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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월나래님의 서재입니다.

한 번 본 것은 잊을 수 없는 모양인데요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여월나래
작품등록일 :
2022.05.11 11:14
최근연재일 :
2022.06.22 11:0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522
추천수 :
99
글자수 :
154,610

작성
22.06.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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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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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습격 (4)

DUMMY

한편 리안과 리사는 늑대인간 수인들의 신선한 숲인 ‘붉은 숲’에서 돌아오고 있다.


“음. 생각보다는 친절했네. 그치 리안?”


“말 그대로 생각보다는 말이지.”


리안은 방금 있던 짧은 순간의 일을 떠올려 본다. 시간으로 따지자면 채 한 시간도 안 되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말로 다 형언 할 수 없을 정도의 광경이었다.


“그것보다는 그 화려한 풍경이 대단했지 않나? 내가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지만, 소설 한 권으로도 모자랄 것 같았다.”


“에이. 한 권은 오버다. 그래도 한 두 챕터정도는 인정.”


인생의 추억 칸에 당당히 장식할 수 있을 만큼 화려했던 것임에는 틀림없다.


“무명이 못 본 게 정말 아쉽네. 두고두고 자랑해야겠는데?”


붉은 숲, 숲이 붉게 보이는 것은 붉은 색의 수정이 지면에서 자라면서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수정이 늑대인간 수인들에게 있어 굉장히 신성시되는 물건으로 그런 숲 역시 성역으로 취급 받고 있는 것이다.


“정말이다. 게다가 리사, 네가 그런 잠재능력이 있을 줄이야.”


“응. 정말 놀랐어.”


“개화시킨다면 마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방법은 내가 찾아야 한댔지? 기대 된다.”


“그래도 그 능력을 못 쓰는 편이 더 좋을 거다.”


“그것도 그렇지만, 희귀한 재능이잖아.”


리사는 흥분이 가라앉을 기색이 없다. 얼른 무명에게 방금 있던 일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한 가득이다. 이렇게 환희에 찬 기대를 갖게 된 것은 지금이 처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즐거운 기분은 이내 사그라져야 했다.


숲을 나와 보니 기절한 듯 누워있는 무명과, 옆에 묶여있는 수상한 남성이 단번에 이목을 끈다.


“괜찮나?!”

“······잠시 피곤해서 누워 있었어.”


반가운 목소리에 무명은 힘든 몸을 일으킨다. 옷 일부가 베어 찢겨나간 흔적에 잔뜩 지쳐 보이는 얼굴에 난 잔 상처들.


“무, 무슨 일이 있던 거야? 저 사람은 또 뭐고?”


“하하. 내가 대신 설명해줄까?”


묶여는 있지만 입은 팔팔한 쿠베가 답한다.


“쟤네들이 일의 원흉이야. 3 기사단 소속이라던데. 그 뒤에도 뭔가 있는 걸로 보여.”


“일이 굉장히··· 어려워지는 소리로 들리는 군.”


“확실히 혈자와도 관련이 있고, 프뤼나에 행방에 대해 뭔가 아는 눈치야.”


리안의 시선이 바닥에 놓인 자신의 칼에게 옮겨 간다. 잠깐 사이에 인상이 무척이나 달라졌다. 이가 상당히 빠져 있어 얼핏 맡기고 간 칼이 아니라 남의 것인지 알 정도다.


“아, 미안. 조금 험하게 써버렸어. 복구 술식을 써보려고 했는데, 대장장이 기술의 이해도가 없어서 잘 안 되더라.”


무명은 솔직히 사과한다. 소재의 강함은 둘째치더라도 아직 검술이 썩 훌륭하지 않아 날이 상한 것에 한 몫 하기도 했다.


체력 훈련만 겨우 시켜줬는데, 도대체 어떤 싸움을 했는 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무언가 위로나 위안을 전해주고 싶지만 말이 어설퍼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용케도 이겼네. 기사가 보통 강한 것이 아닐 텐데. 일반 보병보다 몇 배는 세다 던데?”


“크큭. 꼬마아가씨, 칭찬은 고맙게 받겠어.”


쿠베는 비꼬듯 받아 친다.


“야, 누가 꼬마라고?”


“리사, 진정해. 나는 졌어. 저 사람이 봐준 거야. 게다가··· 나는 편법까지 썼는데도 말이야.”


요기에 인챈트까지. 일반인은 쓰고 싶어도 못 쓰는 것들을 연발해서야 겨우 쟁취한 승리였기에 허세를 부리기도 민망하다.


“살아남은 게 이긴 거다. 묶어놓은 걸 보니 저 놈한테 듣고 싶은 얘기가 많나 보군.”


“맞아. 밧줄 사두기를 잘했지. 속박 인챈트를 걸고 기절한 틈에 묶었어.”


“나 혼자 풀 수 있는데 말이야. 거래를 하고 싶거든.”


쿠배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지만, 일행은 애써 무시한다.


“그러고 보니 그 사람, 찾았어? 아주머니 말이야.”


“아니. 없었어. 그래도 이야기를 해보니까 찾는데 도와주겠대.”


그대로 있던 사실을 얘기했더니 수인들은 순순히 협력을 해주겠다고 말했다. 인간들이 이런 이유로 숲에 더 들어오려고 한다면 골치 아파지기 때문이다.


“없을 리가··· 분명 흔적은 거기에 있었는데.”


“흔적이래 봤자 마나의 찌꺼기잖아? 그 정도는 쉽게 조작할 수 있거든. 하하하하.”


“너, 네가 납치했지? 뭐가 그렇게 재밌어?!”


무명은 죽일 듯이 쿠베를 노려본다.


“재밌잖아? 너흴 어떻게 길에서 끌어내릴 수 있을까 했더니, 제일 유치한 방법에 걸려들었잖아 크하하.”


“입장을 생각해라. 어디로 납치 했지?”


리안은 쿠베의 멱살을 잡는다.


“워어. 쉽게 찾을 수 있다구. 조금 기절 시켰을 뿐이다. 늑대인간들이라면 금세 찾겠지. 우리도 살인은 좋아하지 않아. 어디까지나 나라를 위한 것이니까 말이지.”


“거짓말 마라.”


“진짜래두?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을 하겠어?”


“흥. 너도 이용당하고 있는 거야.”


무명은 흔하디흔한 이야기 전개를 떠올린다. 거대한 음모를 숨기고 조직원을 이용하는 보스.


“잘 생각해. 앞으로 여정은 지금보다 더 험난하겠지. 너희가 과연 우리에게서 도망 다닐 수 있겠어? 그 여자애를 찾으면서?”


“흔한 협박이군. 괜한 걱정 고맙다.”


“정말 괜한 걱정이야. 나는 너희 덕분에 시작점부터 위험했어. 처음으로 싸워야 했던 그 변이체부터 나는 죽을 뻔 했거든?!”


“그걸 만든 건 그 땅인걸. 다시 한번 말할게. 거래를 하자.”


“거래? 네가 무슨 권리로? 부탁을 잘못 말했나?”


“리안, 무명. 얘기 정도는 들어보자. 이대로는 결론이 안 나. 우린 저 사람을 죽일 수도 없잖아.”


“감사합니다. 귀족 아가씨.”


“···리사의 뒷조사도 한 거야? 저런 꼬질꼬질한 모습을 보고 귀족이라고 하다니.”


“너, 너가 정녕 죽고 싶은 거지?”


리사의 손이 분노로 부들거린다. 결국 화를 참지 못한 리사의 주먹은 무명의 복부를 강타가 작렬한다.


“환자한테 이러기야?”


“환자는 개뿔.”


“크흠. 좋아. 말 정도는 해보도록.”


리안이 하는 수 없이 이야기를 끊고 나선다.


“프뤼나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게 도와줄게. 대신 풀어 줘.”


“혼자서 풀 수 있다며? 뭣 하러 그런 제안을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거든? 이 몸은 답답한 게 싫다 이거야. 덧붙여 1주간은 조용히 지내주지.”


“미안하지만, 이미 혈옥에 있는 건 진즉에 알고 있었어. 말했는데, 기억이 안나 나봐?”


무명은 쿠베를 도발한다. 그렇지만 그는 말려들지 않는다. 오히려 원했던 대답이었기 때문이다.


“그래. 네가 요기를 썼기 때문이지? 내가 도와준다면 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거든. 네가 폭주할 뻔 한 걸 막은 것도 나잖아?”


“너, 폭주했어?”


“아니, 그냥 요기가 좀 말썽이었던 거야. 괜찮아.”


리사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아무튼 거절해라. 이 자의 뭘 믿겠는가?”


“동감.”


침묵이 어색하게 공기를 타고 흐른다.


“내 생각을 말하자면, 일단 수락하자. 이 사람, 계속 데리고 다닐 거야? 그럴 수는 없잖아. 물론 나도 당장 다시 습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 부정은 못해.”


“그 정도야 맹세하지. 어떻게 맹세할까? 술식이라도 새로 짜서?”


“그래. 그 정도는 해야지”


“···대신 내 옷 주머니 안쪽에 비오스의 쪽지가 있어. 혹시 아나?”


“절대 불변의 계약서? 개념은 알아. 그게 정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상호동의하에 적어놓은 계약은 절대로 깰 수 없다. 체내 고유의 마나 정보에 사용해서 계약자에대해 위조할 수 없고 내용 역시 신비의 힘으로 보호되어 수정할 수 없는 계약서를 비오스의 쪽지라고 말한다.


책에서 읽은 정보였다.


물론 무명은 마나가 없어 리안이 대신 쓰기로 한다.


“효과는 확실하다.”


“문제는 편법을 쓸 수 있냐는 거야. 보통 이런 계약서는 늘 틈을 찔리거든.”


“그럼 그렇게 못하게 쓰면 되지!”


“가능하다면 아가씨가 품을 뒤져줬으면 하는데에.”


“변태. 뒤져버려.”


무자비하게 쿠베의 정강이를 찬다. 그렇지만 리사의 근력으로는 제대로 피해가 들어갈 리가 없다.


도저히 틈을 파고들을 수 없게, 상세한 계약서를 쓰고 나서야 무명은 쿠베를 풀어준다. 본론적인 내용은 10일 동안 결코 해를 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약속했던 추적 술식을 사용하기로 한다.


요기를 다시 꺼내려는 게 여간 꺼려지는 것이 아니지만 하는 수 없다.


“내가 조정할테니 염려는 안해도 돼.”


쿠베는 빙긋 웃지만 밉상이다. 그의 도움을 굳이 받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받아보기로 한다.


이윽고 술식이 완성되고 쿠베가 무의미하게 새는 요기를 제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바꿔주며 고착화 시킨다.


“무명씨?”


프뤼나의 목소리다. 너무나도 반가운, 퉁명스러운 목소리. 하마터면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술식 너머로 생생하게 들린다. 쿠베는 손짓으로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고 얘기한다.


“나야! 들려?!”


“들려요. 무슨 일 있나요?”


“어딨어?!! 괜찮은거 맞지??”


“제가 남긴 메세지 못 보셨나요? 무명씨가 그렇죠 뭐.”


“장신구 얘기라면, 봤어!! 마지막 단어가 지워졌지만.”


“그래서 그런거군요? 마지막 말은 이거였어요. 따라오지 마세요. 알았죠? 하고 싶은 걸 하세요.”


술식이 끊어진다. 프뤼나가 일방적으로 끊은 것이다.


무명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자리에 굳는다.


“차였구나? 크큭.”


쿠베는 슬쩍, 계약대로 자리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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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수수께끼 (2) 22.06.22 7 1 10쪽
33 수수께끼 (1) 22.06.20 8 1 9쪽
32 야영 22.06.17 7 1 9쪽
31 막간 22.06.16 8 1 9쪽
» 습격 (4) 22.06.15 10 2 10쪽
29 습격 (3) 22.06.14 10 2 9쪽
28 습격 (2) 22.06.13 10 2 9쪽
27 습격 (1) 22.06.10 10 2 9쪽
26 2장, 루시드 22.06.09 12 2 10쪽
25 출발 (2) 22.06.07 10 2 10쪽
24 출발 22.06.06 11 2 10쪽
23 참여 22.06.03 11 2 9쪽
22 유적지 (2) 22.06.02 10 2 9쪽
21 유적지 22.06.01 10 2 9쪽
20 혈자, 아키 +1 22.05.31 13 3 10쪽
19 지원 22.05.30 10 2 11쪽
18 상충 22.05.28 16 2 11쪽
17 산책 22.05.27 14 3 10쪽
16 엘리 22.05.26 14 3 10쪽
15 헤일 산맥 22.05.25 23 4 10쪽
14 제안 22.05.24 16 3 10쪽
13 소환 +1 22.05.23 15 3 10쪽
12 배움 +1 22.05.20 19 4 12쪽
11 또 다른 시작 (2) +2 22.05.19 22 3 12쪽
10 또 다른 시작 +1 22.05.18 25 3 11쪽
9 조사 22.05.17 17 2 12쪽
8 의심 (2) 22.05.16 14 3 12쪽
7 의심 22.05.16 15 3 12쪽
6 첫 실전 +2 22.05.15 18 3 9쪽
5 세계의 역전 22.05.13 16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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