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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초능력으로 신화가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09.19 16:22
최근연재일 :
2019.12.27 14: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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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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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3,083

작성
19.11.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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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루안 위와 트리니디

DUMMY

연애하랴 사건에 휘말리랴 바쁜 원소였지만, 그런데도 빼놓지 않는 게 있었다.


체력 단련이다.


“체력이 곧 국력이고 체력이 곧 정신력이야. 알았지? 그러니까 한 개 더!”


헬스장 유마력 관장이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이수의 귀에 굳은살처럼 배겼다.


“체력은 국력, 체력은 정신력”


초능력자가 되기 위해 헬스를 시작했지만, 정작 초능력자가 되고 보니 신체 능력의 중요성이 더 많이 느껴졌다.


호흡을 고르고 집중을 하고, 초점을 맞춰 능력을 발휘하면 몸에 진이 빠진다. 초능력에도 에너지가 필요하고 에너지의 근원이 체력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헬스만으로도 모자람을 느꼈다.


며칠 전 금수만이 비둘기 똥을 뿌렸을 때 그걸 절실히 느꼈다.


금수만은 혹시나 원소가 초능력으로 복수할까 두려워 아이폰 투명 기능으로 숨었다.


“보이지 않거나,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상대와 겨루려면 결국 강해지는 수밖에 없어”


무효화 능력자가 된 이소리의 말이었다.


“우리 격투기 도장 다닐까?”


혹시 초능력 특전단이라도 되려면 격투 기술은 필수와도 같았다.


그래서 둘은 가까운 체육관으로 가 몇 개월 치 등록을 마쳤다.


“그래요, 아주 좋은 계기예요. 격투기를 배우면 강해지는 건 물론 초능력에도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원소와 소리 모두 기본 체력 테스트에선 합격점을 받았다. 원소야 거의 1년 전부터 헬스를 했고, 소리 또한 집에서 요가를 꾸준히 하며 운동했다.


그러나 당장 강해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관장이 시킨 건 줄넘기와 다리 찢기, 그리고 잽 훈련이 전부였다.


“그냥 뻗으면 안 돼. 항상 오른손은 얼굴을 보호하라고. 이 버릇을 들이려고 하는 거야”


줄넘기로 체력을 더 기르고 다리를 찢어 유연성을. 잽 훈련으로 펀치 스피드와 안면 보호까지. 일리 있는 훈련법이었다.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원소였지만, 성격상의 분명한 장점이 있었다. 바로 꾸준함이다.


“기왕 시작한 이상, 격투기 마스터가 될 거라는 말?”


“아마도···? 그리고 소리 너도 나랑 계속 같이 다니면 결국···.”


“함께 강해지게 되겠네”


소리가 원소의 안면에 주먹을 갖다 대며 말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해지다 보니 소심하던 성격도 점차 사라졌다.


자기 의지를 좀 더 드러내게 됐고, 싫은 건 싫다고 좀 더 분명히 말하게 됐다.


초능력협회 염동혁 사무총장과의 관계가 대표적 예다.


학교에도 입학시켜주고, 소리의 치료까지 해결해줬지만, 사무총장이 베푼 건 어디까지나 이유가 있어서였다.


원소를 대통령을 돕는 ‘수단’으로 삼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그를 배척할 순 없었다. 연락을 잘 받지 않거나, 약속을 미루는 정도였다. 염동혁이 은인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수야, 아니, 이제 원소구나. 오늘 저녁에 협회로 꼭 좀 와줘야겠다.”


이미 몇 번의 거절을 한 상태라 더 발을 빼기도 힘들었다.


거기다 사무총장이 ‘꼭’이라고 붙인 게 걸리기도 했다.


협회에 가니 뜻밖의 인물과 대면했다.


증폭 능력자 유배가였다.


“혹시 살짝이라도 본 적이 있었나?”


강남 시위 때 염동혁을 돕는 장면을 봤지만, 일단 모른척하기로 했다.


“아뇨, 처음 보는 거 같아요”


“얘긴 많이 들었어요. 초능력협회 유배가 과장이에요”


얌전해 보이는 이미지를 한 방에 날려 버리는 씩씩한 인사였다.


염동혁이 원소를 부른 건 어떤 상자를 여는 일이었다.


“총장님의 힘으로도 열지 못하나요?”


“특수기술이 접목된 상자야. 그래서 우린 차라리 외력, 초능력으로 열자는 결론을 내렸지”


사무총장이 긴 통로를 걸어가며 말했다. 통로의 끝 방에서 다테 도미토를 대면한 적이 있었다.


이번엔 끝 방이 아니었다. 복도 중간에서 오른쪽 문을 열었다.


“저건···?”


테이블 위에 사무총장이 말한 상자가 놓여 있었다. 상자보단 금고에 가까웠다.


“금고라고 말할 걸 그랬나? 아무튼, 한 번 부탁해볼게”


순간 이수의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스쳐 갔다.


‘좋은 일이 아니다’


‘거절해야 한다’


그때 사무총장이 이소리 얘기를 꺼냈다.


“소리라는 여자친구는 잘 지내는 거 같던데, 맞지?”


갑자기 튀어나온 이름에 이수의 생각이 멈췄다.


“여자친구에 관한 앞으로의 일도 우리가 도울 수 있을 거야”


그리고 결심을 굳혔다.


“어떻게 열면 되죠?”


그러자 유배가 과장이 말했다.


“혼자서는 열 수 없을 거예요. 그래서 제가 있는 거죠”


유 과장이 이수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생전 느껴보지 못한 기분을 느꼈다.


온몸이 깃털처럼 가볍고, 세상 어떤 일이라도 해결할 수 있을 자신감이 몰아닥쳤다.


“원래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건가요?”


사무총장이 대답했다.


“기분이 좋아야 능력도 잘 쓰지”


상자에 집중하려는데 빛깔이 이상했다.


“납 재질이야. 우리가 고민하는 이유가 다른 게 아니지”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다면 이수도 어찌할 수 없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중간에 납이 아닌 곳이 있어. 넌 원자를 움직이는 능력자니까, 그 부분을 좀 건드려보는 게 좋을 거 같아”


금고 틈을 들여다보니 하얀색과 파란색의 이음새 같은 게 보였다. 그곳을 공략해야 할 거 같았다.


“해 볼게요”


이수가 금고 사이의 하얀색 부분에 집중했다.


사라져라, 증발해라.


‘덜컹’


금고문이 열렸다.


“부라보!”


염동혁이 박수를 쳤다.


“이렇게 쉬울 줄 알았으면 진작 부르는 건데 그랬네”


“그러게 말이에요”


유 과장이 공감했다.


금고 속엔 2cm 두께는 족히 돼 보이는 서류 파일 몇 개가 들어 있었다.


“그래, 이수. 아니 원소는 유 과장을 따라 돌아가면 돼”


사무총장이 몸으로 내용물을 가렸지만, 이수는 파일에 적힌 제목 일부를 확실히 보았다.

.

.

.

.

.

그건 한동안 잊고 있던 이름이었다.


바로 ‘아이탑’이었다.


몇 권의 파일 철 중 가장 위에 있는 제목은 ‘아이탑 리포트’였다.


아이탑은 작년 이후 다섯 번도 채 사용하지 않았다.


아이탑이 초능력에 악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나름의 분석 때문이었다.


염동혁이 아이탑에 관심을 둔다는 건, 절대 좋은 일이 아닐 거 같았다.


이제 사무총장이 말하고 주도하는 모든 일이 다테 도미토, 아니 대통령 루안 위와 연결돼 있을 것만 같았다.


검색을 하니 2047년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루안 위와 아이탑을 제작한 <와플>의 회장 트리니디와의 토론 영상이 나타났다.


트리니디는 어스원 초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 불과 2%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루안 위 후보, 당신은 너무 초능력에 대해 맹신하고 있는 것 같네요.”


“글쎄요, 트리니디 회장. 당신이야말로 초능력의 힘을 너무 얕게 보고 있어요”


루안 위를 향한 트리니디의 시선이 카메라로 향했다.


“아뇨, 제가 항상 강조하는 건 초능력의 위험성입니다. 어떤 초능력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는 것만으로 지금 이 자리 모두를 사라지게 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위험 딱지’가 있는 거죠. 그런 능력자는 이중, 삼중으로 감시받고 관리받습니다. 칼 하나, 총 하나만 있어도 누구나 아무를 죽일 수 있습니다. 너무 초능력을 안 좋은 시선으로만 바라보시네요”


“루안 위 후보, 당신에게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진실만을 말하겠다고 맹세해주시죠”


“저는 언제나 진실만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당신이 초능력자라는 세간의 소문이 사실인가요?”


루안 위의 눈동자가 천장을 향했다.


“사실입니다. 제 가족을 걸고 맹세할 수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세계 최고 기업으로 위세를 떨치던 와플이었지만, 루안 위 당선 후 매출이 급격하게 하락했다.


최고의 통신 기기로 사랑받던 아이탑 또한 경쟁사인 갤탑의 추격에 많이 따라잡혔다.


통신기기 점유율을 보면 2047년 41%이던 아이탑 점유율이 48년 38%, 50년에는 27%까지 떨어졌다.


반면 갤탑 점유율은 2047년 15%에서 2050년 24%로 급격하게 늘었다.


트리니디는 선거에서 좌절한 후 언론 노출을 삼가고 있다. 검색을 해보니 2049년 여름 모교에서 있던 행사의 축사 정도가 가장 최근이었다.


축사에서 트리니디는 다시 한 번 초능력의 위험성에 대해 강조했다.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초능력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걸”


“그리고 여러분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초능력이 세상을 삼킬 수도 있다는 걸 말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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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모이를 던지다 +1 19.12.27 181 4 6쪽
64 사랑의 힘 19.12.23 169 3 8쪽
63 휴스턴 19.12.20 166 3 6쪽
62 팀 쿠데타 19.12.18 171 4 8쪽
61 메시지 19.12.16 162 3 8쪽
60 음모엔 또다른 음모로 19.12.12 181 4 9쪽
59 친구들의 방문 19.12.11 196 2 7쪽
58 넷 무버 19.12.10 210 4 8쪽
57 계엄 그 후 19.12.09 219 7 8쪽
56 아수라장 19.12.06 235 10 7쪽
55 기습 19.12.05 254 12 11쪽
54 폭로 +2 19.12.04 251 12 10쪽
53 반격엔 반격에 반격 19.12.03 267 11 10쪽
52 바겐 세일 +2 19.12.02 265 10 10쪽
51 탈출 19.11.30 287 14 7쪽
50 작전 개시 +2 19.11.29 293 14 11쪽
49 불청객 19.11.28 308 13 10쪽
48 캠프에잇 팀 19.11.27 316 13 12쪽
47 뜻밖의 상담자 +4 19.11.26 336 17 10쪽
46 손편지 +2 19.11.25 365 17 8쪽
45 빨간 눈 +4 19.11.23 363 13 7쪽
44 부사장의 품격 +2 19.11.22 378 14 10쪽
» 루안 위와 트리니디 +2 19.11.21 401 11 9쪽
42 이소리의 능력 +4 19.11.20 408 18 10쪽
41 새로운 이름 +2 19.11.19 427 15 9쪽
40 잠재력이 오르다 +3 19.11.18 463 16 10쪽
39 라이벌의 등장 +2 19.11.16 459 11 10쪽
38 할로 월드 +6 19.11.15 537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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