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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초능력으로 신화가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09.19 16:22
최근연재일 :
2019.12.27 14:05
연재수 :
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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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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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083

작성
19.11.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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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이소리의 능력

DUMMY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렸다.


조원소, 조원소.


“이수야! 아니 원소야!”


친구들에게도 적응 기간이 필요해 보였다.


가장 적응이 필요한 건 부모님이었다.


사실 부모님에겐 적응보다 허락이 필요했다.


직접 만들어주신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모두 모인 주말 밤, 이수가 부모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저···. 드릴 말씀이”


그런데 촉이 좋은 이수 엄마가 말했다.


“너 혹시, 개명하려고 그러니?”


바로 맞춰버렸다.


“네, 맞아요···.”


그러자 이수 아빠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래, 초능력자들이 대부분 그렇게 바꾼다고 하더라. 하는데···.”


그래도 개명은 옛 세대인 부모님에겐 중요한 문제였다.


이수 아빠는 답답했는지 새로운 로봇 지미를 데리고 베란다로 나갔다. 아마 담배를 피우며 말동무로 삼을 모양이었다.


“이수야, 네 이름 어떻게 지은 건지 아니?”


“아뇨···.”


들은 적이 없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지어다 주신 이름이야. 당시 돈으로 200만원”


처음 듣는 얘기였다. 또 엄청난 액수였다.


“몰랐어요······. 죄송해요”


그래도 개명을 하지 않겠다는 말은 없었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상황에서 바로 말을 취소했을 이수다.


하지만 여러 사건에 휘말리고 초능력이 생기고, 또 적극적인 여자친구가 생긴 요즘 이수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다.


소극적이기만 하던 예전의 이수가 아니었다.


“일단 들어나 보자. 바꿀 이름이 뭐니”


“원소요. 조원소”


그러자 베란다로 건너간 이수 아빠가 돌아왔다.


“원소? 삼국지 원소? 왜, 그냥 유비나 조조로 하지 그래?”


“아휴, 진짜 이이는”


이수 엄마가 아빠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말을 저렇게 했지만, 이수는 알고 있다.


부모님이 결국 허락해줄 거라는 걸 말이다.


이수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보호’ 속에서 자랐다.


‘보호’라는 말이 딱 맞았다.


거의 12살까지 부모님과 학교에 같이 다녔을 정도다.


자신의 소극적 성격이 그런 데서 생겼을지 모른다 생각했다.


외동아들이고, 부자는 아니었지만 부족한 것 없이 자랐으니까.


다음 날 저녁 이수 엄마가 종이 한 장을 아들 앞에 내려놓았다.


“이게 뭐예요···?”


종이에 큰 글씨로 한자 두 글자가 적혀 있었다.


‘元昭’


“네 이름이다. 주민센터에 이렇게 신고해. 다른 거로 하면 허락 안 해줄 거야”


“엄마···?”


이수의 눈에 살짝 눈물이 맺혔다.


“‘으뜸 원’ 자에 ‘밝을 소’ 야. 최고로 밝아지라는 뜻이야. 네가 가진 초능력, 훌륭한 곳에 썼으면 좋겠다”


그 말 한마디만 남기고 이수 엄마도 방으로 들어갔다.


그날 저녁 이수의 개명, 아니 원소의 개명을 위해 친구들이 모였다.


원소의 애인 이소리도 함께 했다.


돈 잘 버는 야구 선수 김부록이 한턱을 내는 자리였다.


“축하한다, 이수. 아니, 원소야”


부록이 등을 두드렸다. 살살 건드린 건데도 충격이 만만치 않았다.


그간의 모임과 다르게 맥주와 기름진 음식이 가득한 자리였다. 패스트푸드가 아니었다.


“나 치킨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잖아”


지우가 닭 다리와 날개를 한입에 베어 물며 말했다.


이날 자리엔 처음 본 윤계산과 추난수, 최소리도 함께 했다. 난수가 자신의 능력을 말하자 부록이 쌍수를 들고 반겼다.


“구단에 용병들 때문에 정말 고민 많은데, 너 데려가고 싶다”


최소리는 역시 지우 옆에 달라붙어 있었다. 지우도 그런 소리가 싫지만은 않은 눈치였다.


“다들 좋은 일이 있네. 이수, 아니 원소는 새 이름이 생겼고. 지우도 여자친구가 생겼고”


부록의 말에 소리가 손사래를 쳤다. 지우의 얼굴은 체리 주스만큼이나 벌게졌다.


“너도 요즘 잘나가고 있는 거 같던데?”


윤계산의 말이었다. 윤계산은 부록이 소속된 트윅스의 광팬이다.


“그게 무슨 잘 나가는 거야. 방어율이 너무 높아”


그러자 윤계산이 에어 스크린을 띄웠다. 방어율 3.10, 세이브 5개, 홀드가 3개였다.


원소는 부록의 경기를 대부분 챙겨봐서 잘 알고 있었다.


“세이브 포인트가 벌써 8개인데, 적은 게 아니지”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한 달이 약간 넘은 상황. 이런 페이스면 30세이브도 넘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 알았어. 그런 의미로 내가 쏘는 거니까. 많이들 먹으라고!”


최소리는 같은 이름의 이소리가 맘에 들었는지 계속 말을 걸었다.


“언니라고 불러도 돼요?”


“응, 아무렇게나 불러도 돼”


자리에서 화제가 된 건 이소리의 초능력이었다.


주사를 맞은 지 좀 있으면 한 달이 되는데, 아직 눈치도 못 챘다.


“어스원코리아 1호 능력자도 모르겠다는 걸 어떻게 한다···.”


“집중하고, 심호흡하고 이런 거 다 해봤어?”


“응, 소리 애 원래 그런 거 잘하는 애야”


그때 생각나는 게 있었다.


이수가 답을 얻었던 바로 그곳이었다.

.

.

.

.

.

거의 반년 만에 다시 오는 초능력측정연구소였다.


AI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데 예의 흰 머리 소장이 다가왔다.


“오, 학생. 원자 이동시키는 학생! 이수 맞지? TV에서 봤어.”


소장이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안녕하세요, 소장님. 저 그런데 개명했어요. 이제 조원소예요”


상황을 얘기하자 소장이 어깨를 두드렸다.


“그런 게 우리 일이지. 측정 결과가 연구 자료로 쓰일 수 있다는 것만 알아두고”


소리도 ‘박사 포스’가 물씬 풍기는 소장이 믿음직스러운 눈치였다. 이수의 손을 살짝 쥐고는 소장을 따라갔다.


소리는 원소와 같은 테스트로 시작했다.


투명 유리로 뚫려 있는 실험실에 들어가 축구공, 풍선, 빵 등을 상대로 실험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질 않네”


소장이 혀를 챘다.


소리가 나오자 에어 스크린을 보여줬다.


“여기 보이는 사람들, 공통점이 무엇일 거 같아요?”


화면 속 얼굴들은 별 특징 없어 보였다. 흑인도 여자도 있었고, 뚱뚱한 사람도 있었다.


“글쎄요, 성인이라는 거 빼고는 모르겠어요···.”


원소의 말에 소리도 공감했다.


“모두 보조 능력자예요. 본인이 직접 능력을 쓰진 못하는”


소장의 말에 원소가 무릎을 쳤다.


“저 알 거 같아요. 초능력협회에도 그런 사람 있어요”


원소의 말에 소장이 한 여자를 가리켰다. 평범하게 생긴 단발머리였다.


“이 사람이 그 사람이에요. 증폭 능력자 말하는 거죠?”


홍수철 사건, 그리고 최근 강남 시위에서 나타난 협회 바리케이드의 주인공이다.


바리케이드 능력자는 다른 남자지만, 그녀가 도왔기에 큰 보호막을 칠 수 있었다.


염동혁이 수많은 시민을 공중에 날아가게 한 것도 증폭 능력자의 도움이다.


그러나 결국 발견하지 못했다. 소리의 능력을.


보조 능력은 당장 발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음 주 같은 날 방문 일정을 잡고 연구소를 빠져나왔다.


“보조 능력자···. 그것도 멋있는 거 같아”


소리는 약간 맥이 빠진 분위기였다. 초능력에 대한 그녀의 갈망은 어마어마했다.


“혼자는 못 쓰는 건가 보네”


풀이 죽은 여자 친구를 원소가 위로했다.


“구 신부님이 치료해주는 걸 도울 수도 있는 거잖아? 나와 같이 다니면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그러자 소리가 양손을 하늘로 쳐들었다.


“그래, 일단 햄버거나 먹자”


햄버거 가게로 가는 중 뜻밖의 인물과 마주쳤다.


마주치는 사람은 이상하게 계속 마주치는 거 같았다.


“시민 영웅, 조. 이. 수 씨 아닌가?”


동물 능력자 금수만이었다. 그의 패거리로 보이는 외국인 둘도 함께 있었다.


“아니지, 개명했다는 소문 들었어. 뭐라더라, 원소?”


그러자 패거리들이 배를 잡고 웃었다.


금수만은 소리도 알고 있었다. 할로 월드에서 그의 만행을 함께 지켜봤기 때문이다.


“뻔뻔한 사람이네!”


소리의 말이었다.


“신경 쓰지 말고 가자!”


소리가 원소의 팔짱을 끼고 금수만을 지나쳤다.


뒤에서 금수만의 목소리가 들렸다.


“행복한 사랑 하세요! 시민 영웅과 그의 왕비님!”


종종걸음으로 패스트푸드점을 향하는데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기분이, 이상해”


원소가 말했다.


“그렇지. 뭔가 나쁜 짓을 또 할 거 같아”


소리도 동감했다.


그때였다.


갑자기 하늘 저편에서 검은 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구름은 ‘찌글찌글’ 정도의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비둘기 떼야!”


코앞까지 날아온 비둘기들이 둘의 머리 위를 지나갈 때였다.


“안 돼!”



하늘에서 비둘기 똥 무더기가 떨어졌다.


원소가 무언가를 할 틈도 없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새똥이 둘의 주변에만 떨어진 것이다.


둘이 있는 자리만 깨끗하고 주위가 하얀 페인트를 칠한 듯 도배됐다.


“이게 무슨 일···.”


“끔찍하다···.”


운이 좋았다고 하기엔 이상했다.


원소가 뒤를 돌아보자 50m 정도 앞에서 금수만 패거리가 웃고 있었다.


손을 흔들더니 갑자기 투명하게 변했다. 아이탑 패션의 투명 기능을 활용한 것이다.


원소가 능력을 사용하는 걸 차단해버린 거다.


그때 그에게 생각 하나가 들었다.


“설마, 이거”


“응?”


소리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소리 네 능력 때문에 그런 거 아닐까?”


둘은 패스트푸드점 옆 주차장으로 달려갔다.


“어떤 능력이라는 거야?”


소리가 물었다.


“내 생각이 맞는다면, 이건 능력 아닌 능력이고 보조 능력 아닌 개인 능력이야.”


“무슨 소리야?”


“벽 쪽에 가서 서 있어 봐”


소리가 벽으로 다가가자 원소가 두 팔을 내밀었다.


“소리 네가 입은 단추 하나를 내가 사라지게 할 거야.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봐”


긴장한 소리가 눈을 꼭 감았다.


그런데 단추는 사라지지 않았다.


30초나 아무 일이 없자 소리가 눈을 떴다.


“단추, 그대로 있는데?”


그러자 원소가 팔로 땅에 있는 자갈을 가리켰다.


자갈이 증발하듯 사라졌다.


“소리야, 너의 능력은 아무래도 말이야”


원소가 말을 이었다.

.

.

.

.

.

“능력 차단 같아! 너에겐 아무 초능력도 통하지 않는 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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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음모엔 또다른 음모로 19.12.12 181 4 9쪽
59 친구들의 방문 19.12.11 196 2 7쪽
58 넷 무버 19.12.10 210 4 8쪽
57 계엄 그 후 19.12.09 219 7 8쪽
56 아수라장 19.12.06 235 10 7쪽
55 기습 19.12.05 253 12 11쪽
54 폭로 +2 19.12.04 251 12 10쪽
53 반격엔 반격에 반격 19.12.03 267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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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소리의 능력 +4 19.11.20 408 18 10쪽
41 새로운 이름 +2 19.11.19 427 1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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