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태영(太影)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 in 무림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공모전참가작 새글

태영(太影)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7.03 18:20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219,971
추천수 :
4,630
글자수 :
364,205

작성
24.06.22 18:20
조회
1,295
추천
45
글자
12쪽

제51화

DUMMY


백천은 흑치골의 붉은 눈빛을 마주하자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 했다.


아마도 웬만큼 담력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 눈빛을 대하기만 해도 기절하고도 남을 듯 했다.


하지만 백천은 지난 번 화경 경지를 돌파하며 부동심을 얻은 이후로 웬만한 일에는 놀라는 일이 없게 되었기에,


금새 진정하고는 흔들림 없는 시선으로 흑치골을 바라봤다.


그러자 흑치골이 이채를 띄며 웃었다.


“흐흐. 과연 어린 놈이 제법이구나! 이 최혼천살을 마주하고 너처럼 멀쩡한 녀석은 지난 오십 년간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그러니 너는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그 말에 중인들이 깜짝 놀라 경악했다.


“최, 최혼천살? 사혈교의 칠 존자가 나타나다니!?”


세상사에 초탈한 듯한 신무외 부부마저 최혼천살의 등장에 어두운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들의 얼굴에는 이제 여유는 찾아볼 수 없었고, 오로지 수심만 가득하였는데 마치 저승사자를 만난 듯 자신들의 죽음을 예감한 듯한 모습이었다.


그만큼 최혼천살이란 이름이 주는 충격은 대단한 것이었다.


“아아아아-“


털썩!


쌍검문과 철기방, 소월문, 낙일파에서 온 네 명의 젊은 남녀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리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 앉았다.


그들은 전신을 사시나무 떨 듯 떨어대며 두려움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강호에 흉신악살로 불리는 살인귀가 몇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최혼천살이 가진 흉명은 대단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무려 천 명이 넘는 사람이 그의 손에 죽었고, 죽은 자들 모두 목내이처럼 검게 말라 죽고 말았었다.


그러니 중인들이 그를 저승사자처럼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백천은 자신을 향해 천천히 허공을 걸어오는 최혼천살을 바라보다 주위를 둘러봤다.


최혼천살의 등장으로 이때 모든 싸움은 멈춰 있었다.


한쪽에선 공량, 동천, 순우창과 천소소, 제갈혜 등 선천무관 무인들의 활약으로 절정과 일류 정도의 일반 수적들 중 반 수 이상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선상의 중앙에서는 네 명의 흑의 복면인과 오장로, 양호, 만리신투, 신무외 부부가 각기 대치 중이었고,


그 옆에서는 부채주 고황과 추풍개가 서로를 경계한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백천의 시선이 다시금 최혼천살을 향했다.


최혼천살은 어느 새, 선상의 중앙을 지나고 있었다.


그때였다.


“이 건방진 노옴!”


늙수그레한 노성이 카랑카랑하게 터져 나오며, 작은 체구의 인영이 돌연 옆을 지나고 있는 최혼천살을 향해 유성추를 그대로 휘돌리며 쳐내었다.


그는 바로 오장로 구휘였다.


후우웅! 스으으!


휘돌아가는 유성추의 궤적 속에 매서운 기운이 가닥가닥 선명하게 맺혀졌다.


“차아앗!”


오장로는 뒤이어 기합성과 함께 휘돌리던 유성추의 회전력을 살려 그대로 최혼천살에게 위에서 아래로 던져냈다.


휘우우웅! 파아아앙!


공기를 찢어발기는 바람소리와 함께 철추(鐵鎚)가 예기를 머금고 최혼천살의 머리로 떨어져 내렸다.


이는 오장로가 선천각 시절부터 사용해온 낙성투법(落星投法)이란 절기로 단단한 바위도 두부처럼 으깨어 버리는 초식이었다.


오장로는 아무리 화경의 고수라도 지척에서 갑자기 펼친 이 강맹한 공격에는 얼마 간이라도 손해를 입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최혼천살은 미처 예상을 하지 못한 것인지 순간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스으으으-


하지만 돌연 그의 몸 주위에 유형화 된 시뻘건 기운들이 둥그런 모양의 막을 형성하는 것이 보였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강호인 오장로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았기에 놀라 소리쳤다.


“호, 호신강기(護身罡氣)!”


쩌어엉! 티잉!


그것에 닿는 순간 오장로는 자신의 유성추가 단단한 철벽에 부딪친 듯, 그대로 튕겨져 나오며 반탄력에 몇 걸음 물러선 후에야 겨우 멈춰 섰다.


최혼천살은 그런 오장로를 보며 입꼬리를 귀까지 끌어올리며 웃었다.


이는 그가 살인을 하기 전에 취하는 특유의 표정으로 강호에 유명했기에 오장로는 그것을 보는 순간 마음 속으로 대비했다.


하지만 최혼천살이 손가락을 들어 올리고, 붉은 색의 뭔가가 맺힌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것은 순식간에 쏘아져 왔다.


퓨퓽!


“허헙!”


오장로는 그것이 자신의 심장을 노리고 날아드는 것을 보고 급히 몸을 틀었으나, 그것은 순식간에 오른쪽 어깨를 꿰뚫고 지나가고 말았다.


퍼억!


“크윽···”


고통을 참아내며 바라보자 오른쪽 어깨의 삼각근 부근에 반경 두 치 어림의 구멍이 뻥 뚫린 채, 살이 검게 타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치이이익!


오장로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비명을 참아내며 품속에서 소도를 꺼내, 검게 변한 상처를 도려냈다.


서걱! 투욱!


잘려져 나간 살덩이가 순식간에 검게 변하더니 육편처럼 말라 비틀어졌다.


오장로는 고통스런 와중에도 그 광경을 보자 조금만 대응이 늦었으면 자신의 온몸이 저렇게 되었을 것 같아 모골이 송연한 느낌이 들었다.


중인들은 그것을 보자 신음하듯 말했다.


“최, 최혼사기(催魂邪氣)···”


한번 펼쳐지면 하루 동안 남아 미물이며 초목이며 무엇이 닿든 썩고 병들게 한다는 최혼사기가 지풍에 담겨 펼쳐진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돌연 최혼천살의 고개가 오장로를 향해 돌아섰다.


“늙은 놈이 번거롭게 하는구나···!”


그의 손가락이 다시금 움직이려 하고 있었다.


그러자 곁에 서 있던 양호와 만리신투, 신무외 부부가 깜짝 놀라 동시에 최혼천살을 향해 공격해갔다.


“이 마두 놈! 내가 상대해 주마!”


“하하! 이 신무외의 한 수도 받아보시오!”


“호호! 저도 거들게요!”


순식간에 두 자루의 청강 장검과 두 개의 철륜, 한 개의 암기가 날아오자, 최혼천살은 경시할 수 없어 손가락을 거두고 쌍장을 떨쳐냈다.


퍼퍼퍼펑! 쿠르르릉!


최혼천살의 쌍장에서 연거푸 네 개의 장력이 발출 되자, 응축된 시뻘건 덩어리가 쏘아지며 마치 벽력 소리와 같은 것이 들려왔다.


바로 최혼천살을 사혈교의 제 칠존자로 만들어준 최혼강기(催魂罡氣)가 펼쳐진 것이었다.


그것의 위력은 역시 대단했다.


꽈과과광!


순식간에 네 번의 거대한 폭발음이 들려오고, 양호와 만리신투, 신무외 부부는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튕겨져 바닥을 나뒹굴었다.


“커커억-”


양호는 핏물을 토해내며 창백한 얼굴로 바닥에 누운 채, 순식간에 검게 변한 수중의 장검을 내던졌다.


그러자 최혼강기를 맞받았던 장검은 그대로 검은 물로 녹아내리고 말았다.


만리신투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 또한 핏물이 묻은 입을 닦아내며 바닥에 검게 녹아내린 탈혼비(脫魂飛)를 두려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신무외 부부는 초절정의 극한에 이르러 화경을 코앞에 둔 고수들이었기에 좀 더 상황이 나았다.


그들은 속이 진탕 되어 똑같이 창백한 얼굴이긴 했으나, 그나마 병장기들은 온전하였고 가까스로 바닥에 버티고 서 있었다.


이 광경을 보자 최혼천살의 눈에 이채가 감돌다 돌연 인상이 찌푸려졌다.


“흐흐. 제법 귀찮게 하는데··· 그런데 어쩌지? 나도 이제 좀 짜증이 날 것 같아서 말이야.”


그는 짜증난 표정으로 무시무시한 안광을 빛내며 다시금 말했다.


“그러니 이제 진짜 죽어라!”


퓨퓨퓨퓨퓽!


최혼천살은 그대로 손가락을 들어 다섯 개의 지풍을 쏘아냈다.


그 지풍은 오장로와 양호, 만리신투, 신무외 부부의 미간을 향해 있었다.


“아아아···”


신무외의 부인 두옥향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두려움에 휩싸여 작은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그러자 최혼천살의 얼굴에 만족함이 담겨졌다.


“흐흐! 그래 더 울부짖어라! 비명을 질러라! 살려달라 소리쳐라!”


그는 이 순간을 가장 좋아했다.


아무리 강호의 대단한 고수라도 죽는 순간이 되면 모두 이렇게 두려운 반응을 보이는 것이었다.


도옥향의 옆에 앉은 신무외를 보자, 그 또한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뿐이지 이미 체념한 표정이었다.


“흐흐! 그렇지, 그렇지! 그래야지!”


최혼천살은 만족한 듯 그렇게 광소했다.


지풍은 어느 덧 다섯 사람의 면전에 이르러 있었다.


다른 세 사람의 표정을 살피러 고개를 돌리며, 최혼천살은 그들이 눈물을 흘린다거나 두려움에 부르르 떨고 있을 것이 상상되었다.


한데 세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는 순간 최혼천살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늙은 노인과 두 명의 중년 사내의 표정은 담담하다 못해 무언가 모를 기대감마저 서려 있었다.


‘뭐지? 이 세 놈들이 단체로 미치기라도 한 것인가?’


최혼천살은 순간 그런 의문이 들었으나, 어차피 촌각만 지나면 주검으로 변할 놈들이기에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이미 지풍은 그들의 미간에서 세 치 앞에 이르러 있었다.


최혼천살은 다음 순간 그들의 머리 통이 동시에 꿰뚤려 수박처럼 박살이 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은 그 순간이었다.


지이이잉!


뭔가 이질적인 음향이었다.


그 음향이 들려옴과 함께 놀랍게도 날아가던 지풍의 방향이 아래로 직각으로 꺾이며 선상의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퍼퍼퍼퍼펑!


순식간에 다섯 개의 큰 구멍이 선상 바닥에 뚫리며 배가 한 차례 휘청거렸다.


하지만 최혼천살은 그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돌연 그는 무시무시한 안광을 빛내며 무언가를 쳐다보며 소리쳤다.


“이게 대체 무슨 기술이냐?”


그의 시선이 향한 곳에서는 소채주를 왼손으로 안아 든 백천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백천이 무심한 태도로 나직이 말했다.


“염력··· 별 볼일 없는 잡기요!”


조금 전 백천은 얼마 전 삼재건곤기공의 3성 승급에 성공하며 얻은 선천지기 절학, 염력을 펼쳐낸 것이었다.


“염력이라··· 그럼 이것도 막아봐라!”


최혼천살은 그 말과 함께 다가오는 백천을 향해 최혼강기가 잔뜩 머금은 장력을 발출했다.


퍼퍼펑! 쿠르릉!


다시 한번 예의 핓빛 강기가 발출되며 천둥이 치는 듯한 소리가 울려왔다.


그러자 백천이 우수에 든 청룡검을 가볍게 떨쳐냈다.


번쩌억-! 사아아악-


그러자 섬광이 번쩍이며 돌연 백천의 주위에 선연하게 밝은 선이 무수히 뒤엉킨 빛무리가 형성되었다.


그것은 좀 전에 최혼천살이 보여준 호신강기와 비슷해 보이면서도 좀 더 얇고 투명해 보였다.


최혼천살이 비웃듯이 웃었다.


"으하하! 고작 검막(劍幕)으로 내 최혼강기를 막을 성 싶으냐?"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음 순간 장력이 백천의 주위를 둘러싼 빛무리를 때렸다.


꽈과과강!


거대한 폭발음이 들려온 후, 다음 순간 놀랍게도 장력은 소멸되었는데 백천의 주위의 빛무리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최혼천살이 그 광경을 보고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검막으로 강기를 막아내다니? 대체 그게 무슨 초식이냐?”


이에 백천은 무심히 답했다.


“천청여뢰(天聽如雷)라 하오.”


쾌섬검공의 제5식인 검막을 만드는 무공, 천청여뢰가 펼쳐진 것이었다.


최혼천살은 놀라던 것도 잠시 이내 흉신악살과 같은 잔인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금 양손에 장력을 돋우며 말했다.


“흐흐. 검막으로 막아낸 것을 보니 네 놈이 가진 공력이 제법 많은 모양이구나.


하지만 아무리 공력이 많다 해도 경지의 차이는 엄연한 법!


검막으로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백천은 그런 최혼천살을 보면서도 무심한 태도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것은 틀린 말이오. 안타깝지만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으니 말이오.”


그 뜻밖의 말에 최혼천살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갑자기 그게 대체 무슨 말이냐?”


“그것은···”


하지만 놀랍게도 다음 순간 그 대답은 전혀 뜻밖의 상대에게서 들려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만렙 in 무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독자 유입을 늘리기 위해 작품 제목이 '만렙 in 무림'으로 변경될 예정입니다. 24.06.18 145 0 -
공지 후원 감사 인사 드립니다. 24.05.19 185 0 -
공지 연재 시간(매일 18시 20분) 안내 및 인사 +1 24.05.09 4,434 0 -
62 제62화 NEW +4 13시간 전 361 18 14쪽
61 제61화 +3 24.07.02 651 20 13쪽
60 제60화 +3 24.07.01 712 27 14쪽
59 제59화 +4 24.06.30 819 27 12쪽
58 제58화 +5 24.06.29 916 31 13쪽
57 제57화 +3 24.06.28 956 33 12쪽
56 제56화 +7 24.06.27 1,031 35 15쪽
55 제55화 +2 24.06.26 1,042 35 13쪽
54 제54화 +5 24.06.25 1,090 35 12쪽
53 제53화 +4 24.06.24 1,196 40 13쪽
52 제52화 +6 24.06.23 1,238 43 14쪽
» 제51화 +5 24.06.22 1,296 45 12쪽
50 제50화 +6 24.06.21 1,313 49 12쪽
49 제49화 +4 24.06.20 1,331 42 14쪽
48 제48화 +5 24.06.19 1,413 43 13쪽
47 제47화 +5 24.06.18 1,521 49 12쪽
46 제46화 +6 24.06.17 1,975 46 12쪽
45 제45화 +6 24.06.16 2,169 52 15쪽
44 제44화 +7 24.06.15 2,183 55 14쪽
43 제43화 +4 24.06.14 2,329 46 13쪽
42 제42화 +3 24.06.13 2,487 48 14쪽
41 제41화 +5 24.06.12 2,551 49 12쪽
40 제40화 +5 24.06.11 2,687 51 13쪽
39 제39화 +3 24.06.10 2,794 50 13쪽
38 제38화 +7 24.06.09 2,847 58 12쪽
37 제37화 +4 24.06.08 2,938 53 14쪽
36 제36화 +4 24.06.07 3,008 53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