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독 벨릭스가 바울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다 <인식의 한계>
"천사들아, 게 있느냐?"
"네, 로덴킹님 부르셨사옵니까!"
"그래, 그동안 잘 지냈느냐?"
"네, 저희는 항상 로덴킹님 곁에서 잘 지내고 있사옵니다."
"내가 2주 전부터 너희를 대표하는 이를 알게 되었느니라!"
"저희도 알고 있사옵니다."
"너희들을 대표하는 이의 형상을 봐서 내가 참으로 기쁘기 한량 없었단다."
"저희들도 로덴킹님께서 기뻐하고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지켜보았사옵니다."
"그래."
"오늘도 성경을 읽으셨는지요?"
"오늘은 사도행전 24장을 읽었구나!"
"어떤 내용이 담겨 있던가요?"
"총독 벨릭스 앞에 끌려간 바울에 대해 대제사장 아나니아 측 변사 더둘로가 나와 바울을 총독에게 고소하고 이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말하는 바, 바울도 이에 대해 변론하는 구조로 나와 있구나."
""그래서 총독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요?
"바울이 전도하던 내용에 대해 이미 알고 있던 총독 벨릭스는 일단 판단을 유보하고, 바울을 자신에게 보냈던 천부장 루시아가 와서 이 일을 처리하게 하는 구나."
"자신이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이로군요."
"그렇다고 볼 수 있지. 하지만, 벨릭스는 바울을 구류하되, 어느 정도 자유를 허용하기도 하고 이후 자신의 아내와 함께 바울에게 가서 바울의 도(道)를 듣기도 한단다."
"총독이 열린 마음을 가졌기 때문인가요?"
"뭐 그럴 수도 있고, 한편으론 바울로부터 돈을 바라기도 했다는 글도 있어서 사도행전의 저자는 총독의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구나."
"네~. 그럼, 이것으로 24장은 마무리되는 건가요?"
"그래."
"아하~! 그렇다면, 저희가 기다리는 로덴킹님의 강의 시간이 또 찾아왔군요."
"그렇게도 좋으니?"
"네. 참, 요즘 로덴킹님께서 저희에게 강의해주시는 내용과 관련된 것을 조금씩 영어로 쓰시는 것을 보았거든요."
"그런데, 왜 그러니?"
"잘 되고 있는지 궁금해서요."
"그냥저냥 하고 있단다. 지금 영어를 공부하고 있으니, 뭐라도 자꾸 시도해보는 거라 생각하면 될 듯하구나."
"영어 공부를 하신 것이 영어로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되던가요?"
"당연히 도움이 되겠지. 영어를 이전에도 어느 정도 했지만, 한동안 손을 놓고 있었을 뿐이니 말야. 시간이 지나니 잊어버린 것도 많고 해서 새삼스러울 때도 있단다."
"언제나 화이팅하시고, 어서 강의를 해주셨으면 해요, 우리의 로덴킹님!"
"허허~거 참~! 이제는 너희 천사들이 보채기까지 하는 구나!"
"아이이이~~~~잉!"
"이런 교태도 부릴 줄 알고......허허! 그렇다면, 지난 시간엔 의식과 무의식에 관해 잠깐 언급했는데, 오늘은 무엇에 대해 하는 것이 좋겠니?"
"로덴킹님께서 이 글을 쓰시는 목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
"그럼, 거기에 합당한 얘기를 해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만......"
"내가 굳이 모든 사람에게 그 비밀을 알려 줄 필요가 있을까?"
"때가 되면 다 알려주게 되실 것이옵니다."
"허허~ 그렇단 말이지. 이 아까운 것을 모든 이들에게 공개를 해야 한다니, 그동안의 나의 노고가 손안의 모래처럼 빠져나가는 듯하여 아쉬움마저 드는 구나."
"하지만, 로덴킹님께서는 훨씬 더 큰 것을 갖게 되지 않으셨습니까!"
"그래. 그건 그렇지~."
"그리고, 어차피 사람들은 로덴킹님께서 얘기를 해주어도 자신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만 받아들이기 때문에 로덴킹님의 의중을 다 깨닫지는 못할 것이옵니다."
"그거야 원래 사람이 그런 것이니 누굴 탓할 것도 없지 않느냐!"
"네."
"그래, 그럼 시작을 해볼까! 조금 전에 우리가 나눈 이야기를 토대로 한번 얘기해 보자꾸나."
"어떤 이야기요?"
"인식에 관한 것이라고 하면 될 듯하구나!"
"네~."
"이에 관한 얘기도 애초에 이 글을 쓸 때 한적이 있는 것 같은데,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될지 잘 모르겠지만 또 해보자 꾸나."
"네, 좋아요!"
"내가 있는 나라의 속담에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말이 있거든!"
"인식의 한계에 대한 말씀이신가요?"
"그렇지. 이것은 사람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그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단다."
"무생물까지도 포함된다는 건가요?"
"그럼, 당연하지!"
"내가 또 예를 들고 이런 건 좀 귀찮아하는 경향이 있는데, 요새는 인터넷이 발달되어서 여러 가지 다양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거든."
"네."
"오래 전에 본 건데, 밀림에 커다란 투명 거울을 설치해 두고 이에 대해 반응하는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란다."
"커다란 투명 거울을 본 적이 없는 동물들은 그것의 존재와 특성을 잘 모를 거니까, 많이 당황했을 것 같아요."
"맞아. 하지만, 계속 경험을 하다 보면 그것의 특성에 대해서 간파를 하게 되고 또 거기에 대해 적응을 해 나가겠지."
"물론, 지능이 더 떨어지는 개체는 또 여전히 적응을 하지 못할 테구요!"
"그럼~. 사람이 한편으론 대단한 것 같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이런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단다."
"왜 그런가요?"
"그것까지 지금 언급하기에는 양이 너무 방대해지니까, 그 정도로만 하고. 보통은 이런 인식의 제한적 틀에 갇혀서 평생을 지내기 때문에 그 발전이 제한되는 측면이 있지."
"하지만, 조금 전에 로덴킹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요즘은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획득할 수 있으니까 이전과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요?"
"그것이 반드시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란다."
"왜요?"
"사람이 한번에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의 양이 제한적이듯이 획득하는 정보도 마찬가지거든."
"이 또한 사람의 한계가 되겠군요."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오히려 너무 방대한 정보의 범람으로 인해 정작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소홀히 여기게 되고, 자극적인 정보에 심취해 버리게 되는 것이지."
"왜 그런가요?"
"이건 사람의 육체적 자극에 대한 반응과 결부지어 생각하면 된단다."
"아하~, 만약 누군가가 자극을 상대방에게 가할 때 상대방이 그 자극을 알아차리게 되는 정도 이상의 힘이 가해지지 않으면 잘 못 느끼게 되고, 그 이상의 자극에 대해 반응하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로군요?"
"그래. 정보도 마찬가지로 정작 아주 중요한 정보지만 사소하게 넘겨 버리게 되는 경우도 있고, 오히려 중요하지 않은 것이 강한 자극이 되어 기억에 오래 남게 될 수도 있는 거란다."
"그것을 스스로 취사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너무 많고 다양한 강도의 자극이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접근하기 때문이지."
"사리분별을 제대로 못할 정도의 순간이로군요."
"그럼~. 물론 사람마다 비슷한 속도로 다가오는 같은 양의 정보량에도 반응이 다를 수 있지만, 결국 큰 틀은 벗어나지 못한단다."
"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그릇된 인식의 틀을 통해 인식된 정보를 바른 것으로 오해하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지."
"마치 밀림에 설치된 투명 거울을 본 적이 없는 동물이 이전에는 그것을 본 적이 없었으니, 그런 물체는 없다는 전제 하에 계속해서 그것에 부딪혀 아픔을 겪게 되는 것과 비슷해 보이네요."
"밎아. 경험과 기존의 가치관으로 무장하고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에 이 틀을 쉽사리 벗어나지 못한단다. 물론, 그래서 현재의 삶을 잘 영위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가지고 있는 것이지."
"그렇다면, 이것을 깨기 위한 해결책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내가 사람들에게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한단다. 다양한 경험과 철학 그리고 지식을 바탕으로 올바른 지혜를 쌓아 나가야 하거든."
"자신의 틀을 깨기 위한 가장 좋은 도구가 되는 것이군요?"
"그래. 하지만, 한정된 시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탐닉할 만한 즐길 거리가 범람하고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책을 좋아하던 사람이 아니고서는 그 수가 늘어나지는 않을 듯하구나."
"그렇다면, 인류 전체로 보면 인식의 틀이 점점 좁아지는 경향이 많겠군요?"
"맞아. 집단 지성이라고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데, 이 힘이 점점 약해지는 것이지."
"네~. 오늘 중요한 말씀을 해주신 것 같아요."
"오늘만 중요하니? 매번 중요하지 안 그러니?"
"하하, 맞아요. 로덴킹님! 그럼, 오늘 남은 하루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그래, 천사들아 고맙구나! 너희들도 내 곁에서 잘 지내도록 하렴~! 아, 그리고 지금의 대표 천사에게도 안부 전하고 말야!"
"네, 로덴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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