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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太影)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 in 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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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太影)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7.03 18: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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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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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54화

DUMMY

하얗게 기른 수염을 가슴까지 늘어뜨린 백의 노인과 그 뒤를 따르는 십수명의 장한들이었다.


백의 노인은 얼굴이 홍시처럼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고, 눈빛이 형형하고 몸이 단단한 근육질이었다.


아무래도 양강 계열의 무공과 외공을 상당 수준까지 수련한 듯 했다.


그를 보자 만리신투가 작은 목소리로 백천에게 말했다.


“태양수(太陽手) 강불해로군요. 천진방의 공봉 한 자리를 맡고 있는 자로 장강 이남 지역에서 금나수(擒拏手)로 명성을 떨친 자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자들은···”


만리신투는 태양수 강불해와 그 뒤에 늘어선 천진방의 고수들을 하나하나 소개하였다.


백천이 그들을 가만히 살펴보니 태양수 강불해만이 초절정의 극성으로 보였고, 나머지는 모두 절정 정도로 보였다.


태양수 강불해는 배에 오르기 무섭게 이두마차로 향했다.


“소방주! 이 강불해가 왔소이다. 상세는 좀 괜찮으시오?!”


강불해의 목소리를 듣고 엄패가 이두마차에서 주렴을 걷고 나왔다.


그는 지난 며칠 간 무림맹 순찰대원들로부터 밤낮 없이 취조를 받아 시달린 탓인지 낯이 어둡고,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엄패는 어두운 낯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침중한 어투로 말했다.


“소방주는 다행히 상처가 아물고 안정을 찾으셨소! 하나 잘린 네 개의 손가락을 다시 붙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소.


천수신의(天手神醫)라도 모셔온다면 모르겠지만··· 쉽지는 않을 듯 하오.”


그 말에 태양수 강불해는 얼굴이 더욱 벌겋게 달아오르며 노기가 충천하여 하선을 준비하는 중인들을 둘러보며 소리쳤다.


“대체 어느 놈이냐? 어느 놈이 천진방의 소방주를 상하게 하였느냐? 썩 나오거라!”


백천은 하선하려는 사람들을 돌려 세우고 고함을 질러대는 그 안하무인한 태도에 어이가 없어 나서려는데, 돌연 뒤에 있던 오장로가 앞으로 나서며 소리쳤다.


“강불해, 이 놈!”


그러자 놀랍게도 노기 충천하여 길길이 날뛰던 강불해의 눈이 부릅떠지더니 놀라서 더듬거리며 말했다.


“아, 아니··· 어르신께서 예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강불해는 마치 귀신을 본 것처럼 오장로를 두려운 눈으로 바라봤다.


아무래도 오장로와 강불해는 서로 안면이 있는 듯 했다.


그것도 그리 좋은 인연은 아니었던 모양인지 오장로를 보는 강불해의 표정은 마치 고양이를 보는 쥐의 표정과 같았다.


강불해는 언제 소란을 피웠냐는 듯 오장로를 피해 달아나며 급히 배에서 뛰어내렸다.


“이 녀석들아! 뭘 꾸물거리느냐? 어서 이두마차를 끌어내리거라!”


이에 천진방의 무인들은 강불해의 재촉에 서둘러 이두마차와 다섯 필의 말을 끌어내린 후, 배에서 내리기 무섭게 사라져 갔다.


흙먼지를 풍기며 순식간에 저만치 멀어져가는 천진방 무리들을 잠시간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하던 백천은 문득 궁금하여 오장로에게 물었다.


“아시는 자입니까?”


오장로는 그 말에 굳은 표정이 되어 말했다.


“한때 본파의 제자였던 놈이다.”


백천은 그제서야 오장로가 어째서 그토록 강불해를 철천지원수 대하듯 했는지 그리고 강불해는 왜 그토록 오장로를 두려워했는지 알 것 같았다.


지급 세력인 천진방의 공봉인 강불해가 한때 선천무관의 제자였다니, 과연 선천무관이 예전에는 성세가 대단했던 모양이었다.


천진방도들로 인해 한바탕 소란이 있은 후, 중인들이 나루터에 내리자 마자 한 떼의 무리가 또 다시 나타났다.


그들은 다름 아닌 의창 분타의 개방 제자들이었다.


무림맹의 쾌속선이 석보채의 선박을 뒤쫓아간 후, 개방 제자들은 타고 온 배를 끌고 여객선을 뒤따라 온 터였다.


이에 여객선이 하선하기 무섭게 추풍개를 찾아온 모양이었다.


부분타주 광풍개와 삼십여 명의 거지들이 다가오자 악취가 진동하고, 파리와 벌레가 꼬이기 시작했다.


중인들은 물론 나루터 주변에 있는 행인들과 상인들이 모두 코를 막고 인상을 찌푸리자, 추풍개가 그들에게 급히 손사레를 치며 소리쳤다.


“야, 이 빌어먹을 거지 놈들아! 됐으니까 오지 말고 먼저 안가로 가 있어라!”


광풍개는 멍청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다 이내 뒤에선 거지들에게 수신호를 보내곤 다시금 추풍개에게 단체로 바짝 다가왔다.


“안가로 먼저 가 있으라니까 왜 또 따라와?”


이에 추풍개가 어이가 없어 성질을 내자, 광풍개가 멍청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먼저 안가로 가있으라 했으니 가지 말고 따라가면 되는 거 아니요?”


추풍개는 그 말을 듣자 광풍개가 꼭 반대로만 하는 괴상한 취미가 있음을 떠올리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그 반대로 다시 말했다.


“그래. 먼저 안가로 가지 말고 따라와라!”


그러자 광풍자는 히히 웃으며 ‘먼저 안가로 가있어야지’하며 수하들을 이끌고 저 멀리 사라져갔다.


천진방의 방도들과 개방 거지들이 연이어 왔다 간 후, 무림맹 순찰대의 부관인 단소동이 뒤이어 작별 인사를 건네고 다른 세 명의 순찰대원들과 함께 떠나갔다.


그러자 비로소 백천은 여유를 찾고 주위를 둘러봤다.


나루터에서부터 저 멀리 의도현 성곽까지 쭉 이어진 여러 좌판들과 상점들, 북적거리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도 없어 보였다.


게다가 멀리 보이는 성곽까지는 족히 반나절은 걸릴 듯 싶었다.


곁에 선 만리신투가 주위를 둘러보다 말했다.


“예서 식사를 하시고, 잠시 쉬시다 성에 드시는 게 어떻습니까?


이 곳은 삼강촌(三江村)이라 하는데, 세 개의 강줄기가 모이는 곳인데다 의도현으로 가는 길목인지라 제법 번성하여 이름난 객잔이 제법 많습니다.”


백천도 안 그래도 며칠 간의 선상 여행으로 시장하고 피로한 터였기에 그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추풍개에게 넌지시 물었다.


“추대협!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잠시 쉬었다가 소채주를 데리고 안가로 향하심이 어떠십니까?”


추풍개는 이에 기다렸다는 듯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좋지, 좋아! 그리 하세나!”


추풍개는 자신의 등에 들쳐 업혀 새근새근 잠이 든 소채주를 한 차례 본 후, 앞장서며 말했다.


“이 곳 삼강촌에 유명한 객잔이 여럿 있는데 그 중 쉬어 갈만한 별실이 있는 곳은 몇 곳 없다네.


그 중에서 숙수의 요리 솜씨까지 뛰어난 곳은 천하객잔 단 한 곳 밖에 없지!


어떤가? 천하객잔으로 가는 것이?”


이에 백천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가시지요! 다른 분들께서는 어찌 하시겠습니까?”


백천이 함께 하선한 신무외 부부와 네 개 문파의 일행들에게 물으니 그들 또한 노곤했는지 동행하겠다 하여 모두가 천하객잔으로 함께 가게 되었다.


* * *


인파 사이를 뚫고 한참을 걸어가자 삼층의 높은 누각에 걸린 <천하객잔>이란 편액이 보였다.


과연 언뜻 보기에도 삼층의 누각에는 수십 개의 별실에 사람들이 가득하여 규모가 상당한 듯 보였다.


백천 일행도 이층의 별실을 하나 빌려 구석에 잠시 짐을 내려놓고 원탁에 앉아 보니, 이른 아침 시간임에도 열려진 별실마다 자리가 가득 들어차 있었다.


이에 몇 가지 음식을 시켜놓고 점원이 미리 내온 엽차로 입을 축이고 있는데, 주변에서 나누는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그때 누가 나타났는지 아는가? 바로 석보채의 부채주 황건광도 고황과 백여명의 수적들이었다네!”


백천을 포함한 일행들은 모두 그 낯익은 이름이 들리자 자연히 대화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앞서 말한 이의 말에 누군가가 맞장구를 쳤다.


“저런! 그 장강의 물귀신들이 나타났다면 그 배 위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죽은 목숨이 되었겠구만?”


“그렇지. 아마도 그랬을 것이네! 만약 그 곳에 비룡대협 부부와 추풍개, 선천사객(先天四客)이 없었다면 말일세!”


“선천사객? 그게 대체 누군가?”


“자네 아직도 그들 소식을 못 들은 겐가? 그들은 바로 선천무관에서 배출한 네 명의 초절정 고수를 일컫는 별호일세!”


“뭐어? 아니 선천무관이라면 그 인급 말석의 망해가는 문파가 아니던가? 그런데 그런 곳에서 초절정이 네 명이나 나왔다고?”


“어허! 그렇다니까 그러네! 그들은 바로 전대의 고수인 무언객(無言客) 구휘와 소면객(笑面客) 양호, 비천객(飛天客) 두칠 마지막으로 섬전검객(閃電劍客) 백천이라네.


놀랍게도 그 중 마지막으로 말한 섬전검객 백천은 아직 약관도 되지 않은 청년이라지 뭔가?”


“아니! 그런 청년 고수가 고작 선천무관과 같은 시골 무관에서 나왔다는 말인가?


잠깐! 그러면 약관도 되지 않아 초절정에 올랐으니 이제 그 오룡삼봉의 한 자리에 올려 놓아야 되는 것 아닌가?”


“그렇지! 강호를 통틀어 초절정에 오른 청년 고수들을 한데 묶어 오룡삼봉이라 불러왔으니 말일세!


한데 그것은 쉽지 않을 것이야. 오룡삼봉이 누구던가? 모두 천급 세력들의 자재들이 아닌가?


그들의 고고한 신분으로 인급 말석인 선천무관 출신이 자신들과 어깨를 나란히 두길 허락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네!”


“허! 그것도 그렇구만. 하지만 오룡삼봉에 오르지 않더라도 그야말로 최근에 호북성에서 등장한 가장 떠오르는 청년 고수임에는 틀림없구만!”


그들은 그런 얘기를 나누다가 이어서 다시금 며칠 전 벌어진 장강수전(長江水戰)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들의 얘기를 듣던 신무외가 백천과 선천무관의 일행들을 보며 기꺼워하며 말했다.


“하하! 그새 며칠 전 있었던 일이 소문이 난 모양이군요! 이거 축하 드립니다!


이번 강호행이 끝날 때쯤에는 선천무관 분들의 위명이 강호에 자자하여 모르는 이가 없을 듯 싶습니다! 하하!”


“별 말씀을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백천은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그리 대꾸하였지만, 곁에 앉은 오장로나 양호 심지어 만리신투 조차 적지 않은 강호 생활 동안에도 경험해보지 못한 위명을 얻게 되자 크게 감격한 기색이었다.


게다가 위명을 얻은 것은 그들 뿐만이 아닌 모양이었다.


이어서 천소소와 제갈혜는 검향옥녀(劍香玉女)와 백설선녀(白雪仙女)라는 별호가 붙은 모양이었고,


동천과 공량, 순우창 또한 자신들의 별호인 봉발도객(蓬髮刀客)이나 다정검객(多情劍客), 철탑도객(鐵塔刀客)이란 위명이 제법 유명해진 모양이었다.


쌍검문과 철기방, 소월문, 낙일파의 젊은 무인들 또한 수적들과 싸운 것이 알려져 주변 객실에 자리한 중인들의 입에 오르내리자, 그들은 잔뜩 상기된 얼굴로 기뻐했다.


한데 그러한 객잔의 분위기가 변한 것은 바로 다음 순간이었다.


삐이익-!


돌연 날카로운 호각소리가 들려오며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백천과 일행들이 이층 창문을 통해 밖을 내려다보니, 온통 흑의에 복면을 쓴 인영이 빠른 신법으로 급히 거리를 내달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때 호각을 든 채, 그들을 뒤쫓는 자 중 하나가 크게 소리쳤다.


“이 놈! 흑표(黑豹)! 당장 그 혈마총의 장보도를 내놓지 못할까!”


이에 흑표란 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옆의 골목으로 선회하여 순식간에 사라져갔다.


그러자 옆의 별실에서 누군가 놀라 소리쳤다.


“혈마총의 장보도라고? 혈마총이라면 이백 년 전 천하제일 고수였던 수라혈마(修羅血魔)의 무덤이 아닌가?


그의 무덤 안에는 그가 익힌 고금제일이라는 삼천마공(三天魔功) 중 하나인 수라혈해공(修羅血海功)과 혈천교의 삼십이마공(三十二魔功)은 물론 상고시대로부터 내려온 온갖 보검과 보물들이 가득하다 하지 않던가?”


“그게 정말인가? 하! 갑자기 혈마총의 장보도가 나타나다니··· 또 다시 강호에 피바람이 불겠구만!”


그들의 대화를 듣고 여기저기서 감탄성을 내뱉더니, 그 중 몇 명은 밖으로 뛰어내려 흑표를 뒤쫓기 시작했다.


백천은 그 돌연한 상황에 깜짝 놀랐다.


‘설마 진짜 혈마총의 장보도 조각이 나타난 건가? 나한테 네 조각이 있는데, 벌써 다섯 번째 조각이 나타났다고?’


백천이 그런 생각을 하며 놀라워하고 있을 때였다.


돌연 거리에 다시 소란이 일며 허공 중에 무언가 불쑥 나타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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