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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승자를 향한 미로의 끝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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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12 19:07
최근연재일 :
2024.07.05 23:35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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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추천수 :
25
글자수 :
254,004

작성
24.05.1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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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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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10화 팻말

DUMMY

“알아! 그래서 간식이라도 먹자는 거야.”


“어디로 갈까? 맛있는 간식 먹으러?”


“이곳은 인간 세상과 흡사해. 물건을 팔려고 장사도 하고 농사도 짓거든. 돈이 불필요하니까, 서로 물물교환을 한다고 보면 돼. 한 마디로 필요한 물건들을 공용하는 것과 비슷해.”


“재미있는 곳이군. 판타지아 월드에 이런 순수한 마을이 있다는 게 신기해.”


“이곳은 생각과 상상이 현실로 변하는 세상이니까, 더 신기하고 이상한 곳들도 많아.”

그녀가 그를 데리고 길거리 음식을 파는 곳으로 여유롭게 걸어갔다.


포장마차처럼 꾸며놓은 곳이었는데, 그곳에서 음식을 파는 하프라나가 그들을 보곤 환하게 웃었다.


“어서 오세요! 뭘 드릴까요?”

하프라나가 그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배가 고파서 간식이라도 먹으려고 왔는데, 뭐가 좋은가요?”

그라나가 조용한 톤으로 입을 열었다.


“하프라나들은 주로 이걸 먹어요. 한번 드셔보십시오.”

그녀가 그라나에게 내민 것은 꿀과 꽃가루를 섞어 만든 과자였다.


그라나는 그걸 받아먹고 기분이 좋아졌다.


피에르도 그 꿀 과자를 여러 개 먹었는데, 달고 향기로운 오묘한 맛이 뼛속까지 스며드는 것 같았다.


그가 음식 값으로 무엇을 줘야 하느냐고 물었지만 하프라나는 괜찮다고 했다.


“아마도 외부에서 오신 길손들 같으신데, 음식 값은 안 내도 됩니다. 외부 손님들은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고 있으니까요.”

하프라나가 배시시 웃었다.


그는 마치 예쁘고 상냥한 소녀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마음이 편안했다.


“이제 고에너지가 든 음식도 많이 먹었으니, 갈 길을 재촉해야지. 가자!”

그라나는 그가 하프라나와 정답게 눈빛을 교환하는 걸 보고 괜히 질투를 하듯 마음이 편치 않았다.


“너 질투하는구나. 그치?”


“질투는 무슨. 네가 내 애인이야? 그냥 목적지까지 동행하는 동료잖아.”


“그렇긴 하지만, 네 언행을 보면, 지금 불편하고 질투가 난다고 표현하고 있잖아."


“뭐 내가 어쨌다고 자꾸만 말꼬리를 붙잡고 늘어지는 거야? 빨랑 따라오기나 해!”

그녀의 언성이 높아졌다.


“저런 성질머리 하고는. 피에르가 예쁜 하프라나와 정답게 이야기는 하는 걸 보니까, 좀 질투가 난다고 말해주면 솔직해서 좋잖아.”

그가 그녀의 뒤를 따라가면서 투덜거렸다.


“다음부터는 예쁜 하프라나와는 말을 섞지 마.”


“왜?”


“그냥, 내가 좀 불편해.”


“알았어! 못생긴 하프라나는 괜찮지?”

그가 웃음을 참아가며 일부러 장난삼아 그녀를 놀렸다.


“그만해라! 나 진짜로 열받는다!”

그녀가 약간 화를 냈다.


그들은 그 마을의 길을 따라 걷다가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그들 앞에는 그 길이 끝나고 드넓은 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었다.

“왜 길이 안 보이지?”

그가 물었다.


“글쎄! 우리가 길을 잃어버렸거나, 아니면 길이 푸른 초원 안에 숨겨졌을지도 몰라.”


“그럼, 어떻게 하지? 돌아가야 하나?‘


”이 푸른 초원 안에 마을 밖으로 빠져나가는 길이 숨겨져 있을 거야.“

그녀가 푸른 초원을 섬세한 눈빛으로 꼼꼼하게 살펴봤다.

그녀는 말을 마친 후 투명한 날개를 펴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녀는 푸른 초원 위를 날아다니면서,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을 찾아보려고 했다.


하지만 워낙 초원의 나무들과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난 상태라 길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그의 곁으로 돌아왔다.


”길이 숨겨졌는지 안 보여. 우리가 직접 푸른 초원 안으로 들어가 길을 찾아봐야 할 것 같아.“

그녀는 긴 막대기 하나를 그에게 던져주었다.


”이건 뭐야?“


”그걸로 초원 속을 좌우로 더듬어보면서 길을 찾아봐.“


”알았어. 뱀이 나타나면 이걸로 때려잡으면 되겠다. 튼튼하고 좋은 막대기다.“

그가 그 막대기로 길게 자란 풀들을 헤치며 중얼거렸다.


”길을 찾고 있습니까? 제가 도와 드릴까요?“

그들의 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년의 목소리였다.


그들이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는 어린 소년이 선한 눈동자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평범한 옷차림에 표정이 무척 밝아 보이는 소년이었다.


“넌 누구냐? 너도 하프라나야?”

그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 소년을 바라봤다.


“왜 우리 뒤를 따라온 거지? 너는.”

그라나가 돌발적인 질문을 그 소년에게 던졌다.


“제가 요정님의 뒤를 따라온 게 아니라, 저는 늘 이곳을 돌아다니곤 해요.”


“왜?”

그라나가 의심이 담긴 눈초리로 물었다.


“그냥. 이곳에서 노는 게 좋으니까요.”

그 소년의 대답은 단순했다.


그들은 그 소년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초원의 풀이 사람의 키를 넘을 만큼 자란 곳도, 더러 눈에 띄었다.


아무래도 그 소년의 도움을 받아야 길을 제대로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 소년은 긴 풀 속에 가려져 있었던 미로처럼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신속하게 움직였다.

그들도 그 소년의 뒤를 따라 부지런하게 걸음을 옮겼다.


“얼마나 더 가야 이 초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냐?”

그가 지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조금만 더 가면 돼요.”

그 소년은 뒤를 힐끔 돌아보면서 엷은 미소를 머금었다.


그 소년이 도착한 곳은 여섯 개의 동굴들이 보이는 곳이었다.

그 소년은 여섯 개의 동굴들 중에서 하나만 마을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나머지 다섯 개는 위험한 동굴이라고 하며, 그 소년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여섯 개의 동굴 중에서 어떤 동굴이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인지는 그 소년도 모른다고 했다. 밖으로 나가는 동굴 외에 나머지 다섯 개의 동굴은 아무도 살아 나올 수 없는 죽음의 늪이라고 하면서, 그 소년이 마른침을 힘겹게 삼켰다.


“뭐야? 그럼 우리 보고 뽑기를 하라는 거 아냐? 밖으로 나가는 동굴을 찾을 확률은 육분의 일인가? 약 17%다.”

그가 가늘게 눈을 뜨면서 뭔가 각오를 한 듯, 자신의 마른 입술을 혀로 핥았다.


그들은 동굴 근처로 가서 자세히 입구를 살펴봤다.

그 동굴은 여섯 종류였다.

황금으로 된 동굴, 은빛이 나는 동굴과 동으로 만들어진 동굴 입구가 보였다.

철과 바위로 된 동굴도 있었다.

흙으로 된 동굴도 있었는데, 자꾸만 위에서 흙 부스러기들이 떨어졌다. 그리고 마지막 동굴은 화려한 보석으로 꾸며져 있었다.


“흙 동굴은 무너질 위험이 커서 들어갈 수가 없어요.”

그 소년이 불안한 눈빛으로 흙 동굴을 쳐다봤다.


“금, 은, 동, 철, 흙, 보석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게임이네. 어는 것이 좋을까?”

그가 뒷짐을 지고 중얼거렸다.


“피에르! 진짜 고민하면서 생각을 잘 해봐! 만에 하나 선택을 잘못하면, 우리는 그대로 황천길로 가는 거야. 사망한다고!”

그라나의 녹색 눈동자에서 차가운 안광이 번뜩였다.


“제일 값비싼 동굴로 가는 게 어떨까요?”

그 소년이 금 동굴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냐! 뭔가 함정이 있을 거야. 그렇게 쉽게 선택하다간 바로 죽을 수도 있어. 뭔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동굴의 비밀이 어딘가에 반드시 숨겨져 있을 거야.”

그가 눈을 감고 머리를 긁적였다.


“이곳을 찾은 존재들은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 대부분 값비싼 황금 동굴을 선택했을 거야. 그런데 성공한 사람들이 없었다는 것은 그게 답이 아니라는 거지.”

그라나가 뭔가를 생각하다가 깨달은 것이 있는지 혼자 고개를 끄덕거렸다.


“황금이 아니라면 순결을 상징하는 은 동굴이 아닐까?”

그가 두 눈을 크게 떴다.


“은동굴과 철 동굴을 선택한 존재들도 많았을 거야. 그렇다면, 답은?”

뭔가를 깊이 깨달은 현자처럼, 그라나의 얼굴에서 눈부신 광채가 흘러나왔다.


“혹시 철과 바위로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동굴이 아닐까? 아무런 꾸밈이 없는 순수한 동굴, 그 자체이니까.”

그가 암석으로 된 철동굴을 눈여겨 바라봤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답은 정답이 아닐 거야. 왜냐하면 이 동굴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간 존재가 없었으니까.”


“맞다! 정답은 흙 동굴이야! 흙 부스러기 쏟아지는 불안한 동굴을 선택한 존재는 없었을 거야. 동굴이 무너지는 게 더 위험한데, 누가 그 흙 동굴 안으로 들어갔겠어? 그러니까 흙 동굴이 답이지. 안 그래? 하하핫!”

그가 기쁜 표정으로 활짝 웃었다.


“넌 진짜 천재다. 네 말이 맞아. 그 흙 동굴을 선택한 사람이 없어서, 여태껏 성공한 존재가 나타나지 않았던 거니까.”

그라나가 반짝이는 두 눈으로 그를 쳐다보며 긴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


“난 화려한 금 동굴이 더 좋아요! 어쩐지 뭔가 소중한 것이 숨겨져 있을 것 같은데!”

그 소년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리 들어가면 못 나와! 그 안에서 늙어 죽거나, 바로 시체가 될 거야. 그런데도 그곳으로 들어가고 싶으면, 넌 금 동굴로 들어가도 돼. 지금 저기로!”

그가 그 소년을 보고 금 동굴을 향해 손가락을 불쑥 내밀었다.


“아뇨! 싫어요! 난 예쁘고 아름다운 요정님을 따라갈 건데.”

그 소년이 그라나 쪽으로 냉큼 다가섰다.


“그래! 나를 따라와! 그럼 좋은 일이 있을 거야. 그런데 넌 이름이 뭐니?”

그녀가 호기심을 갖고 그 소년의 이름을 물었다.


“디몬! 그게 내 이름예요. 하프라나들이 나를 보고 ‘미로에 사는 디몬’이라고 불러요.”


“미로에 사는 디몬?”

그녀는 그 소년과 너무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라고 여긴 탓인지, 그 소년 몰래 슬며시 웃음을 흘려냈다.


“뭐야? 디몬? 그건 귀신이라는 뜻 아냐?”

그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요렇게 작고 귀여운 아이가 무슨 귀신이야? 하프라나들이 장난삼아 지어낸 이름일 거야.”


“그래? 뭐 그럴 수도 있겠다. 디몬보다는 디몽이나 해몽이 어울릴 것 같은데. 발음도 쉽고. 해몽! 그래, 해몽이 어때?”

그가 그 소년의 이름을 해몽이라고 불렀다.


“해몽? 꿈을 풀어내서 길흉을 판단한다는 뜻인가?”

그라나가 물었다.


“응!”


“그래! 디몬보다는 해몽이 좋겠다. 얘, 네 이름은 이제부터 디몬이 아니라 해몽이야. 해몽아! 알아들었지?”

그녀가 그 소년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알았어요! 내 이름은 지금부터 해몽입니다. 해몽! 좋은 이름 같아요.”

그 소년이 새 이름을 여러 번 되새김질 했다.


“그래! 해몽아! 꿈보다 해몽이 좋아야 앞길이 평탄해지는 거야. 하하하!”

그가 소리 내어 싱겁게 웃었다.


그들은 약간 불안하기도 했지만, 나름 확신을 갖고 흙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여기저기서 흙 부스러기들이 수시로 떨어져 내리는 불안한 동굴이었다.


어둠 속에서 100미터쯤 걸어가자, 오래된 흰색 문 하나가 나타났다.


그는 조심스럽게 힘을 주어 그 문을 잡아당겼다.


“덜컹-”

먼지가 나면서 흙더미들이 위에서 우르르 그들 앞으로 쏟아졌다.


그들은 그 흙더미를 피해서, 그 흰색 문 안으로 들어갔다.


드디어 어둠을 뚫고 그들 앞에 드러난 것은 눈부시게 푸른 하늘이었다.


그들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쳐다보면서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호흡했다.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은 상쾌함이 머릿속과 폐 속에 가득 채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기쁜 마음으로 바벨론 궁전을 향해 가면서, 즐겁게 흥얼대며 콧노래를 불렀다.


그들이 숲속에서 통나무 다리를 건너가자, 길이 두 갈래로 나뉘어 있었다.


그것은 오른쪽 길과 왼쪽 길이었다.


“뭐야? 또 뭔가를 선택해야 하는 게임인가?”


그가 앞에 세워져 있는 팻말을 소리 내어 읽었다.


‘한쪽은 바벨론 궁전으로, 다른 한쪽은 인간 세상으로 간다.

선택은 자유이다. 단, 인간 세상으로 가게 되면 한 달 후에 이곳으로 소환된다.’


그들은 그 팻말을 들여다보곤 마음이 불안해졌다.

과일가게 소녀 사진그림2.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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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제45화 탈출 NEW 12시간 전 6 0 12쪽
44 제44화 해독제의 비밀 24.07.02 12 0 12쪽
43 제43화 푸른 손바닥 괴물 24.06.30 20 0 13쪽
42 제42화 하늘로 떠오른 신검 +2 24.06.25 28 1 12쪽
41 제41화 그라나의 화살 +2 24.06.23 37 1 12쪽
40 제40화 킹데이빗 24.06.21 39 0 12쪽
39 제39화 아름다운 찻집 24.06.21 31 0 12쪽
38 제38화 봉인된 보호막 앞에 서다 +2 24.06.19 32 1 12쪽
37 제37화 녹색 불길 +2 24.06.18 31 0 12쪽
36 제36화 붉은 가죽 옷을 입은 자 24.06.17 15 0 13쪽
35 제35화 꽃을 먹는 괴물 24.06.16 13 0 13쪽
34 제34화 용고래의 피 24.06.16 10 0 13쪽
33 제33화 마왕 쉐튼 24.06.12 10 0 13쪽
32 제32화 궁금증 24.06.10 25 0 13쪽
31 제31화 새 이름 24.06.07 14 0 13쪽
30 제30화 보물 창고의 문 24.06.06 14 0 12쪽
29 제29화 대승리 24.06.05 16 0 13쪽
28 제28화 바벨론 궁전의 왕 24.06.03 13 0 13쪽
27 제27화 새로운 전략 24.06.02 16 0 12쪽
26 제26화 두 마리의 표범 24.06.01 12 0 13쪽
25 제25화 바벨론 궁전의 군사 24.06.01 14 0 12쪽
24 제24화 숲의 미로 24.05.31 12 0 11쪽
23 제23화 엄청나게 큰 창 24.05.30 12 0 12쪽
22 제22화 역모 24.05.30 10 0 13쪽
21 제21화 눈사람 24.05.28 13 0 12쪽
20 제20화 마음의 소리 24.05.28 10 0 12쪽
19 제19화 그라나의 위기 24.05.25 13 0 13쪽
18 제18화 구멍이 생긴 보호막 24.05.24 11 1 13쪽
17 제17화 외출 24.05.24 11 1 12쪽
16 제16화 마성 궁전 24.05.23 12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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