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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월나래님의 서재입니다.

한 번 본 것은 잊을 수 없는 모양인데요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여월나래
작품등록일 :
2022.05.11 11:14
최근연재일 :
2022.06.22 11:0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536
추천수 :
99
글자수 :
154,610

작성
22.06.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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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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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9쪽

막간

DUMMY

그 후, 다행히도 수인의 도움으로 여관 주인, 톰의 아내를 금방 찾아내었고 덕분에 극진한 대접을 받게 되었다.


그렇지만 한 번 가출한 정신머리는 제법 돌아오지 않는다.


결국 프뤼나의 목소리까지 듣는 것은 성공했으나 그녀는 도움을 완전히 거부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봐.”


“······.”


“무명!”


“······.”


리안과 리사가 불러 봐도 의자에 앉아 멍하니 여관 천장만 바라보고 있다. 한동안 돌아올 낌새가 보이지 않아, 둘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어떡하지?”


“글쎄다. 나도 충격이긴 했지만, 저렇게 넋이 빠질 일인가?”


“프뤼나답다고 생각하는데.”


“동감이다.”


사실 둘도 꽤나 충격을 받았지만, 원래 늘 보던 그녀의 성격을 생각하면 영 이상한 반응이 아니었다.


“······그냥 돌아갈까?”


무명이 얼이 나간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듯 말한다.


“돌아가고 싶어도 못가잖나. 우리가 여행을 떠난 뒤로 저 하늘이 푸른빛을 되찾은 적이 없으니 말이다.”


리안은 천장너머 아리스 지방 쪽의 하늘을 가리킨다. 그의 말대로 여전히 불길한 검보라빛이 감돌고 있다.


“그래. 그냥 프뤼나 말대로 하고 싶은 걸 찾아보는 건 어때?”


“내가 하고 싶은 거? ······집이나 가고 싶어.”


생각해봐도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영원히 찾을 수 없는 답 같다. 누군가가 그랬다. 누구나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꿈이라고. 꿀 수 있는 것조차 축복이라고.


“그래. 그게 네가 하고 싶은 거라면 하면 되잖아.”

“못 들었어? 못 간다고. 어느 집이든···.”


어느 세계의 집이든, 지금으로써는 갈 방법이 없다.


“리사의 얘기는 그 방법을 찾는 것이 네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냐고 하는 말이다.”


“맞아. 그게 네가 원래 하고 싶은 일이었잖아.”


“그래··· 그랬었지.”


분명히 출발점은 그러했다. 원래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


“프뤼나가 그렇게 맘에 들었어?”


“개를 마음에 들어 할 사람이 있긴 하려나?”


무명은 자조 섞인 웃음을 짓는다. 모나고 퉁명스러움까지 보듬어 줄 수 있는 자애로운 사람이 아니라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으리라.


“그래서, 그럼 너희는 어떡할래? 굳이 같이 다닐 이유가··· 사라지지 않았나?”


“나는 이미 떠날 때부터 하고 싶은 대로한 거야. 물론··· 나 혼자서는 힘들겠지만. 응응. 아마도 못된 악당들에게 잡혀서 우후후한······.”


“아. 됐어. 상상의 나래는 혼자 펼쳐줘.”


리사의 불건전한 망상에 무명은 손사래 친다.


“내가 하고 싶은 일도 비슷하다.”


“비슷하다고?”


“그래. 프뤼나랑 만나 꿀밤을 때려준다. 결론이 이거지 않나.”


“······꿈보다 해몽이네.”


리사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고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손을 내민다.


“어때. 같이 갈래?”


“문제가 있잖아. 10일 후에는 습격이 있을 거고 게다가 혈자도 공격해올지 몰라.”


“그래. 하지만 그건 네가 아무것도 안 해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리안의 지적은 옳다. 경고는 이미 진행되었고, 그건 프뤼나와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 오직 자신의 문제인 것이다.


“···리사, 괜찮겠어?”


“걱정 마. 나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야. 아마도.”


무명은 마음을 다 잡는다. 아직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프뤼나가 도와 줄 필요가 없다고 말했을 뿐이다.


“지금 문제는 두가지지. 내 문제. 다시 말해서 전송의 문제. 그리고 요기 문제. 요기는 아마도 프뤼나 쪽에서 해결 비슷한 걸 하고 있는 듯 해.”


“그리고 전송에 관한 문제는 혈옥에 있다고 프시케씨가 그랬어. 이렇게 보면 어느 쪽이든 혈옥에는 가야 돼.”


“눈빛이 살아났군. 하지만 정상적으로 혈옥에 가려면 어떤 경로로든 3 기사단을 거쳐야한다.”


“하지만 적이 되어버렸네. 우리 집도 이건 해결 못해.”


귀족 가문이라고 해도 그리 높지 않은 가문이라 커다란 힘은 기대할 수 없다.


“싫지만 편법을 쓰는 수밖에 없나.”


“방법 있어?”


“없을걸?”


“찾아봐야지. 적어도 프뤼나가 괜찮은 것을 알았으니 말이다.”


“그래. 역시 그래야겠지.”


마음을 다잡자. 해야 할 일은 결국 맨 처음과 같을 뿐이다. 혈옥에 간다는 것.


리사의 물음에 무명은 고민한다. 현재 갖고 있는 정보를 고려해 봐도 실마리로 쓸 수 있는 것은 전혀 없다. 있는 가능성이라고는 혈자에게 어떻게든 교섭을 해본다와 10일 후 공격해 올 3 기사단 측 인물과 얘기를 해본다.


“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어느 쪽도 믿음직스럽지 않다.


“루시드씨한테 도움 받는 건? 저번에 도와준다고 했잖아.”


“······개인적으로 그리 믿음 가는 사람은 아닌데.”


“그럼 네가 이용한다고 생각하는 건 어떤가?”


“괜한 고집 부릴 때가 아니지. 그래. 연락해보자.”


다행히도 프뤼나가 루시드의 연락 정보를 남기고 갔기에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마나펜으로도 가능했기에 곧바로 연락을 연결해보기로 한다. 푸른빛과 붉은 빛이 번갈아가며 빛나다가 금세 연결이 된다.


“무슨 일 있나? 정기 보고일이 아니지 않나?”


“아. 루시드 씨. 전에 말했던 혈옥 출입증 가능할까요?”


루시드의 목소리로 봤을 때 상당히 지쳐있는 듯하다.


“플로이트 양. 얼마든지.”


“아이, 그렇게 부르시지 말아줬으면 한답니다. 리사로 괜찮답니다.”


“다만, 짚고 가고 싶은 점이 하나 있다네. 자네들, 어디에 있지?”


“룩서의 아름하이트에 있는 나인하트 여관에 있습니다.”


리안이 대신 답한다.


“아름하이트! 그 이름을 딴 광석은 매우 훌륭하지. 내가 그리로 가겠네. 하루가 걸릴 텐데 괜찮겠나?”


“어디서 만나지? 여관?”


“눈에 띌 테니 ‘붉은 숲’ 뒤편에 폐광산이 있네. 그 곳에서 보지.”


“네.”


연락이 끊어진다.


“아름하이트가 그렇게 좋은 광석이야?”


리안의 칼을 마구 휘둘러 상하게 해버린 게 여전히 신경 쓰이고 있었다. 가능하면 새 것을 구해주고 가능하다면 자신의 것도 하나쯤은 있으면 괜찮을 것 같다는 데에 생각이 도달한다.


“그래. 그만큼 무지 비싸고. 그거 때문에 전쟁도 일어날 뻔 했으니 말 다했지.”


“혹시 어떻게 못 구할까? 칼 두 자루 분량.”


“구체적인 값은 모르는데. 대장장이부터 찾아보는 건 어때? 특산품이니 기술자가 근처에 있지 않겠어?”


“무슨 생각인지 알겠군. 하루 동안 한 번 찾아보도록 하자.”


리안은 무명의 말을 금세 이해하고 수긍한다. 칼을 쓰는 검사로써 좋은 소재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좋아. 한 번 톰 씨한테 물어보자.”


일행은 여관방을 다시 나선다.


톰은 마음의 긴장이 풀렸는지 한 구석에 앉아 따스한 오븐 열을 받으며 졸고 있다.


“주인장.”


“어이구. 용사 나으리들. 뭔가 불편한 게 있우?”


“잠을 방해해서 미안. 혹시 주변에 아름하이트를 구할 곳이나 기술자 알아? 칼을 새롭게 구하고 싶어서.”


톰은 잠시 난색을 표한다.


“미안하우. 내 아내가 옛날에 대장일을 했지만, 손을 다쳐서 그만뒀다우. 게다가 광석도 이젠 구하기가 힘들어 졌지.”


“방법은 없을까? 대체재라도. 가능한 빨리 구하고 싶은데.”


적어도 10일 안에는 구해야 한다.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가능한 도움을 주고 싶지만··· 우선 아내를 만나 보겠우? 별로 이 이야기는 하고 싶어 하지는 않겠지만 말이우.”


“이 동네가 조용한 이유랑 관계가 있어 보이는군.”


“맞다우.”


톰은 그러면서 집의 주소를 알려준다. 가능하면 아내에게 다시 그 날을 떠올리게 해주기는 싫었지만 은인에게는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주소를 건네받은 일행은 곧장 그의 집으로 향한다.


똑, 똑.


“핌슨 씨, 계십니까?”


“누구슈? 아, 자네들이구먼. 남편이 또 사고쳤수? 아니면, 난 괜찮수. 그날 기억은 잘 없지만 말이우.”


나이에 비해 상당한 팔 근육을 자랑하는 중년 여성이 나온다. 수인들의 도움을 받아 구했던 톰의 아내, 핌슨이다.


“아, 아닙니다. 실례인 걸 알지만 여쭤볼게 있습니다.”


“내가 물어 볼 것이라. 아름하이트로군. 그래. 당신들에게는 대답해주지. 뭐가 궁금하우?”


핌슨은 팔짱을 끼며 문에 삐딱하게 기댄다.


“아름하이트를 제련하고 싶은데. 물론 구하기부터 해야 하지만···. 다른 기술자 알아?”


“그 양반이 손 다친 얘기까지 했나 보구만. 그래. 10년 전에 있던 일이우. 한창 거리가 활발할 때였지. 그 사건 이후에 기술자고 광석이고 아예 끊겼지.”


“그럼 방법이 없는 건가? 시중에서 구하는 수뿐이군.”


리안이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이봐. 안된다고는 안했수. 10년 동안 망치질을 쉬었더니 꽤나 심심했으니, 제련해드리지. 손도 이제는 쓸 만해졌겠지.”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멀면 힘들어.”


“하하. 괜찮수. 어떻게든 도움을 받았으니, 내가 꿍쳐놓은 걸 쓰도록하지.”


핌슨이 호탕하게 웃으며 집 안으로 따라오라 손짓하자 일행은 감사히 이 행운을 받아드리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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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수수께끼 (2) 22.06.22 7 1 10쪽
33 수수께끼 (1) 22.06.20 8 1 9쪽
32 야영 22.06.17 8 1 9쪽
» 막간 22.06.16 9 1 9쪽
30 습격 (4) 22.06.15 10 2 10쪽
29 습격 (3) 22.06.14 10 2 9쪽
28 습격 (2) 22.06.13 11 2 9쪽
27 습격 (1) 22.06.10 10 2 9쪽
26 2장, 루시드 22.06.09 13 2 10쪽
25 출발 (2) 22.06.07 10 2 10쪽
24 출발 22.06.06 11 2 10쪽
23 참여 22.06.03 11 2 9쪽
22 유적지 (2) 22.06.02 11 2 9쪽
21 유적지 22.06.01 11 2 9쪽
20 혈자, 아키 +1 22.05.31 14 3 10쪽
19 지원 22.05.30 10 2 11쪽
18 상충 22.05.28 16 2 11쪽
17 산책 22.05.27 15 3 10쪽
16 엘리 22.05.26 14 3 10쪽
15 헤일 산맥 22.05.25 23 4 10쪽
14 제안 22.05.24 17 3 10쪽
13 소환 +1 22.05.23 15 3 10쪽
12 배움 +1 22.05.20 20 4 12쪽
11 또 다른 시작 (2) +2 22.05.19 23 3 12쪽
10 또 다른 시작 +1 22.05.18 25 3 11쪽
9 조사 22.05.17 17 2 12쪽
8 의심 (2) 22.05.16 15 3 12쪽
7 의심 22.05.16 15 3 12쪽
6 첫 실전 +2 22.05.15 19 3 9쪽
5 세계의 역전 22.05.13 16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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