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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초능력으로 신화가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09.19 16:22
최근연재일 :
2019.12.27 14:05
연재수 :
66 회
조회수 :
69,399
추천수 :
1,765
글자수 :
293,083

작성
19.11.19 15:00
조회
426
추천
15
글자
9쪽

새로운 이름

DUMMY

4월의 첫 번째 데이트.


이수와 소리는 벚꽃놀이가 아니라 병원으로 가야 했다.


“당장 뛰어나가고 싶은데”


주사 차례를 기다리며 이소리가 말했다.


“알아보니까 이 근처에 벚꽃 명소가 있다 하더라고”


그렇지 않아도 병원에 오며 관련해서 검색해본 이수다.


병원에서 500m 정도만 가면 개천 변에 동네에서 유명한 벚꽃 명소가 나온다.


“주사 맞으면 기력이 없어질 테니까, 상황 봐서 잠깐만 보고 나오자”


이수가 소리를 위로했다.


“이소리님 들어오세요”


AI가 소리를 호출했다.


“이제 세 번째니까, 주사 자체는 겁나지 않지?”


이수가 여자친구의 손을 꽉 쥐며 말했다.


“음···. 괜찮은 거로 하자”


병원은 소리의 집에서도 한참을 북쪽으로 올라온 곳이었다.


구세주 신부의 성당에서 멀지 않은 병원이다.


구 신부가 소리를 도울 수 있던 건, 그가 세간에 베풀었던 은혜 때문이다.


병원장이 걸린 불치병을 구 신부가 치료한 것이다.


구 신부가 염동혁의 말을 거절하지 못했듯, 병원장도 그런 입장이었다.


도리어 병원장은 구 신부의 부탁을 들어주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소리와 이수를 마중 온 병원장은 둘의 어깨를 두드리며 이렇게 다짐했다.


“구 신부님을 위해서라도 꼭 주사가 성공하도록 노력하겠어요”


그래서 그런 걸까. 유독 오래 걸리는 소리였다.


주사 자체는 20분 정도면 끝나는데 시계를 보니 30분이 지나 있었다.


40분이 넘으면 이상이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걱정대로 되진 않았다. 38분이 됐을 때 주사실 문이 열렸다.


“이소리님 회복실로 이동하시겠습니다”


베드에 실어 이동시키려는 간호사를 이수가 만류했다.


“이럴 때 업어보지 언제 업어보겠어.”


그러자 등에 업힌 소리가 ‘피식’ 하고 웃었다.


“괜찮아?”


“....”


“기운이 없지?”


“좀 자면 나아···. 질 거야”


그녀의 계획(?)대로 베드에 눕자마자 의식을 잃어버렸다.


잠들어 있는 소리를 내려다보는 건 처음이었다.


머리부터, 눈, 코, 입까지 하나하나 낱낱이 살피며 머리에 담아두려 했다.


풍성한 머리카락, 쌍꺼풀 없는 날카로운 눈, 몽글몽글한 콧방울에, 고집스럽게 처진 입술까지.


가만 보면 평소라면 이수가 접근조차 하지 못했을 생김이다.


돌아보면 초능력 주사, 병원이라는 특이한 상황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어느새 이수도 잠이 들었다.


그리고 꿈을 꿨다.


꿈속에서 이수는 초능력자가 된 소리, 그리고 악당으로 변한 최수투와 싸우고 있었다.


소리와 수투가 같은 편이고 이수가 둘에 맞서 싸우고 있었다. 이수의 편은 아무도 없었다.


수투가 쏘는 화염 파를 이수가 날려 버리고, 다시 쏘면 날려 버리고의 반복이었다.


소리는 증폭 능력을 익힌 듯 수투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수투야, 돌아와. 제발”


이수의 말에 수투가 잠시 공격을 멈췄다. 소리도 손을 뗐다.


그런데 멈추려는 의도가 아닌 거 같았다.


수투의 벌게진 몸이 좀 더 붉게 변하고 있었다.


“난!”


수투가 팔을 높이 들었다.


“돌아갈 수 없어!!”


엄청난 불길이 이수 쪽으로 들이닥쳤다.

.

.

.

.

.

“워이!”


눈을 떠보니 위에서 소리가 내려다보고 있었다.


“잠을 너무 잘 주무셔서 깨울 수가 없었네”


눈을 비비며 일어나니 소리가 어느새 옷까지 갈아입은 상태였다.


“어디 아픈 덴 없고?”


이수가 일어나자마자 소리부터 챙겼다.


“괜찮은 거 같아. 정말 신부님 덕에 예전과는 비교조차 못 할 거 같아”


“다행이다, 정말”


소리의 컨디션이 좋기에 벚꽃놀이를 가기로 했다.


“아이탑 패션”


소리가 작게 외치자 어두침침하던 옷이 화사하게 변했다.


노란 치마에 연두색 줄무늬 티셔츠, 그리고 하늘색 청 잠바였다.


“아이탑 좀 가지고 다니지?”


화사하게 변한 여자친구가 이수의 코를 찔렀다.


그도 그럴 게 이수의 차림은 청바지에 후드 점퍼였다. 봄놀이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강변엔 사람으로 가득했다. 주말을 맞이해 가족 단위로 놀러 나온 사람들이 하나 가득이었다.


벚나무를 배경 삼아 사진도 찍고, 솜사탕도 먹고, 거리 공연도 감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손을 잡고 천천히 벚꽃을 밟으며 걷고 있는데, 이수가 물었다.


“넌 어떤 초능력자가 되고 싶어?”


이제껏 금단의 질문과도 같았던 그 물음을 던진 것이다.


소리가 초능력자가 될 수 있을 거란 확신에서였다.


“음···. 글쎄”


“생각해본 적 없어?”


다시 한 번 묻자 소리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게 생각해본 적이···.”


간절한 것치곤 많이 허술했다.


“아, 저런 거 좋을 거 같아. 아무 데서나 꽃이 자라고 나무가 자라게 하는 능력”


“와, 엄청나다. 들어보지 못한 능력이야.”


“아니면 파도를 내 마음대로 움직이게 하는 능력?”


“포세이돈 같네”


“뭐든. 잘 됐으면 좋겠다”


소리가 이수의 어깨에 머리를 갖다 댔다.


“그래. 잘 됐으면 좋겠네”


그날 밤 이수는 TV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보았다.


안티초능력협회의 악동 볼트와 와프가 잡혀가는 장면이었다.


잡혀갔다는 사실보다 놀라웠던 건, 그들을 잡아간 존재였다.


바로 홍수철 사건의 해결사였던 ‘초능력 특전단’이었던 것이다.


수많은 시위대 인원 중에서도 볼트와 와프는 훨씬 눈에 띄었다.


초능력자이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게 움직이는 볼트를, 와프가 순간이동 시키며 더욱 경찰을 괴롭혔다.


기동타격대에도 초능력자가 있었지만, 볼트와 와프 콤비는 그들로서도 쉽게 제압하기 힘든 모양이었다.


그래서 군 병력인 특전단이 등장했다.


둘은 생각보다 맥없이 붙잡혔다.


한 여성 특전단 요원이 볼트에게 손을 내밀자, 그가 아무것도 못한 채 가만히 있었다.


움직이긴 했으나 특유의 고속 움직임은 보이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경찰이 달려가 그를 붙잡았다.


와프는 더욱 쉽게 잡혔다.


와프는 본인 자체만으론 능력을 크게 발휘하지 못하는 인물.


볼트가 잡혀가는 모습에 충격을 받고 잠시 한눈을 파는데, 뒤에서 특전단과 경찰이 눈을 가리고 팔을 감쌌다.


초능력자의 능력 발휘엔 손과 눈이 굉장히 중요하다.


대부분 눈으로 시선을 잡고, 손으로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특전단 대장인 흰 헬멧의 사나이 ‘이레이저’는 별로 한 것도 없었다.


생각해보면 공격형 능력자인 그의 능력은 쓰지 않는 게 모두를 위해서도 좋았다.


찾아보니 특전단 여대원의 능력은 ‘무력화’였다.


상대의 능력을 차단하는 초능력이었다.


두 팔을 상대에게 내미는 것만으로 아무 능력도 쓰지 못하게 한다.


초능력 특전단은 대중들 사이에서도 그 인기가 대단했다.


군 관련 요원이기에 사실 얼굴이 노출되면 안 되지만, 카메라에 잡힌 사례가 꽤 많기 때문에 캡처 이미지나 영상도 많이 돌아다녔다.


2051년의 세상엔 곳곳에 카메라가 있고 이를 중앙 관제 센터에서 제어하고 있다.


여대원의 이름은 ‘스탑퍼’라고 알려져 있었다.


능력을 ‘멈추게 한다’는 뜻인 거 같았다.


‘정지’를 가지고 이름을 만든 친구 정지우나, 2학년 삼총사 중 하나인 서정지와는 달랐다.


물론 스탑퍼는 특전단일 때의 이름이 분명했다.


이레이저, 스탑퍼. 너무나 멋진 이름이었다.


개명은 이수도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모두가 능력에 맞게 이름을 바꾸는데, 자기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친구들을 모았다.


“왜 부른 거야?”


“음, 나 이름 짓는 것 좀 도와달라고”


“드디어···?!”


친구들이 소리를 질렀다.


“조엘레멘트. 엘레멘트가 원소란 뜻이야.”


“조아톰. 아톰은 원자란 말이지”


“야, 아무리 그래도 한자어가 되게 좀 지어봐”


정작 뱃사공은 가만히 있는데 승객이 노를 젓고 있었다.


“원소를 움직이게 하니까 ‘이동’ 어때?”


“박이동 교수랑 중복돼서 안 돼”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때 조서치가 한마디 던졌다.


“왜 굳이 영어를 쓰려고 해? 그냥 단어 자체를 붙이면 안 돼?”


“조원소, 조원자?”


“차라리 그런 게 낫다!”


원자는 여자 이름 같았고 이수는 전자가 당겼다.


원소라 하면 삼국지에 등장하는 아주 유명한 인물이다.


하북 지역의 제왕으로 군림하며 조조와 치열하게 다툰 군웅이다.


“원소는 결국 조조한테 지는데···.”


“그래도 삼국지 통틀어 원소만 한 사람도 없다고. 무력도 괜찮고 매력은 최고 수치고, 지력도 정치력도 어느 정도 좋은 먼치킨이야”


“조원소···. 나쁘지 않은 거 같아”


그제야 이수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조원소라니”


“이제 조조랑 유비만 찾으면 되겠네”


원자 이동의 능력자 조원소.


정체성 없이 맴돌던 스무 살 조이수가 새 이름을 갖게 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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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휴스턴 19.12.20 166 3 6쪽
62 팀 쿠데타 19.12.18 171 4 8쪽
61 메시지 19.12.16 161 3 8쪽
60 음모엔 또다른 음모로 19.12.12 181 4 9쪽
59 친구들의 방문 19.12.11 196 2 7쪽
58 넷 무버 19.12.10 210 4 8쪽
57 계엄 그 후 19.12.09 219 7 8쪽
56 아수라장 19.12.06 235 10 7쪽
55 기습 19.12.05 253 12 11쪽
54 폭로 +2 19.12.04 251 12 10쪽
53 반격엔 반격에 반격 19.12.03 267 11 10쪽
52 바겐 세일 +2 19.12.02 265 10 10쪽
51 탈출 19.11.30 287 14 7쪽
50 작전 개시 +2 19.11.29 293 14 11쪽
49 불청객 19.11.28 308 13 10쪽
48 캠프에잇 팀 19.11.27 316 13 12쪽
47 뜻밖의 상담자 +4 19.11.26 336 17 10쪽
46 손편지 +2 19.11.25 364 17 8쪽
45 빨간 눈 +4 19.11.23 363 13 7쪽
44 부사장의 품격 +2 19.11.22 377 14 10쪽
43 루안 위와 트리니디 +2 19.11.21 400 11 9쪽
42 이소리의 능력 +4 19.11.20 407 18 10쪽
» 새로운 이름 +2 19.11.19 427 15 9쪽
40 잠재력이 오르다 +3 19.11.18 463 16 10쪽
39 라이벌의 등장 +2 19.11.16 459 11 10쪽
38 할로 월드 +6 19.11.15 537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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