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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초능력으로 신화가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09.19 16:22
최근연재일 :
2019.12.27 14:05
연재수 :
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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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24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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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3,083

작성
19.11.26 15:0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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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뜻밖의 상담자

DUMMY

의문은 현실이었다.


수투의 실종에 루안 위가 있을 거라는 의문이 사실로 드러났다.


편지를 의심할 이유는 없었다.


어둠 속에 쓴 것으로 보이는 삐뚤빼뚤한 글씨.


하나둘씩 보이는 눈물의 흔적.


마음이 아팠다.


가슴이 답답했다.


답답함과 슬픔에 원소는 밤새 눈물지었다.


소심하고 마음 약한 원소지만, 성인이 된 후 눈물을 흘린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수투의 신세는 안타깝고, 또 참담했다.


기분을 느끼기라도 한 것처럼 이소리에게 전화가 왔다.


그러나 받지 않았다.


혼자 있고 싶었다.


그러자 문자가 날아왔다.


- 항상 고마워, 원소야. 언제나 옆에서 응원할게. 너도 언제까지나 곁에 있어 줘.


하지만 사실을 털어놓기 힘들었다.


이야기를 아는 순간 위험해질 게 분명했다.


상대는 루안 위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다.


원소는 그가 지켜보고 있는 존재라 괜찮지만, 소리나 친구들이 사실을 알면 곤란했다.


답답함을 털어놓고 싶었지만 그럴 사람이 없었다.

.

.

.

.

.

학교에선 또다시 난리가 났다.


이번에도 악당과 싸운 시민 영웅 조원소 때문이었다.


“대단하다, 조이수. 아니, 조원소.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데?”


지우가 말했다. 지우는 그 ‘악당’의 정체가 수투라는 걸 모르고 있었다.


“훌륭해, 정말. 동생이지만 본받을만한 친구야”


비우도 한마디 거들었다.


언론에 수투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카메라에 얼굴이 잡힌 순간이 적었고, 수투의 모습이 예전보다 너무 바뀌었기 때문이다.


또 안구를 활용해 정체를 알려 해도 눈이 빨갛게 변했기에 힘들 수 있었다.


“홍수철 쪽이랑 한 패거리 아닐까?”


조서치가 원소의 동의를 구한다는 듯 물었다. 크게 돌려 보면 한패는 아니지만 한패라고 할 수 있었다.


원소는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게 아니라, ‘밝히지 않은 것’이라 확신했다. ‘알려 하지 마라’는 지시가 분명 내려왔을 거로 생각했다. ‘그분’에게서 말이다.


“가까이서 본 시민 영웅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지우가 주먹으로 마이크를 만들어 내밀었다.


하지만 원소는 그런 이야기를 할 상황도 기분도 아니었다.


“원소 무슨 일 있나 본데?”


“아니야, 괜찮아. 미안한데 그리고, 나 오늘 점심은 혼자 좀 먹을게”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다.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감금돼 있고, 자유를 억압받고 있는 수투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누구에게 의지하겠는가.


부모님은 안 된다.


초능력과 무관한 부모님을 이 일에 끼어들게 할 순 없다.


교수님들도 안 된다. 교수님들은 아직 이 정도까지 관여할 사이가 아니다.


염가 형제는 더더욱 안 된다. 그들은 루안 위의 끄나풀임이 확실하다.


누구와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


누구와 상의를 하고, 수투를 구해줄 실마리라도 찾을 것인가.


대통령의 의지를 거스르면서.


그때였다.


전화벨이 울린 게.


모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실례지만 조이수님 맞으신가요?”


“맞습니다. 누구시죠?”


“네, 저는 아이탑코리아의 문영희 대리라고 합니다. 허민주 부사장님께서 약속 확인해보라 하셔서 전화 드렸습니다”


아이탑코리아 허민주 부사장.


소리의 전시장에서 약속했다.


토요일 낮에 만나게 해줄 사람이 있다고 말이다.


“아, 네. 토요일 낮에 아이탑코리아로 가면 되죠?”


“두 시쯤 오셔서 카운터에 말씀하시면 됩니다. 그럼 그날 뵙겠습니다”


세계적 기업 부사장의 방문.


그리고 원소에 대한 버거울 정도의 호의.


분명 이유가 있는 행동이었다.


소개해줄 사람.


그 사람과 원소를 만나게 하는 게 목적임이 분명했다.


만날 사람.


소개해줄 사람.


그날 저녁 집에서 아이탑 회장 트리니디에 대한 옛 자료를 검색했다.


‘초능력’, ‘트리니디’라는 키워드로 말이다.


그러자 아주 많은 자료가 나타났다.


트리니디는 초능력에 대해 극도의 경계심을 갖고 있었다.


이유가 궁금했으나 역시 자료로 알 수 있었다.


<트리니디 아이탑 회장 장녀 수잔, 초능력 주사 부작용으로 13일 사망>


때는 2044년 여름이었다.


초능력 주사가 서서히 활성화되던 시기였다.


아직 주사에 대한 의구심이 있던 시절 트리니디의 딸이 호기롭게 도전했다.


수잔은 그야말로 ‘여장부’라 할 수 있는 재목이었다.


세계 최고의 대학에 입학했고, 많은 과학 관련 대회에서 수많은 상을 휩쓴 바 있었다.


주위 친구도 많고 기부 활동도 많이 하는, 장래가 촉망되는 여자였다.


수잔이 죽은 지 1개월 후 열린 사내 간담회에서, 트리니디가 많은 직원 앞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초능력 주사를 원망하진 않습니다. 부작용은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합니다. 초능력과 초능력 주사가 위험하다는 것이요”

.

.

.

.

.

아이탑코리아는 특이하게 강남에 있지 않았다.


광화문을 지나 플라잉 보드로 10분을 더 가서야 있었다.


입구에 도착하니 두 대의 AI가 원소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원소님, 반갑습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AI의 안내를 따라 로비로 들어가자 카운터 옆에 여자 한 명이 반겼다.


“조이수님, 아니 조원소님 맞으시죠? 지난번에 전화한 문영희 대리라고 합니다”


“네···. 안녕하세요”


“이쪽으로 오시죠”


문 대리를 따라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그녀가 누른 숫자는 ‘B6’이었다.


“저···. 제가 만날 분은 누구신가요···?”


그러자 문 대리가 미소 지었다.


“금방 아시게 될 거예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소리의 작품을 사간 허민주 부사장이었다.


“이수님, 아니 원소님으로 개명하셨구나. 또 뵙네요. 반갑습니다”


허 부사장이 악수를 청했다.


“네···. 반갑습니다”


허 부사장에겐 다른 여성들에게 쉽게 느끼지 못하는 당당함과 위압감이 있었다.


역시 한 기업의 임원진엔 아무나 오르는 게 아닌 거 같았다.


앞장선 허 부사장이 만날 손님에 관해 이야기했다.


“오늘 만나실 분, 누군지 궁금하시죠?”


“네, 누구시죠?”


그러자 부사장이 유리문 손잡이를 잡으며 멈췄다.


“직접 보시면 아실 거예요”


그녀가 문을 열고 손짓했다.


“회장님, 조원소님 들어갑니다”


회장님이라니.


안에서 그를 맞이한 건 흰머리와 흰 수염으로 가득한 풍채 좋은 외국인이었다.


트리니디. 아이탑 회장이다.


“오, 반가워요. 영광이에요. 내가 시민 영웅을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회장의 손을 잡으며 이수가 고개 숙였다.


“아···. 아니에요. 제가 더 영광이에요. 반갑습니다”


50대로 알고 있었으나 고생을 많이 했는지 더 나이 들어 보였다.


과도한 업무, 그리고 딸의 죽음이 그 영향인 거 같았다.


트리니디가 모퉁이 냉장고 문을 열고 음료를 하나 건넸다.


원소가 좋아하는 콜라였다.


“감···. 사합니다”


취향까지 이미 검색을 완료한 거 같았다.


“원소 님, 아니 존댓말은 좀 삼갈게요. 아들뻘인데. 괜찮죠?”


“네, 편하게 하세요”


실제로 트리니디의 나이는 원소 아빠와 비슷했다.


“지난 일요일, 정말 엄청났죠?”


수투 사건을 이야기하는 거 같았다.


“네, 그랬죠”


어디까지 이야기야 할지 고민되는 원소였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강남을 불바다로 만드는 걸 보는 심정. 어떨지 충분히 짐작이 가네”


친구라니.


트리니디는 알고 있던 것이다.


“돌아온 친구가 괴물처럼 변해 있고, 눈은 빨갛고. 말은 통하지 않고. 그렇지?”


원소는 아무 말도 못 했다.


“왜 그러는 거 같아?”


그제야 원소가 입을 뗐다.


“불쌍한 아이예요. 수투는”


트리니디가 냉장고 문을 다시 열어 사이다를 꺼냈다.


“소다는 어스원코리아가 맛있더라고. 아무튼, 불쌍한 아이 맞지. 최수투. 명신교 출신. 현재 만 20세”


“그리고 지금 ‘캠프 에잇’에 갇혀 있고”


트리니디는 모르는 게 없는 눈치였다.


“구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상대는 엄청난···.”


대통령이라 말하려다 참았다.


“상대는 엄청난 사람이니까. 대통령이니까 그렇지?”


원소는 순간 진실만을 말해야겠다 생각했다.


“혹시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회사엔 초능력자의 비율이 굉장히 낮아. 유명 대기업 중엔 가장 낮을 거야. 왜 그럴 거 같아?”


“초능력을 싫어하신다고 알고 있어요···.”


“그렇지, 난 초능력을 싫어해. 그래서 우리 제품에도 그런 장치를 해놨고”


제품의 그런 장치. 아이탑을 말하는 거였다.


원소의 짐작이 사실이었다.


“건강엔 아무 영향이 없는 장치야. 부작용과는 관계가 없어. 단지 초능력이 발현되지 않게 약간의 힘을 발휘하는 정도지”


그리곤 테이블에 놓인 아이탑 신제품을 집어 들었다.


“최신 기종에선 그 힘이 더욱 세졌고, 안전성을 높아졌지”


원소에게 제품을 내밀었다. 원소는 손을 내밀어 사양했다.


그러자 트리니디가 서랍에서 같은 제품 하나를 더 꺼냈다.


“이건 초능력 방해 장치가 없는 제품이야. 선물로 주지”


원소의 앞에 아이탑을 내려놓았다.


“루안 위는, 대통령은 초능력자를 이용해 세상을 영원히 정복하려고 해”


트리니디가 손짓을 하자 에어 스크린이 올라왔다.


“한국에서 일어난 홍수철 사건, 네 친구 최수투. 미국의 조셉. 멕시코의 프랑코. 모두 루안 위 짓이야. 사람의 정신을 조종하는 루안 위가, 증폭 장치까지 활용해 초능력자들을 이용하고 있지”


스크린에 익숙한 얼굴들이 떠올랐다. 정말로 선량하게 생긴 전 수자원공사 직원 홍수철, 그리고 만나고 만질 수 없는 친구 최수투.


트리니디가 손짓을 하자 화면이 바뀌었다. 화면엔 음영 처리된 사람 몇 명의 얼굴이 있었다.


화면 상단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캠프 에잇 팀>


“초능력을 싫어하고, 또 초능력자를 두려워하는 나지만.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초능력자가 필요해. 그래서 오랫동안 회사 차원에서 조사를 벌였지”


손짓을 한 번 더 하자 사람 한 명의 얼굴이 나타났다.


원소 자신이었다.


“유용한 초능력을 갖고 있지만, 선량한 사람. 정의감이 있지만, 초능력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사람. 캠프 에잇을 깨부수고 싶은 동기와 의지가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찾았지”


다음에 한 말이 트리니디가 그를 부른 중요한 이유였다.

.

.

.

.

.

“나와 함께, 캠프 에잇에 갇힌 친구들을 구해보겠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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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메시지 19.12.16 162 3 8쪽
60 음모엔 또다른 음모로 19.12.12 182 4 9쪽
59 친구들의 방문 19.12.11 196 2 7쪽
58 넷 무버 19.12.10 211 4 8쪽
57 계엄 그 후 19.12.09 220 7 8쪽
56 아수라장 19.12.06 236 10 7쪽
55 기습 19.12.05 254 12 11쪽
54 폭로 +2 19.12.04 252 12 10쪽
53 반격엔 반격에 반격 19.12.03 267 11 10쪽
52 바겐 세일 +2 19.12.02 266 10 10쪽
51 탈출 19.11.30 287 14 7쪽
50 작전 개시 +2 19.11.29 294 14 11쪽
49 불청객 19.11.28 309 13 10쪽
48 캠프에잇 팀 19.11.27 317 13 12쪽
» 뜻밖의 상담자 +4 19.11.26 337 17 10쪽
46 손편지 +2 19.11.25 365 17 8쪽
45 빨간 눈 +4 19.11.23 364 13 7쪽
44 부사장의 품격 +2 19.11.22 378 14 10쪽
43 루안 위와 트리니디 +2 19.11.21 401 11 9쪽
42 이소리의 능력 +4 19.11.20 408 18 10쪽
41 새로운 이름 +2 19.11.19 427 15 9쪽
40 잠재력이 오르다 +3 19.11.18 464 16 10쪽
39 라이벌의 등장 +2 19.11.16 460 11 10쪽
38 할로 월드 +6 19.11.15 538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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