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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太影)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 in 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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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太影)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7.0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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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6.1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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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글자
13쪽

제40화

DUMMY

백천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


‘뭐야? 왜 갑자기 나한테 종리후를 묻는 거야? 설마 내가 종리후를 죽인 걸 안 건 아니겠지?’


백천은 그런 생각이 떠오르자 속으로 뜨끔하였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여기서 족히 삼십 리 이상이나 떨어진 형문산 깊은 숲속인데다 화골산에 녹아 죽어 흔적을 찾기 어려운 종리후의 사체를 그가 발견했을 리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백천은 그제서야 여유로운 태도로 말했다.


“문파대회 이후로 본 적 없습니다. 한데 왜 그러시죠?”


“그렇습니까?”


철면호리 탁음은 그렇게 말하고는 마치 그 말의 진위를 가리는 듯 백천을 잠시간 가만히 보더니 이윽고 표정을 풀며 말했다.


“이거 초면에 불쑥 물어 실례했습니다. 신풍무관의 종대협이 예서 나간 후, 종적이 묘연해서 말입니다.


듣기로 문파대회 때 종대협과 백소협 간에 다툼이 있었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게다가 문파대회 이후 백소협도 반나절 동안은 행방이 묘연했다하니···”


거기까지 말하며 철면호리 탁음은 다시금 백천의 행동을 살피듯 바라보며 말을 흐렸다.


백천은 그 말을 듣자 속으로 정말 깜짝 놀랐다.


‘이야··· 이 놈! 무림맹 순찰대주라더니··· 제법 예리한 데가 있네?’


백천은 깜짝 놀란 와중에도 태연히 냉정함을 유지하려 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가 그저 떠보는 것이지, 뭔가 단서를 발견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어떤 핑계를 대야 할지 몰라 고민하고 있는데 그 순간 귓가로 누군가의 전음이 들려왔다.


『내가 시킨 일이 있어 잠시 쌍문촌에 다녀왔다고 하거라! 혹 무슨 일이냐고 묻거든 쌍문주가에 술 두 동이를 사오라 했다 하거라.』


그 전음은 다름 아닌 삼장로의 것이었다.


백천은 이에 태연한 표정으로 삼장로가 전음으로 말한 그대로 철면호리 탁음에게 말했다.


“삼장로께서 시키신 일이 있어 잠시 쌍문촌에 다녀왔습니다.”


그러자 철면호리 탁음은 이내 표정을 풀고 웃음 지으며 말했다.


“하하! 며칠 전에 삼장로께서도 그리 말씀 하시더군요. 삼장로께 듣긴 했으나, 뭐든 직접 묻고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지라...


기실 말이 되지 않는 일이지요. 아무렴 소협이 미치지 않고서야 초절정의 고수인 종리후를 뒤쫓아갔겠습니까?”


웃으면서 하는 말이지만 어딘지 백천을 자극하는 말이었다.


'어쭈? 이 놈 봐라?'


백천은 탁음이 자신을 흥분하게 하려는 속셈임을 깨닫고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맞장구 치며 말했다.


“물론입니다. 제가 아직 그 정도로 미치지는 않았거든요.”


철면호리 탁음은 백천이 흥분한 기색도 없이 여유 있게 받아치자 크게 박장대소했다.


“하하하하! 이거 선천무관의 새로운 장문제자께선 과연 비범하신 분이셨군요.


그럼 결례가 많았습니다. 이 탁모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또 뵙지요. 그럼!”


철면호리 탁음은 그 말과 함께 돌아서 멀어져 갔다.


백천은 가만히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그의 모습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야 안심을 하고 전각의 내실로 들어갔다.


그러자 내실 안에는 삼장로 박원명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백천은 긴장이 탁 풀려 침상에 털썩 걸터앉으며 물었다.


"삼장로님, 저 자식 대체 뭐하는 놈이에요?"


백천의 물음에 삼장로가 턱수염을 매만지며 말했다.


"호북삼흉(湖北三凶)이라 들어 봤느냐?


호북 무림계에서 노상에서 절대로 마주치지 말아야 하는 세 명을 일컬어 부르는 말이다.


그 셋은 바로 당양 녹림채의 채주 혈해패왕(血海覇王) 갈태독과 흑살교(黑殺橋)의 유일한 특급 살수 살수무정(殺手無情) 냉좌기 그리고... "


백천은 삼장로의 말을 자르며 불쑥 물었다.


"설마 나머지 한 명이 철면호리 탁음인가 아까 그놈인 거에요?"


삼장로는 이에 흠칫 놀라며 물었다.


"허! 어찌 알았느냐?"


"아, 삼장로님은 저를 뭘로 보시고! 척하면 척이죠!"


백천은 그렇게 너스레를 떨며 대답하다 문득 의아하여 물었다.


"그나저나 무림맹 순찰대주라면서요? 근데 왜 마주치지 말아야 할 삼흉으로까지 불린다는 거에요?"


"그건 바로 철면호리 탁음의 지독함 때문이지. 놈의 수사 선상에 오른 자는 어느 누구든 둘 중 하나의 결과를 맞이했거든."


"둘 중 하나요?"


백천의 물음에 삼장로가 안광을 번뜩이며 말했다.


"그래. 죽어서 송장이 되거나 미쳐서 광인이 되거나 말이다.


화경 고수인 다른 삼흉에 비해 초절정에 불과한 그를 사람들이 더 기피하게 된 데는 한번 물면 놓지 않는 그 지독함 때문이다.


그리고 그 지독한 철면호리 탁음의 새로운 수사 선상에... 아무래도 조금 전 네가 오른 것 같구나?"


"예에? 왜 갑자기 사람을 겁주고 그러세요?"


백천은 발끈하여 그렇게 말하면서도 어쩐지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다.


삼장로는 그런 백천을 보며 웃음 지으며 말했다.


“농이다. 이 녀석아! 듣기로 탁음이 종리후를 찾는 것은 그와 사혈교와의 관계를 의심해서라 하더구나.


그러니 그리 긴장할 것 없다. 정말 너를 의심했다면 그가 이렇게 쉽게 돌아갔겠느냐?"


삼장로의 그 말에 백천은 속으로 다시 한번 놀랐다.


과연 무림맹 한 개 지부의 순찰대주를 담당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천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삼장로가 불쑥 물었다.


"그나저나 네 녀석은 문파대회가 끝나고 대체 어디 갔다 온 게냐? 그 도둑 놈도 같이 사라진 것 같은데...”


이에 백천은 조금 전 자신을 놀린 것을 떠올리고 퉁명스레 대꾸했다.


“제가 어디 간다 일일이 다 말씀드려야 됩니까?”


"허... 그 녀석... 참..."


삼장로는 백천의 대꾸에 지끈 거리는 머리를 짓누르다 백천의 이어진 말에 깜짝 놀랐다.


“성서봉과 종리후, 그 두 놈을 쫓아갔다 왔죠.”


“뭐? 그, 그래서 어찌 됐느냐?”


백천은 이에 마치 좀 전의 놀림에 복수라도 하듯 음흉한 표정으로 툭 내뱉듯 말했다.


“성소봉은 만리신투에게 미행하라 일렀고, 아까 탁음이 찾던 그 종리후는... 흐흐... 제가 죽여 버렸죠.”


“뭐··· 뭐? 설마 네가 정말 종리후를 죽였던 것이냐? 허... 그 뒷감당을 어찌 하려고...?”


당황한 삼장로의 물음에 백천이 장난스런 표정을 풀며 말했다.


"농이에요! 그냥 점혈해서 잡아뒀는데, 아혈이 풀린 사이에 그 자식이 글세 화골산을 먹고 자살을 했다구요.


저는 그냥 막타만 쳤구요!"


"마, 막타? 그게 무슨 말이냐?"


"아... 막타는 마지막 타격이란 뜻이에요.


요즘 애들 하는 말이니 삼장로님은 몰라도 되세요!


그것 보단 이걸 한번 보세요!”


백천은 그 말과 함께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서 척 삼장로의 앞으로 내밀었다.


그것은 하나의 동패였다.


삼장로가 그 동패를 바라보니, 동패에는 가운데 크게 血자가 새겨져 있었고, 그 위에 작은 글씨로 血手라는 글자가 보였다.


“허! 설마 그것은··· 사혈교의? 그것이 어디서 난 것이냐? 설마 종리후에게서?”


백천은 고개를 끄덕이곤 이번에는 반대손으로 하나의 서책을 다시 꺼내어 손에 쥐었다.


그러자 백천의 한 손에는 동패가, 한 손에는 서책이 쥐어졌다.


그 서책으로 시선을 옮기던 삼장로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 서책 겉면에 ‘사혈인명부(死血人名簿)-호북지부(湖北支部)’라 쓰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경악한 삼장로를 보며 백천의 말이 이어졌다.


“맞습니다. 알고 보니 종리후가 사혈교 혈수당주였더라구요. 이 동패와 인명부는 그 놈 소지품에서 나온 거구요.”


백천은 이어서 성소봉과 종리후를 따라 나선 순간부터 죽은 종리후와 소가장에서 있었던 일까지 모두 삼장로에게 이야기하였다.


물론 혈마총 장보도 조각이나 대력만겁결을 얻은 얘기는 굳이 하지 않았지만 말이었다.


백천의 말을 다 듣고 나자, 삼장로는 사혈교가 선천무관을 장악하려 한다는 말에 의아한 표정이 되었다.


“사혈교 같은 거대 세력이 대체 왜 이 작은 인급 무관에 그리 목을 멘다는 말이냐?”


“만리신투한테 들어보니까 사혈교주가 천하의 도둑놈들을 시켜 개파조사의 유산을 찾나보더라구요. 아무래도 그게 목적이 아닐까요?”


“허··· 그렇지. 생사경에 오르신 개파조사의 유산이라면 사혈교주도 탐낼 만 하지! 암!”


그제서야 삼장로는 모든 상황이 이해되는 눈치였다.


그는 이어서 백천을 보고 은밀하게 물었다.


“비동에서 얻은 개파조사의 비록과 유산은 잘 가지고 나왔느냐?”


“물론이죠.”


백천은 속으로 ‘봇짐’을 외친 후, 허공에서 스윽 진천자의 비록을 꺼내어 손에 쥐었다.


삼장로는 예전에 진천자가 ‘봇짐’을 사용하던 것을 본 적이 있는지 그리 놀란 눈치가 아니다가 백천이 비록을 꺼내 쥐자 눈빛이 흔들리며, 그 비록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관주님···”


그는 마치 진천자를 대하듯 비록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예를 표하더니, 잠시 후 일어서며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


“얼른 그 ‘봇짐’인지 뭔지에 잘 담아 두거라. 절대로 다른 누구의 손에도 그것이 들어 가선 안 될 것이다. 특히 사혈교 잔당들에게는!”


"그럼요, 당연하죠!”


‘에이, 비록 이래봐야 별 대단한 얘기도 없더만은··· 호들갑이시네!’


백천은 속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삼장로가 진천자와 관련된 것으로는 말이 통하는 상대가 아님을 알기에 얼른 ‘봇짐’ 속에 넣었다.


그러곤 사혈인명부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 거기 보니 선천무관 사람들도 몇 적혀 있더라구요.”


“뭐, 뭐어?”


삼장로는 이에 대노하여 사혈인명부를 펼쳐 읽어 내려갔다.


곧이어 어느 부분에 이르자 그의 표정이 무섭게 변했다가 곤혹스럽게 변했다가 했다.


백천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쓴웃음 짓다가 삼장로를 향해 말했다.


“일단 알고만 있자구요. 타초경사랬던가요? 괜히 섣불리 움직였다가 놈들이 숨어버리면 곤란하지 않겠어요?”


그 말에 삼장로가 이채를 띄며, 말했다.


“네 녀석, 한동안 장서각에 살더니 제법 문자를 쓸 줄 아는구나?”


“그럼요. 제가 이래봬도 이제 지력이 40이 넘었다니까요.”


“으응? 지, 지력? 40?”


그 뜻 모를 말에 반문하는 삼장로에게 백천은 손사레를 치며 말했다.


“아아! 그런 게 있어요. 삼장로님은 몰라도 되요! 아무튼 그 놈들 잘 좀 감시해 주세요!”


백천은 그 말과 함께 다시금 정문을 나서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이에 삼장로가 의아하여 물었다.


“오자마자 또 어딜 그리 급히 가느냐?”


백천은 그 말에 의미심장하게 웃음 지으며 말했다.


“쉴 틈이 어딨습니까? 얼른 튜토리얼 깨러 가야죠! 보상이 얼만데···! 석달 뒤 의도현 무림대회에 가기 전에 무조건 깨고 가야지!”


“으응? 튜··· 토··· 리얼?”


“아아! 그런 게 있어요! 아무튼 계속 고생 좀 해주세요!”


백천은 그 말과 함께 전각의 정문을 나서 외원 방향으로 향했다.


* * *


내원을 지나 외원으로 들어서는데 낯선 얼굴의 두 명의 무인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가만히 바라보니 둘 다 절정의 경지로 보였는데 '무림맹'이라 가슴에 새겨진 무복을 입고 있는 걸로 보아 아무래도 철면호리 탁음과 함께 온 호북지부 순찰대원인 듯 보였다.


백천은 자신의 신분을 얘기한 후에야 잠시 후 외원으로 지나올 수 있었다.


아무래도 아직 사혈교와 혈폭신단에 대해 수사중인 모양이었다.


백천이 외원으로 들어서자 웅혼한 기합성이 들려왔다.


“차아앗!”


“흐아아앗!”


대연무장에는 수십여명의 이대와 삼대제자들이 모여 서로 대련을 하거나 각기 자신들의 절기를 수련하고 있었다.


이는 평소 선천무관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라 할 수 있었다.


선천무관은 숙소동에 따로 소연무장이 있었기에 대부분의 제자들이 자신의 숙소동에 자리한 소연무장에서 보통 수련을 하였다.


한데 얼마 전부터 그런 상황이 달라졌다.


바로 칠주야 전에 있었던 장문제자 임명식에서의 충격적인 광경을 목도한 다음부터였다.


이대제자 중 수위를 다투는 윤지명과 장초, 임평을 육합권 만으로 쓰러뜨린 장문제자 백천의 모습에 크게 감화된 탓이었다.


이에 그날 이후로 대연무장에 삼삼오오 모여 육합권을 수련하거나 대련하는 제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하였고,


칠주야가 흐른 지금은 그 수가 수십명으로 늘어난 상태였다.


대연무장에 들어서던 백천은 그 광경을 보고 속으로 ‘어라? 기특하게 알아서 굴려 달라고 다들 모여 있네?’란 생각을 하며 들어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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