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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르곤 사가 - 은색의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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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버터바
작품등록일 :
2023.05.19 10:09
최근연재일 :
2024.03.0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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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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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화 - 광룡(狂龍) 크로노 노로크(3) (블랙 드래곤)

DUMMY

광룡(狂龍) 크로노 노로크. 그는 한때 드래곤 로드의 자리를 놓고 골드 드래곤 이사벨라 트라츠와 경합을 벌였던 블랙 드래곤이었다.


지금은 블랙 드래곤이 마치 마계와 결탁한 마룡(魔龍)처럼 여겨지고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블랙 드래곤은 현명하고, 골드 드래곤은 지혜롭다.'라고 할 정도로 크로노는 동족들로부터 존경받는 드래곤이었다.


선대 로드가 수명을 다해 창조주에게로 돌아가고 새로운 로드를 세우기 위한 절차가 시작됐다.


각 드래곤의 종족 수장들의 투표 때문에 결정되는 로드의 선출. 드래곤들은 당연히 차기 드래곤 로드는 크로노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모든 분야에서 리더로서의 자질이 뛰어났는데, 그중에서도 다른 드래곤들을 통솔하는 능력이 특출났다. 많은 드래곤들이 그를 추종했다. 몇몇 수장들은 이런저런 문제에 대해 그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드래곤 로드를 정하는 투표가 있기 한 달 전. 갑자기 크로노가 자취를 감췄다. 드래곤들은 그를 찾아 모든 대륙을 뒤졌지만, 크로노의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 자연스럽게 골드 드래곤 이사벨라가 드래곤 로드의 자리에 올랐다.


크로노를 찾기 위한 드래곤들의 노력이 시들해질 무렵, 클레이에게 검은색 봉투가 한 장 도착했다. 그 안에는 좌표가 하나 적혀 있었고 아래에 크로노의 필체로 룬문자가 적혀 있었다.


[단둘이 만나고 싶다. 그 누구도 몰랐으면 좋겠군.]


좌표를 따라 클레이가 도착한 곳은 아에로크 대륙, 지금의 크로노 성이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몇 년 뒤, 아에로크 대륙의 한 가운데에 케딘이라는 인간이 나라를 세웠다. 그는 왕가의 이름을 '라르곤'이라 칭하고, 포효하는 드래곤이 새겨진 깃발을 내걸었다.


이때가 라르곤력 1년, '미르'라는 거대한 국가의 시작이었다.


*


연회는 한창 진행 중이었지만, 연회를 주최했던 에드란의 성주 제드는 집무실에 들어와 있었다. 그리고 그의 맞은편에는 파드와 사성, 그리고 클레이와 안단트가 자리하고 있었다.


제드가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크로노 노로크. 라르곤 가문의 문장이 그 광룡이었다니 충격적인 이야기군요."


블랙 드래곤이 주는 이미지가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도 제드는 클레이의 말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고 있었다.


클레이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인간에 대한 애정이 집착이 되고, 결국 그게 광기가 된 거야. 지금은 나도 그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같아."


사성 중 궁성 빌헤나를 제외한 세 사람은 클레이가 드래곤이었다는 사실을 이제 막 알게 됐다.


대꾸할 여력조차 없을 정도로 놀란 그들은 멍하니 그저 클레이가 하는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었다.


클레이의 말에 안단트가 발끈했다.


"이해한다고 하셨어요? 살아있지도 않은 언니를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속여서 절 이용해 먹은 그 미친 드래곤을요? 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고 계시면서!"


"미안. 네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네."


클레이가 순순히 사과하자 안단트는 더 이상 화도 내지 못하고 자리에 앉아 애꿎은 손톱만 쥐어뜯었다.


집무실 문이 살짝 열리더니 엘람이 고개를 들이밀었다.


"이거, 늦어서 죄송합니다."


사성이 엘람을 보고 반가운 얼굴을 했지만,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살짝 손만 까딱여 인사를 전했다.


엘람의 뒤를 따라 어린 소녀 니에브의 모습을 한 네바스카가 들어섰다.


"나도 늦어서 미안하다. 처리하고 올 일이 좀 있었어."


네바스카가 들어서자 클레이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서 와, 네바스카. 이야기는 대충 들었지?"


"응. 엘람한테 대충 들었다. 그 미치광이 드래곤이 안단트를 찾으러 올 것 같다고?"


"그래. 크로노에 대해서는 네가 이야기 좀 해줘. 나는 바람 좀 쐐야겠다."


클레이가 네바스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문밖으로 사라졌다. 엘람이 잠시 눈치를 살피더니 사성을 향해 살짝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클레이를 쫓아갔다.


네바스카가 비어있는 자리를 찾아 폴짝 뛰어올랐다. 제드가 슬쩍 그녀의 앞에 쿠키 상자를 밀어 놓았다.


"클레이 표정이 엉망이더라. 무슨 일 있었어?"


네바스카가 질문했지만,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안단트가 고개를 푹 숙인 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해요. 클레이 님이 그 미친 드래곤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하는 바람에···. 제가 버럭 화를 내고 말았네요."


네바스카가 쿠키 하나를 집어 입에 집어넣고는 오물거렸다.


"드래곤을 상대로 화를 내다니. 그것도 버럭했다고? 아주 개판이구먼. 이 처음 보는 얼빠진 네 명은 드래곤을 보고 인사도 없이 건방진 자세로 앉아 있고 말이지."


네바스카의 주변으로 마나가 휘몰아치더니 집무실 바닥에 살얼음이 얼기 시작했다.


"네?"


도성 티르가 얼빠진 소리를 냈다. 그는 웬 어린 여자아이가 당당하게 회의 장소에 들어오길래 제드의 숨겨둔 딸이거나 어린 조카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제드가 자리에서 일어나 분노한 네바스카를 향해 허리를 깊숙하게 숙였다. 그리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진정시켰다.


"네바스카 님. 빨리 소개해드리지 못한 제 불찰입니다. 용서해주십시오."


"흥."


네바스카가 콧방귀를 뀌자, 제드는 재빨리 사성을 향해 말했다.


"여기 계신 분은 화이트 드래곤, 빙하의 네바스카 님입니다. 클레이 님의 절친이자 가장 큰 조력자시고, 제가 가장 존경하는 드래곤 중 한 분입니다. 우리 에드란의 정신적 지주시기도 하죠."


제드의 칭찬 일색의 소개, 그중에서도 '클레이의 절친'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든 네바스카는 입술을 씰룩거렸다.


제드의 입에서 그녀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사성 모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위대하신 분을 뵙습니다."


네바스카라고 하면, 난폭하고 이기적이며 냉정한 드래곤으로 알려져 있다. 미르의 정규 교육 과정 교재에서도 그녀는 가장 조심해야 할 드래곤 2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물론, 1위는 광룡(狂龍) 크로노 노로크였다.


"흥. 내가 기운을 숨기고 있던 탓도 있으니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다. 클레이는 애가 워낙 착하고 순해서 인간들이 기어올라도 봐주지만, 나는 다르다."


네바스카의 시선이 사성에게서 안단트에게로 옮겨갔다. 사실, 네바스카는 클레이 때문에 이곳에 있을 뿐, 여기 있는 이들이 죽건, 에드란이 멸망하건 그녀에게는 별 상관없었다.


오랜만에 클레이가 슬퍼하는 모습을 본 네바스카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클레이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클레이가 아끼는 이들이 아니었다면 안단트를 포함한 모두는 벌써 얼음 조각이 되어있을 터였다.


"제드 성주. 너도 조심해라. 내가 널 예뻐하긴 하지만, 여차하면 씹어 먹을 수도 있으니까."


"예, 명심하겠습니다. 네바스카 님."


제드가 푸근한 미소를 띠고 네바스카를 쳐다봤다. 그러자 네바스카의 미간이 좁아졌다.


"그거! 그거 하지 마."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지······."


"그거! 그 표정 말이야! 아빠가 딸을 쳐다보는 것처럼 그런 표정 짓지 말라고! 감히 인간 따위가 드래곤을 그런 식으로 보다니!"


"아,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거라서요.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제드가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사성도 눈치를 보며 슬그머니 의자에 궁둥이를 붙였다.


"네바스카 님. 크로노 노로크 이야기를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제드가 정중하게 묻자, 네바스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해야지. 클레이가 부탁하기도 했으니까. 블랙 드래곤 크로노 노로크. 그분이 처음부터 광룡은 아니었다."


네바스카는 크로노를 '그분'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


미르가 건국되기 전, 지금의 수고 크로노가 있는 지역은 아에로크 대륙에서도 괴수와 마수, 그리고 짐승들이 가장 많은 곳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을 '몬스트리안(Mosterian)'이라고 불렀는데 괴수의 땅이란 뜻이었다.


많은 종족이 그들을 피해 안전한 곳을 찾아 떠났고, 손에 꼽을 정도의 인간 마을 몇 개만이 남았다.


그런데 크로노 지역에 이변이 일어났다. 언제부터인지 마물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리고는 괴수까지 점차 줄어들더니 마치 처음부터 이곳에 없었던 것처럼 모두 사라졌다.


몬스트리안에서도 가장 한적한 땅. 해가 회색 산맥에 걸려 석양이 붉게 물든 시각, 작고 허름한 오두막 굴뚝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크르르.


늑대 무리가 오두막을 향해 천천히 움직였다. 해도 지기 전에 민가를 습격한다는 것은 늑대들로서는 꿈도 못 꾸던 일이었다. 하지만 마수와 괴수가 사라진 지금 칼로 무장한 전사나, 곰 무리를 제외하면 그들의 적수는 없었다.


끼이익.


오두막 문이 열리고 흑발의 사내가 걸어 나왔다.


"마수와 괴수를 쫓아내니 이제는 짐승인가? 무의미한 살생은 피하고 싶으니 그냥 물러가라. 쿨럭."


사내가 기침을 하자 입가로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갓 흘린 신선한 피 냄새를 맡은 늑대들이 얌전히 돌아갈 리가 없었다.


크르르.


늑대들은 천천히 사내와의 거리를 좁히며 우두머리 늑대의 신호를 기다렸다. 사내의 건강이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늑대들은 개의치 않았다.


사내를 갈기갈기 찢고, 피를 마시고, 뼈를 씹을 생각에 늑대들은 잔뜩 흥분해 있었다.


컹!


마침내 우두머리 늑대의 신호가 떨어졌고, 늑대들은 사내를 향해 달려들었다.


사내의 검은 눈동자에 안타까움이 서렸다.


"결국, 이렇게 되는 건가? 무의미한 살생이 되지 않아야 하니, 너희를 식량으로 써야겠다."


사내가 늑대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런데 그때, 열려있는 문으로 10살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년이 뛰어나왔다.


"크로노! 몸도 안 좋으면서 또 나와 있네. 오, 늑대다!"


늑대 무리를 발견한 소년은 겁을 집어먹기는커녕 눈을 반짝였다. 소년은 옆에 세워져 있던 장작을 손에 쥐고 늑대들을 향해 달려나갔다.


오히려 흑발의 사내가 당황하며 소년의 이름을 불렀다.


"케딘!"


"괜찮아, 괜찮아. 늑대 정도야 뭐. 오늘은 늑대 스튜를 해 먹자. 고기 먹은 지도 오래됐잖아?"


소년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앞서 달려오던 늑대의 머리를 후려쳤다.


깨갱.


그 힘이 어찌나 강했는지 늑대의 대가리가 몸에서 뜯겨 나갔다. 소년은 의기양양하게 늑대의 머리를 주워들고는 흑발의 사내를 향해 들어 보였다.


"봤지? 크로노는 몸이 약하니까 얼른 들어가 있어. 어차피 몇 마리 죽으면 다 도망갈 거야."


다른 드래곤들이 들었다면 아연실색할 소리였다. 흑발의 사내가 바로 드래곤의 양대 산맥 중 하나, 블랙 드래곤 크로노 노로크였다.


크로노는 문틀에 비스듬히 몸을 기댄 채, 늑대를 때려잡는 소년, 케딘을 바라봤다.


골드 드래곤 이사벨라의 함정에 빠져 죽기 진전까지 갔던 그였다. 겨우 몸을 빼내어 도착한 곳이 몬스트리안 외곽 지역이었다.


드래곤들이 그를 찾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피신할 당시 크로노의 몸 안에는 인간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마나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크로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분노라는 감정을 느꼈다. 동족 살해는 드래곤 사회에서 가장 큰 죄악으로 여기는 것. 하지만 이사벨라는 정말로 그를 죽이려 했다.


만약, 케딘이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는 이미 창조주의 곁으로 가 있을 터였다.


그가 잠시 상념에 빠져있는 사이 오두막의 앞마당은 늑대 사체에서 흘러나온 피로 지저분해져 있었다.


케딘은 능숙한 솜씨로 늑대의 가죽을 벗겼고, 살을 발라내어 따로 담았다. 동료들이 어린아이의 손에 해체당하고 있었지만, 살아남은 늑대들은 멀리서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워이! 빨리 안 가? 쓸데없는 살생은 하고 싶지 않다고! 이 정도면 아마 한 달은 충분히 먹고 살 테니까 그때 다시 와라. 하하하."


케딘은 허리춤에 손을 얹은 채 늑대들을 향해 크게 한바탕 웃어주고는 늑대의 고기와 가죽을 챙겨 창고에 집어넣었다.


"케딘. 넌 참 신기한 인간 꼬마다."


크로노가 젖은 수건을 가져다가 케딘의 얼굴에 묻은 핏자국을 닦아냈다.


"내가 신기해? 나는 동생이랑 둘이서만 살다 보니까 잘 모르겠어. 내가 신기한지 어떤지."


"확실해. 너는 신기한 인간 꼬마다."


"자기는 인간 아닌 것처럼 이야기하네. 크로노도 신기한 인간 어른이야."


케딘이 장작에 들러붙은 늑대의 살점을 털어내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케딘이 크로노를 처음으로 발견했을 때, 그는 드래곤의 형태를 유지할 힘조차 없어 자신이 기억하는 가장 작은 생물의 형태로 막 폴리모프(Polymorph:형태변환마법)한 후였다.


그리고 그것이 인간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깨달은 크로노였다.


집에 들어온 케딘이 한쪽에 놓여 있는 작은 침대를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 침대 위에는 작은 소녀가 자기 상반신보다도 더 큰 책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열심히 읽고 있었다.


"엘리스! 오늘은 늑대 고기 스튜야! 끓이던 야채 스튜에 고기만 넣으면 되니까 조금만 기다려."


소녀가 책을 소리 나게 덮고는 침대 위에서 폴짝 뛰어내렸다.


"오빠! 설마 늑대를 직접 때려잡거나 한 건 아니지?"


"으하하. 당연히 때려잡았지. 오빠 완전히 멋있지? 크로노, 이야기 좀 해줘. 내가 얼마나 멋있었는지."


크로노가 무어라 말을 하려는데, 엘리스가 크로노에게 바짝 다가섰다. 크로노의 절반도 되지 않는 엘리스가 눈을 부릅뜨고 그를 올려다봤다.


"아저씨! 오빠가 무모한 짓 하면 아저씨가 말려야 될 거 아니에요!"


"내가 말린다고 네 오빠가 들을 사람이 아니잖아."


크로노의 말에 엘리스는 힘없이 고개를 숙였다.


"맞아. 바보 같은 오빠. 오빠는 자기가 안 죽는 줄 아는 거 같아요."


"죽지 않도록 내가 도와줄 거야. 걱정하지 마. 아, 수명이 다해서 죽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엘리스가 묘한 눈빛으로 크로노를 올려다봤다. 이내 고개를 끄덕이더니 크로노의 허벅지를 툭 쳤다.


"그래요. 아저씨라면 가능하겠죠. 헤헤."


크로노는 물끄러미 엘리스를 내려다봤다. 그리고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엘리스, 너도 참 신기한 인간 꼬마야."


"그럴 수밖에 없죠."


"응?"


예상치 못한 엘리스의 말에 크로노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엘리스는 히죽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아니, 아니에요. 자, 얼른 식사 준비합시다. 접시는 제가 챙길 테니까, 아저씨는 나가서 물 좀 떠다 주실래요?"


"그래, 알겠다."


크로노가 밖으로 나가자 엘리스가 한창 늑대 고기 스튜를 끓이고 있는 케딘의 뒤로 다가섰다.


퍽.


"크헉!"


그녀의 작은 주먹이 케딘의 옆구리에 틀어박혔다. 케딘은 옆구리를 부여잡고 바닥을 뒹굴었다.


"이게 무슨 짓이야! 아이고, 나 죽네!"


"오빠. 내 주먹도 막지 못하면서 자꾸 무모하게 굴 거야?"


"야! 치사하게 뒤에서 갑자기 때려 놓고서는 그게 무슨 소리야!"


엘리스는 허리춤에 손을 얹고 거만한 모습으로 케딘을 내려다봤다.


"늑대들은 앞에서만 공격하는 애들인 거 같아? 한 대 더 때려줄까?"


"아니! 앞으로는 무모하게 나서지 않을게. 네 주먹은 너무 아프다고! 꼬맹이 주제에."


끼이익.


문이 열리고 커다란 물통을 어깨 위에 올린 크로노가 들어왔다. 엘리스가 바닥에 누워 있는 케딘을 발로 걷어찼다.


"얼른 일어나! 배고파!"


오두막에서 조금 떨어진 곳. 늑대들의 시체가 잔뜩 널려있었다.


늑대들은 해가 완전히 지면 다시 오두막을 습격하기로 했다. 어두운 밤에는 밤에도 훤히 볼 수 있는 자신들이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해가 지기만을 기다리던 늑대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죽는지도 모른 채, 흑발 사내의 손에 모조리 도륙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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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 196화 - 광룡(狂龍) 크로노 노로크(4) (블랙 골렘의 습격) 24.03.05 10 0 15쪽
» 195화 - 광룡(狂龍) 크로노 노로크(3) (블랙 드래곤) 24.02.21 12 0 16쪽
195 194화 - 광룡(狂龍) 크로노 노로크(2) (광룡, 다시 깨어나다.) 24.02.19 10 0 15쪽
194 193화 – 광룡(狂龍) 크로노 노로크(1) (검성, 그리고 사성) 24.02.18 12 0 16쪽
193 192화 - 신성 아크사 제국(26) (시나리오에는 없던 일) 24.02.16 12 0 16쪽
192 191화 - 신성 아크사 제국(25) (성황 vs 클레이) 24.02.15 14 0 14쪽
191 190화 - 신성 아크사 제국(24) (본색을 드러내는 그라툼) 24.02.14 18 0 14쪽
190 189화 - 신성 아크사 제국(23) (궁지에 몰린 성황) 24.02.13 14 0 15쪽
189 188화 - 신성 아크사 제국(22) (성황을 자극하라) 24.02.10 19 0 15쪽
188 187화- 신성 아크사 제국(21) (정령왕의 계약자) 24.02.08 22 0 15쪽
187 186화 - 신성 아크사 제국(20) (마물 토벌대의 복귀) 24.02.07 20 0 14쪽
186 185화 - 신성 아크사 제국(19) (마계 일곱 개의 별, 벨루스) 24.02.06 18 0 15쪽
185 184화 - 신성 아크사 제국(18) (어제의 적은 오늘의 동지) 24.02.05 24 0 17쪽
184 183화 - 신성 아크사 제국(17) (포섭) 24.02.03 23 0 15쪽
183 182화 - 신성 아크사 제국(16) (카운트다운) 24.02.02 24 0 17쪽
182 181화 - 신성 아크사 제국(15) (완벽한 연기) 24.02.01 25 0 14쪽
181 180화 - 신성 아크사 제국(14) (우아하고 요염하게) 24.01.31 22 0 14쪽
180 179화 - 신성 아크사 제국(13) (백색 엘프) 24.01.30 24 0 15쪽
179 178화 - 신성 아크사 제국(12) (부적절한 관계) 24.01.29 25 0 16쪽
178 177화 - 신성 아크사 제국(11) (엘람의 정체) 24.01.28 27 0 15쪽
177 176화 - 신성 아크사 제국(10) (엘람, 황비에게 찍히다.) 24.01.27 31 1 15쪽
176 175화 - 신성 아크사 제국(9) (습격) 24.01.26 30 0 16쪽
175 174화 - 신성 아크사 제국(8) (엘람 vs 아세라 황비) 24.01.25 27 0 17쪽
174 173화 - 신성 아크사 제국(6) (기싸움) 24.01.20 26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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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170화 - 신성 아크사 제국(4) (엄청난 이야기) 24.01.16 31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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