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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게임 속 마법사 영주는 신박한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태월영
작품등록일 :
2021.03.15 19:45
최근연재일 :
2021.04.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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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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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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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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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예상치 못한 전개

DUMMY

“딸에게 말은 들었네. 자네가 이번 사태를 최소피해로 막는 데 도움을 줬다면서?”


“애꿎은 사람들이 다치고 고생하는 것을 보고 싶진 않았을 뿐입니다.”


아이우리아가 지키고 있던 정문이 아닌 다른 곳으로 도망치던 자들은 결국 내게 전부 붙잡혔다.


기사 출신인 귀족들이 몇 있기는 했지만, 검도 없는 자들이 내게 큰 위협은 안 됐다. 그 외 나머지는 모두 평범한 사람들.


그렇게 나와 아이우리아에게 사로잡힌 사람들은 무려 100명에 달했다. 태반이 많은 돈에 매수된 사람들이었으며, 개중에는 귀족들도 있었다.


귀족들의 경우는 돈이 아닌 공작가에 불만이 있거나 과거 얽힌 일이 있는 자들이었다.


그들은 화약에 불이 안 붙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폭발마법이 담긴 아티팩트를 사용해 일을 벌였다고 한다.


시간이 더 많았다면 그것까지 찾아낼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자네 말이 맞아. 이 일은 나와 내 가문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니까. 거기에 상관도 없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다니 참 악독한 녀석들이지.”


“누가 사주한 것인지 알아내신 겁니까?”


“자백은 받아냈지만, 내가 생각했던 쪽과 전혀 상관없는 이름이더군. 아마 처음부터 꼬리 자르기 식으로 계획한 거겠지. 파봤자 아무 증거도 안 나올 거야.”


비스타니 공작은 답답했는지 약간 한탄하는 것처럼 말했다. 보아하니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닌 모양이다.


“어찌 됐든 내가 자네에게 큰 빚을 졌어. 공작가의 수장으로서 진심으로 고맙네. 그래서 보답을 하고 싶은데 뭔가 바라는 것이라도 있나? 이건 에턴 백작가가 아닌 자네 개인에게 묻는 걸세.”


‘아직 이 일이 다 끝난 건 아닌데 보상을 주겠다니 통이 크시구만.’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아직 이번 퀘스트 대한 보상을 받지 못했으니까 아는 거다. 이 일이 완전히 끝났다면 진작 보상이 들어왔겠지.


게다가···내가 바라는 걸 공작이 허락할지 어떨지도 의문이고.


[연계 퀘스트:고민 해결사가 도착했습니다.]


역시.


이 연계 퀘스트 때문에 기존 퀘스트가 클리어 안된 거였군.


난 홀로그램창을 열었다.


[퀘스트:고민해결사]

비스타니 공작 가문은 현재 황실의 부마인 세 후작 가문이 공들이고 있는 곳 중 한 곳입니다. 훗날 거사를 도모하고자 아이우리아 공녀를 정략결혼으로 엮어 포섭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앙정치싸움에 관여하고 싶지 않은 공작은 계속해서 거절했습니다.


갈수록 압박이 심해지고 있어 스트레스를 받는 공작의 고민을 해결해주세요.


성공시:SP 20000, 명성치 50, 비스타니 공작의 지원.

실패시:비스타니 공작가문, 세 후작가문 모두에게 적대관계 형성.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퀘스트다. 그나저나 이건 지금의 내가 하기에 난이도가 너무 높은 퀘스트 아닌가?


아무리 내가 4000시간 이상 플레이어라지만 지금은 기반조차 없는 일개 백작가 삼남에 불과하다.


그런 사람에게 가문 내적인 일과 정치적인 일이 맞물린 일을 퀘스트로 주다니 시스템 머리통은 장식인 것인지 원.


‘돈 빌리려고 온 곳에서 뭔가 코 꿰인 기분이긴 하지만.’


현시점에서 저 퀘스트를 클리어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내가 원하는 것과 공작이 원하는 조건을 모두 맞출 수 있지.


“공작님. 제가 바라는 게 있기는 한데 이걸 말씀드리려면 오히려 제 쪽에서 공작님께 도움을 더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니 자네도 욕심 꽤나 있는 사람이었나 보군.”


“······.”


“하긴. 사내라면 그 정도 패기와 기상은 있어야지. 그런데 자네가 날 도울만한 일이 있을 것 같진 않다고 생각하는데?”


설령 있다고 해도 내가 도울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소문을 들었습니다. 공작님께 세 후작 가문이 손을 내밀고 있다는 소문을요.”


공작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딱히 놀랐다거나 하는 모습도 아니었다. 눈에 이채가 서려 있기는 했지만.


마치 ‘어디까지 알고 떠드는 건지 한번 들어나 보자’ 하고 있는 듯한 자세다.


“허나 제가 아는 공작님께서는 그런 세력싸움에 끼고 싶어 하진 않으신 거로 압니다. 하물며 그런 일에 그리 아끼시는 아이우리아 공녀님을 이용하고 싶으실리도 없죠.”


“······!”


공작은 더는 평정심있는 얼굴을 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첫째딸 아이우리아를 아끼는 모양이다.


공서희씨. 이런 말하긴 우습지만 좋은 아버지를 두신 것 같네요.


“그렇다고 아이우리아 공녀님을 이곳에 계속 놔두실수도 없으실 겁니다. 혼기가 찬 것도 그렇지만, 계모와 배다른 형제들에게···.”


“거기까지! 그만하면 됐네! 거참. 기존에 보던 마법사들과 다를 거라는 말은 아이우리아에게 들었지만 막상 겪으니 놀라서 말도 안나오는구만.”


공작이 손을 내저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공작이 꽉 막힌 사람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사실 지금까지 한 말들. 특히 마지막으로 한 말은 듣는 상대방의 성향에 따라 경을 칠 수도 있는 내용이었다.


자존심과 명예를 중히 여기는 귀족들. 그런 그들은 흠집이 될만한 일은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한데 그런 내용들을 생판 남인 내가 줄줄이 읊어댔다. 그것도 공작가를 이끄는 사람 앞에서.


그걸 좋게 봐줄만한 귀족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그래. 그만큼 알고 있다는 건 날 도울 방법도 있다는 거라고 봐도 좋겠나?”


“물론입니다.”


모두에게 윈윈인 방법이 있거든요.


***


“부르셨어요 아버지?”


“왔구나. 거기 자리에 앉아라.”


비스타니 공작은 자신의 첫째딸 아이우리아와 마주앉았다. 얼마전까지 사경을 헤매던 아이였는데 이리 건강한 모습이라니 지금봐도 꿈만 같았다.


심지어 예전의 유약하던 성격도 달라졌으니 그야말로 전화위복인 셈.


비록 종종 부끄러움을 타던 그런 모습도 좋아했던 공작인지라 조금은 아쉬운 면도 있었지만 건강해졌는데 아무렴 어떤가?


“세이러스 에턴이라는 친구, 네 말대로 보통 젊은이가 아니더구나.”


“그렇죠?”


“네가 말한 것 이상으로 대단한 녀석이야. 마법사로서만의 특별함만이 아니라 굉장한 통찰력과 포부를 가지기도 했어.”


아이우리아는 빙긋 미소지었다. 비스타니 공작이 사람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박한 사람인지는 딸인 그녀가 잘 알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서 그정도 말이 나왔으면 정말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나마 딸래미가 그 녀석을 좋게는 보고 있는 듯은 한데···정말이지 기가막힐 일이군. 딸래미한테 대뜸 이런 말을 해야하다니.’


공작은 아까 세이러스가 계책이랍시고 했던 말을 떠올렸다.


“내 딸아. 이 애비의 말을 오해하지 말고 듣거라. 그 친구가 말이다.”


공작은 아까 세이러스 에턴이 계책이라며 말했던 내용을 핵심만 요약해 그녀에게 설명했다.


“그분이 아버지께 그런 말을 했군요.”


“내가 아무리 가문 내외로 시달리고 있다지만 사랑하는 큰딸을 그리 보낼 생각은 없다. 분명 더 좋은 방법이 있···.”


“갈게요.”


“역시 그렇지. 네가 그 사람한테 가는 건 말도 안···응? 좀 전에 뭐라고 했느냐?”


“그분한테 가겠다고요.”


공작은 아이우리아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것을 전혀 예상못했는지 눈만 껌뻑거릴뿐이었다.


“딸아. 결혼이란 건 말이다. 어디 무도회장에 갔다가 몸이 안 좋다고 빠져나올 수 있는 것처럼 물릴 수 있는 게 아니란다.”


“알고 있어요. 장난으로 한 말도 아니고요.”



“세이러스 에턴이라는 친구가 안 좋은 소문이 가득했던 것도 어디부터 어디까지 진실이고 거짓인지 좀 알아봐야···.”


“오늘 아버지가 제대로 보셨다면 그분이 그런 소문이 있을 만한 분이 아니라는 것쯤은 아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거야 뭐···.”


세이러스 에턴에 대한 소문은 귀족들 사이에서 제법 많이 나 있었다.


어디에 쳐박혀서 나오질 않아서 사교계에도 데뷔하지 않은 자.


형들과 달리 아무런 세력도 없으며 백작의 일을 돕지도 않는다.


야망도 없어보이고 첩의 아들인데다가 셋째.


여하튼 하나같이 좋지 않은 얘기만 돌았었다. 최소한 그 소문들에 대한 진의를 알기 전까지는 딸이 결정을 유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버지. 전 그분이 첫째고 둘째고 첩의 아들이고 아니고는 중요하지 않아요.”


현재의 아이우리아는 공작이 기억하는 딸이 아닌 현대인 공서희로서의 사고관념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사람을 만남에 있어 첫째니 둘째니, 첩의 자식이니 아니니는 그다지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다.


서로 대화가 통하고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으면 그걸로 족했다.


“정말로 괜찮겠니? 지금 내가 알기로 그는 후계자 선정 시험 때문에 에턴 백작령의 주도(主都)가 아닌 작은 마을에 기거하고 있다. 그를 따라가겠다는 건 언제까지일진 몰라도 거기서 살아야 한다는 거야.”


“잘됐네요. 병상에서 일어난지 얼마 안됐으니 조용한 자연속에서 요양이나 하죠 뭐.”


‘하여튼 고집하고는.’


공작은 아이우리아의 눈빛을 보곤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이지 지금은 죽고 없는 제 어미와 똑닮았다니까?


저런 눈빛이면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씨알도 안 먹힐 터였다.


“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나도 더는 말리지 않으마.”


“감사해요.”


“가만있자. 그러면 예식날짜를 잡아야겠는데···.”


“아버지. 날짜를 잡는 건 나중으로 미뤄주시면 안될까요?”


“나중이라니? 결혼식도 안올리겠다는 소리냐?”


“아뇨. 다만 그분이 시험도 끝나고 어느정도 정리된 후에 예식을 올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시간이 바쁠 사람한테 시간을 뺏고 싶진 않아요.”


“···으음, 네 뜻이 그렇다면 뭐. 그렇다면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해봐라.”


아이우리아는 잠시 고민했다. 현재의 세이러스는 지금 백작의 성이 아닌 작은 마을에 기거하며 그곳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


그런 곳에서 필요한 것이라면···.


****


“공작님께 미친척하고 말을 꺼내긴 했는데 이건 정말 예상도 못했네요.”


“후후, 은선···아니, 세이러스씨께 현재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일까 고민해봤는데 이이상 떠오르는 게 없더라고요.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혼수는 이걸로 봐줘요.”


웃으며 귓속말로 말하는 그녀의 뒤쪽엔 커다란 짐마차 5대가 일렬로 줄지어 서 있었다.


저 짐마차에 있는 것은 죄다 사람이다. 정확히는 공작령에 있는 빈민들이지.


아무리 영주가 영지를 잘 꾸려나가도 모든 사람들이 잘먹고 잘 살수는 없다. 그건 현대도 마찬가지다. 분명 바닥을 치는 사람이 존재한다.


그녀는 공작의 허락을 받아 그런 사람들 중 이주를 희망하는 자에 한해 새시작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그 수가 자그마치 250명. 그녀는 이 사람들을 혼수랍시고 데리고 가겠다고 말하는 거다.


···참으로 신박한 혼수구만.


나보다도 놀란 것은 부모님과 가족들이었다. 특히 아버지의 경우는 더 그랬다.


“괜찮은 영애가 있는지 찾아보라고 하기는 했다만 이건 너무 갑작스럽구나. 게다가 상대가 아이우리아 공녀라니···.”


“저도 갑작스럽긴 하지만 어쩌다보니 그리 됐어요.”


그럴 수밖에. 결혼을 유보해달라고 한 건 나였으니까. 아마 아버지 입장에선 티는 안내도 초조하긴 했을 거다.


“아무렴 어때요? 짝을 찾았으면 됐죠. 게다가 아이우리아 공녀라니 이이상 좋은 혼처가 어딨어요?”


“크흠. 그거야 뭐···.”


첫째는 형식적으로나마 좋은 얼굴로 축하한다는 말을 내게 했다. 반면 둘째는 썩어문들어져가는 얼굴로 말했다.


진짜 표정관리 안되는 녀석이다. 그런 표정으로 그런 말 할 거면 그냥 하지를 말든가 하지.


그래도 아이우리아의 눈치가 보여서인지 대놓고 내게 뭐라고 말하진 못했다.


“와, 오라버니가 이렇게 급한 사람인줄은 전혀 몰랐어요. 그래도 새언니가 생겨서 기분은 좋네요. 아까 물어봤는데 새언니도 오라버니가 있는 마을로 간다면서요? 나도 거기나 들렀다가볼까···.”


막내야. 신혼집에는 놀러오는 게 아니란다.


[퀘스트:타올라라 활활을 완료했습니다.]

[퀘스트:고민해결사를 완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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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화제(2) +1 21.04.08 145 3 12쪽
26 화제(1) +1 21.04.07 106 3 13쪽
25 숄즈베르 공작 +1 21.04.06 145 2 13쪽
24 거래(2) +1 21.04.05 143 3 12쪽
23 거래(1) +1 21.04.04 149 3 13쪽
22 고향집 방문(3) +1 21.04.03 162 4 13쪽
21 고향집 방문(2) +1 21.04.02 161 4 12쪽
20 고향집 방문(1) +1 21.04.01 174 5 12쪽
19 아스탈의 수작(4) +1 21.03.31 146 5 13쪽
18 아스탈의 수작(3) +1 21.03.30 141 4 12쪽
17 아스탈의 수작(2) +1 21.03.29 178 5 13쪽
16 아스탈의 수작(1) +1 21.03.28 146 4 12쪽
15 광물을 캐다. +1 21.03.27 169 4 13쪽
14 관저보수와 시찰(2) +1 21.03.26 193 3 13쪽
13 관저보수와 시찰(1) +1 21.03.25 198 4 13쪽
12 전투 후 막간 +2 21.03.24 206 3 13쪽
11 세이러스와 50인의 도적(2) +1 21.03.23 249 6 13쪽
10 세이러스와 50인의 도적(1) +1 21.03.22 207 6 13쪽
9 펠메리온 마을에 도착하다. +1 21.03.21 235 6 13쪽
8 집을 떠나다. +1 21.03.20 253 7 13쪽
7 부모의 마음 +1 21.03.19 266 5 13쪽
6 소문과 변화 +2 21.03.18 325 7 12쪽
5 관짝빵 승리. +1 21.03.17 373 7 13쪽
4 권능과 마법 그리고 특성적용. +1 21.03.16 378 7 13쪽
3 어둠의 여신 칼리와 망나니 둘째놈 +1 21.03.15 423 8 13쪽
2 에이지 킹덤즈 시스템 +2 21.03.15 520 11 13쪽
1 술마시다 눈떠보니 +2 21.03.15 626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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