제자인데 화산 골짜기에 살면서도 이런 청년고수가 있다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


그가 다가와 포권한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명옥림(明玉林)이라고 합니다”


기도가 자신에게 뒤지지 않는다.


‘진짜 절정 맞네’


“반갑습니다, 악운룡입니다, 화산에 이런 고수들이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회의실에 둘러 앉았다.


회의실 역시 화려하기 짝이 없어 화산파 촌놈들은 여전히 두리번거리기 바빴다.

수십 명이 둘러 앉을 수 있는 홍목 탁자에 예쁜 시비가 차를 준비한다.

산골에 틀어박혀 수련만 하던 젊은이들은 그녀의 미모에 눈길 때지 못한다.


“크흠, 자네가 황금전장에 금강권왕의 무공을 팔아서 엄청난 부자가 됐다는 것은 알고 있네”


젊잖게 말문을 여는 원허의 말을 끊고 화산노걸이 끼어든다.


“이거 귀곡에게서 빼앗은 것이지?”

“그렇습니다”

“간뎅이가 부어도 아주 단단히 부었구나, 차라리 호랑이 입에서 토끼를 훔쳐내는 게 낫지···”


귀곡의 귀호대와 귀랑대를 잡은 일로 황충과 의논을 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표해서 적극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그럴 필요 없네

-어차피 귀곡을 피할 수는 없고, 시간이 지나면 강호에 다 알려지게 되지 않습니까? 홍보에 써먹어야지요

-비밀이 아니더라도 홍보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네


악운룡은 얼핏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우리가 진짜 필요한 것은 절정 이상의 고수들이야, 일류도 도움이 되지만 그 이상의 고수들이 와 줘야 하네

-그렇죠

-그런 고수들은 관심만 가지면 우리가 알리지 않아도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알아낼 수 있네

-그게 무슨 차이가 있는 겁니까?

-금강문이 그런 사실을 널리 알리려 한다는 인상을 주면 오히려 과장된 것으로 의심할 것이네, 하지만 남들이 모르는 비밀을 믿을만한 곳을 통해 알아낸다면 더욱 신빙성이 있지

-역시 장주님은 홍보의 달인입니다


황금전장을 홍보하는 일이라면 깨알 같은 기회도 놓치지 않는 황충다웠다.

널리 알리려 노력하지 않는 게 오히려 더욱 효과적인 홍보전략이라니?

이 사람에게는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된 일


화산의 귀에도 들어간 모양

고목할배는 딱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너라면 귀곡이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것도 모르고 이런 폭거를 저질렀을 리도 없고···”

“뺏으려던 게 아니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악운룡이 그간의 사정을 간추려 말하자 고개를 끄덕인다.


“너는 귀곡과 피할 수 없는 악연으로 맺어져 있었구나, 그럼 이제 너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셈이네?”

“그렇지요, 그런데 고목할배는 무슨 바람이 불어 여기까지 오셨나요?”


화산의 어린이들이 부르는 명칭

고목할배라는 말이 더욱 친숙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그는 애들이 자신을 이렇게 부르는 걸 좋아했다.


“너를 만나려 온 것은 아니다, 여기 남궁혁빈이라는 놈이 있다고 해서 왔다”


짐작은 하고 있었던 내용을 원허가 상세히 설명했다.


요약하면 화산과 남궁세가는 몇 차례 자잘한 충돌로 인해 감정이 좋지 않았는데 근래 사건이 터졌다.

남궁세가의 방계 혈족이 운영하는 표국의 표물을 화산이 털었다는 증거가 나왔다는 것

이로 인해 표국이 망해버렸다.


“그들도 진짜 화산이 털었다고는 믿지 않고 있네, 하지만 여기에는 복잡한 사정이 얽혀 있어”

“정도회(正道會)와 세가련의 세력다툼이 끼어 들었군요”


구파일방이 만든 정도회

오랜 동안 무림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근래 세가련의 세력이 커지면서 정도회의 영향력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

화산과 남궁세가의 갈등에는 이 두 세력이 배후에 있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남궁세가는 욱일승천의 기세로 커가는 중이고, 반대로 화산은 오히려 기울어 가고 있는 중이지”

“그 틈에 기세를 꺾어 놓겠다는 생각이군요”

“정확히 말하면 그런 일을 벌일 빌미를 만들려는 것이지”


여기까지는 짐작한 대로


“화산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구차하게 고개를 숙일 생각은 없네”

“그래서 고르고 고른 고수들을 출동시킨 것이군요”


화산노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화산 최고의 고수

게다가 명옥림의 무위는 결코 남궁혁빈의 아래가 아니다.

협상이 결렬되면 정면으로 승부하겠다는 생각으로 파견한 조직이었다.


“사실은 일찍 오려고 했는데 사부님의 행방을 찾지 못해서 늦게 되었네”


남궁에서 소공자를 보냈는데 화산의 장문인이 고수들을 모두 이끌고 나설 수는 없다.

질 리는 없지만 이겨도 오히려 빈축만 사게 된다.

그에 걸맞는 상대를 내세워야 하는데

만약의 경우에는 그들과 싸워 이길 수 있어야 한다.

까다로운 조건


애초에 남궁세가도 이런 상황을 계산해서 남궁혁빈을 보낸 것이었다.

누가 보아도 필승의 조건

남궁혁빈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화산의 최고수가 맞서지 않으면 안 된다.

어설프게 절정 고수를 내세웠다가 지기라도 한다면 개망신

이미 명성이 알려진 고수가 이겨도 격에 맞지 않으니 이겨도 이긴 게 아니었다.


그렇다면 화산에 젊은 고수가 있는가?

개뿔이다.

그런데 이런 기가 막힌 시점에 정말 남궁혁빈에 못지 않은 젊은 고수가 나타났다.

화산도 놀고 있지는 않았다는 말이었다.


악운룡이 화산노걸을 보며 농담처럼 말했다.


“할배는 맨날 어디로 실종되었던 것입니까?”

“이놈아, 실종이 아니라 무려 이십 년 동안 몸 고생, 마음 고생, 돈 고생, 제자 고생, 고생이라는 고생은 다 했다”


그도 어린 시절 화산노걸을 할배라고 부른 적이 있었다.

옛날 부르던 호칭이 나오자 어딘지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할배라는 말에 마음이 풀어졌을까?

그간의 사정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어느 날 우연히 영공을 얻게 되었네, 장문 사형에게 이걸 화산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지”

“왜 가르치지 않은 겁니까?”

“안 가르치긴 왜 안 가르쳐? 열심히 가르쳤는데 진도는 나가지 않고 시간만 낭비한 거지”


이 일로 장문인과 싸우고 화산을 뛰쳐나갔다.

갖은 고생을 하면서 제자를 모아 가르쳤다.

‘내가 주장한 게 맞잖아요?’라며 당당하게 장문인에게 돌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 했다.

그러나 실패의 연속

십 년 가까이를 허송세월하면서 그가 말한 모든 고생을 다 겪었다.


“결국에는 성공 하셨군요”


오직 제자를 키우는 데에만 집중하다 보니 자기가 입고 있는 옷이 거지꼴이라는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가 데려온 다섯 명의 제자들이 바로 이렇게 개고생을 하며 키워낸 결정체

어쩐지 기세가 보통이 아니다 했더니 화산의 무공과 영공을 둘 다 익힌 고수들이었다.


“절반의 성공에 불과해”


훌륭한 고수들이 분명하고

장래를 생각하면 화산에 크게 기여할 것은 확실하지만

겨우 다섯 명으로는 대세에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더욱 아쉬운 것은 그의 공적을 인정해 줄 장문사형이 죽고 사질이 이어받은 일이었다.

자기 주장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도 이미 너무 늦었다.

그 가치가 반감되는 느낌이었다.


“어쨌든 가능성은 증명했잖아요?”


악운룡은 누구보다 기뻐하는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현재의 가장 큰 고민

<더 빨리 강해져야 한다>는 명제에 대한 해답은 이미 알고 있다.

그걸 현실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을 뿐


그 해답을 바로 화산노걸이 보여주었다.

무공과 영공을 같이 연마하는 것

자기 자신은 물론

누구나 할 수는 없지만 이걸 따라 할 수 있는 일부 제자는 지금보다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했었다.

그걸 화산노걸이 증명해 주었으니 기쁘지 않을 수 없다.


시도를 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영공이라면 천하에서 수위를 다투는 전문가가 바로 머리 속에 있다.


-청파, 영공을 전수해 줘

-흥


대답은 콧방귀

아예 대꾸조차 하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무슨 짓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영공을 전수해 줄 거야?

-흑령기를 내공으로 바꾸는 작업을 즉시 멈추고 청탁조령공을 이용해서 영기로 변환시켜라

-생각 좀 해 보고


판을 뒤집어 엎을 수가 없으니 말은 그렇게 했지만

생각은 해 보나 마나

여태까지 열심히 흑령기를 정제했지만 이제 겨우 삼 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

아직까지 너무 치우쳐 있다.

그걸 영공으로 바꾸면 청파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아예 목줄을 쥐겠다는 수작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영공과 내공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포기할 수가 없고

영공을 배울 곳은 더욱 없다.

지금보다 자신과 제자들의 무공증진 속도를 배가할 수 있는 방법을 알면서도 할 수 없는 이유였다.


여태 고민만 하고 있을 수 밖에 없었는데 해결 가능성을 가진 인물이 나타났다.

여기서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남궁혁빈을 불러 올게요”


수련장으로 향했다.

수련장과 연무장을 합하면 수십 개는 된다.

이들은 전수제자를 위해 특별히 마련한 수련장에 있었다.


“존귀하신 분들을 아무데서나 수련하게 할 수는 없지”


말을 이렇게 했지만 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정확히는 그들이 아니라 막칠이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퍽 파바박


“억”

“으윽”


남궁혁빈은 영호직과 함께 신나게 쳐맞고 있었다.

두 사람이 금강권을 이용해서 막칠에게 합공을 하고 있었지만 일방적인 구타만 당하는 형세

누가 보면 수련이 아니라 구타일 뿐으로 보일 게다.


엄청 아프겠지만 덕분에 영호직과 더불어 벌써 사성의 성취를 눈 앞에 두고 있었다.

남궁세가 최고의 천재라더니 빈 말이 아니었다.


곁에는 그렇게 뒈지게 쳐맞고 있는 그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었다.

공여문이었다.

그는 아직 금강공이 삼상에 이르지 못해서 외공 수련은 하지 않고 있었다.

그 상태에서 막칠의 주먹을 몇 대 맞다 보면 불구가 되기 십상이다.


“동생, 손님이 왔어”

“손님? 본가에서?”

“아니, 화산이야”

“그럼 오늘 수련은 이만 해야겠네”


밖으로 나오자 넌지시 운을 뗀다.


“아무래도 비무 한 판쯤은 해야겠지?”

“당연한 일 아닌가?”

“어디까지나 <친선비무>를 하는 거지?”

“크흠, 그렇··· 다고 할 수 있지”


억지로 대답을 한다.

화산의 기세를 꺾기 위해 하는 비무에서 적당히 주물러 줄 생각은 없었다.

비무라는 것은 비록 친선비무라고 해도 본의 아니게 부상을 입힐 수도 있다.


“동생은 정도회와 세가련의 불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왜 갑자기 그런 걸 물어보는 거야?”

“두 호랑이가 싸우다 보면 귀곡이 어부지리를 얻지 않을까?”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이 없지는 않지만 세가련은 귀곡을 두려워하지 않아”

“과연 그럴까?”


악운룡이 생각하기에 남궁세가가 지금 성세를 구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귀곡의 상대는 아니었다.

우물 안의 개구리

자신들의 힘에 취해 냉정하게 객관적인 평가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


“너 같은 범생이들은 윗사람의 지시에 맹목적으로 따르려고 하는 게 문제야”

“범생이가 뭔데?”

“모범생, 그런 말도 모르니 네가 범생이인 거야”

“그래, 내가 모범생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그런데 그게 문제가 있는 거야?”

“문제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매우매우 위험한 길로 가고 있는 거지”


남궁혁빈도 천재이니 금방 이해한다.


“우리끼리 싸우다가는 귀곡에게 먹힌다고 판단하는 거야?”

“틀림 없이 그렇게 될 거다”

“그래도 나는 가주님의 명을 이행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야”

“당연히 그렇겠지, 그렇다면 비무에 나도 출전하겠다”

“크윽”


가장 우려하던 일이 현실화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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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적으로부터 얻은 비전 23.07.12 67 2 11쪽
66 사문의 적 23.07.11 74 4 12쪽
65 쳐맞을 계획 23.07.10 85 4 11쪽
64 요괴현현 23.07.09 79 4 12쪽
63 하의실종 23.07.08 84 4 12쪽
62 회초리 마녀 23.07.07 80 2 12쪽
61 적과의 동침 23.07.06 91 3 11쪽
60 무공 장사 23.07.05 92 3 12쪽
» 화산의 비밀병기 23.07.04 95 4 12쪽
58 병아리가 된 천재 23.07.03 93 3 12쪽
57 2군 양성 23.07.02 91 4 11쪽
56 치료 취소 23.07.01 104 4 12쪽
55 악마의 새끼들 23.06.30 98 3 11쪽
54 거대한 전리품 23.06.29 103 3 12쪽
53 위험한 도발 23.06.28 99 3 12쪽
52 요괴의 승리 23.06.27 107 2 12쪽
51 얼마나 우려 먹으려는 거야? 23.06.26 110 2 12쪽
50 엉덩이신공 23.06.25 107 3 12쪽
49 백 살 어린이 23.06.24 118 3 11쪽
48 줄타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23.06.23 116 3 11쪽
47 조카바보 23.06.21 117 2 11쪽
46 줄을 잘못 섰네 23.06.21 117 3 11쪽
45 줄 때 먹고 보자 23.06.19 118 3 11쪽
44 줄타기 23.06.18 116 3 11쪽
43 죽거나 미치거나 23.06.17 124 3 12쪽
42 힘을 빼라 23.06.16 124 3 12쪽
41 귀랑대 23.06.15 119 3 12쪽
40 세 천재들 23.06.14 123 3 12쪽
39 남궁세가의 적손 23.06.13 14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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