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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초능력으로 신화가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09.19 16:22
최근연재일 :
2019.12.27 14: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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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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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할로 월드

DUMMY

할로월드는 어스원코리아 최고의 어트랙션 시설이다.


강원도라는 다소 먼 곳에 있지만, 자기부상 열차를 타면 그다지 먼 곳도 아니었다. 30분 거리니까 말이다.


200m를 낙하하는 놀이기구인 ‘메가드립’, 최대 10명까지 동시에 뛰어내릴 수 있는 번지 점프 ‘스매시버스터’, 발사체에 타고 5km 상공까지 올라갔다가 자유낙하 후 낙하산으로 떨어지는 ‘스카이 클라우드’ 등이 주요 놀이기구였다.


또 할로월드의 최고 이벤트 중 하나는 밤 8시에 시작되는 ‘홀로그램 페스타’였다. 홀로그램 페스타는 할로월드 곳곳에 홀로그램 영상이 나타나 한 편의 멋진 쇼를 벌이는 내용이었다.


사실 이수가 할로월드를 생각해낸 것도 홀로그램 페스타에 대한 광고를 본 후였다.


이번 홀로그램 페스타의 주제는 스페인 투우 축제라고 잘 알려진 ‘산 페르민’이었다. 홀로그램 황소를 피해 도망 다니는 모습이 상상만 해도 흥미진진했다.


소리와 이렇게 먼 곳으로 떠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여자친구라고 하지만 소리 집 근처에서 본 것과 집회에서 만난 정도가 전부였다.


서울역에 도착하니 미안하게도 소리가 먼저 와 있었다.


“미안, 많이 늦었지?”


약속 시각인 10시에서 10분이나 지나 있었다.


“아냐, 나도 방금 왔는걸”


소리는 ‘봄 처녀’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산뜻하게 차려입고 있었다.


베이지색 크롭팬츠에 스트라이프 티셔츠, 청 잠바에 꽃무늬 스카프까지. 단색 위주로 입던 그동안의 패션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것도 아이탑이 아니라 진짜 옷이었다.


“이런 예쁜 옷도 있었구나”


넋을 잃은 이수가 스카프를 만지작거렸다.


“잠깐만”


가방에서 손톱깎이를 꺼낸 이수가 스카프 끝에 튀어나온 실밥을 잘랐다.


이수와 소리가 탈자기 부상 열차는 2층 플랫폼에 있었다. 2045년부터 모든 철도에 2층 노선이 생겨 ‘전국 1시간 30분 생활권’ 시대가 도래했다. 1층의 구식 철도 또한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10시 40분 차니까 시간이 좀 있네”


벤치에 앉은 소리가 가방에서 봉투 하나를 꺼냈다.


봉투 속엔 김밥과 달걀, 병 사이다가 들어 있었다.


“우와, 나 김밥 좋아하는데”


사 먹으려고만 했던 이수가 머리를 긁었다.


소리가 병사이다 뚜껑을 따 이수에게 건넸다.


그때 예상도 못 한 사람을 만났다.


이수 아빠였다.


“이수야, 너 여기서 뭐 해?”


“아빠...?”


그러자 소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냐, 아냐. 앉아요. 맛있게 드세요. 어디 놀러 가는 거니?”


열차 기장인 이수 아빠는 국내는 물론 유럽까지 열차로 돌아다닌다. 국내 배정을 받은 날에 아들을 만난 것이다.


“네, 할로월드 가요”


아빠의 눈은 이수 맞은편의 고운 아가씨를 보고 있었다.


이수의 눈이 마주친 아빠가 윙크했다.


“친구랑 놀러 가는 모양이구나. 아빠가 용돈 좀 줘야겠다”


아빠가 아이탑을 호출했다.


“아들에게 200달러 송금”


“아빠? 괜찮은데···.”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이수였다.


“혹시 부족하면 연락해. 더 보내줄게”


시계를 올려다본 아빠가 이수의 어깨를 쓰다듬고 운전석으로 향했다.


AI만으로도 열차 운행이 가능했지만 모든 열차엔 최소 1인 이상의 기장이 승차했다.


돌발 상황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열차에 오르고 가만 보니 소리의 얼굴이 어딘가 이상했다. 몹시 피곤해 보였다.


“너 되게 피곤해 보인다”


이수의 말에 소리가 눈을 끔뻑거렸다.


“사실 김밥 싸려고 새벽 5시에 일어났어.”


크게 놀라는 이수의 어깨에 소리의 얼굴이 툭 하고 떨어졌다.


길지 않은 30분의 시간, 이수는 여자친구를 위해 미동 하나 없이 꼼짝 않고 있었다.


열차에서 내리자 할로 월드의 ‘슬라이드 로드’가 둘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려 2km에 달하는 어스원코리아 최고 길이였다.


“이수야, 난간에 그대로 기대고 있어.”


소리가 가방에서 구식 카메라를 꺼냈다.


‘찰칵’


사진을 흔들자 어색한 표정의 이수가 서서히 나타났다.


“이런 카메라 처음 봐”


예전 영상에서나 본 카메라였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라고 해. 부모님 유품이야.”


보육원에서 자랐지만 사실 소리는 고아가 아니었다.


그녀가 14살이던 2044년, 출장을 다녀오시던 부모님의 차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차에 이상이 생겨 3층 플라잉 로드에서 1층으로 떨어져 버린 것이다.


아빠 쪽도 어머니 쪽도 친척이 없어 졸지에 미아가 됐다. 보육원에 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 사연을 알고 그녀를 바라보니 이처럼 기특할 수도 없었다. 알아서 일거리를 찾아 씩씩하게 살아나가고 있었다. 구김살도 적었다.


“그래서, 처음엔 뭐 타?”


소리가 입장 AI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물었다.


“일단 약소하게 메가드립! 예약해 놨어.”


메가드립은 200m 상공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놀이기구다.


단순히 떨어지는 게 아니라, 폭 30m의 원형 좌석이 빙글빙글 돌면서 떨어진다.


어지러움과 메스꺼움, 공포까지 동시에 선사하는 기구다.


줄을 서는데 소리의 표정이 안 좋았다.


“무서워?”


대장부 같던 소리의 평소 모습과 180도 달랐다.


“아뇨, 안 무섭습니다”


소리를 달래주다 보니 어느새 둘 차례가 됐다.


200m는 정말 엄청난 높이다. 50층을 훌쩍 넘는다.


사람이 가장 공포를 느끼는 높이가 10m라고 하는데, 무려 그 20배인 거다.


100m부터는 거의 눈을 감고 있는 소리였다.


소심한 성격과 달리 이수는 무서운 기구도 곧잘 탄다.


재작년 부모님과 왔을 때도 5km 상공까지 치솟는 발사체 놀이기구 ‘스카이 클라우드’를 식구 중 유일하게 탔다.


“소리야, 눈 떠야 재미있어.”


아무리 흔들어도 미동하지 않았다. 눈은 물론 이까지 꼭 깨문 소리였다.


“이제 떨어진다. 하나, 둘, 셋!”


무서운 굉음을 내며 좌석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탈 때마다 사색이 됐지만, 소리는 주저하지 않고 기구에 올랐다.


“기억나는 건 없는데, 일단 타고 나니까 재미있다!”


단체 번지 점프인 스매시버스터를 탈 땐 튀어 오르는 도중 재미있다며 비명까지 질렀다.


쉬는 시간 잠시 솜사탕을 먹으러 달려갔다.


그런데 솜사탕 줄이 너무 길었다.


“놀이공원 솜사탕은 항상 먹기 힘들어”


소리의 입이 1m는 튀어나왔다.


그때 이수에게 좋은 생각이 났다.


“재미있는 거 한 번 해볼게. 나무젓가락 좀 줘 봐”


젓가락을 가른 이수가 소리에게 한 손에 쥐고 있게 했다.


그리곤 온 신경과 시선을 젓가락에 고정했다.


최근 이수는 시간이 날 때마다 물질의 분자 구조를 공부했다.


담당 교수인 박이동 학과장에 의하면 그런 구조에 관한 공부가 이수의 능력을 업그레이드시켜줄 수 있다.


“하아······. 앗”


그러자 젓가락에 무언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하얀 솜뭉치였다.


“오···. 대박!”


솜사탕을 만들고 있었다.


거의 1분이 걸리자 사람 얼굴만 한 크기로 커졌다.


“헉헉···. 두 개는 못 만들겠다.”


“대단해, 이수야! 게다가 맛있어!”


“내가 어제 혹시나 해서 설탕 구조에 관해 공부했지”


이수의 준비성이 여자친구의 볼 뽀뽀를 불렀다.


놀이기구 유망주 이소리는 결국 최고 난도인 ‘스카이 클라우드’까지 성공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지구, 정말 또 보고 싶다”


자유낙하 때 약간 울먹이긴 했지만, 낙하산이 펴지자 또 아이처럼 비명을 질러댔다.


홀로그램 페스타를 기다리며 샌드위치를 먹는데 소리가 뜻밖의 소식을 들려줬다.


“있잖아. 구세주 신부님이···.”


“응?”


“신부님이 나 초능력 주사 맞게 해주시겠대”


“진짜?”


순간 안 좋은 생각이 드는 이수였다. 소리는 벌써 부작용만 두 차례 일으켰기 때문이다.


소리도 걱정됐지만 구 신부의 말은 달랐다.


“신부님의 치료는 알레르기나 안 좋았던 부분까지 모두 낫게 해주신대. 내 몸이 좋아졌을 거라고 하셔”


즉, 소리의 몸이 깨끗해졌기 때문에 주사를 맞아도 이제 이상 없을 거라는 말이었다.


“주사 비용은 어떻게 하고?”


초능력 주사 비용은 무려 1만 달러였다.


“워낙 치료로 은혜를 베푼 분이라, 주위에서 돕는 분들이 많은가 봐”


이수는 소리의 얘기를 듣고 생각이 많아졌다. 또 이상이 생길까 두려웠던 거다.


“하지 말까?”


소리의 눈빛엔 간절함이 있었다.


“아냐, 꼭 맞아서 초능력자가 되자”


여자친구가 바라는 건데 막을 의지도 없었다.


8시가 되자 종소리가 들렸다. 홀로그램 페스타인 ‘산 페르민’ 투우 축제가 시작된 것이다.


갑자기 뒤쪽에서 함성이 들렸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이수야, 위험해!”


잡아당기는 소리를 이수가 막았다.


“이게 홀로그램이라는 거야”


소리가 눈을 질끈 감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와···. 대박이네”


땀까지 흘린 소리가 ‘피식’ 소리를 냈다.


“이번엔 황소 떼야!”


한 무리의 홀로그램 사람들이 또 달려왔다.


“아, 난 못하겠어!”


소리가 사람들을 피하며 옆으로 비켜섰다.


“이거 그냥 영상이야, 영상”


이수가 다가오는 황소를 향해 양팔을 벌렸다.


“덤벼라!”

.

.

.

.

.

그러자 황소에 부딪힌 이수가 하늘 높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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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모이를 던지다 +1 19.12.27 182 4 6쪽
64 사랑의 힘 19.12.23 169 3 8쪽
63 휴스턴 19.12.20 166 3 6쪽
62 팀 쿠데타 19.12.18 172 4 8쪽
61 메시지 19.12.16 162 3 8쪽
60 음모엔 또다른 음모로 19.12.12 182 4 9쪽
59 친구들의 방문 19.12.11 196 2 7쪽
58 넷 무버 19.12.10 211 4 8쪽
57 계엄 그 후 19.12.09 220 7 8쪽
56 아수라장 19.12.06 236 10 7쪽
55 기습 19.12.05 254 12 11쪽
54 폭로 +2 19.12.04 251 12 10쪽
53 반격엔 반격에 반격 19.12.03 267 11 10쪽
52 바겐 세일 +2 19.12.02 265 10 10쪽
51 탈출 19.11.30 287 14 7쪽
50 작전 개시 +2 19.11.29 294 14 11쪽
49 불청객 19.11.28 309 13 10쪽
48 캠프에잇 팀 19.11.27 317 13 12쪽
47 뜻밖의 상담자 +4 19.11.26 336 17 10쪽
46 손편지 +2 19.11.25 365 17 8쪽
45 빨간 눈 +4 19.11.23 363 13 7쪽
44 부사장의 품격 +2 19.11.22 378 14 10쪽
43 루안 위와 트리니디 +2 19.11.21 401 11 9쪽
42 이소리의 능력 +4 19.11.20 408 18 10쪽
41 새로운 이름 +2 19.11.19 427 15 9쪽
40 잠재력이 오르다 +3 19.11.18 464 16 10쪽
39 라이벌의 등장 +2 19.11.16 460 11 10쪽
» 할로 월드 +6 19.11.15 538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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