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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공모전참가작

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최근연재일 :
2024.07.05 12:10
연재수 :
6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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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63
추천수 :
1,066
글자수 :
332,897

작성
24.05.2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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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맨입으로?

DUMMY





“어서 오시구려 당의원. 내가 직접 찾아 갔어야 하는데, 일이 바빠서······.”


“적 대인께 인사 올립니다.”


당진철이 깊게 읍을 하자, 적도형이 그런 당진철을 말렸다.


“어이쿠! 딸의 생명의 은인께 이런 과한 예를 받기 어렵소. 그러니 예는 잠시 접어두고 이리로 들어와 앉으시구려.”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적대인.”


당진철이 자리에 앉자, 적도형이 하인들을 시켜, 차를 대령하게 했다.


“그래, 어쩐 일로 이 적모를 찾으셨소.”


당진철은 가만히 눈을 감다가, 소매에서 한 물건을 꺼냈다.


“일단 적대인께 당가타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건 이 적모가 할 수 있는 것 중, 아주 사소한 것에 불과하다오. 고작 그런 것 가지고 나에게 감사 인사까지 할 건 없소이다.”


“그래도, 당가타를 위해 하신 일이니 감사를 전해야 마땅하지요. 그것보다 이것을 봐주시겠습니까?”


그제야 적도형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당진철이 꺼낸 물건을 살펴보았다.


작은 부피의 둥그런 형태의 금속 함.


“열어봐도 되겠소?”


“물론이죠. 다만, 빨리 닫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적도형이 뚜껑을 여니, 퀴퀴한 냄새와 함께, 하얀 액체가 들어 있는 것이 보였다.


적도형은 곧바로 뚜껑을 닫고 밀봉한 뒤, 당진철에게 물어보았다.


“이것이 무엇이오?”


“이것은 항생제(抗生劑)라 불리는 신약입니다.”


“항생(抗生)? 무엇을 막아내길래, 그런 이름이 붙었소?”


“그러니까 이것은······.”


당진철은 최대한 이곳 말과 문화를 담아, 적도형이 알아들을 수 있게 끈기 있게 설명을 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도형의 이해력은 반의 반도 따라오지 못했다.


이는 어쩔 수 없었다.


이 시대 사람에게, 어떻게 세균의 존재를 알릴 것이고, 그런 미생물이 어떻게 사람의 몸속을 망가트리는 지 알려 줄 수 있을 것인가.


이는 소귀의 경읽기라, 설명하는 내내 당진철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다만 적도형이 제대로 알아 들을 수 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이, 이게 매독을 치료할 수 있단 말이오?!”


“예, 문둥병 또한 치료가 가능하지요.”


평소라면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경악을 하고 있었다.


그만큼 앞에 놓여진 신약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세상에 이런 약이 있었다니··· 이건 당의원께서 개발한 약이요?”


“그···렇진 않습니다. 스승께서 연구하신 걸, 제가 따로 발전시킨 것이, 지금 적 대인께서 보고 계시는 이 약이지요.”


“허어······. 세상에 그런 분이 계셨다니······.”


적도형은 그제야, 어째서 화월루의 루주급이 되는 사람이 독의 따위를 극진히 모셨는지 이해가 됐다.


‘독의라 하기엔 의술이 하늘에 닿을 정도로 높긴 하지만, 이런 약을 개발할 정도로 지식이 깊은 줄은 몰랐군.’


적도형은 가만히 고민하다가, 이내 궁금한게 있는지, 당진철에게 물어보았다.


“혹시 이 약의 사용법이 따로 있소?”


그에 놀란 건, 오히려 당진철이었다.


‘보통 약이라 하면 복용하는 거라고 생각할 텐데··· 괜히 사천 제일 상단주가 아닌 모양이군.’


당진철은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예, 그렇습니다.”


“그럼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오.”


이에 당진철이 소매 속에서 물건 하나를 더 꺼냈다.


길다란 원통으로 이루어진 관 끝에, 길다란 바늘이 하나 달려있는 다소 특이한 모양세의 물건이었다.


무엇보다 굉장히 작았다.


‘암기인가?’


적도형의 두 눈에 금세 호기심이 일었다.


“이것은 무엇이오?”


“이것은 주사기라고 하는 물건으로서······.”


또다시 시작된 당진철의 길다란 설명.


하지만 재미없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적도형은 끈기 있게 들었다.


당진철의 입장으로서만 지루한 이야기이다 뿐이지, 알지 못했것을 새롭게 알게된 적도형에게는 신세계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렇군, 그럼 이 침을, 혈관이라는 곳에 이 신약을 넣는 다는 거구려.”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입으로 넣거나, 피부에 바르기 보다는 이렇게 넣는게 더 효과적이죠.”


“···그렇구려······.”


적도형은 주사기와 항생제를 보고는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당의원께서는 이 물건들을 나에게 보여준 연유가 무엇이오?”


그에 당진철이 한 쪽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말했다.


“그야 적 대인께서 더 잘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으음······.”


적도형이 가만히 물건들을 쳐다보다 이내 다시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이 적모가 하려는 답 또한 아시겠구려.”


“예?”


“나는 이 적화상단의 상단주로서 이 물건들을 받을 수 없소이다.”


그에 당진철이 깜짝 놀랐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적도형은 가만히 항생제가 들어간 약협을 들어보였다.


“확실히 이건 획기적인 발명품이 맞소. 아마, 전 중원을 뒤지더라도 이것만큼 대단하다고 믿을 수 있는 약은 손에 꼽을 정도겠지요.”


적도형은 정중하게 포권을 취하며, 당진철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 약을 사사로운데 쓰지 않고, 백성들을 위해 풀려는, 그 영웅적인 기상에 이 적모는 예를 표하오. 허나, 이 약을 팔기 위해선 치명적인 약점이 있소이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이 약의 사용방법이외다.”


적도형은 주사기를 들어 보였다.


“나는 방금 당의원의 설명을 생전 처음 들어봤소. 사람의 몸안의 혈관이라던가, 정맥주사라던가, 그런 용어들이나 단어들은 그 어떤 의원에게서도 들어본적이 없소. 아마 다른 의원들도 마찬가지겠지. 그렇다 함은······.”


적도형이 당진철을 주시했다. 정확하게는 당진철의 눈을 바라보았다.


당진철과 적도형의 시선이 허공에 얽혀들었다.


“과연 이 약과 주사기를 이 적모의 힘으로 퍼트린다 하더라도, 제대로 쓸 수 있는 자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얘기요.”


“으음······.”


당진철이 저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단 한번도 생각지 못한 점이었다.


당진철에게 있어서야, 주사기와 항생제같은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대체 어떤 의사가 혈관의 위치도, 동맥과 정맥도 모르고 사람을 고친다던가.


하지만 이곳은 저쪽 세계가 아니다.


당진철이 배웠던, 그 모든 것들은, 전부 시대를 앞서 나간 지식들 뿐.


이 시대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이었다.


적도형은 그걸 짚은 것이었다.


“정말 대단한 물건인 것은 마지만, 안타깝게도 이건 시장성으로는 가망이 없구려.”


적도형이 진심으로 안타깝다는 듯, 약협을 바라보았다.


당진철은 고개를 숙였다.


그때였다.


“그렇진 않아요!”


갑작스레 문을 열며 한 소녀가 등장했다.


하얀 궁장을 입은 소녀.


“화령아?”


적도형이 소녀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적화령은 그런 적도형을 지나친 체, 탁자위에 올려진, 약협과 주사기를 들었다.


“아버지. 이건 어디서도 발명하지 못한 획기적인 약이에요. 이걸 사용방법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사장시키고 모른체 하다니, 그건 제가 용납할 수 없어요.”


“하지만, 화령아. 아무리 좋은 물건이더라도, 사람들이 사용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없는 법이다.”


이에 적화령이 고개를 도리질 쳤다.


“아니에요, 아버지.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되요.”


“생각을?”


“예.”


적화령은 들고 있던 약협과 주사기를 그대로 당진철에게 맡겼다.


얼떨결에 물건을 받은 당진철이 적화령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것을 현재 제일 잘 쓸 수 있는 분은, 당의원님이세요.”


“당연한 이야기를 왜······.”


적화령이 자신있게 적도형을 돌아보며 한마디했다.


“그렇다면 당의원님께서 이 물건의 사용방법을 가르쳐주면 되지 않겠어요?”


“···뭐?”


“···예?”


둘이 동시에 바보같은 물음을 내뱉었다.



----------



적화령의 말은 이것이었다.


당진철이 의술을 가르쳐, 의원들을 육성시킨다.


그리고 그 의원들이 중원 전역으로 뻗어나가 의술을 펼치면서, 일반 의원들이 고치지 못하는 병, 예를 들면 매독이나 그에 준하는 병을 고치게 만든다.


그 와중에 소모되는 약협과 주사기는 적화상단에서 주로 유통을 한다.


“그, 그게 가능하다고 보느냐?”


“전 가능하다고 봐요.”


“화령아, 조금만 생각해 보거라. 아무리 당의원이 가르쳐서 의원을 육성시킨다 하더라도, 그 숫자가 얼마나 될 것이며, 과연 그때까지 비용이 얼마나 들어갈거라 생각하느냐.”


“음···인당 금원보 백개는 족히 들어가지 않을까요?”


“화령아!!”


금원보 백개는 일반 적인 문파가 일년 동안 운영하는 비용과 비슷하다.


그 돈을 지금 한 사람, 한사람에게 쓰겠다고 발언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적화령은 자신이 있었다.


“아버지께서는 이 신약이 얼마나 대단한지, 생각해보셨나요?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 약을 잘 쓸 수 있는 의원들이 의학을 지배할 걸요?”


“지, 지배라니······.”


적도형의 표정이 황망하게 변한다.


지배라니, 이것이 과연 귀여운 막내 딸에게서 나올 수 있는 말인가.


하지만 그가 어떻게 생각하든, 적화령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게다가, 당의원님께서 고작 이 약하나만 개발했다고 생각하실 건 아니죠?”


적도형의 시선과, 적화령의 시선이 그대로 당진철에게 쏠렸다.


“당의원님, 제가 실례를 무릅쓰고 물어보겠습니다. 당의원님께서는 이 신약 말고도, 다른 신약을 개발하실 의향이 있으신지요?”


“으음······.”


당진철은 잠시 눈을 감고 고민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수만가지의 제약에 대한 화학식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지만, 도구와 기구의 개발과 자본만 있으면, 다시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항생제는 그저 이 시대에 만들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것에 불과했다.


“의향은 있습니다.”


“역시······.”


“······.”


적화령이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반면, 적도형은 할 말을 잃고 입을 쩌억 벌렸다.


저 신약만 해도, 무시무시할 정도인데, 저런 급의 약들을 더 만들 수 있다니······.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적화령은 자신있게, 가슴을 내밀며 적도형을 설득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적화상단은 사천을 넘어서 중원 5대 상단안에 들어가는 것은 꿈도 아닐거에요.”


‘어쩌면 중원 제일 상단이 될지도 모르죠.’


적화령은 뒷말은 일부러 집어삼켰다.


괜한 욕심은 속에 삼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 이상은 독이다.


“그, 그래, 그렇구나.”


적도형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적도형은 물건들을 두 손에 든채, 적화령을 멍하게 보는 당진철을 보았다.


그도 저런 원대한 포부를 처음 들었는지, 한참이나 딸을 보며, 두 눈을 껌뻑이기만 할 뿐,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지금 그를 붙잡아야 한다.’


지금 제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 얼른 계약서를 만들어 수결을 찍어야만 한다.


그에 적도형은 당진철을 향해 깊게 읍을 하며, 허리를 숙였다.


“당의원 이 적모와 같이 손을 잡지 않겠소? 방금 들었다 시피, 우리 적화 상단은 당의원의 꿈을 만들어줄 돈과 인맥을 가지고 있소. 그렇다면 사천 제일 상단이라 불리는 우리 적화상단과 정식으로 계약을 맺는 것이 어떻소.”


이정도면 넘어올 것이다.


딸의 원대한 포부를 들었다면, 분명 옳타구나 수결을 찍고 사천 제일 상단으로 들어올 것이 분명했다.


그만큼 딸의 이야기는 설득력이 있었고, 힘이 있었다.


하지만 적도형은 몰랐다.


당진철이 얼마나 산전수전을 겪으며 제약회사를 세계의 회사로 키웠음을.


당진철의 미소가 짙어진다 싶더니. 한마디 던졌다.


“맨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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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삼초의 실수. +3 24.07.04 269 13 12쪽
59 청성의 장로로 부터 날라온 비무첩. +2 24.07.03 291 12 11쪽
58 내 집에서 당장 꺼져. +2 24.07.02 342 13 12쪽
57 화살 받이 +2 24.07.01 358 10 13쪽
56 청성파의 등장 +3 24.06.28 427 13 12쪽
55 떠나려는 사람을 붙잡아 두는 방법. +3 24.06.27 440 10 13쪽
54 음모. +3 24.06.26 442 13 13쪽
53 마교의 수상한 그림자. +3 24.06.25 494 15 12쪽
52 무상금광신공(無想金光神功) +2 24.06.24 550 11 11쪽
51 연화스님의 고민. +2 24.06.21 563 16 12쪽
50 그는 제가 치료해야 할 병마였을 뿐입니다. +3 24.06.20 575 12 12쪽
49 서, 설마 사천···당문······? +2 24.06.19 611 14 12쪽
48 피비린내나는 전투. +2 24.06.18 567 12 12쪽
47 그들의 위기. +2 24.06.17 568 14 12쪽
46 청성파의 제자와 격돌. +2 24.06.16 598 15 11쪽
45 우리는 손에 쥘 수 있을 만큼만, 사람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24.06.15 598 14 13쪽
44 아미파에 만연해 있던 병. +2 24.06.14 587 15 12쪽
43 손목 터널 증후군. +2 24.06.13 586 15 13쪽
42 비무 +2 24.06.12 608 16 12쪽
41 네놈이 의원이더냐! +2 24.06.11 593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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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소금은 확보해놨소 형님. +2 24.06.08 641 14 12쪽
37 영웅이 되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2 24.06.07 653 16 12쪽
36 나도 사람을 살릴 수 있구나 +2 24.06.06 680 19 13쪽
35 호열랄(虎列剌:콜레라) +3 24.06.05 685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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