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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승자를 향한 미로의 끝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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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greater
그림/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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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12 19:07
최근연재일 :
2024.06.25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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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수 :
237,404

작성
24.06.05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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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제29화 대승리

DUMMY

바벨론 궁전의 왕은 혈공주와 싸우면서 술법으로 강력한 돌풍을 일으켰다.


“휘이잉-”


대기를 갈라내는 돌바람 속에는 예리한 석검들이 맴돌고 있었다.


누구든지 그 바람 속에 갇히게 되면, 술법도 쓸 수 없다.


그 돌풍 속에 숨겨진 철보다 날카로운 석검으로 인해, 온몸이 작은 고깃덩어리로 잘려 나가다가 나중에는 죽처럼 변하게 된다.


그것은 일단 걸려들면 무서운 동물이나 요괴들도 끈적한 죽으로 변하게 되는 죽음의 술법이었다.


그것은 모든 도전자들을 공포로 벌벌 떨게 만들었던 바벨론 왕의 대술법이었다.


그라나가 그것을 지켜보다가, 술력이 약한 혈공주를 돕기로 마음을 굳혔다.


“일단 혈공주를 살려야 한다.”

그라나가 작은 음성으로 황급히 소리쳤다.


그라나는 자신의 술법으로 바벨론 왕 앞에 거대한 바위를 세웠다.


갑자기 나타난 바위 뒤에 몸을 숨긴 혈공주는 대술법을 피하여 아슬아슬하게 죽음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바벨론 궁전의 왕은 자신 앞에 나타난 큰 바위덩어리를 보고 깜짝 놀라 뒤로 몇 걸음을 물러났다.


지금까지 자신의 술법을 깬 도전자가 없었는데, 거대한 바위로 위기를 넘긴 혈공주를 바라보면서, 그는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혈공주가, 내 술법의 공격을 단숨에 막을 수 있단 말인가? 혹시 무지개 구슬에서 나오는 힘인가? 내 돌풍 앞에선 어떤 술법도 통하지 않을 텐데.”

그는 기력이 많이 떨어졌는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지친 얼굴로 큰 바위를 바라보면서 웅얼거렸다.


자신의 술법이 차단된 것을 보고 심한 충격을 받았는지, 바벨론 궁전의 왕은 중심을 잃고 약간 비틀거렸다.


그 바위 뒤에서 정신을 차린 혈공주는 길게 한숨을 토해냈다.


죽을 뻔한 위기를 떠올리며 그녀는 절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녀의 손가락들이 파르르 떨리면서 얼굴에 경련을 일으켰다.


그래도 갑자기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바위가 나타나 돌풍을 막아준 걸 그녀는 신기하게 여겼다.


“이건 기적이야. 판타지아 월드가 새로운 여왕이 될 나를 돕고 있어.”

그녀는 매섭게 두 눈을 치켜떴다.


혈공주는 거대한 구렁이로 변하여 대가리를 쳐들고, 기력이 떨어진 바벨론 궁전의 왕을 집어삼키려고 했다.


그도 구렁이만큼 큰 몸을 가진 장수로 변하여 장검으로 그 구렁이의 목을 치려고 덤벼들었다.


바벨론 궁전의 왕이 기력을 거의 잃었지만, 쉽게 패배할 존재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혈공주는 극심한 두려움을 느꼈다.


그의 칼날이 턱 밑을 스치는 순간 혈공주는 정신이 아찔했다.


조금만 더 깊이 칼날이 들어왔다면 단숨에 목이 달아날 뻔한 순간이었다.


허공도 갈라질 것만 같은 엄청난 술기가 깃든 무서운 칼날을 피하면서, 혈공주는 점차 자신감을 잃어갔다.


그 광경을 낱낱이 분석하면서 지켜보던 그라나가 한 번 더 혈공주를 도와주기로 했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투명한 방패를 그들의 싸움터로 보내는 일이었다.


혈공주가 위험해지면, 그라나는 그 술법의 방패로 비벨론 궁전의 왕이 휘두르는 창과 검을 막아주기로 했다.


그라나는 술법의 주문을 외운 후 크고 투명한 방패를 혈공주의 주변에 배치했다.


그 투명한 방패는 그라나의 생각대로 움직일 수가 있었다.


“너무 완벽하게 혈공주를 도와주는 거 아냐? 그러다가 혈공주가 눈치를 채면 어쩌려고?”

피에르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괜찮아. 혈공주는 등급이 훨씬 높은 왕과 싸우느라고 정신이 없어.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혈공주는 죽게 될 거야.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바벨론 궁전의 왕과 직접 싸워야 하잖아.”

그녀가 길게 심호흡을 했다.


“힘이 센 호랑이보단 지친 늑대랑 싸워야 승산이 있다는 말인가?”


“뭐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우린 이길 수 있는 싸움을 선택해야 하니까. 하지만 지친 늑대도 만만하게 보면 안 돼.”


“나도 알아! 어쨌거나 반드시 이겨야 하는 싸움이라면, 호랑이보단 늑대를 상대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지.”


바벨론 궁전의 왕이 장검으로 그 구렁이의 목을 칠 때마다 보이지 않는 방패가 그 칼날을 옆으로 튕겨냈다.


아무리 내리쳐도 칼날이 튕겨 나오자 바벨론 궁전의 왕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뭔가 알 수 없는 힘이 자신의 술력을 막아내고 있다는 걸 깨달은 탓이었다.


혈공주는 그걸 눈치채고 쌍날 도끼를 든 여전사로 변하여 사력을 다해 무섭게 왕을 공격했다.


왕도 방패를 왼손에 들고 그녀의 도끼를 막아내며 진땀을 흘렸다.


그들의 혈투에서 생기는 쨍쨍거리는 금속성 소음이 귀가 따가울 만큼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싸움의 시간이 길어지자 그들은 너무 지친 모습을 드러냈다.


바벨론 궁전의 왕과 혈공주는 서로 비틀거리며 숨을 헐떡거렸다.


몸 안의 술기가 마르고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가 되자 그들은 동작도 느려졌다.


그들의 힘도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었다.


혈공주는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고 역주문을 외워 무지개 구슬 두 개를 어렵게 회수했다.


그러곤 그것들을 바벨론 궁전의 왕에게 던졌다.


하나는 그 왕의 머리 쪽으로 날아갔고, 또 다른 구슬은 그의 심장을 향하여 날아갔다.


그와 동시에 투명한 방패들로 맹렬한 속도로 회전하면서 그 구슬의 뒤를 쫓아갔다.


그 무지개 구슬들은 그 왕의 머리와 심장에 박혔다.


그 동시에 투명한 방패들도 그 왕의 머리와 심장을 더욱 깊게 파고들었다.


술력과 기력이 모두 소진된 바벨론 궁전의 왕은 머리가 터지고 심장이 파열되었다.


그 왕은 휘청거리면서 바닥으로 쓰러졌다.


다시 그 왕이 일어나서 술력으로 상처를 회복하려고 시도할 때였다.


그라나는 술법으로 투명한 창들을 그 왕이 있는 곳으로 힘차게 날려 보냈다.


투명한 창에 꽂힌 바벨론 궁전의 왕은 피를 토하면서 일어서다가 다시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말이 안 돼! 내가 하찮은 혈공주에게 패배하다니...”


바벨론 궁전의 왕은 검은 연기로 변하여, 말이 끝나자마자 바람에 날려 ‘휘리릭-’ 사라지고 말았다.


“내가 이겼다! 나! 혈공주가 판타지아 월드의 주인이 된 것이야!”

바벨론 궁전의 왕을 상대하느라 피투성이로 변한 그녀가 매섭게 눈을 뜨면서 섬뜩한 미소를 드러냈다.


진혈사와 흡혈 요괴들은 미친 듯이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바벨론 궁전의 왕이 패배한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한 그라나와 피에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들의 계획대로 일이 전개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어서 혈공주를 공격해!”

피에르가 그녀에게 재촉했다.


“지금은 아냐! 아무래도 다음 기회를 노려야 될 것 같아!”


“왜? 혈공주가 기력이 떨어진 상태라 최고의 기회인데.”


“혈공주는 지금 무지개 구슬을 갖고 있잖아!”


그라나는 무지개 구슬의 위력을 되새김질하면서, 지친 혈공주를 바로 제거하려는 작전을 변경했다.


엄청난 술력을 품고 있는 무지개 구슬을 의식한 탓이었다.


아무래도 무지개 구슬을 쥐고 있는 혈공주와 직접 대결하는 건, 일단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내다봤다.


무지개 구슬의 위력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너무도 강하고 컸던 탓이었다.


***


흡혈 요괴들은 바벨론 궁전으로 쳐들어가 그곳에 상주하고 있는 바벨론 용사들을 남김없이 제거했다.


일부 베벨론 용사들은 백기를 들고 혈공주의 군사들에게 투항하기도 했다.


바벨론 궁전을 접수한 혈공주는 술기가 고갈되어서 그런 건지, 온몸이 고단하고 서 있기도 힘들 만큼 몹시 피곤함을 느꼈다.


하지만, 그녀는 바벨론 궁전을 빼앗은 승자의 쾌락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그녀는 바벨론 궁전을 관리하는 자들을 모두 갈아치우고 요직에 믿을 만한 수하들을 심었다.


그날부터 혈공주는 바벨론 궁전과 판타지아 월드를 다스리는 통치자로 자리를 굳히게 되었다.


***


며칠 동안 숨어서 혈공주의 동태를 살펴보고 있었던 그라나는 비둘기 한 마리를 손 위에 올려놓았다.


“혈공주가 승리감에 흠뻑 빠져 무장해제가 되어있을 때 쳐들어가야 해! 이번이야말로 아주 좋은 기회야!”


그녀는 글라우나 족장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비둘기를 날려 보냈다.


이번 기회에 혈공주와 흡혈 요괴들을 단숨에 물리칠 수 있게 된다면, 판타지아 월드의 평화가 찾아오게 될 거라면서 그녀는 은근히 기뻐했다.


진혈사와 흡혈 요괴들을 글라우나 족장과 용사들이 상대하고, 혈공주는 그라나와 피에르가 맡기로 그들은 사전에 작전계획을 세웠다.


그들은 혈공주가 수하들과 더불어 승리를 축하하는 큰 파티를 열기만 조용히 기다렸다. 적들이 무기들을 내려놓고 기름진 음식과 술로 배울 채울 때야말로 가장 공격 효과가 큰 시점이 될 거라고 그라나가 판단했다.


***


그라나가 보낸 새를 통하여 놀라운 소식을 접하게 된 족장은 몹시 긴장했다.


언젠가는 한 번 맞닥뜨려야 할 싸움이었지만, 그 일이 그토록 속히 다가올 줄은 미처 몰랐다고 하면서, 족장은 용사들을 신속하게 소집시켰다.


“글라우나의 용사들이여! 이제 우리가 일어나 판타지아 월드의 질서를 바로잡고, 평화를 되찾자! 이번 기회에 나와 함께, 악한 혈공주와 흡혈 요괴들을 모두 물리치자!”

글라우나 족장이 단상에 서서 목에 힘을 주고 소리쳤다.


혈공주와 흡혈 요괴들의 악행과 욕망을 알고 있었던 글라우나 족의 용사들은, 출전하여 대승리를 쟁취하겠다며 함성을 지르고 칼로 방패를 두드렸다.


방패에서 울려나오는 ‘퉁- 퉁-’ 하는 소리가 글라우나 족 마을을 뒤흔들었다.


글라우나 족의 용사들은 탁월한 전략과 술법의 일인자인 그라나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바벨론 궁전의 왕보다 더 뛰어나고 대단한 능력과 술법을 가진 존재가 그라나임을 그들도 알고 있었다.


그들은 그라나와 동행하게 된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전쟁에서 이기게 될 거라고 확신했다.


***


혈공주는 바벨론 궁전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축제의 파티를 열기로 마음을 먹었다.


먹음직스러운 기름진 음식들을 넉넉히 준비하도록 지시했고, 무희들과 악사들에게도 총동원령을 내려 화려한 파티가 되도록 혈공주가 웃는 얼굴로 진혈사에게 명했다.


그녀는 자신을 바벨론 궁전의 여황제라 칭하도록 진혈사에게 지시했다.


그러곤 금은보석으로 치장한 화려한 왕좌에 앉아 호탕한 웃음소리를 자주 흘려냈다.


“오늘은 나 혈공주가... 아니지, 바벨론 궁전의 여황제인 내가 이루어낸 축제의 날이다.”


높은 성 꼭대기로 올라간 그녀는 온갖 보석으로 만든 의상을 입고 황금의자에 앉아 판타지아 월드를 교만한 눈빛으로 내려다봤다.


이제는 올라갈 곳이 없을 만큼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 된 그녀는 마음속에 두려울 것이 하나도 없었다.


다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천적과 같은 그라나를 제거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래도 일단 판타지아 월드를 손에 넣었으니, 그라나를 처리하는 일은 식은 죽 먹기라고 여기며, 그녀는 안심했다.


그녀는 패배한 바벨론 궁전의 용사들을 추포하여 반항하는 자들은 죽이고 나머지는 감옥에 넣고 감시했다.


하지만 죽음을 각오하고 충성을 맹세하는 바벨론 궁전의 용사들은 그녀의 수하로 받아들였다.


예상대로 그녀의 군대는 세력이 보강되어 강력한 파워를 갖게 되었다.


“이제 다음 차례는 항상 반기를 드는 글라우나 족이다. 이것들을 제거해야 내 마음대로 다스릴 수 있는 판타지 월드가 열릴 것이야. 아하하하!”

혈공주가 왕좌에 앉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소름 돋는 웃음소리를 쏟아냈다.


혈공주는 축제의 날이라고 선포하며, 모든 흡혈 요괴들과 수하들에게 술과 고기를 넉넉히 공급해 주었다.


진혈사를 비롯하여 혈공주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자들은 궁전 안에서 온갖 산해진미를 맛보며 호화스러운 파티에 참석했다.


혈공주는 반투명한 붉은 망사옷을 걸친 무희들을 수십 명이나 동원하여 화려한 군무를 선보이게 했다.


둥둥거리는 북소리와 은과 동조각이 달린 나무타악기에서 흘러나오는 ‘차르르릉-’ 하는 마찰음 그리고 긴 뿔피리와 하프에서 연주되는 신기한 음악소리들이 기묘하게 어울려 흡혈 요괴들을 흥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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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제42화 하늘로 떠오른 신검 +1 24.06.25 7 1 12쪽
41 제41화 그라나의 화살 +2 24.06.23 22 1 12쪽
40 제40화 킹데이빗 24.06.21 18 0 12쪽
39 제39화 아름다운 찻집 24.06.21 15 0 12쪽
38 제38화 봉인된 보호막 앞에 서다 +2 24.06.19 24 1 12쪽
37 제37화 녹색 불길 +2 24.06.18 19 0 12쪽
36 제36화 붉은 가죽 옷을 입은 자 24.06.17 12 0 13쪽
35 제35화 꽃을 먹는 괴물 24.06.16 10 0 13쪽
34 제34화 용고래의 피 24.06.16 9 0 13쪽
33 제33화 마왕 쉐튼 24.06.12 10 0 13쪽
32 제32화 궁금증 24.06.10 19 0 13쪽
31 제31화 새 이름 24.06.07 12 0 13쪽
30 제30화 보물 창고의 문 24.06.06 13 0 12쪽
» 제29화 대승리 24.06.05 13 0 13쪽
28 제28화 바벨론 궁전의 왕 24.06.03 13 0 13쪽
27 제27화 새로운 전략 24.06.02 14 0 12쪽
26 제26화 두 마리의 표범 24.06.01 12 0 13쪽
25 제25화 바벨론 궁전의 군사 24.06.01 13 0 12쪽
24 제24화 숲의 미로 24.05.31 12 0 11쪽
23 제23화 엄청나게 큰 창 24.05.30 11 0 12쪽
22 제22화 역모 24.05.30 10 0 13쪽
21 제21화 눈사람 24.05.28 11 0 12쪽
20 제20화 마음의 소리 24.05.28 8 0 12쪽
19 제19화 그라나의 위기 24.05.25 11 0 13쪽
18 제18화 구멍이 생긴 보호막 24.05.24 11 1 13쪽
17 제17화 외출 24.05.24 11 1 12쪽
16 제16화 마성 궁전 24.05.23 11 1 13쪽
15 제15화 꽃가루 24.05.23 11 1 12쪽
14 제14화 동굴 속의 해몽 24.05.21 11 1 18쪽
13 제13화 미끼 전략 24.05.21 1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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