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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방패 님의 서재입니다.

정기룡(육지에 이순신이라고 불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일반소설

완결

칼과방패
작품등록일 :
2021.09.18 09:58
최근연재일 :
2021.10.20 06:2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5,703
추천수 :
105
글자수 :
253,130

작성
21.09.1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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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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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제 1 장 임진전쟁

DUMMY

1. 임진전쟁


사사삭~!


한껏 웅크려 이동조차 불가능할 것 같은 자세에 낮고 빠른 움직였다.


4인1조가 마치 한 사람의 움직임처럼 기척도 없이 무척이나 기민한 움직임이다.


사사삭~!!


백보.


사사삭~!!


오십보.


삼십보.


왜놈들의 형체와 목소리가 뚜렷하게 들려왔고, 왜놈들의 특유의 연초 냄새가 코를 자극시켰다.


나무를 등에 지고 웅크려있던 몸을 조심스럽게 일으켜 세웠고, 눈이 시리도록 놈들을 노려보며 움직임이 없던 무수였다.


놈들의 병력 구성, 숫자, 위치, 이동경로, 최악을 생각해야 했고 최상을 그려야 했다.


번득이는 눈으로 무수를 숨죽여 바라보고 있던 대원들의 목이 타들어 갈 때쯤이었다.


어깨가 올려 졌고 손가락이 두 개, 그리고 한 개가 연달이 펼쳐지자, 날렵한 몸동작으로 2인 1조를 만들었다.


우두둑!


뭉쳐있던 몸이다. 머리를 좌우로 꺾었고, 뒤이어 손과 발도 꺾었다.


뭔가 시작하기 전에 으레 하는 몸동작이다.


대원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독기를 잔뜩 품은 눈빛들, 믿음직스럽고 든든했다.


망설임 없이 무수가 입을 열었다.


“아리.”


말에서 내려 일각 넘게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던 침묵을 깨는 순간이었다.


바지런을 떨며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던 왜군병사.


조선의 청명한 하늘, 연녹색의 푸르른 산과 들, 고향과 별반 차이는 없지만 적당한 습기를 머금고 있는 공기하나 만큼은 확연히 달랐다.


콧노래가 절로 나오고 있던 상황,


갑자기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에 하던 일을 멈추고 몸을 일으켜 주위를 살피던 왜놈병사 눈에 붉은 깃털을 휘날리며 달려오는 덩치가 보였다.


적이다.


고함을 질러대던 찰나였다.


피슝! 퍽!


스커엉!


눈을 헤집고 들어온 화살, 무언가에 의해 분리되는 몸,


순식간이라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분리되는 몸을 바라보는 게 전부였다.


저승 가는 길, 조선의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며 눈에 담고 가려고 눈을 뜨고 있나싶었다.


철퍼덕!


그럼 착하게 살았어야했다.


먼저 시작된 건 춘호의 화살이었다.


날아간 화살은 놈의 한 쪽 눈에 존재감을 알렸고, 뒤이어 무수의 월도가 놈의 몸을 갈랐다.


희뿌연 흙먼지와 함께 착지를 했고, 모닥불에서 수다를 떨고 있던 왜놈 세 명을 단 일합에 몸통을 분리시켰다.


무수의 거침없는 행보에 뒤따라오던 대원들이 힘을 얻는다.


뒤에서 명령만 하는 지휘관이 아닌 맨 앞 선두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지휘관, 말보다는 행동이다.


활시위가 가벼워졌고 들고 있는 무기는 마치 자신이 몸인 양 자유로웠다.


스컹~!


투우욱!


번쩍 거리는 월도, 분리되는 몸통, 눈에 담은 표적들이 대원들에 의해 한결 가치 목을 뒤로 젖히며 바짝 마른 통나무가 넘어가는 소리를 냈다.


곱게 보낼 수 없다는 거다.


너희는 조선 땅을 밞지 말았어야 했다.


시작은 너희들이 먼저 했다.


무고한 조선백성들을 죽이려고 했다면 너희들도 죽을 각오 했어야 했다.


스컹! 스컹!


순식간에 수십 명이 제거됐다.


놈들의 눈빛, 행동, 움직이는 몸짓이 다음 행동을 말해주는데 이런 건 수많은 전투경험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비명소리와 고함, 호각소리가 합을 이루자 왜놈들이 막사에서 우수수 뛰쳐나오기 시작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앞선 놈들이 월도에 사정거리를 피하지 못하고 어딘가 잘려나가 죽어나갔고 운이 좋은 놈들은 바닥을 뒹굴다 어딘가 날아오는 화살에 몸이 여기저기 박혀 그저 비명소리만 질러대고 있었다.


스컹~!


이 시각에 기습은 상상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


보통의 기습은 야심한 밤이나 새벽에 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이 제일 허술 할 때가 언제인지 한번쯤 고민하면 답이 나온다.


바로 일몰직전에나 저녁밥상 앞둘 때다.


스컹~!


계속된 월도의 거침없는 움직임에 놈들이 뒤쪽 대원들 쪽으로 몸이 돌려지고 있었다.


후훗!


옅은 미소를 내보인 무수였다.


내 발에 밟혀서 혹은 내 월도에 죽는 너희들은 다행인 줄 알아라.


무수는 중얼거리며 재빠르게 몸을 돌렸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 숨 돌리는가 싶었던 왜놈들이었다.


호랑이를 피했나 싶었는데 곰이 나타났다.


엄청나게 무식한 쇳덩어리가 빙빙 돌아가고 있었다.


담이에 편곤.


일명 도리깨라고 불리는 무기다.


눈에 보이지 않는 쾌속의 속도에 휘이익 하고 지나가면 무언가 터지거나 짓이겨 뭉그러져 웬만하면 그 시체는 쳐다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 된다.


부우웅.~!!


퍼억~!


무수의 날벼락을 피해간 왜놈들이 무기하나 제대로 잡아 보지도 못하고 속절없이 쓰러져 나갔다.


아니 터져나갔다는 표현이 더 맞을 거다.


몇 명이 죽어나갔고 눈치 빠른 왜놈들이 무기를 들고 달려오긴 했긴 했으나 편곤의 사정거리 내에서 방어는 무력하다는 걸 저승길에 염라대왕 문턱에 가서야 알 정도였다.


부우웅.~!! 으아~!!


어딘가 터지는 소리, 죽어나가면서 내지르는 비명소리, 거기다가 몇 놈 죽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담이의 얼굴은 피가 범벅이었고, 붉어진 커다란 눈은 용의 눈깔을 박아 놓았나 싶을 정도로 이글거렸다.


지옥에서 살아나온 붉은 곰이 편곤을 휘두르며 달려오는데 하필이면 왜 내가 저놈 앞으로 기어 나왔나 싶은 왜놈들의 표정이었다.


주춤하던 왜군 병사들 사이로 제법 눈빛을 갖춘 네 명이 일본도를 앞세우며 좌우 양쪽으로 달려들며 날카로운 표창을 쏟아 냈다.


이쯤이야 하며 입술을 삐죽거린 담이는 커다란 덩치에 걸맞지 않게 빠른 발놀림으로 가볍게 표창을 피하고는 이내 편곤을 돌려댔다.


횡으로 들어오는 공격에 왜군병사는 무릎이 바닥에 미끄러지며 몸을 뒤로 한껏 젖히고는 용수철처럼 튕기듯 몸을 바로 세우던 찰라,


편곤은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는 듯 횡에서 종으로 위치가 바뀌었고, 민첩함을 보인 왜군병사의 머리가 퍼억 소리와 함께 희생양이 되었다.


반대편으로 달려오며 비슷한 자세로 공격을 하다 가까스로 편곤을 피한 놈이 담이의 하체를 향해 검을 휘두르자 기다렸다는 듯이 담이 뒤에서 튀어 나오는 아리의 칼날에 목을 자연스럽게 넣는 꼴이 되면서 목이 날아갔다.


남은 두 명의 병사도 예상치 못한 아리의 등장에 제대로 대응도 못하고 다리와 팔이 반쯤 잘려나갔고, 뒤이어 날아 들어온 편곤에 의해 머리 없는 시체가 되고 말았다.


순식간에 십여 명 이상의 왜군들이 이렇다 할 공격도 못하고 그대로 쓰러진 사이 무수는 적의 대가리쯤으로 보이는 한 무리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쏜살같이 달려 들어갔다.


대가리쯤으로 보이는 무리들과의 거리가 좁혀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오마에와 나니~!!”


대가리로 보이는 놈이 무수를 가리키며 고함을 질러댔다.


‘누구냐 넌’ 쯤으로 들으며 된다.


몇 번들어보니 이제는 귀에 딱지가 붙을 정도다.


추정컨대 저놈이 이 작은 부대의 대가리가 맞는 것 같다.


의복수준, 차고 있던 장신구, 모자가 말해준다.


대답을 해주냐고? 누군지 말해주면 니들이 나를 알아? 대화를 하려고 조선에 온 거 아니잖아?


무수의 달려오는 속도가 줄어들지 않자 당황 한 듯 또 다시 말을 걸어왔다.


“조또 마···.”


피슈웅~!! 퍼어억~~!!


말이 끝나기도 전이다.


춘호의 화살이 대가리로 보이는 자의 울대에 정확히 박혔고, 한숨 돌릴 틈도 없이 양쪽에 늘어선 왜놈들과 함께 월도에 의해 잘려나갔다.


이게 답이다.


조선 땅에 들어와 너희들이 헤집고 지나온 길, 너희들이 지나가고 머물렀던 길, 너희들 방식으로 정했던 법들이 과연 이 조선에 적합한 법인지 아니면 옳은 방식인지를···.


스커엉~!! 서걱~!!


무수의 월도는 멈추질 않았다.


태양의 중심에 있는 나라? 해가 제일 먼저 뜨는 나라? 일본이라고 부르라고?


그냥 너희는 왜놈이야, 니들 나라에선 대가리 죽으면 칼 버리고 항복하고 복종하는데 이놈의 조선 놈들은 항복이라는 걸 모른다고? 그래서 다 죽여? 그래서 니들이 지나온 길에 마을 사람들을 전부 몰살했어?


스컹~!! 피이슝~!!


무수의 월도는 왜놈들을 더욱더 잔인하게 베어 나갔고 무수의 대원들도 각자의 맡은 임무를 착실히 수행을 하며 왜놈들을 처치해 나아갔다.


일각이 지나지 않았다. 아직 해는 반에 반쯤 산에 걸려있었다.


분리된 몸들이 살겠다며 꿈틀대며 피를 토하고 있었고, 차마 눈을 감지 못하던 놈들은 더 이상 볼게 없다며 달려드는 파리 떼들에 의해 공격을 당하고 있었다.


살아있는 왜놈들은 존재하지 않고 그 흔한 아군의 부상도 존재하지 않았다.


누워있는 시체만 얼추 백여 구 이상이고 그중 머리 없는 시체가 삼십여 구 정도였다.


흥건한 붉은 피들과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시체들이 처참한 전장의 흔적을 말해줄 뿐이었다.


휘리릭~!


짧은 호각소리에 멀게만 느껴졌던 말 발굽소리가 희뿌연 먼지와 함께 요란한 소리를 내며 전장으로 돌아왔고 각자 감당할 수 있는 주인의 무게를 확인하자 기뻐하듯 가벼운 몸동작을 보이며 주인의 시선에 따라 몸통과 다리를 움직여 전장을 하나 둘씩 빠져나가고 있었다.


“이랴!” 다그닥~! 다그닥~!!


힘찬 구령과 발길질에 속도를 더하며 대원들이 먼저 출발을 했고 마지막으로 무수와 잠시 머뭇거리던 아리가 출발을 했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던 모양이었다.


연신 고개를 갸웃갸웃 거리던 아리는 겨우 말을 건넸다.


“근데요? 삼촌!”


무수가 대답대신 머리를 살짝 틀어 아리를 바라보았다.


“근데···, 혹시···, 나무 앞에 요상하게 숨어있던 놈 혹시 살려주시는 건가요?”


아리에 질문에 앞서가던 춘호의 입가가 씰룩였고, 담이가 박장대소 하다 입을 열었다.


“푸하하하하, 시방 네 삼촌이 그럴 사람인감?”


“네?”


여전히 의문을 가진 아리는 담이의 아리송한 대답에 다시금 물어 본 꼴이 됐다.


춘호가 답을 주려고 힐끗 옆을 보다가 이내 머리를 앞으로 돌리자 담이가 계속해서 말을 했다.


“쪼매 기둘러 보랑께, 아리도 금방 알거여.”


아리의 말에 바짝 붙어서 어깨와 등을 한번 쓰다듬고는 엉덩이를 툭하고 쳐댔다.


“그나저나 시방 아리가 인자 다 컸어라!, 무수도련님 뿌듯 해불 것어라~! 흐흐흐”


말이 끝나기 무섭다.


쿠쿠쿵~~!!


벼락이 떨어지며 울어대는 엄청난 천둥소리가 전장에서 들려왔다.


희뿌연 연기와 함께 놀란 새들이 내 집에서 그만 좀 난리를 치라며 거센 날개 짓을 해댔다.


비격진천뢰.


뇌관의 길이를 조정해서 원하는 시간에 터트릴 수 있도록 했고, 무게를 최소화해서 휴대를 할 수 있게 만든 살상력이 무시무시한 화약무기다.


반경 이십여 보 이내에는 수 백, 수 천 개의 파편에 개미조차도 살아남기 힘들다고 한다.


앞서가는 중국식 변발머리를 휘날리며 나란히 말을 재촉하며 달려가는 박영수, 칠수 형제의 작품이다.


천둥 같은 소리에 아리는 그제야 알겠다는 표정과 함께 머리를 끄덕였고, 담이와 춘호 그리고 무수가 고삐를 바짝 당기며 말을 재촉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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