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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초능력으로 신화가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09.19 16:22
최근연재일 :
2019.12.27 14:05
연재수 :
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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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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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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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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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라이벌의 등장

DUMMY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홀로그램 황소가 들이받다니.


장면을 본 모든 사람이 놀랐다.


황소가 그렇게 강하게 받아버리면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


그런데 날아가던 이수가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던 것이다.


거의 10m를 날아간 이수가 바닥에 발을 내려놓았다.


위기를 알고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인 것이다.


어깨와 턱, 가슴 쪽이 약간 얼얼하긴 했으나 뼈엔 이상 없었다.


“이수야, 괜찮아?”


놀란 이소리가 달려왔다.


“응, 괜찮은가 봐”


물론 아직도 뛰는 가슴은 진정되지 않고 있었다.


그때 안내 방송이 들렸다.


“현재 동물원에서 아메리카들소 한 마리가 탈출했으니 이용객 여러분들은 모두 실내에 들어가시거나 높은 곳으로 피신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진짜 소였던 것이다.


앞쪽을 보니 이수와 부딪친 소가 다시 뒤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런데 소가 아까 모습과 달랐다.


아주 느린 속도로 별일 없었다는 듯 걸어오고 있었다.


그때 이수 뒤쪽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하하하하하! 대단하다니까 정말”


웃음이 나는 쪽을 바라보니 또래로 보이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시민 영웅은 역시 아무나 되는 게 아니었어.”


작은 눈이 아래로 축 늘어지고 입꼬리가 올라간 게 웃고 있는 듯한 인상이었다.


“누, 누구세요?!”


소리가 소리쳤다.


이런 상황에 웃고 있는 사람이 정상일 리는 없었다.


남자가 이수에게 가슴과 어깨 쪽을 살폈다.


“와, 설마 닿지도 않은 건가?”


반사적으로 이수가 뒤로 물러났다.


“뭐지? 왜 그러는 거예요?”


“이수야, 아무래도 저 사람 짓인 거 같아!”


그때 앞에서 걸어오던 황소가 이수들 쪽을 지나쳤다. 마치 보안 요원의 호위를 받으며 돌아가는 행진 같았다.


“응, 잘 가”


남자가 들소에게 손짓하고 있었다.


들소도 남자를 향해 ‘푸르르’ 하고 콧소리를 냈다.


놀란 이수가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가 손가락을 입에 대고 있었다.


조용하라는 것 같았다.


“이수야, 저 사람이 조종했나 봐!”


소리의 말에 주위 사람들이 남자 쪽을 바라봤다.


그러자 남자는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는 듯 어깨를 추켜세웠다.


한 발 뒤로 물러섰던 남자가 다시 이수 쪽으로 다가왔다.


“동기도 모르면 어떡해, 시민 영웅”


남자의 짓이라는 건 거의 확실한 분위기였다.


“당신 같은 사람 본 적도 없어!”


이수가 두 주먹을 쥐고 있었다.


“다치지 않았잖아. 그러면 된 거 아냐?”


“당신 뭔데 그런 말을?”


앞으로 튀어 나가려던 소리를 이수가 막았다.


그때 앞에서 의무대원과 의무 AI가 다가왔다.


“여기 들소에 부딪힌 사람이 누구죠?!”


주위 사람들이 이수를 가리켰다.


의무대원은 멀쩡히 서 있는 이수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 움직였다.


“괜···. 찮으세요?”


AI가 다가와 전신 스캔을 했다.


“가슴에 가벼운 찰과상이 있습니다”


살짝 까진 정도였다.


약을 꺼내려는 의무대원에게 이수가 말했다.


“괜찮아요. 안 주셔도 돼요. 스쳤어요, 그냥”


초능력으로 피했다는 말을 하고 싶진 않았다.

의무대원과 AI가 떠난 후 다시 대화가 시작됐다.


“서울 초능력 대학교 1학년. 총원 18명이잖아”


무슨 말이지 이해되지 않는 이수였다.


“한 명이 부족하지 않던?”


이해되건 말건 남자의 말이 이어졌다.


“그게 나야. 금수만”


초능력자라는 뜻이었다.


뒤에서 소리가 물었다.


“설마, 동물을 부리는?”


그러자 남자가 손을 하늘로 들었다.


멀리서 비둘기 한 마리가 손에 앉았다.


“노노, 그냥 동물과 텔레파시가 통한다고 봐야지”


그때 이수는 교수님의 말이 떠올랐다.


동기 중 하나가 해외에 있는 관계로 4월이 되어야 수업에 나온다고 말이다.


그게 바로 금수만이었던 것이다.


“사과해, 당장”


진정이 좀 된 이수와 달리 소리는 아직도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괜찮아, 소리야. 그냥 가자”


“안 돼, 저딴 놈한텐 사과를 받아야겠어. 경찰에 신고할까?”


그러자 금수만이 팔을 걷어 올렸다.


그리곤 허리를 거의 100도 정도 숙여 인사했다.


“미안합니다. 시민 영웅 조이수님. 장난쳐서 죄송합니다”


그런 태도야말로 진심이 아니라 장난 같았다.


“됐지, 누나?”


그때 뒤쪽에서 금수만을 찾는 소리가 들렸다.


“Hey, 수만!”


돌아보니 금발의 외국인 하나와 흑인 한 명이 서 있었다.


금수만이 뛰어가며 말했다.


“그럼 월요일에 보자고”


이수가 잠시 상황 정리가 안 돼 멍하니 서 있는데 여자친구가 소리쳤다.


“누나라고?!”

.

.

.

.

.

집에 돌아가 바로 이비우에게 연락했다.


“우리 신입 동기 한 명이 아직 학교에 오지 않았다며?”


비우는 무엇을 물어도 어느 정도는 대답하는 존재였다. 친구들 사이 ‘브레인’과 같았다.


“아, 그렇지. 한 명이 아직 안 왔어. 4월부터 온다고 했던 거 같아”


“그 친구는 능력이 뭐야?”


“동물을 다룬다고 들었어.”


오늘 있던 일을 비우에게 얘기했다.


거의 죽을 뻔했던 상황과 금수만의 뻔뻔한 태도까지 말이다.


그러자 비우가 말했다.


“외국 출신이라고 들었는데 그래서 그렇게 자유분방한가 보네. 남아공인가? 아프리카 어디에서 왔을 거야”


금수만과의 만남은 불쾌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이번 소풍에선 몇 가지 수확이 있었다.


첫째는 자신의 능력이 생각보다 대단하다는 것이다.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 그렇게 반사적으로 능력을 발휘하다니 말이다.


생각해보면 위기가 올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능력을 사용했다.


홍수철과의 사건이 그랬고, 강남 시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셋을 비교하라면 이번이 가장 위험했다.


직접적인 물리력이 가해지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소리에게 물으니 죽었을 거로 생각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두 번째는 소리였다. 초능력 주사를 맞을 거라는 소식 말이다.


초능력자에 대한 소리의 갈망은 그야말로 간절함 그 자체였다. 이미 자기 돈으로 두 번이나 맞았다.


한 번은 심하게 아프고, 또 한 번은 온몸이 털로 뒤덮였으나 아직도 원하고 있었다.


다 구세주 신부 덕이었다.


구 신부가 소리의 속마음을 알고 그렇게 배려해준 것이다.


이렇게 보면 초능력은 정말로 ‘양날의 검’인 것 같았다.


구 신부처럼 사람을 구할 수 있는 반면, 장난이라고 하지만 금수만처럼 위험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극단주의자들 사이에선 ‘초능력 주사 철폐’라는 이야기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그들이 예로 거론하는 대표적 사건은 ‘피의 물요일’의 홍수철이다. 이미 수많은 사람을 죽였고, 탈옥해 다시 한 번 비슷한 짓을 저질렀다.


그날 밤 TV에선 초능력 주사 철폐를 놓고 초능력자들의 토론이 있었다.


초능력자인 정치인, 의사, 교수가 사회자의 진행에 맞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 정 박사님은 찬성한다는 쪽인가요?”


사회자가 흰 가운을 입은 사람에게 물었다.


“만일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더 좋은 해결책이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그때 정치인이 끼어들었다.


“저도 비슷한 입장이긴 합니다. 하지만 정혈구 박사님처럼 생산적인 초능력을 잃어버린다는 건 의학계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입니다”


의사의 능력은 굉장하게도 피를 다루는 초능력이었다. 피가 부족한 곳이 있으면 그쪽으로 피를 공급할 수 있었다. 이름도 ‘적혈구’와 비슷했다.


“그러나 현재의 의술은 이미 제 도움이 없이도 대부분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초능력이 없어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죽음이야 여전히 정복하지 못했지만, 이제 노화까지는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으니까요“


교수는 반대 견해였다. 초능력 발견이야말로 ‘문명의 이기’라는 주장이다.


“만에 하나 초능력 철폐가 통과한다고 해보죠. 정말 철폐가 될까요? 어딘가에서 분명 누군가는 초능력 주사를 개발해 초능력을 발현시킬 겁니다”


교수의 연설이 계속됐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정부에서 매춘을 금지했지만 결국 어떻게 됐나요? 막지 못했어요. 초능력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능력에 대한 열망, 힘에 대한 사람들의 갈망은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그런 게 아닙니다”


패널들의 말을 해설자가 잠시 막았다.


“그럼 여기서 초대 손님을 영상으로 초대해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대통령 비서실장 다테 도미토입니다”


다테 도미토.


불과 얼마 전 이수의 어깨를 두드리던 그 사람이었다.


“안녕하세요. 비서실장님”


“반갑습니다, 사회자님”


“비서실장님도 투시력이라는 엄청난 능력을 갖추고 계신대요. 정부는 초능력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계신가요”


도미토의 차림은 이번에도 깔끔함 자체였다. 아이탑 패션따윈 쓰지도 않는다.


“우리 정부는 항상 초능력자와 일반인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능력자에 대한 일반인의 불만과 두려움도 알고 있고요.


초능력 철폐는 결론적으로 말하면 시기상조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국민의 바람은 절대 무시하지 않습니다.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초능력자와 그 밖의 사람들이 공존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


결국 아무런 맥도 없는 대답이었다.


정치인들은 늘 이런 식이다.


그날 이수는 자리에 누워 초능력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았다.


모두가 공평하게, 아무런 힘 없이 노력만으로 경쟁하고 살아가는 시대 말이다.


그렇다면 이소리가 고통받을 일도 없고, 수투를 잃어버리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홍수철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다.


초능력 대학에 가지도 않았을 테고, 적성 맞는 일반 대학에 가서 다른 친구들처럼 그렇게 학교에 다녔을 거다.


안티 초능력 협회가 지나치게 강성이긴 하지만, 그들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는 건 이수도 공감하고 있었다.


초능력 없는 세상이,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것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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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팀 쿠데타 19.12.18 171 4 8쪽
61 메시지 19.12.16 162 3 8쪽
60 음모엔 또다른 음모로 19.12.12 181 4 9쪽
59 친구들의 방문 19.12.11 196 2 7쪽
58 넷 무버 19.12.10 210 4 8쪽
57 계엄 그 후 19.12.09 219 7 8쪽
56 아수라장 19.12.06 235 10 7쪽
55 기습 19.12.05 254 12 11쪽
54 폭로 +2 19.12.04 251 12 10쪽
53 반격엔 반격에 반격 19.12.03 267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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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부사장의 품격 +2 19.11.22 378 14 10쪽
43 루안 위와 트리니디 +2 19.11.21 401 11 9쪽
42 이소리의 능력 +4 19.11.20 408 18 10쪽
41 새로운 이름 +2 19.11.19 427 15 9쪽
40 잠재력이 오르다 +3 19.11.18 463 16 10쪽
» 라이벌의 등장 +2 19.11.16 460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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