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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승자를 향한 미로의 끝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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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12 19:07
최근연재일 :
2024.07.05 23:35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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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7
추천수 :
25
글자수 :
254,004

작성
24.07.02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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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44화 해독제의 비밀

DUMMY

푸른 손바닥 괴물은 갑자기 둘로 슬며시 분리되더니, 그의 앞과 뒤쪽으로 이동을 하여 자리를 잡았다.


“뭐야? 한 놈이 아니라 암수 한 쌍인 거야? 내가 오늘 너희를 저승길로 보내주겠다.”

킹에르가 큰소리로 담대하게 호통을 쳤다.


“킹데이빗도 나를 죽이지 못했는데, 하찮은 네 놈 따위가 나를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냐? 어리석은 놈! 크크크!”


킹에르는 신검을 뽑아 하늘 쪽으로 높이 던졌다.


그는 신검을 마음대로 움직였다.


‘휭- 휭- ’하는 매서운 칼바람 소리가 그들의 귓전을 스쳤다.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킹데이빗도 습득하지 못한 술법을 어떻게 네가 쓸 수 있는 거지?”


“너희들은 도를 닦고 기를 수련해서 고수의 등급으로 한없이 올라가지만 난 달라!”


“넌 어떻게 다른 데?”


“난 생각으로 사물을 움직이거든. 내 마음대로.”


킹에르는 신검을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움직이면서 앞쪽에 있던 푸른 손가락 괴물의 허리를 잘라버렸다.


“크아아아!”

푸른 손바닥 괴물 하나가 푸른 피를 격하게 토해내면서 벌러덩 뒤로 넘어갔다.


‘퍼덕- 퍼덕-’ 하는 소리를 내면서 푸른 손바닥 괴물은 사력을 다해 이리저리 날뛰었다.


푸른 피가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오자, 그 괴물은 꼴깍 숨이 넘어가고 말았다.


그걸 바라보다가 충격을 받은 다른 푸른 손바닥 괴물이 위쪽으로 높이 뛰려고 움츠리더니, 마치 푸른색 방아깨비처럼 공중으로 치솟았다.


그러곤 밑으로 내려오면서 다섯 손가락에 달린 날카로운 손톱으로 그를 움켜쥐려고 했다.


그가 힘겹게 몸을 옆으로 피하자, 그의 곁에 있던 고목 한 그루가 ‘파삭-’ 하는 소리를 내면서 사방으로 부서져 찢겨나갔다.


그는 그 광경을 보면서 이마에서 진땀이 흘렀다.


그 도끼날과 같은 손톱에 스치기만 해도 단번에 뼈가 잘려 나갈 것만 같았다.


그는 숨 가쁘게 여러 차례 그 푸른 손바닥 괴물의 공격을 피했다.


화가 난 푸른 손바닥 괴물이 손바닥을 활짝 펼치면서 힘을 모으는 순간이었다.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그가 화살처럼 빠르게 푸른 손바닥 한가운데에 신검을 깊숙이 박아 넣었다.


신검이 손바닥에 꽂히자 그 괴물은 비명을 지르고 휘청거리다가 그 자리에 쓰러져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는 신검을 다시 뽑아 칼집에 넣었다.


그의 이마에서 흐르던 식은땀이 ‘두두둑-’ 소리를 내며 푸른 손바닥 위에 떨어졌다.


“속히 이 숲속을 벗어나, 크메르 족장이 있는 성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는 잰걸음으로 그 숲을 통과했다.


그곳은 풀벌레들 울음소리조차도 들리지 않는 어두운 숲속이었다.


하지만, 푸른 손바닥 괴물이 죽고 난 후에는 새소리가 들려오고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귀가 따가울 정도로, 숲속은 풀벌레들 울음소리로 시끄러웠다.


초저녁 때처럼 어두웠던 숲속은 밝은 대낮으로 바뀌었다.


“푸른 손바닥 괴물을 죽이고 병든 숲을 살린 킹에르는 어떤 존재일까?”

숲속에서 다람쥐들이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서로 속삭였다.


“아마도 대단한 존재일 거야. 지금까지 킹에르를 빼곤 아무도 푸른 손바닥 괴물을 이긴 자가 없었어.”


“아무리 봐도 대단한 능력자야! 혹시 킹에르가 판타지아 월드를 다스릴 왕이 되는 건 아닐까?”


“그럴지도 모르지. 킹에르는 킹데이빗의 외아들이니까. 본래 바벨론 궁전의 주인은 글라우나 족장이 아니라 킹데이빗이었잖아.”


“그러고 보니 킹에르가 바벨론 궁전의 왕이 되어야 맞는 거네.”

다른 다람쥐 한 마리가 두 눈을 반짝이면서 멀어져 가는 킹에르를 바라봤다.


“아마도 글라우나 족장이 어떻게 해서라도 킹에르를 죽이려고 할 거야. 킹에르가 살아있는 한 바벨론 궁전의 왕좌가 흔들리고 자신도 위험해지니까.”


다람쥐들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생기로 가득한 숲속 안으로 사라졌다.


***


크메르 족장은 깊이 잠들어있는 그라나를 쳐다보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영리할 뿐만 아니라 대단한 술법의 경지까지 올라간 요정이구나. 강한 보호막으로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있어.”


크메르 족장은 그라나의 몸에 손을 대려고 해도, 그것이 불가능했다.


그녀의 보호막이 그의 손을 튕겨내서 어쩔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그가 단검으로 그녀의 심장을 향해 찔러봐도 칼날이 조금도 들어가질 않았다.


크메르 족장은 마술사 차르를 불러 그녀가 만들어 놓은 보호막을 제거해 보려고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왜 보호막을 제거하지 못하는 것이냐?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것인가?”

그가 마술사 차르를 예리한 시선으로 노려봤다.


“이제껏 많은 술사들과 수없이 싸워봤지만, 이토록 강한 술사는 생전 처음입니다. 자면서도 자신의 의지로 술법의 기운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깊이 잠들어 있는 계집 하나를 처치하지 못한다면, 네가 과연 크메르 성읍을 대표하는 진정한 술법사라고 담대하게 말할 수 있겠느냐?”


“크메르 족장님 너무 죄송합니다! 저의 무능함과 부족함을 꾸짖어 주십시오.”


“내일 아침까지 이 계집의 보호막을 벗겨내야 한다. 만약 그걸 실패한다면 네 수명은 여기까지다. 알겠느냐?”

크메르 족장이 희번덕거리는 눈빛으로 그에게 분노를 드러냈다.


“크메르 족장님! 제가 있는 힘을 다해 명을 받들어 지킬 것이옵니다. 내일 해가 뜨기 전까지, 그라나의 보호막을 제거하겠습니다.”

마술사 차르는 일단 위기를 넘기려고 내일 아침까지 보호막을 제거해 보겠다고 했지만, 속으로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마술사 차르는 어두워진 얼굴로 찬바람을 일으키며 걸어가는 크메르 족장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며칠 동안 밤잠을 설쳐가며 시도를 해봤지만 실패한 일인데, 내일까지 그라나의 보호막을 해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나도 살길을 찾아야 한다. 내가 이런 위기에서 살아날 묘책은 전혀 없는 걸까?”

그가 한숨을 내쉬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라나 곁에서 그녀를 지켜보던 마술사 차르는 잠시 눈을 붙이기 위해서 옆방으로 갔다.


너무도 피곤하고 졸려서 견딜 수가 없었던 탓이었다.


그는 분신술을 써서 가짜 마술사 차르의 형상을 그녀의 곁에 세워두고 옆방에서 코를 골며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라나는 번쩍 눈을 뜨고는 일어나려고 애를 써봤지만, 너무 졸음 기운이 강해서 거의 움직일 수가 없었다.


“여긴 대체 어디지? 내가 왜 계속 잠만 자는 걸까? 일어나야 하는데...”

그녀가 마음속으로 정신을 차리려고 했지만, 도무지 몸이 말을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킹에르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그라나 공주님! 지금도 꿈속에 계신 겁니까? 이제 정신 좀 차리세요. 제가 지금 그곳으로 가고 있습니다.”

킹에르는 명상을 통해 영체로 그녀와 대화를 나누려고 끊임없이 애를 쓰하고 있었다.


“킹에르님! 그런데.... 난 너무 졸려서 잠을 자야만 될 것 같아요.”

그라나의 목소리에도 잠기운이 배어있었다.


“그라나 공주님! 그곳은 크메르 족장의 성읍입니다. 놈들이 그라나 공주님에게 잠속에 빠지는 독약을 먹여서 그리된 것입니다. 어서 정신을 차리시고 그 성읍에서 빠져나오셔야 합니다.”

아득하게 먼 곳에서 들려오는 킹에르의 목소리가 그녀의 대뇌를 자극했다.


하지만 그녀는 말할 기운조차 없다고 하면서 자꾸만 대화 중에도 잠을 잤다.


“다음에 또 이야기해요. 지금은 내가 너무 졸려서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라나가 졸면서 겨우 입을 열었다.


“오늘 그 성읍에서 탈출하지 못하시면, 우리는 물론 글라우나 족장님을 포함하여 모든 요정들이 전쟁에세 패하여 남김없이 다 죽임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나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생각할 수도 없을 만큼 잠이 쏟아지니, 지금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오래전에 공주님이 내게 가르쳐주신 말이 있습니다. 그건 판타지아 월드에서는 생각하는 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그곳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생각을 붙들어야 합니다.”


“맞는 말인데, 지금은 내가 뭔가를 생각하기에도 벅차요. 먼저 쏟아지는 잠을 물리칠 수는 힘이 없으니까. 그래서 미안하지만, 나중에 이야기해요.”

그녀가 간신히 말을 끝내곤 다시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러면 보호막이라도 치시고 그걸 끝까지 유지하세요. 제가 그곳에 도착할 때까지요.”

그가 큰 목소리로 그녀의 잠을 깨우려고 부르짖었다.


하지만 그녀는 잠속으로 너무 깊게 들어간 탓인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


하늘이 어두워지는가 싶더니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을 만큼 캄캄한 밤이 되었다.


숲속에서는 고막이 따가울 정도로 풀벌레 울음소리가 진동했다.


킹에르는 크메르 성읍을 향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라나 공주를 오늘 밤 구해내야 한다. 만약 실패한다면, 그건 죽음이다! 나도 그라나 공주도 바벨론 궁전에 거하는 모든 요정들도... 다 죽는다!”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다가 힘겹게 마른침을 삼켰다.


킹에르는 명상으로 그라나 공주와 다시 영체 소통을 시도했다.

한적한 바위에 앉아 마음을 비우고, 그는 단전 호흡을 하면서 깊은 명상의 세계로 들어갔다.


깊은 잠속에 빠져있는 그라나의 모습이 희미하지만, 그의 마음속에 입력되고 있었다.


“그라나 공주님! 잠에서 깨어나셔야 합니다. 그래야 나를 그곳으로 안내하실 수가 있습니다. 그라나 공주님! 제 말이 들리십니까?”

그는 강력한 영파를 보내면서 그라나를 깊은 잠속에서 깨우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전혀 미동도 하지 않고 꿈속을 헤매고 있었다.


“그라나 공주님의 꿈속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없는 걸까? 언젠가 등급이 높은 술사들은 타인의 꿈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가능하다는 말을, 그라나 공주님에게서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난 불가능하다. 그라나 공주님 정도의 등급이 되려면, 적어도 십 년은 더 수련해야 가능할 거야.”

그는 생각을 멈추고 다시 그라나를 깨우려고 큰소리를 내거나 고함을 치면서 땀을 흘렸다.


명상의 세계로 들어가서 영체로 대화를 하는 일이라 그런 건지, 큰 소리를 내거나 그녀의 몸을 흔들어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영체로 대화를 한다는 것은 실제로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그는 깨달았다.


그래도 한 가지 장점이 있다. 그것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각자의 생각을 전하고 받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라나 공주가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 한, 성공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 어떻게 해야 그라나 공주님을 잠에서 깨울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깊은 잠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인데.”

그는 마음속 깊이 고민을 하면서, 나름 묘수를 찾아내려고 진땀을 흘렸다.


그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을 하다가 번쩍 눈을 떴다.


그라나 공주를 잠들게 한 독약이 있었다면, 그걸 해독시킬 수 있는 약초가 어딘 가에 분명코 있을 거라는 생각이 문뜩 들어서였다.


“그래! 그 약초만 찾아내면, 우리는 대승리를 거둔 거나 다름이 없다. 일단 그 약초를 어떻게 해서라도 찾아내야 한다. 지금!”

그는 최대한도로 술기를 모으고, 그라나 공주와 영체 대화를 다시 시도했다.


“그라나! 눈을 떠 봐! 나야! 킹에르! 잠을 이기고 어서 눈을 떠!”

그의 술기가 영체로 들어가 그녀의 대뇌에 강력한 자극을 주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그라나가 신음을 흘려내면서 눈을 반쯤 뜬 상태로 허공을 주시했다.


킹에르는 더욱 강한 술기를 발산하면서, 그녀의 눈동자를 통해 내면세계로 진입을 시도했다.


“킹에르님! 이곳까지 오신 겁니까? 여긴 너무 위험한 곳인데.”

그녀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내일 아침 해가 뜨기 전까지, 이곳을 빠져나가야 합니다. 먼저 그라나 공주님을 깊은 잠속으로 빠지게 하는 독을 제거할 수 있는 약초가 뭔지 가르쳐줘요!”


“우리 글라우나 족은 꽃가루를 먹고 술법을 씁니다. 만약 독을 마시고 깊은 잠속에 빠지게 되면, 꽃잎들을 먹으면 되는데.”


“꽃잎이요? 무슨 꽃잎을 먹어야 합니까?”

명상하는 왕자그림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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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제45화 탈출 NEW 11시간 전 6 0 12쪽
» 제44화 해독제의 비밀 24.07.02 11 0 12쪽
43 제43화 푸른 손바닥 괴물 24.06.30 19 0 13쪽
42 제42화 하늘로 떠오른 신검 +2 24.06.25 28 1 12쪽
41 제41화 그라나의 화살 +2 24.06.23 36 1 12쪽
40 제40화 킹데이빗 24.06.21 39 0 12쪽
39 제39화 아름다운 찻집 24.06.21 31 0 12쪽
38 제38화 봉인된 보호막 앞에 서다 +2 24.06.19 32 1 12쪽
37 제37화 녹색 불길 +2 24.06.18 31 0 12쪽
36 제36화 붉은 가죽 옷을 입은 자 24.06.17 15 0 13쪽
35 제35화 꽃을 먹는 괴물 24.06.16 13 0 13쪽
34 제34화 용고래의 피 24.06.16 10 0 13쪽
33 제33화 마왕 쉐튼 24.06.12 10 0 13쪽
32 제32화 궁금증 24.06.10 25 0 13쪽
31 제31화 새 이름 24.06.07 14 0 13쪽
30 제30화 보물 창고의 문 24.06.06 14 0 12쪽
29 제29화 대승리 24.06.05 16 0 13쪽
28 제28화 바벨론 궁전의 왕 24.06.03 13 0 13쪽
27 제27화 새로운 전략 24.06.02 16 0 12쪽
26 제26화 두 마리의 표범 24.06.01 12 0 13쪽
25 제25화 바벨론 궁전의 군사 24.06.01 14 0 12쪽
24 제24화 숲의 미로 24.05.31 12 0 11쪽
23 제23화 엄청나게 큰 창 24.05.30 12 0 12쪽
22 제22화 역모 24.05.30 10 0 13쪽
21 제21화 눈사람 24.05.28 13 0 12쪽
20 제20화 마음의 소리 24.05.28 10 0 12쪽
19 제19화 그라나의 위기 24.05.25 13 0 13쪽
18 제18화 구멍이 생긴 보호막 24.05.24 11 1 13쪽
17 제17화 외출 24.05.24 11 1 12쪽
16 제16화 마성 궁전 24.05.23 12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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