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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초능력으로 신화가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09.19 16:22
최근연재일 :
2019.12.27 14:05
연재수 :
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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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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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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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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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기습

DUMMY

이후 세상은 원소의 생각대로 흘러갔다.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이곳은 어스원저매니의 베를린입니다. 베를린 광장은 벌써 며칠째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시민들로 가득합니다. 현재 이곳 광장에 있는 사람들은 약 10만 명으로 추정되며···.”


“어스원오스트레일리아도 대통령 하야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 시드니 광장에 현재 20만의 인파가 몰렸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초능력자를 이용하려는 대통령의 음모를 비판하는 반면, 그 본거지가 바로 이곳 오스트레일리아에 설치됐다는 데 더욱 분노하고 있습니다”


어스원코리아도 마찬가지였다.


어스원코리아 역시 수투의 폭로 방송이 중계된 다음 날부터 서울역 광장, 강남역 광장을 포함해 전국 100여 개의 장소에서 시민들의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가 특이했던 건 그간 대통령 하야와 초능력을 비판했던 안티초능력협회 주관이 아니었다는 부분이다. 일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들고 일어난 시위였다.


항상 최전선에서 대통령을 비판한 안티초능력협회와 염봉호는 웬일인지 이번 시위 물결에선 그 모습을 별로 찾을 수 없었다. 협회 회원들이 시위에 참여하는 일은 많았으나 수뇌부의 모습은 누구도 찾을 수 없었다.


“벌써 며칠째지?”


소리의 집에서 TV를 시청하고 있던 원소였다.


“시위 시작한 지 6일째. 수투의 방송이 지난주 수요일에 나갔고, 오늘이 화요일이야.”


캠프에잇 격파라는 큰 성과가 있었지만, 이후로도 원소와 소리는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일단 수투가 촉발한 루안 위 하야의 물결이 있었다. 납치와 감금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되는데, 더욱 문제는 루안 위가 수많은 사건의 주도자라는 부분이었다.


아이탑 쪽도 걱정됐다. 정부의 아이탑 폭로 기사 후 하루 만에 주가가 30%나 떨어졌다.


이후 계속 하락을 거듭하던 주가가 최고 45% 수준까지 빠졌으나 수투의 폭로 이후 40% 선을 회복했다.


주가 하락이란 회사에 있어 가장 큰 악재 중 하나.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트리니디는 의연하게 대처했다.


“모두 다 예상했던 일이야.”


서둘러 트리니디는 기자회견을 통해 초능력 방해 장치가 제거된 신제품 출시 소식과, 아울러 초능력 방해 장치 제거와 함께 업그레이드를 무상으로 해주겠다고 알렸다.


이런 와중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겼다.


사건을 촉발한 당사자 수투가 오늘 저녁 강남역에서 열리는 대통령 하야 시위 무대에 오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해체됐던 캠프에잇 팀이 오늘 소리의 집에 모여 이번 일에 대해 의논을 할 예정이었다.


‘띵동’


문을 열자 불도저와 윈두가 함께 들어왔다.


“오는데 별일 없었어?”


그러자 윈두가 어깨를 으쓱 올렸다.


“우리? 난 정당하게 어스원코리아 방문한 사람인데. 불도저도 교환 학생이고”


“경찰, 군인 이런 거 일단 신경 안 써도 돼”


불도저가 에어 스크린을 가리켰다.


“저거 해결하는 데에 정신이 쏠렸을 테니까”


그의 말대로 현재 경찰은 다른 걸 할 여력 자체가 없었다.


그래도 아이탑 코리아 건물 주변은 평소엔 없던 경찰 셔틀까지 돌아다니고 있었다.


“저쪽도 아이탑이 원흉이라는 걸 알면서도 요즘 분위기 때문에 어쩌지 못하는 거야”


소리가 음료를 따르며 말했다. 원소에겐 그가 좋아하는 콜라를 따랐다.


“또 그 속에 캠프에잇에 있던 초능력자들이 가득한데. 들어갔다가 오히려 털릴 수도 있어.”


원소가 윈두에게 물었다.


“아이탑 내부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어?”


원소와 소리는 복귀 후 아이탑 안에 들어가지 않았다. 위험했기 때문이다.


반면 윈두와 불도저는 아이탑 인턴십 프로그램에 속해 있어 자유롭게 왕래하고 있다.


“일단 회장님은 거기 별로 안 계셔. 그럴 정신이 없겠지. 세계 이곳저곳을 오가며 주가 회복에 신경 쓰고 계셔”


“초능력자들은?”


“그곳엔 숙소도 있고 할 일도 많으니. 일단 그 속에 있어. 가장 집중하는 건 루안 위 관련된 정보를 모으는 일이야. 군이나 경찰이 공격할 때에 대한 시뮬레이션도 매일 한 번씩 하는 모양이야.”


“침입할 수가 없겠네···.”


원소가 중얼거렸다.


“홍수철은 잘 있고?”


소리가 물었다.


홍수철은 ‘피의 물요일’의 범인이다.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장본인이다.


물론 그게 대통령의 소행이라는 게 드러났지만, 그래도 유가족들의 원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니까 홍수철 아저씨는 일단 오늘 시위엔 나가지 않을 거야. 수투랑 마샬만 올라갈 거야”


홍수철이 시위 무대에 오를 경우 또 어떤 난리가 일어날지 모른다. 시위 현장엔 피의 물요일 피해자도 많다.


오늘 모인 일차적 이유는 수투 때문이었다. 수투와 마샬 등에 대한 루안 위의 분노가 극에 달해 있을 게 분명한 상황이었다.



“불도저 너는 무대 주위에서 네 동생과 수투의 주위를 감시해줘. 원소와 소리는 함께 다니며 수투 쪽과 함께 시민들 쪽도 돌아보고”


“알았어”


가장 나이가 많고 생각이 깊은 윈두는 캠프에잇팀의 리더 역할을 맡았다. 남들이 한 번 생각할 일을 윈두는 두 번 이상 고민했다.


“나는 근처 건물 위로 올라가 시위장 전체를 내다보고 있을 게. 그렇게 보고 있으면 내 능력을 활용하기도 편할 거야”

.

.

.

.

.

캠프에잇팀은 시위장 근처에서 수투, 마샬과 만났다.


“오는 데 별일 없었고?”


수투와 마샬은 현재 경찰이 수배를 내린 수배범 신분이었다. 수투에겐 기물 파손죄 등 6개 죄목이, 마샬 또한 갖가지 말도 안 되는 죄목이 붙어 있다. 물론 진짜 이유는 그게 아니었지만 말이다.


“아이탑으로 모습 바꾸고, 안구 쪽에도 장치 달았는걸 뭐. 아무도 신경 안 쓰더라”


수투가 후드를 벗자 불처럼 활활 타오르는 듯한 머리가 나타났다.


“염색 빼는 건 어때? 너무 튀잖아”


노파심에 원소가 물었다.


“아니, 이건 내 정체성이라니까”


“방탄복은 입었어?”


소리가 물었다.


“응, 플라잉 기능 있는 방탄복. 너희 캠프에잇팀이 입었던 것과 같은 제품이라고 하더라”


불도저는 동생 마샬을 챙기고 있었다.


“마샬, 부모님이랑 통화는 했니?”


“응, 형이랑 아주 잘 있다고 이야기했지. 빨리 보고 싶다고 하시더라”


“트리니디 회장님 편으로 아마 어스원아메리카에 돌아갈 수 있을 거야. 조금만 기다려”


캠프에잇팀은 수투들과 무대 뒤쪽에서 헤어졌다.


“난 저기 보이는 건물 옥상에 가 있을 거야. 잘 좀 부탁해 보디가드들”


윈두가 먼저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우리도 아래서 지키고 있을 테니까. 몸조심해”


그러자 수투가 도리어 원소를 걱정했다.


“나 화염 능력자야. 얜 중력 능력자고~ 걱정하지 말고 너희나 챙겨”


바로 수투가 마이크를 잡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여러분, 오늘 시위를 위해 힘을 보태주실 엄청난 분들이 오셨습니다. 바로 안티초능력협회의 염봉호 회장입니다”


“염봉호?!”


일주일간 시위에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인물이었다.


“수상해···.”


원소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안녕하십니까. 국민 여러분. 안티초능력협회 염봉호 회장입니다.


저희 안티초능력협회는 오래전부터 초능력 없는 세상을 주장해 왔습니다. 초능력이 세상을 망가뜨릴 거라는···.“


역시나 염봉호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랐다. 특히 연설 내용 중 ‘루안 위’나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한 번도 없었다.


“끄나풀···.”


뒤에서 소리가 원소의 어깨를 꽉 움켜쥐었다.


“또 오늘 연설자 중 가장 큰 의미를 갖고 있는 두 분의 손님이 오셨습니다. 바로 루안 위의 음모를 공개한 초능력자 최수투, 그리고 마샬입니다”


뒤쪽에서 올라온 두 사람이 후드를 벗었다. 빨간 머리의 수투와 노란 머리의 마샬이 묘한 대비를 이뤘다.


“안녕하십니까. 어스원코리아 국민 여러분. 얼마 전까지 평범한 9학년 학생이었던 초능력자 최수투입니다. 저와 이쪽의 마샬은 불과 2주 전만 해도 어스원오스트레일리아의 척박한 인공도시에 갇혀 억압과 명령에 휩싸인 채 앞이 보이지 않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둘이 무대에 나타나자 경찰들의 움직임이 이상해졌다. 시위대 주위를 경계하기만 하던 경찰들이 무선을 하더니 무대 쪽으로 이동했다.


“원소야, 경찰들 움직여”


윈두가 먼저 동요를 알아챘다.


“보고 있어. 불도저, 경찰들 움직인다”


“롸저”


지상의 움직임만 있는 게 아니었다.


북쪽에서 경찰의 배틀쉽 두 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장난 아니네”


원소가 장갑을 바짝 당기며 만일의 사태를 준비했다. 트리니디가 개발한 초능력 증폭 장갑이었다.


시위대가 경찰을 밀어붙였으나 경찰이 전기봉과 레이저총으로 위협하자 어쩔 수 없었다. 경찰들이 무대 뒤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야”


계단 위쪽에 숨어 있던 부록이 올라오던 경찰의 가슴팍을 강하게 밀었다.


순간 다섯 명 정도의 경찰이 볼링핀 쓰러지듯 나란히 굴러갔다.


배틀쉽은 윈두가 맡았다. 다가오는 비행선 앞에 난기류를 만든 것이다.


무대 위쪽으로 다가오던 배틀쉽은 난기류 앞에 속수무책으로 흔들렸다. 한참이나 주위를 맴돌던 배틀쉽이 다른 건물 옥상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반대쪽도 간다!”


윈두의 무전에 이번엔 원소가 나섰다. 여남은 명의 경찰을 향해 원소가 조심스레 손을 움직이자 경찰의 전기봉과 레이저총, 그리고 무전기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아, 무전기 하나를 없애지 못했네”


무대에선 수투에 이어 마샬이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


“... 캠프에잇에서의 일상은 정말 지옥과도 같았습니다. 말하고 싶을 때 말하지 못하고, 웃고 싶을 때 웃을 수 없고······.”


그때 염봉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사회자 쪽으로 다가갔다.


표정이 발개진 걸 보니 무언가 따지는 거 같았다.


“뭐···. 뭐지?”


소리가 소리쳤다.


“분위기가 이상해”


원소가 무대로 오르려는데 경찰들이 그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달려오고 있었다.


“원소야, 이쪽 먼저”


소리가 허리에서 중력 총을 꺼내 들었다.


“불도저, 수투 쪽 좀 봐줘!”


무선으로 소리쳤으나 대답이 없었다.


“불도저 바빠! 내가 내려갈게!”


윈두가 옥상에서 몸을 던졌다.


하지만 사건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났다.


“이제 말 못할 거야”


사회자의 마이크를 뺏은 염봉호의 목소리였다.


“안돼!!!”


염봉호가 레이저 총을 뽑아 수투에게 발사했다.


“수투야!!”


불도저와 원소, 윈두가 동시에 무대 위로 날아올랐다.


불도저가 마샬 앞을 막아서고 윈두는 염봉호에게 강한 바람을 쏘았다.


원소는 수투에게 달려갔다.


목을 관통당한 수투가 피를 토하고 있었다.


“수투야! 수투야! 정신 차려!!!”


시위대가 다가와 상처 부위를 막았으나 소용없어 보였다.


“원소야······. 쿨럭! 저 새끼······. 눈······.”


쓰러진 수투가 염봉호 쪽을 가리켰다.


시위대에 포박된 염봉호가 무릎을 꿇은 채 이쪽을 보고 있었다.

.

.

.

.

.

염봉호의 눈이 빨갛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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