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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승자를 향한 미로의 끝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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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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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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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12 19:07
최근연재일 :
2024.06.25 22:24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788
추천수 :
25
글자수 :
237,404

작성
24.06.19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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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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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38화 봉인된 보호막 앞에 서다

DUMMY

그 액체 속을 통과하려고 그녀가 한쪽 발을 넣었다. 하지만 그녀의 몸 전체가 그 액체 밖으로 튕겨 나갔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거지? 이건 혈공주의 짓이 아니다. 혈공주는 이렇게 강력한 술기가 담긴 보호막을 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누가?”

그녀는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하다가 주변을 날아다니는 꿀벌들의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술기로 그녀는 자신의 입안에서 꽃가루를 안개처럼 쏟아냈다.


그러곤 그것들을 술법으로 수백 마리의 꿀벌로 만들었다.


그 꿀벌들은 주변을 날아다니는 다른 꿀벌들에게 접근해서, 누가 판타지아 월드의 출구를 막았는지 물어보게 했다.


그녀는 눈을 감고 하늘에서 들려오는 꿀벌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대부분 꿀벌들은 관심이 없어서 모른다고 했다.


꿀벌들은 꽃가루를 동그랗게 뭉쳐서 벌집까지 운반하는 일을 계속했다.


그러다가 호기심이 많은 꿀벌 하나가 두 명의 술사 요정들이 몰래 보호막을 치는 것을 봤다고 알려주었다.


하지만 그 요정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그건 알 수가 없다는 말을 남기곤 ‘휘잉-’ 어디론가 사라졌다.


“술사 요정들이 보호막을 쳤다고? 그렇다면 바벨론 궁전에서 판타지아 월드의 출구를 막았다는 건데, 왜지? 전하께서 요정들에게 그런 일을 시킨 이유가 무엇일까?”

그녀는 글라우나 족장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낼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모르는 비밀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뭔지 도무지 알 길이 막막했다.


“뭔가 전하의 뜻이 있을 거야. 만약 전하도 모르는 일이라면, 이건 반란이다. 바벨론 궁전 내부에 혈공주의 첩자들이 있거나 아니면 군대를 이끄는 장군들 중에서 역모를 꾀하는 자가 있다는 증거야.”

그라나의 눈동자가 밝은 녹색으로 번득였다.


그녀는 다시 바벨론 궁전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


킹에르는 꽃송이들이 들어있는 가방을 숲속 은행나무 밑에 감춰놓고 마을로 내려갔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는 없지만, 그냥 수돗물이라도 실컷 마시고 싶어서였다.


허기진 뱃속에서는 연실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뭔가 좀 먹어야 할 텐데. 배가 너무 고파.”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마을 쪽으로 걸어갔다.


바로 그때였다;


검은색 봉고차 한 대가 그의 앞에서 브레이크 소리를 냈다.


그는 그 봉고차를 무심코 바라보고 있었다.


봉고차의 문이 열리더니 몽둥이들을 든 건장한 젊은이들이 밖으로 나왔다.


그들 뒤에는 노랑머리가 있었다.


“바로! 저놈입니다! 귀신을 부리고 이상한 마술을 하는 놈이니, 형님들 조심하셔야 합니다!”

노랑머리가 그들 뒤에서 입방정을 떨었다.


“니가 우리 동생들을 아작냈다면서? 감히 우리의 허락도 없이!”

그들 중에서 우두머리 격으로 보이는 체구가 큰 사내가 격하게 인상을 썼다.


“그게 아니라, 먼저 시비를 걸고 나를 구타한 자들 중에 하나가 노랑머리야.”

킹에르가 조심스럽게 그들을 주시했다.


“달랑 가운데 토막만 이야기하지 말고 이야기의 전후를 알아야지. 네 여자 보스가 먼저 우리 동생들을 개 패듯 패서 병원에 입원시켰다며? 그래서 병원비 받으려고 하다가 싸움이 생겼다고 들었는데? 아냐?”

조폭 우두머리가 고개를 흔들면서 그를 째려봤다.


“아마도 사람을 잘 못 본 모양이야. 난 여자 보스를 모신 적도 없고, 이번 사건이 생기기 전에 당신의 아우들을 만난 적도 없거든. 사고가 난 그날은 노랑머리가 먼저 칼을 들고 나를 찌르려고 했어. 그러니까 정당방위 차원에서 나도 어쩔 수 없이 손을 좀 본 건데.”

킹제임스가 있는 사실을 그대로 털어놨다.


“거두절미하고, 우리 애들을 팼으니까 너도 좀 맞아야지! 그래야 공평하잖아! 안 그래?”

그들의 두목이 두 눈을 치켜뜨면서 그를 노려봤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맞서겠다는 듯이, 그들은 손에 쥔 몽둥이들을 허리 위로 천천히 올리면서 발을 조금씩 앞으로 움직였다.


“죽지 않을 정도로 팰 거다! 각오해라!”

그들의 두목이 툭 내뱉는 말이었다.


그들은 몽둥이로 죽도록 킹에르를 패서 무서운 조직의 맛을 보여주겠다는 뜻이었다.


운이 나쁘면 인간 세상에서 맥없이 객사할 수도 있는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진 셈이었다.


“이런 식으로 나오면 니들 크게 다친다니까.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는 하는 거냐?”

그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그 자리에서 벌레처럼 밟히지 않으려면, 피 터지게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 훅 머릿속으로 파고들었다.


“쳐라! 죽지 않을 만큼만! 우리 조직의 매운맛을 이놈에게 제대로 보여줘라!”

두목이 담배 한 개를 입에 물고는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두목은 봉고차에 몸을 기댄 채 담배 연기를 ‘후우-’ 내뿜고는 킹에르를 째려봤다.


조폭들은 몽둥이를 들고 천천히 한 걸음씩 그의 앞으로 다가섰다.


킹에르는 술법으로 놈들을 단번에 제압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자주 술법을 쓰면 뭔가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였다.


“그래! 내가 또 술법을 쓰게 된다면, 이상한 소문이 인간 세상에서 눈덩이처럼 커질 거야. 그렇게 되면 다양한 인간들이 나를 찾아다니겠지. 이번에는 그냥 손발로만 해결하자.”

그가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는 인간들보다 몸이 움직이는 속도와 파괴력이 다섯 배 이상 강하니까, 적어도 10명 정도는 어렵지 않게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동안 요괴들과 전쟁 놀이를 하면서 업그레이드가 된 자신의 등급과 실력을, 그는 실전을 통해서 잠시 테스트해 보고 싶었다.


손에 든 몽둥이의 각도를 볼 때 대부분 대칭으로 선을 만들면서 머리와 어깨 그리고 허리와 다리를 공격할 것 같았다.


“숫자가 많으면 선공으로 기를 꺾어야 한다.”


그는 말이 떨어지자마자 번개 같은 속도로 놈들의 목과 명치 혹은 턱을 손과 발로 매섭게 타격했다.


썩은 고목처럼 놈들은 게거품을 물고 열 명이 순식간에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두목은 동공이 커지면서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바닥으로 툭 떨어뜨리고 말았다.


“저건 뭐야? 왜 이렇게 동작이 빨라. 진짜 무술의 고수인가? 아니면 귀신?”

두목이 겁먹은 얼굴로 그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킹에르가 손가락을 까닥이면서 두목을 불렀다.


“너 이리 와 봐!”


“나? 지금 니가 나를 부른 거냐? 이거 완전 겁대가리를 상실한 놈이네.”

두목은 속으론 겁이 났지만, 부하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용기를 내어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갔다.


그러곤 그 두목은 숨을 길게 몰아쉬곤 잽싸게 상체를 돌리면서 허리춤에서 꺼낸 날카로운 단도로 그의 가슴을 공격했다.


그 순간 그는 더 빠른 속도로 옆으로 피하면서 힘을 모은 장권으로 그 두목의 턱을 강하게 밀어쳤다.


“커어억-”

그 두목이 비명을 질렀다.


“쿠웅-”

정신을 잃은 두목은 큰 대자로 바닥에 눕고 말았다.


“한 번만 더 내 눈에 띄면, 니들은 모두 돌아올 수 없는 황천길을 가게 될 거야. 내 말을 잊지 말고 꼭 기억해 둬라.”

그는 의식을 잃은 두목을 쳐다보면서 고개를 흔들다가, 그 자리를 떠났다.


“저놈은 인간이 아냐! 진짜 귀신이나 요괴일지도 몰라. 그렇지 않고서야 몸놀림이 저토록 빠를 수는 없어! 육안으론 움직임이 잘 보이질 않아!”


봉고차 뒤에서 킹에르의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던 노랑머리가 헐떡거리며 쏟아내는 말이었다.


겨우 정신을 차린 두목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노랑머리를 쳐다봤다.


“뭐냐? 아까 그놈이 뭐냐고? 진짜 인간이 맞아?”

두목의 목소리가 벌벌 떨렸다.


“그건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귀신같기도 하고 무슨 저승사자 같은 느낌도 듭니다.”

노랑머리가 두목의 눈치를 살폈다.


“머리털 나고 저렇게 이상하고 엄청난 능력을 가진 자를 본 건 처음이다. 도대체 정체가 뭐야?”

두목이 부르르 턱을 떨면서 양손으로 턱을 감싼 채, 그가 사라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


그라나는 바벨론 궁전으로 들어가서 글라우나 족장이 있는 내실 들어갔다.


“전하! 큰일 났습니다!”

그녀가 그의 눈치를 살폈다.


“큰일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냐?”


“아무래도 바벨론 궁전 안에 혈공주의 첩자가 있거나, 아니면 역모를 꾀하는 무리가 숨어있는 것 같습니다.”


“역모라고 했느냐? 혈공주의 첩자는 또 무슨 말이고?”


“인간 세상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아주 강력한 보호막으로 차단되었습니다. 그것은 킹에르가 꽃가루를 갖고 오는 걸 차단하려는 행위입니다. 감히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자들은 혈공주의 첩자가 아니면, 역모를 꾀하는 자들이겠지요.”

그라나의 언성이 높아졌다.


글라우나 족장은 어떻게 변명을 해야 할 것인지 고개를 숙이고 잠시 망설였다.


그렇다고 그녀가 알아서는 안 될 비밀을 털어놓을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그... 그래! 참으로 이상한 일이구나! 누가 그런 일을 했는지... 나도 궁금하구나.”

글라우나 족장은 창백한 얼굴로 말을 더듬었다.


“삼겹으로 보호막을 친 것을 보면 탁월한 능력을 가진 술사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아니면 바벨론 궁전에 보관된 보호막을 치는 봉인도장을 사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바벨론 왕의 허락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는 것인데, 그럴 리는 없고.”

그녀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아마도 혈공주가 특별한 술법을 써서 보호막을 쳤을지도 모른다. 일단 정확한 사실을 알아내기 전까지 좀 더 지켜보도록 그... 그렇게 하자.”

글라우나 족장이 조심스럽게 그녀를 살펴보면서 말을 더듬었다.


“문제는 킹에르가 꽃가루를 채취하러 인간 세상으로 나갔다고 들었는데, 입구가 차단되면 안 됩니다. 들어갈 수가 없는데, 그가 어떻게 꽃가루를 바벨론 궁전까지 가져올 수 있겠어요? 허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입구를 다시 열어놓아야 합니다.”

그녀가 입구를 반드시 다시 열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너는 킹에르가 누구인지 기억나는 것이냐?”

글라우나 족장이 물었다.


”킹에르가 누구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아무튼 꽃가루를 수송하는 자이니 참으로 중요한 인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가 판타지아 월드로 다시 들어올 수 있도록 입구를 열어주세요!“


”알았다! 입구는 당연히 열어야지. 하지만 입구를 봉쇄한 범인을 잡을 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글라우나 족장은 입구를 열어야 한다는 그라나의 주장을 차단하기 위하여 나름 묘안을 찾아내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그라나는 바벨론 궁전을 나오면서 마냥 기다릴 것이 아니라, 아무래도 자신의 힘으로 그 입구를 뚫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


첩자 요정들로부터 혈공주의 수하들이 꽃들을 독극물로 오염시키고 있다는 보고를 받게 된 그라나는 더욱 심각해졌다.


“맞아! 혈공주는 꽃가루에 독을 묻혀서 술사 요정들과 나를 무기력하게 만든 후, 바벨론 궁전을 공격하겠다는 속셈이 분명해. 나도 살고 바벨론 궁전의 전하와 술사 요정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판타지아 월드의 입구는 열려 있어야 한다.”

그녀는 눈을 감고 다각도로 깊이 생각하다가 입구를 틀어막은 보호막을 속히 뚫어버리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녀는 바벨론 궁전에 알리지 않고 판타지아 월드의 입구를 향해 급하게 날아갔다.


아무래도 글라우나 족장의 말대로 시간을 질질 끌다 보면, 다시금 혈공주의 공격을 받아 바벨론 궁전이 완전히 초토화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서둘러야 한다. 시간이 없다.”

그녀가 독수리처럼 날아가면서 무겁게 내뱉는 말이었다


그라나는 다시 판타지아 월드의 출구 앞에 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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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제42화 하늘로 떠오른 신검 +1 24.06.25 7 1 12쪽
41 제41화 그라나의 화살 +2 24.06.23 22 1 12쪽
40 제40화 킹데이빗 24.06.21 18 0 12쪽
39 제39화 아름다운 찻집 24.06.21 15 0 12쪽
» 제38화 봉인된 보호막 앞에 서다 +2 24.06.19 24 1 12쪽
37 제37화 녹색 불길 +2 24.06.18 19 0 12쪽
36 제36화 붉은 가죽 옷을 입은 자 24.06.17 12 0 13쪽
35 제35화 꽃을 먹는 괴물 24.06.16 10 0 13쪽
34 제34화 용고래의 피 24.06.16 9 0 13쪽
33 제33화 마왕 쉐튼 24.06.12 10 0 13쪽
32 제32화 궁금증 24.06.10 19 0 13쪽
31 제31화 새 이름 24.06.07 12 0 13쪽
30 제30화 보물 창고의 문 24.06.06 13 0 12쪽
29 제29화 대승리 24.06.05 12 0 13쪽
28 제28화 바벨론 궁전의 왕 24.06.03 13 0 13쪽
27 제27화 새로운 전략 24.06.02 14 0 12쪽
26 제26화 두 마리의 표범 24.06.01 12 0 13쪽
25 제25화 바벨론 궁전의 군사 24.06.01 13 0 12쪽
24 제24화 숲의 미로 24.05.31 12 0 11쪽
23 제23화 엄청나게 큰 창 24.05.30 11 0 12쪽
22 제22화 역모 24.05.30 10 0 13쪽
21 제21화 눈사람 24.05.28 11 0 12쪽
20 제20화 마음의 소리 24.05.28 8 0 12쪽
19 제19화 그라나의 위기 24.05.25 11 0 13쪽
18 제18화 구멍이 생긴 보호막 24.05.24 11 1 13쪽
17 제17화 외출 24.05.24 11 1 12쪽
16 제16화 마성 궁전 24.05.23 11 1 13쪽
15 제15화 꽃가루 24.05.23 11 1 12쪽
14 제14화 동굴 속의 해몽 24.05.21 11 1 18쪽
13 제13화 미끼 전략 24.05.21 1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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