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gr***** 님의 서재입니다.

최후의 승자를 향한 미로의 끝자락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greater
그림/삽화
greater
작품등록일 :
2024.05.12 19:07
최근연재일 :
2024.06.25 22:24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782
추천수 :
25
글자수 :
237,404

작성
24.05.31 21:36
조회
11
추천
0
글자
11쪽

제24화 숲의 미로

DUMMY

호위전사장은 일천 명이 넘는 바벨론 군사들을 이끌고 마성 궁전으로 돌진했다.


초장에 기를 꺾고 승리의 기선을 장악하기 위해서였다.


거의 두 배가 넘은 군사들이 왔으니, 바벨론 군사들이 마성 궁전을 점령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여겼다.


호위전사장이 마성 궁전 앞에 당도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혈공주와 진혈사가 보이질 않았다.


마성 궁전이 너무도 조용한 것을 호위전사장은 이상하게 여겼다.


“뭐지? 혈공주가 먼저 전쟁을 선포했는데, 벌써 어디로 잠적했단 말인가? 대체 그 많던 요괴 군사들이 어디에 숨어 있는 걸까?”

호위전사장이 성벽을 살펴보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함정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혈공주의 군사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는 건 도무지 말이 안 됩니다.”

부전사장이 불안한 표정으로 고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혹시...”

호위전사장은 부전사장에게 판타지아 월드의 출입문을 확인해보라고 명했다.


“예! 즉시 확인해보겠습니다.”

부전사장은 부하들을 데리고 그곳으로 달려갔다.


호위전사장은 술법으로 큰 날개를 만들어 성벽 위로 날아갔다.


그 성벽 위에는 쥐 죽은 듯이 밀려오는 고요한 느낌이 그를 휘감았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그곳에는 눈을 씻고 봐도 혈공주의 군사들이 한 놈도 보이질 않았다.


그는 혈공주의 내실을 비롯하여 마성 궁전 안을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아무도 발견되질 않았다.


“내 예감이 틀림없다면, 혈공주는 군사들을 이끌고 인간 세상으로 들어간 것이야!”

갑자기 그의 표정이 심각하게 무너져 내렸다.


그는 전령 매를 날려 혈공주가 군사들을 모두 이끌고 인간 세상으로 갔다는 것을 바벨론 궁전의 왕에게 전했다.


혈공주가 나중에 어마어마한 흡혈 요괴들을 이끌고 바벨론 궁전으로 몰려가게 될 것을 예상하며, 호위전사장은 입가에서 긴 신음을 흘려냈다.


“결국은 바벨론 궁전의 왕과 마성 궁전의 혈공주가 서로 생명을 걸고 싸우겠구나. 혈공주가 뭘 믿고 이리도 날뛰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어. 혈공주가 바벨론 궁전의 왕과 결전을 벌이게 되면, 패배해서 영원히 소멸되거나 천년 감옥에 갇히게 될 터인데...”

호위전사장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


진혈사는 흡혈 요괴들을 이끌고 인간 세상으로 나왔다.


“인간들을 흡혈 요괴들로 만들어 이곳으로 모이게 하라. 오늘부로 인간 세상에서 주인은 바로 너희들이다. 보름 후에 우리는 다시 이 자리에 집결한다. 닥치는 대로 흡혈을 해서 인간을 요괴로 변형시키거라! 그래야 우리가 바벨론 궁전을 접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흐흐흐!”

진혈사의 목소리가 산속을 뒤흔들었다.


어둠이 깔리게 되자 흡혈 요괴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산 밑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진혈사는 능력이 뛰어난 술사 요괴들 열 명을 이끌고 그라나를 잡기 위하여 행동을 개시했다.


그들은 박쥐로 변신하여 그라나가 머물던 집으로 날아갔다.


그라나와 해몽과 피에르는 거의 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본래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날이 어두워졌지만, 집 안에는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앞서 걸어가던 그라나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잠깐! 안 좋은 냄새가 진동하고 있어!”

그라나가 킁킁거리며 코를 벌름거렸다.


“무슨 냄새가 나는데?”

그가 물었다.


“흡혈 요괴들의 냄새가 나고 있어. 그것도 아주 심하게...”

그녀가 미간을 조금 찌푸렸다.


그것은 등급이 높은 요정들만 느낄 수 있는 비릿한 피 냄새였다.


“그... 그럼 놈들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거잖아!”


“무서워요!”

해몽이 그라나의 팔을 붙들고 양어깨를 잔뜩 움츠렸다.


그라나는 청포도를 그들에게 건네주었다.


아무래도 흡혈 요괴들에게 노출되지 않는 게 훨씬 유리할 것 같아서였다.


“얼른 이걸 먹어! 놈들의 눈에는 우리가 안 보일 거야.”

그라나가 청포도 두 알을 먹고 그들에게도 그걸 건네주었다.


피에르와 해몽은 그 청포도 알을 급하게 꿀꺽 삼켰다.


그들의 몸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해몽아! 흡혈 요괴들을 만나면 아무리 무서워도 소리를 내면 절대로 안 돼. 급하면 양 손바닥으로 입을 틀어막아! 알았지?”

그가 해몽에게 경고했다.


적에게 보이질 않아도 소리가 나면 그쪽으로 화살이나 창이 날아올 가능성이 있어서였다.


어린 해몽이 흡혈 요괴들의 무기로 처참하게 죽는 건 상상하기도 싫은 장면이었다.


그런 일이 생기면 정이 많은 그라나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을 것만 같았다.


그는 해몽을 걱정하며 그 아이의 눈동자를 가만히 들여다봤다.


맑고 투명한 눈빛이었다.


“피에르님 말대로 저는 어떤 일이 있어도 무조건 입을 다물고 있을 겁니다. 눈을 딱 감고 나는 이 근처에 숨어 있을까요?”

해몽이 귓속말로 조심스럽게 그에게 말을 건넸다.


“그래! 우리 해몽이는 똑똑해서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그가 해몽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했다.


“쉬잇- 조용히 해! 놈들이 오고 있어!”

그라나는 그들과 함께 그 집에서 조금 떨어진 숲속으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그들은 실눈을 뜨고 어두운 숲속에서 그 집 앞을 눈여겨 살펴봤다.


잠시 후였다.


진혈사가 술사 요괴들과 더불어 그 집 근처에 나타나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진혈사와 술사 요괴들은 불화살을 날려 그 집을 태우려고 했다.


그런 후에 그 안에서 빠져나오는 그라나를 장검으로 신속히 제거하려는 진혈사의 작전이었다.


하지만 술사 요괴들이 쏜 불화살은 ‘티잉-’하고 모두 집 밖으로 튕겨 나갔다.


그라나가 그 집 전체에 단단한 보호막을 쳐둔 까닭이었다.


“역시 그라나의 등급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 하지만 우리가 힘을 모으면 보호막을 완전히 깰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그라나의 보호막들은 혈공주의 공격을 받아 금이 가고 균열이 생긴 상태다.”


진혈사와 술사 요괴들은 검붉은 술법의 기를 모아 그라나의 보호막을 깨려고 시도했다.


진혈사와 술사 요괴들이 양손을 앞으로 내밀면서 주문을 외우자, 보호막은 갈라지고 균열이 생기면서 우르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이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그라나가 가슴을 움켜쥐고 심히 괴로워했다.


“괜찮아? 많이 아픈 거야?”

그가 귓속말로 물었다.


“보호막이 깨지면서 느껴지는 고통이야. 조금 지나면 괜찮을 거야. 으윽-”

그녀도 귓속말로 입을 열다가 격한 신음을 흘려냈다.


보호막이 깨지게 되자 진혈사와 술사 요괴들은 독사로 변신하여 그 집 안으로 스르륵 미끄러지듯 숨어 들어갔다.


그라나는 집 앞으로 걸어가며 나뭇잎 하나를 손에 들고 술법의 주문을 외웠다.


그러곤 그것을 중지로 탁 튕겨냈다.


바람을 타고 날아가던 나뭇잎은 그 집 앞에 떨어지면서, 셀 수 없을 만큼 울창한 숲속의 나무들로 변해갔다.


온통 숲속의 나무들이 벽을 이루고 있는 복잡한 외길이 그곳에 생겨났다.


아무리 맴돌아도 출구를 찾을 수 없는 숲속의 미로가 그 집 앞에 만들어진 셈이었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갑자기 우리가 숲속의 미로에 갇히게 되었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거지?”

진혈사가 술사 요괴들과 함께 숲속의 미로를 맴돌며 심하게 당황했다.


진혈사와 술사 요괴들은 미로의 숲속에 갇혀 그 집 주변에서 빠져나오질 못했다.


진혈사는 가까운 곳에 그라나가 있음을 깨달았지만, 등급이 높은 그녀의 술법을 깨고 나갈 방법이 전무했다.


“혈공주님이 이곳으로 와... 와야만 우리가 숲속의 미로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큰일이 아... 아닐 수 없다.”

절망에 갇힌 진혈사가 말을 더듬었다.


다른 흡혈 요괴들이 그 집 앞으로 몰려오자, 피에르는 신검을 들고 칼춤을 추듯 유연한 동작으로 그들을 베고 찔렀다.


신검으로 깊은 상처를 입은 흡혈 요괴들은 반짝거리는 빛의 입자들이 되어 어두운 하늘로 사라져갔다.


그라나도 재빠르게 화살을 쏴서 송곳니를 드러내며 달려오는 흡혈 요괴들을 연실 제거했다.


“수백 명이 넘은 흡혈 요괴들이 도시로 가고 있을 거야. 이걸 어떻게 막지?”

피에르가 그녀를 바라봤다.


“이미 늦었어. 놈들이 인간 세상으로 나오기 전에 판타지아 월드의 출입구를 완전히 봉쇄했어야 가능한 일인데... 그걸 실패했으니... 지금은 방법이 없어.”

그라나의 얼굴에 근심염려가 잔뜩 배어 있었다.


“그럼 진혈사는 어떻게 할 거야! 내가 신검으로 처리할까?”


“진혈사는 살려두는 게 좋을 거야.”


“왜?”


“진혈사와 술사 요괴들은 흡혈 요괴들 중에서 가장 술력이 강한 자들이야. 혈공주의 술기를 받은 놈들이지. 그들의 발을 묶어놓으면 다른 흡혈 요괴들은 오합지졸에 불과해.”


“그렇다고 진혈사를 살려두면 나중에 무슨 짓을 할지 알 수가 없잖아.”


“그건 나도 알아. 하지만 진혈사를 살려두면 혈공주를 그 숲의 미로 안으로 유인할 수 있을 거야.”


“알았다. 그러니까 혈공주까지 숲의 미로 안으로 유인한 후, 진혈사와 함께 단숨에 제거하자는 거지? 내 말이 맞아?”

그가 그녀를 쳐다보면서 의미 있는 미소를 지어냈다.


“빙고! 바로 그거야. 그게 답이라니까.”


“아! 진짜 좋은 작전이다. 혈공주를 직접 찾아가는 건, 마치 바닷가에서 작은 돌 하나를 찾는 거랑 같을 거야. 수시로 변신하면서 몸을 숨기는 혈공주를 직접 만난다는 건 어려운 일이지.”


“그렇다니까! 네 말이 맞아!”


“진혈사는 요괴 군사를 움직이는 혈공주의 오른팔이잖아. 그러니까 혈공주는 직접 진혈사를 구하러 올 수밖에 없을 거야.”


“반드시 그렇게 될 거야!”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번 기회에 혈공주를 맞닥뜨리게 되면 반드시 소멸시키겠다고, 그는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했다.


만약 혈공주의 기력과 술력이 급격히 떨어져 바닥 상태가 되었다면, 일반 흡혈 요괴와 비슷한 처지일 거라고 그는 판단했다.


‘그 정도라면 혈공주를 내가 처리할 수 있을 거야.’

그가 자신감을 갖고 여러 번 길게 심호흡을 했다.


혈공주가 숲의 미로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그녀를 없앨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그들은 내심 판단하고 있었다.


“혈공주가 아무리 무지개 구슬을 썼다고 해도, 나의 보호막을 깨려고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을 거야. 지금은 걷기도 힘들 정도로 기력이 떨어졌다는 얘기이지. 아마도 당분간은 위력 있는 술법을 쓰기는 어려울 거야.”

그라나가 혈공주의 상태를 예리하게 분석해 냈다.


“혈공주가 직접 진혈사를 찾아오도록 미끼를 던지고 그럴듯한 판을 짜야 한다.”

그가 신검을 들고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


진혈사는 숲의 미로 안에서 박쥐로 변신하여 탈출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그라나의 술력이 숲의 미로를 휘감고 있어서 그는 박쥐로 변신할 수가 없었다.


그는 몇 차례 술법으로 탈출하려고 억지로 술기를 모아 변신을 시도하다가, 그만 바닥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술법을 쓸수록 기력만 고갈되는 걸 느끼곤, 그는 아예 탈출을 포기하고 말았다.


술사 요괴들도 진이 빠져버린 진혈사의 행동을 곁에서 지켜보다가, 고개를 떨군 채 절망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최후의 승자를 향한 미로의 끝자락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2 제42화 하늘로 떠오른 신검 +1 24.06.25 7 1 12쪽
41 제41화 그라나의 화살 +2 24.06.23 22 1 12쪽
40 제40화 킹데이빗 24.06.21 18 0 12쪽
39 제39화 아름다운 찻집 24.06.21 14 0 12쪽
38 제38화 봉인된 보호막 앞에 서다 +2 24.06.19 23 1 12쪽
37 제37화 녹색 불길 +2 24.06.18 19 0 12쪽
36 제36화 붉은 가죽 옷을 입은 자 24.06.17 12 0 13쪽
35 제35화 꽃을 먹는 괴물 24.06.16 9 0 13쪽
34 제34화 용고래의 피 24.06.16 9 0 13쪽
33 제33화 마왕 쉐튼 24.06.12 10 0 13쪽
32 제32화 궁금증 24.06.10 19 0 13쪽
31 제31화 새 이름 24.06.07 11 0 13쪽
30 제30화 보물 창고의 문 24.06.06 13 0 12쪽
29 제29화 대승리 24.06.05 12 0 13쪽
28 제28화 바벨론 궁전의 왕 24.06.03 12 0 13쪽
27 제27화 새로운 전략 24.06.02 14 0 12쪽
26 제26화 두 마리의 표범 24.06.01 12 0 13쪽
25 제25화 바벨론 궁전의 군사 24.06.01 13 0 12쪽
» 제24화 숲의 미로 24.05.31 12 0 11쪽
23 제23화 엄청나게 큰 창 24.05.30 11 0 12쪽
22 제22화 역모 24.05.30 10 0 13쪽
21 제21화 눈사람 24.05.28 11 0 12쪽
20 제20화 마음의 소리 24.05.28 8 0 12쪽
19 제19화 그라나의 위기 24.05.25 11 0 13쪽
18 제18화 구멍이 생긴 보호막 24.05.24 11 1 13쪽
17 제17화 외출 24.05.24 11 1 12쪽
16 제16화 마성 궁전 24.05.23 10 1 13쪽
15 제15화 꽃가루 24.05.23 11 1 12쪽
14 제14화 동굴 속의 해몽 24.05.21 11 1 18쪽
13 제13화 미끼 전략 24.05.21 13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