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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마법사 영주는 신박한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태월영
작품등록일 :
2021.03.15 19:45
최근연재일 :
2021.04.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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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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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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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세이러스와 50인의 도적(2)

DUMMY

에이지 킹덤즈에서 제공하는 기본적인 정보열람은 집단전투상황에서도 여러정보를 제공해준다.


전장이 평원인지 숲인지, 지형이 높은지 낮은지, 병력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등등 다양하지.


이것들은 정말로 기본적인 정보들로 없는 것보단 낫지만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정보는 전투나 전쟁에서 중요하다. 이곳에선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무기가 발달한 전생의 사회에서도 현대전은 정보전이라는 말이 있는 건 괜한 게 아니다.


그렇다면 정보의 수준이 기본적인 것을 넘어 세부적이라면 어떨까?


병종이 어떻게 나뉘어져있는지, 포진이 어떻게 되는지, 진을 치고 있는 곳이 숲이라면 그 숲에 어떤 나무들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알고 시작한다면 당연히 승률은 더 올라간다. 그리고 난 [권능:정보열람]을 통해 세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화이트 팽 도적단]

총병력:50명


*검병:10명

*도끼병:15명

*창병:25명


*전투가능병력:35명

*전투불능병력:20명


*포진:없음

지형:저지대 산악지형(*사방이 트여있으나 땅이 고르지 못하고 고저차가 존재함)

*사기:60/100


별표시가 된 것은 [권능:정보열람]으로 알게 된 정보고 나머지는 기본정보열람으로 알게 된 정보다. 이 정보들이 내 옆에 떠 있는 홀로그램 창에서 실시간으로 계속해바뀌고 있었다.


이 세부정보에서 가장 핵심이 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난 망설임없이 사기라고 말할 거다. 저걸 어떻게든 떨굴수만 있으면 상대가 아무리 고급병종이고 병력이 많아도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거든.


즉, 이건 권능을 가지고 있는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말이지.


“시발! 마법사부터 잡으라고!”


“답답하면 네놈이 직접 해보든가! 접근도 못하고 있는데 말은 쉽··· 으악!”


창을 들고 우리쪽으로 접근해오던 도적 한 명이 말을 채 못 끝내고 그대로 기절해 쓰러졌다. 내 매직 미사일에 머리를 맞아 순간 큰 충격을 받은 탓이었다.


‘퍼억!’이라는 효과음과 ‘커헉!’이라는 단발마가 터질 때마다 사방에서 검청색 빛이 흩날리는 모습.


뭔가 상황과 맞지않게 쓸데없이 아름다운 기분이다.


“엠퍼드! 모든사람들에게 말하게!도적놈들을 죽이지 말고 생포할 거라고!”


“예, 예이?! 그게 무슨?!”


“이유는 나중에 말해줄테니 부탁하네!”


“아, 아이고. 갑자기 그렇게 말씀하셔도···에잉 나도 모르겠다! 자네들 모두 전면에 나서서 놈들과 싸울 생각말고 마법사님을 보호해! 그리고 도적놈들을 생포하신다고 하니 죽이지 말게나!”


“아니. 촌장영감이 드디어 미친건가? 안 그래도 수적으로 불리한데 죽이지말고 수비만 하라고?”


“자신없으면 빠지시든가. 킬킬!”


“누가 자신없대? 어쨌든 오는 놈들을 막기만 하면 된다는 거지?!”


“병신아! 그냥 막는 걸로 될 것 같냐? 거리유지는 필수니 사거리 긴 무기를 든 녀석들과 협력해! 녀석들이 우리한테 붙으면 마법사님이 마법으로 공격하기가 어려워진다고!”


자기들끼리 틱틱거리고 고함을 쳐대며 포지션을 잡는 마을사람들. 한때 칼밥을 먹은 사람들이 아닐까하는 내 추측에 걸맞게 포지션 정리는 금세 됐다.


‘적들이 붙어도 크게 상관은 없는데.’


무속성 에너지계에 속하는 매직 미사일은 궤도수정이 유연하다.


한마디로 마법사의 신변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이상 아군을 맞출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소리다.


‘뭐, 거리를 유지해주는 게 편한 것도 맞긴 하니까.’


도적들은 여전히 날 노리고 멀리서 달려오고 있었고 난 그런 그들에게 열심히 마법을 날렸다.


그와중에 맷집이 좋아서 한방에 기절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녀석들도 있긴 했다. 한대맞고 끝날거 두대 맞아서 고통만 늘어나는 꼴이었지만.


“저놈들은 방패든 놈들이 자기편 옆에서 아예 살림을 차렸는데 우리편 방패든 새끼들은 뭐하냐?!”


“방패든 놈을 앞에 세우고 그 뒤에 따라 붙어!”


창이나 검을 든 녀석들 중엔 한손방패인 버클러나 라운드 실드, 심지어 히터 실드까지 든 녀석들이 있었다.


아직까지 기절하지 않은 녀석들은 방패를 든 녀석들을 전면에 내세운 다음, 그뒤에 일렬로 따라 붙었다.


거기에 기절한 녀석들이 사용하던 방패나 여타 무기를 수거해 머리쪽을 비롯한 다른 곳을 방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뭐야 이거? 도적들이 이런 대응을 할 수 있다고?’


지금 도적들이 보여주고 있는 대응법은 좋은 대응법은 아니지만, 현재로썬 최선에 가까웠다.


원래 마법이 걸린 방패가 아닌 일반방패로 마법을 막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나마 매직 미사일이 데미지가 낮은 축에 속하는 투사체 형태의 마법이라 일반방패로도 어느 정도까진 방어가 가능한 것뿐.


물론 녀석들의 방패가 마법방패였더라고 해도 한면만 방어할 수 있는 방패의 특성상 한계는 뚜렷했을 거다.


다양한 궤도에서 공격해오는 다연발 매직 미사일을 방패 한두개로 다 막아내긴 무리였을 테니까.


그래서 방패를 앞세워 일렬로 선 후, 빈 곳을 막는 식으로 돌격방식을 바꾼 것이다. 저렇게 하면 내 입장에서 정면은 일단 공격할 수 없게 되거든.


‘저건 일개 도적들이 할 수 있는 전술적 대응이 아니야. 분명 가르치고 연습을 시킨 자가 있다!’


그러는 동안에도 녀석들의 전투가능인원은 계속 줄어 남은 수는 21명이 됐다. 이미 절반이상이 전투불능상태.


사기도 50까지 내려간 상황. 40까지만 낮춰도 동요하기 시작할 거고 30이하로 내려가면 탈주닌자들이 나올 거다.


녀석들과 아군 측의 거리는 이제 10m까지 줄어들었다. 이대로는 조만간 아군과 충돌을 할 터.


이젠 기존의 매직 미사일만으로는 남은 도적들을 단시간에 제압하기는 어려워졌다.


방법이 있다면 저 방패를 한방에 뚫어버리는 것 정도.


경험상, 저 방패를 뚫어버리면 녀석들의 사기를 못해도 40이하로 낮출 수 있을 거다.


‘아···그 방법이 지금 여기서도 통할까 모르겠는데.’


***


에이지 킹덤즈는 넓은 세계관과 자유도를 가진 게임답게 유저들에 의해 수많은 버그와 꼼수가 발견됐다.


지금 내가 하려는 일도 일종의 버그를 이용한 플레이인 셈이지.


문제는 게임과 똑같은 세계관이긴 해도 이곳은 현실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거다.


“오른쪽! 녀석들의 2열이 오른쪽에서 온다!”


히터 실드를 전방에 앞세운 채 일렬로 서있는 도적 10명이 맨 앞열의 우측쪽으로 파고들기위한 시도를 했다.


나머지 11명으로 이뤄진 또 다른 열은 상대적으로 방어가 취약해진 곳을 찾아 이곳저곳을 건드려보고 있었고.


내 마법견제를 버텨내고 마을사람들과 맞붙은 21명의 도적들.


녀석들은 좀 더 효율적으로 전투를 하기 위해 방패든 자들을 중심으로 두 개의 분대로 재편성을 했다.


그렇게 나뉜 분대는 우리측의 약해보이는 부분을 교대로 치고빠지며 전투를 하고 있었다.


병장기끼리 부딪치는 소리, 땅을 급하게 비비는 발소리, 째질듯한 고성과 뿌옇게 일어난 흙먼지.


정보열람으로 확인해보니 아직까지 양측다 사망자는 없었다. 하지만 장기전으로 갈수록 분명 죽는 자가 나올 거다.


‘그건 절대로 안돼!’


챙길거 제대로 다 챙기려면, 이 마을의 앞날을 생각하면 양측 모두 죽는 사람이 나와선 안되지!


“끄악!”


아군측 한 명이 왼팔로 오른팔을 부여잡은 채 뒷걸음질치는 모습. 팔뚝쪽이 시뻘겋게 변하는 것을 보니 도적에게 당한 모양이다.


들고 있던 무기는 이미 떨어트린 모양인지 온데간데 없었다. 근처에 있던 다른 마을사람이 지원하기 위해 황급히 움직이려했다.


그러나 도적 쪽이 한발 더 빠르게 움직였다. 들고 있던 창을 역수로 꼬나쥐고 작살로 물고기를 내려찍듯 찍으려는 순간!


“실드!”


내 외침과 동시에 다친사람의 주변에 검청색의 투명한 구체가 생성됐다.


카앙!


창이 튕겨나가며 구체표면이 순간 선명해지며 일렁이는 모습.


“젠장! 갑자기 이건 또 뭐야!?”


“이 자식이! 저리 꺼져버려!”


한발 늦게 달려온 마을사람이 검을 휘두르며 도적을 쫓아버렸다.


그 과정에서 지키고자 한 동료와 거리가 2m까지 벌어졌다.


“야! 조심해! 뒤!”


누군가의 외침에 조금 전 검을 휘둘러 도적을 쫓아보낸 사람이 몸을 틀었다.


카앙!


다친 동료를 지원하러온 사람의 눈앞에서 수직으로 내리쳐진 도끼날이 튕겨나갔다.


그가 미처 놓쳤던 다른 도적이 그를 측면에서 공격한 것이다.


원래대로면 뚝배기가 깨졌겠지만 2의 기적을 적용받은 실드의 범위가 기존보다 넓어져있어서 무사할 수 있던 것이다.


기존 실드의 반경 폭이 양팔을 벌린 너비정도라면 특성적용을 받은 실드는 그 두배정도?


민심도가 떨어질뻔한 상황을 모면한 나는 망설일 상황이 아님을 새삼 깨달았다.


[2의 기적을 적용할 대상을 지정해주세요.]


내가 적용할 대상으로 지정한 것은 바로 [3의 역변].


아스탈을 손봐줄 때 썼던 특성으로 3번째 마법이 발동할 때마다 마법판정이 아닌 물리판정을 받게 해준다.


여기에 2의 기적을 사용하면 6번째 마법이 발동할 때마다 물리판정을 받는 특성으로 변경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냥 특성이 터질 때까지의 시간만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여기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숨겨진 옵션이 있다.


6번째 마법이 발동할 때마다 물리판정이 적용됨과 동시에 방어관통 옵션이 붙는다는 것.


방어관통 옵션은 말 그대로 방패나 갑옷의 방어능력을 무시하고 데미지를 입히는 특성이다.


보통 방어게이라고 불리는 부류에 속하는 중장보병이나 플레이트 보병, 기사들을 상대로 많이 쓰지.


이것도 원래 따로 자원을 소모해서 얻어야하는 특성이지만 이런식으로 조건부지만 얻을 수 있다는 거!


이건 일종의 버그다. 2의 기적이나 3의 역변 둘다 방어관통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특성이다.


그런데도 조합을 하면 방어관통이 튀어나왔으니 이게 버그가 아니면 뭐겠어.


[3의 역변을 활성화합니다. 지금부터 6스택째의 마법은 물리판정으로 적용되어 시전됩니다.]


난 그때부터 전장을 살피며 위태로워보이는 사람들에게 실드 마법을 사용하며 지원했다.


그렇게 5스택을 쌓고 6스택째가 됐을 때, 난 매직 미사일을 시전했다.


이윽고 허공에 떠오르는 6개의 미사일 모양의 검청색 마력체.

난 그것들 중 2개만을 조종해 2개 분대의 도적들 최정면에 날렸다.


녀석들은 지금까지처럼 방패를 치켜세우고 매직미사일을 막을 태세를 취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를걸?


콰직!


“크하학!”


“커허헉!”


분대의 맨 앞에서 방패를 들고 있던 녀석들이 비명을 지르며 고꾸라졌다.


“마, 맙소사! 방패에 구멍이 났다!”


[적의 사기가 40이 되었습니다.]

[적들이 동요하기 시작합니다.]

[적들의 전투집중력이 크게 하락합니다.]


이후에도 방패를 들고 저항하는 녀석들이 나왔지만 아직 남아있는 4개의 매직 미사일에 앞선 녀석들과 같은 운명을 맞이했다.


[적의 전투가능 인원이 15명이 되었습니다.]

[적의 사기가 30이 되었습니다.]

[전투가능 병력이 총병력의 1/3이하가 되었습니다. 지금부턴 소극적인 전투 및 전투이탈자가 생겨납니다.]


“히, 히이익! 괴물이다! 도망쳐!”


“이게 어떻게 된거야! 두목님이 가르쳐준 대처방법이 소용이 없잖아!”


도적들은 하나 둘 뒷걸음질을 치더니 아예 몸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군중심리라는 것은 전염병처럼 전염성이 강하다. 특히나 공포라는 감정은 더더욱 그렇고.


“저새끼들 잡아!”


“누구 마음대로 도망쳐!?”


“들어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아니라고!”


그동안 도적들을 죽이지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수비만하느라 쌓인 게 많았던 마을 사람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뭐랄까, TV에서나 보던 전투경찰의 과잉진압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세이러스야. 지휘관만 치워주니 알아서 잘 하는구나?”


칼리가 완전히 기절한 크루제를 한쪽 어깨에 들쳐맨 채 빙글빙글웃으며 다가왔다.


“아깐 50명을 혼자 짓밟을 것처럼 말하시더니 왜 그놈 하나만 잡고 아무것도 안 하셨어요?”


좀 도와줬으면 이것보단 훨씬 수월하게 일이 풀렸을 텐데.


“얘, 난 50명이 짓밟히며 내는 아름다운 최후의 빛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지 내가 짓밟는다고는 안 했단다. 그리고 나보다는 이곳을 다스릴 네가 돋보이는 게 더 좋지. 어차피 누가 밟든 결과만 같으면 되는 거 아니겠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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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거래(2) +1 21.04.05 142 3 12쪽
23 거래(1) +1 21.04.04 149 3 13쪽
22 고향집 방문(3) +1 21.04.03 161 4 13쪽
21 고향집 방문(2) +1 21.04.02 161 4 12쪽
20 고향집 방문(1) +1 21.04.01 174 5 12쪽
19 아스탈의 수작(4) +1 21.03.31 146 5 13쪽
18 아스탈의 수작(3) +1 21.03.30 141 4 12쪽
17 아스탈의 수작(2) +1 21.03.29 178 5 13쪽
16 아스탈의 수작(1) +1 21.03.28 146 4 12쪽
15 광물을 캐다. +1 21.03.27 169 4 13쪽
14 관저보수와 시찰(2) +1 21.03.26 193 3 13쪽
13 관저보수와 시찰(1) +1 21.03.25 198 4 13쪽
12 전투 후 막간 +2 21.03.24 206 3 13쪽
» 세이러스와 50인의 도적(2) +1 21.03.23 249 6 13쪽
10 세이러스와 50인의 도적(1) +1 21.03.22 207 6 13쪽
9 펠메리온 마을에 도착하다. +1 21.03.21 234 6 13쪽
8 집을 떠나다. +1 21.03.20 253 7 13쪽
7 부모의 마음 +1 21.03.19 265 5 13쪽
6 소문과 변화 +2 21.03.18 324 7 12쪽
5 관짝빵 승리. +1 21.03.17 373 7 13쪽
4 권능과 마법 그리고 특성적용. +1 21.03.16 378 7 13쪽
3 어둠의 여신 칼리와 망나니 둘째놈 +1 21.03.15 423 8 13쪽
2 에이지 킹덤즈 시스템 +2 21.03.15 520 11 13쪽
1 술마시다 눈떠보니 +2 21.03.15 625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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