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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마법사 영주는 신박한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태월영
작품등록일 :
2021.03.1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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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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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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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탈의 수작(1)

DUMMY

난 저번과 마찬가지로 3의 역변을 적용한 본딩 마법을 사용하고 사람들을 맞이했다.


이번에 성과를 보여주고 민심도를 더 확보하기 전까진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필요할 테니까.


사람들이 모두 모이고 난 계단식 경작에 관해 설명했다.


“장원주, 그러니까···그 계단식 경작이라는 게 별다른 게 아니라 우리가 아는 그 계단처럼 경작지를 만드는 거라 이거요?”


“맞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지금 우리가 밟고 있는 이 경작지의 구역 하나를 주변의 높낮이에 맞춰 명확히 나눠 계단 1개의 역할을 하게 해야 하는 거죠. 그 구역 안에서 계단을 잔뜩 만드는 게 아니라요.”


최대한 풀어서 설명한 것이 헛수고는 아니었는지 자기들끼리 웅성거리던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하려면 저쪽에 있는 높은 구역과 연결된 부분을 확실히 갈라야겠구만.”


“관건은 계단 경계가 될 부분인 거 아냐? 경계 부분을 벽처럼 만들어야 하고 벽도 벽이랑 닫는 땅 부분도 전부 평평해야 하잖아.”


“구역을 다 나누는 데만 못해도 며칠은 걸릴 것 같은데···장원주, 지금 하려는 일이 그 정도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 건진 모르겠어.”


팔뚝에 기다란 흉터가 있는 남자가 팔짱을 낀 채 그리 말했다.


“알려지지 않은 방식이니 의구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제게 의문을 표시한 건 정말 잘하신 거예요. 그 의구심을 풀어드리기 위해 제가 질문을 한가지 하죠. 파종하고 물을 주면 어떻던가요? 물과 흙이 같이 경사면 아래로 흘러내리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술렁이기 시작한 사람들. 표정이나 오가는 말을 보니 정답인 모양이다.


“또 몇 가지 말해볼까요? 바일리프에게 듣기론 이곳 하천에선 물고기가 안 잡힌다고 하더군요. 분명 하천 수량이 농업용수가 부족하지 않을 정도라고 들었는데 말이죠. 하천 수량이 그 정도면 물고기도 많아야 하는데 왜 그럴까요? 혹시 하천이 흙탕물로 변하는 때가 있는 게 아닙니까? 특히 여름에 심할 테고요.”


“저, 전부 사실이오!”


“어? 어떻게 안 거지? 이봐. 마법사가 예지능력도 있었어?”


“희한하네. 우리 마을에 이제 막 온 사람이라 직접 본 것도 아닐 텐데 어떻게 그런 걸 알고 있는 거요?”


“말했잖아요. 난 이 마을을 바꾸기 위해 왔고 그럴 능력도 있다고. 그러려면 이 정도는 기본으로 알고 있어야죠.”


이 땅에서 농작물이 제대로 못 자라는 이유. 기초적인 문제는 토질이 안 좋은 게 맞지만, 제대로 된 농법과 작물선택을 하지 않은 것도 큰 문제였다.


그리고 그 부분이 식수, 농업용수로 사용할 상수원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쳐 물고기를 보기도 힘들게 하는 거고.


일단 이 마을은 평지가 거의 없다. 그에 걸맞게 경작지조차 경사면을 끼고 있다.


그런 곳에 물이 끼얹어지면 토양과 물이 함께 유실되기 쉽다. 파종을 했는데 토양과 물이 유실된다? 당연히 농작물이 잘 자랄 리가 없다.


게다가 그 유실된 것들이 시간이 흐르며 계속 누적되어 하천을 흙탕물로 만드는 거고. 특히 비가 많이 오는 여름이 절정일 터.


하천이 흙탕물이 된다는 건 상수원 오염 및 하천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소리다. 물고기도 안 잡히고 식수로 이용도 안 되며 농업용수로 쓰기에도 부적합하다.


사람이 흙탕물을 마실 수 없듯 물고기도 식물도 좋아하진 않으니까. 그런 물을 사용해봐야 그냥 악순환만 생길 뿐이다.


“그럼 지금 장원주가 말한 계단식으로 경작지를 바꾸면 그 문제들이 모두 해결된다는 거요?”


“한 번에 확 바뀌진 않겠지만 시간이 가면서 최종적으론 해결될 거예요.”


지금 발언은 결정적이었는지 반향이 꽤 크게 일어났다. 잠시 후, 한 사람이 크게 소리를 쳤다.


“이건 뭐 생각할 거리가 아니 구만. 이봐들!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당장 시작들 하자고! 여기서 하루 이틀 있다가 떠날 것도 아닌데 이미 다 결론 나온 거 아니야?!”


“이 자식아! 누가 보면 네가 여기 대장인 줄 알겠다!”


“저 자식 아직도 용병티를 못 벗었네. 저러니까 아직 괭이질도 제대로 못 하지.”


“이 새끼가?!”


마을 사람들은 킬킬거리며 각자가 들고 있던 농기구를 가지고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제부터가 진짜니 정신 바짝 차려야지.


***


정보열람으로 확인한 농경지 전체면적은 약간 모자란 4000평이었다.


물론 스트립(길쭉한 띠 모양의 경작지)은 위치마다 편차가 있었는데 총 개수가 14곳이니 한 곳 평균이 300평이 조금 안 되는 수준이라고 봐야 했다.


스트립간의 경계지점은 크든 작든 죄다 높낮이 차가 있었다. 그 지점들을 명확하게 갈라서 계단식으로 구역을 나누는 게 작업의 핵심이었다.


수직과 수평을 모두 맞춘다. 거기에 농경지 내의 경사가 큰 곳도 평탄화 작업도 해야 했다.


그에 앞서 사전작업을 해야 할 필요가 있었으니.


잔돌을 골라내고 나무뿌리를 뽑아내고···큰 바위는 내가 매직 미사일을 사용해 깨트렸다.


뿌리 깊게 박혀서 매직 미사일로도 감당이 안 되는 것들은 칼리에게 부탁했고.


암반도 한 방에 때려 부수는데 그깟 바위쯤이야 일도 아니지.


덕분에 칼리는 마을 사람들에게 농경의 신 아슐이 보낸 사도가 아니냐는 소리도 들었다.


본인은 ‘그 변덕쟁이 계집애의 사도라니 기분이 심히 나쁘다’며 밤에 농작물이 죄다 죽는 저주라도 걸지 말지 심히 고민했지만.


사전작업이 끝나는데 걸린 시간은 일주일. 그다음에야 본격적인 계단식 경작지로의 탈바꿈이 시작됐다.


고지대의 흙을 깎아내 저지대에 채우고 경계 부분도 기존보다 두텁게 보강했다. 흙을 채워 넣어 제대로 된 벽처럼 만든 것이다.


흙이 모자라면 다른 스트립의 흙을 끌어다 썼다.


설령 농경지 면적이 줄어드는 한이 있더라도 그렇게 하게끔 지시했기 때문이다.


농경지 면적이 줄어도 전보다 수확량이 훨씬 높을 것인 데다가 다른 차원에서 얻는 것도 훨씬 많을 테니 과감히 그리했다.


“장원주님!”


한창 마을 사람들과 경작지를 뜯어고치는 와중에 저 비탈 아래에서 엠퍼드가 헐레벌떡 뛰어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


‘지팡이 짚고 절뚝거리면서 잘도 뛰는구만.’


그런데 저 모습을 볼 때마다 느끼지만 이 마을의 경사면은 노인이나 다리가 불편한 사람들, 여자들에겐 정말 재앙이나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훗날 여유가 생기면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마련해야겠어.


“무슨 일이야? 또 도적 떼라도 쳐 들어왔어?”


“아이고! 헉헉! 어, 어서 관저에 가보십쇼! 배, 백작 가문에서 사람이 왔습니다요!”


***


“처음뵙겠소. 세이러스 도련님.”


마을 한 곳에 있는 학교 운동장의 반만한 둥그런 공터. 그곳에서 처음보는 작자가 내게 인사를 했다.


나보다 머리 1개 반만큼 큰 키와 2배는 되는 체격을 가진 기사(로 보이는 자). 그리고 그 뒤를 따르고 있는 통일 되지 않은 복장을 한 병사 50명.


병사들은 그렇다 치고 기사 쪽은 솔직히 내 눈엔 떡대 좋은 도적단 두목에게 갑옷을 입혀놓은 것처럼 보였다.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모습이랄까?


이들이 관저로 가는 도중에 마을사람에게 안내를 받아 이동 중이던 방문객들이었다.


‘말도 짧고 싸가지도 없는 게 둘째새끼의 향기가 나. 처음보는 자인걸 보니 본가에 있던 놈은 아닌 거 같은데···우리 모두 본가를 떠난 이후에 받아들인 놈인가?’


어디서 이런 것들만 잘 줍줍하는 것도 능력이다. 능력이야.


눈앞에 있는 자가 십중팔구 둘째새끼의 사람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이유는 별 거 없었다.


첫째 놈도 날 고깝게 보는 건 똑같지만 둘째처럼 품위없이 노는 놈은 아니거든.


첫째가 사람을 보냈다면 이렇게 개념탈주해서 안 돌아온 것처럼 보이는 무식한 놈을 보내진 않았을 거다.


“아스탈이 보냈나 보지?”


그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제일 앞에 서 있던 기사 놈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하게 변했다.


“감히 로드의 이름을 함부로 부른 당신은 죽어마땅하지만 이번만큼은 특별히 자비를 베풀라고 말씀하셨었으니 참도록 하지. 하지만 명심해라. 도를 넘는다고 생각하면 용서치 않을 것이다.”


“······.”


맞네. 아스탈이 보낸 거.


꼬라지를 보니 그때 나한테 그렇게 굴욕을 당해놓고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모양이다. 근성이랑 멘탈하나는 인정할만하네.


끼리끼리 논다더니 부하도 군주 따라 가는 모양이다.


‘그나저나 엠퍼드는 말해주려면 제대로나 좀 말해주든가!’


찾아온 자들은 가문에서 보낸사람은 맞았지만, 본가에서 온 사람들은 아니었다. 말하자면 엠퍼드의 말은 반만 맞은 셈이지.


진작 제대로 말했다면 저것들을 여기까지 들이지도 않았을 터.


나중에 한소리 해야겠다.


“나 바쁘니까 헛소리 그만하고 용건이나 말해라.”


“말이 짧군.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그건 내 대사고요. 이새끼야.


입밖으로 내서 따지고 싶은 생각은 안 들었다. 아스탈의 인성을 닮은 듯한 이놈에게 따져봐야 시간낭비일 게 뻔하니까.


“뭐, 어쨌든 할 일은 해야겠지. 한번만 말할 테니 잘 들으시오. 로드이신 아스탈 에턴께선 로스트럼 일대에 있는 도적들로부터 고통받고 있는 백성들을 위해 큰 뜻을 품고 일어서셨소. 그들을 상대로 한발도 물러서지 않으며 차례차례 토벌하고 있는 바. 하지만 목재가 부족해진 탓에 그 날개를 잠시 쉬어가고 계시니 세이러스 에턴은 즉시 대의에 동참···.”


“거절한다. 가서 그렇게 전해. 시간만 낭비했네.”


난 기사 놈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답을하고 손을 훠이훠이 내저었다.


내용은 긴데 핵심은 지 근거지인 로스트럼에 목재가 부족하니 여기걸 가져가겠다는 소리였다.


사이가 좋아도 내줄지 어떨지 고민해야할 판국에 정성스러운 개소리를 계속 듣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정 목재를 가져가고 싶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내놓으라고 해.”


‘밀가루라도 들고오면 고려해봄직은 하겠네.’


아스탈이 근거지로 정한 로스트럼은 내 기억에 의하면 일개마을치고 밀 생산량이 상당히 높았던 곳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달콤한 꿀이 있으면 벌과 나비를 비롯한 각종 벌레들이 꼬이는 법.


로스트럼도 그 범주에서 딱히 벗어나진 못하는 곳이었다. 로스트럼을 중심으로 사방에는 각종 도적단이 즐비했으니 말이다.


과거의 내 기억에 따르면 백작령에서도 정식으로 토벌군을 보내 토벌을 여러차례 했었다. 그러나 길어야 1~2년이었다.


아스탈은 그 도적단을 쓸어버리고 아버지의 인정을 받으려는 생각이었을 터. 그 와중에 자원의 한계에 부딪친 거겠지.


뭐, 그쪽 동네가 아무리 도적천지라지만 이쪽에 있는 블랙 가고일만 하겠느냐만은.


“미안하지만 당신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소. 우린 명령을 통보하고 지시받은 일을 할 뿐. 병사들은 들어라! 지금부터 2인 1조로 나눠져 마을에 있는 목재란 목재는 모두 찾아 수레에 실어라!”


녀석이 등을 돌린 채 내게로부터 멀어져갔다.


‘쯧. 결국은 이런 식으로 가는 건가.’


어딜 봐도 명백한 도발에 난 절로 한숨이 나왔다. 이 기간에 언젠간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곤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단지 생각보다 빨랐을 뿐.


난 정보열람을 사용해 명령을 내리고 있는 기사를 살폈다.


[이썅 놈펠트]

아스탈 에턴의 부하기사. 자유기사 출신으로 로스트럼으로 가던 도중 아스탈이 거둬들였다.


블레이드 봄, 소드 배리어, 배틀 오더스 보유.


성향:계산적 충성심, 투쟁심.

특이점:공공재, 약탈본능, 황금만능주의, 과대망상.

적합보직:약탈자(B), 징수자(B)


*기사출신. 일대일 전투를 좋아하며 자신에게 주어지는 이익에 따라 주군을 여러번 바꾼 전적이 있다.


*도적단에도 몸담은 적이 있음. 가장 오래있던 곳은 화이트 팽. 제일 최근에 객장으로 있던 곳은 샤칼 도적단.


기사출신이 도적단에도 소속되어 있던 것도 그렇고 계산적 충성심에 공공재, 과대망상, 얼씨구. 약탈자까지?


아주 지 수준에 딱 맞는 놈을 부하로 삼았구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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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거래(2) +1 21.04.05 143 3 12쪽
23 거래(1) +1 21.04.04 150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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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고향집 방문(2) +1 21.04.02 162 4 12쪽
20 고향집 방문(1) +1 21.04.01 174 5 12쪽
19 아스탈의 수작(4) +1 21.03.31 147 5 13쪽
18 아스탈의 수작(3) +1 21.03.30 142 4 12쪽
17 아스탈의 수작(2) +1 21.03.29 179 5 13쪽
» 아스탈의 수작(1) +1 21.03.28 147 4 12쪽
15 광물을 캐다. +1 21.03.27 170 4 13쪽
14 관저보수와 시찰(2) +1 21.03.26 194 3 13쪽
13 관저보수와 시찰(1) +1 21.03.25 199 4 13쪽
12 전투 후 막간 +2 21.03.24 207 3 13쪽
11 세이러스와 50인의 도적(2) +1 21.03.23 249 6 13쪽
10 세이러스와 50인의 도적(1) +1 21.03.22 208 6 13쪽
9 펠메리온 마을에 도착하다. +1 21.03.21 235 6 13쪽
8 집을 떠나다. +1 21.03.20 254 7 13쪽
7 부모의 마음 +1 21.03.19 266 5 13쪽
6 소문과 변화 +2 21.03.18 325 7 12쪽
5 관짝빵 승리. +1 21.03.17 374 7 13쪽
4 권능과 마법 그리고 특성적용. +1 21.03.16 379 7 13쪽
3 어둠의 여신 칼리와 망나니 둘째놈 +1 21.03.15 424 8 13쪽
2 에이지 킹덤즈 시스템 +2 21.03.15 521 11 13쪽
1 술마시다 눈떠보니 +2 21.03.15 627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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