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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게임 속 마법사 영주는 신박한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태월영
작품등록일 :
2021.03.15 19:45
최근연재일 :
2021.04.09 21:00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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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31
추천수 :
144
글자수 :
160,983

작성
21.04.0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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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고향집 방문(1)

DUMMY

“에이. 그건 너무 나간 거 아뇨? 아무리 그래도 우린 몇십 명인 데다가 폐급도 하나 없는데?”


“맞아. 게다가 공격 마법이라곤 매직 미사일밖에 안 쓰는데 그 정도면 우리도 대응할 수 있잖소.”


다른 사람들이 하나 같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그러자 한심하다는 투로 말을 이었다.


“이 사람들아. 지금까지 봐서 알겠지만, 장원주는 전투능력이 좋을뿐더러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야. 그런 사람이 아무 이유 없이 매직 미사일만 쓰고 있는 거겠어?”


“그러니까 더 이상하잖습니까. 똑똑한 사람이면 한 번에 여럿 보내버릴 수 있는 광역마법을 쓰지 왜 굳이···.”


“우리도 뒤섞여 싸우고 있는 판국인데 뭐? 거기다 광역마법? 에라! 머리통은 장식으로 달고 있냐?!”


병력을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지휘관이 아니고서야 절대로 나오지 않을 전투법이었다.


만약 세이러스가 그 방법을 썼다면 여기 있는 사람 중 태반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을 터.


실제로 ‘브로큰 에로우’라고 현대전에서 사용하는 전술이 있지만, 당시의 세이러스는 그걸 실현할 생각도 적합한 마법도 없었다.


“그리고 상황을 떠올려봐. 기사를 끼고 있는 50명의 병력이 몰아치는데 캐스팅 시간이 긴 광역마법을 쓸 시간이 있었겠냐?”


“그런가? 흐음.”


뭔가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들었다 한들 그걸 증명할 방법은 없었다. 그렇다고 다친 당사자에게 가서 대놓고 물을 이유도 없었고.


“야야야! 중요하지도 않은 거로 입씨름은 하지 말자고. 장원주가 무슨 생각을 한 것과 별개로 대단한 사람인 것은 사실이잖아?”


“맞아. 우리는 그 사람이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게끔 뒷받침이나 잘해주고 보상이나 잘 챙기면 되는 거야.”


***


쨍그랑!


“다시 한번 말해봐라. 천한 것이 이끄는 마을에 간 자들이 어떻게 됐다고?”


아스탈이 손에 들고 있던 잔을 집무실 한쪽 벽에 내던지며 위협하듯이 척후병에게 되물었다.


“히, 히이익! 죄송합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쿵쿵 소리가 나게끔 이마를 땅에 박으면서도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는 청년. 그는 이 마을 사냥꾼 출신으로 눈이 좋고 발이 빠르며 은폐, 엄폐에 능해 척후병 겸 전령으로 발탁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자신의 앞날에 꽃길만이 쫙 펼쳐져 있었다고 여겼건만 지금은 사냥꾼 출신이었다는 사실이 원망스러울 따름이었다.


“아스탈 도련님. 고정하시지요. 저 무지렁이 하나에 벌을 줘봤자 도련님의 손만 더럽혀집니다. 차라리 자비를 한번 베푸셔서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게 낫습니다.”


아스탈의 뒤쪽에 서 있던 학자풍의 중년 남자가 넌지시 말했다.


“제 역할도 제대로 못 하는 놈을 지금 살려주라는 거요? 자비를 베푸는 것도 그만한 능력이 있는 자에게나 해당하는 거요. 나한텐 저런 무능력자는 필요 없소.”


“아직 다른 전령들이 도착하지 않지 않았습니까. 그들의 얘기까지 들어보고 처벌을 논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제길.”


아스탈은 손에 집중시켜놨던 검붉은 마력을 회수했다. 원래는 정신계 마법을 걸어 극한의 공포를 맛보여 주려고 했으나 책사인 메르딜의 말도 일리는 있어서였다.


‘그래. 까짓거. 헛소릴 한 게 사실이면 나중에 처벌해도 늦진 않지.’


고작 평민 하나에 이렇게 신경을 써야 하나 싶기도 했지만, 아버지 옆에서 오랜 시간 일을 해왔던 메르딜의 말이었다.


후계자가 되기까지는 아버지의 눈치를 안 볼순 없는 법. 마침 아버지의 성향을 잘 아는 그가 자신을 따르고 있었으니 최소한 듣는 척이라도 하는 게 맞았다.


“경이 직접 다녀온 큰형님 쪽은 어떻게 됐소?”


“카이론님께서 목재를 지원해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대신 식량을 보내달라고 하시더군요.”


“식량을? 얼마나?”


“밀가루 1000포대를 요구하셨습니다. 심지어 저희쪽 식량사정을 정확히 알고 계시는 것처럼 왜 1000포대를 요구한지를 명확히 설명하시더군요.”


“난 분명 경을 보낼 때 식량은 절대로 협상물품으로 올리지 말라고 했지.”


“그래서 그 부분을 말씀드렸더니 조건을 바꾸시더군요. 마을사람 100명만 빌려달라고요. 물론 영구적인 게 아닌 3개월의 기간동안만이었습니다.”


“영구적인 게 아니라 3개월이라. 크크. 형님도 마음이 급하셨구만. 영구도 아니고 3개월만 걸고 목재를 내주실 정도라니.”


“아시다시피 카이론님이 계신 카스티마을은 인구가 많은 탓에 만성적으로 식량이 부족한 곳입니다. 마침 농번기인 시점이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경작지를 늘려야하니 일손이 더 필요하셨던 거겠지요.”


아스탈은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첫째인 카이론부터 막내인 세이러스까지 각자가 맡은 마을들은 문제점이 하나씩 다 존재했다.


카이론의 카스티는 삼형제 중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었지만식량이 부족했다.


아스탈의 발퍼스는 인구와 물적자원이 적절했으며 특히 식량이 풍부했다. 다만, 사방에 입들이 많아서(수많은 도적단) 늘 수탈의 위험이 있다는 게 문제였다.


세이러스의 펠메리온? 식량사정도 안 좋고 인구도 가장 적으며 발퍼스 만큼은 아니지만 주변에 도적단도 존재했다.


그나마 강점이라면 암반 비율이 높다지만 산을 잔뜩 끼고 있으니 목재를 구하긴 쉽다는 점.


그리고 마을사람들이 베테랑 용병출신이 많아서 전투가 벌어지면 즉시 병력으로 쓸 수 있다는 것 정도였다.


아스탈은 펠메리온 마을이 목재를 구하기 쉽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에 그곳에 병사들을 보내 가져오려고 한 거고.


물론 거부하면 힘으로라도 뺏을 생각에 기사까지 딸려보낸 것이었다. 겸사겸사 세이러스의 목을 칠 생각으로 말이다.


결과는 보다시피였지만.


“아스탈님. 다른 전령들이 도착했습니다.”


잠시 후, 두 명의 날렵해 보이는 남자들이 들어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순서대로 보고를 시작했다.


한데 그 내용이 맨처음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쨍그랑!


“이놈이고 저놈이고 죄다 눈을 장식으로 달고 있는건가!? 50명에 기사까지 딸려보냈는데 뭐? 인구 100명 밖에 안되는 산골마을에서 대패를 한 것도 모자라 기사가 사로잡혀? 지금 그걸 나보고 믿으라고 하는 말인가?!”


또 다른 잔이 다시 한번 벽으로 날아가 깨졌다. 그러나 이번 척후병은 힘겨우나마 보고를 이어갔다.


“그, 그것이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마을사람 중 칼꽤나 쓰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 맞습니다요! 수십명이 병장기를 들고 병사들과 싸우는 것을 봤습니다! 그리고 마법사 한 명이 있는 것 같았는데 상당한 실력자였습니다! 다수의 병사들은 물론이고 기사분을 상대로 일대일로도 싸워 이기셨···.”


콰앙!


아스탈이 주먹으로 탁자를 내려치자 말이 뚝 끊어졌다. 뿌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시뻘게진 얼굴에는 분노라는 글자만이 보였다.


‘그 천 것이 이썅 놈펠트를 꺾었다고? 그것도 일대일로?’


그는 이내 한손으로 이마를 짚은 채 생각에 잠겼다.


50명의 병사들을 상대로 싸운 것은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독종인 놈들이라해도 마법을 뚫을 대책이 없으면 큰 차이는 없으니까.


그렇지만 이썅 놈펠트를 이긴 것은 다른 문제였다. 기사와 마법사가 일대일로 싸우면 십중팔구는 기사가 유리했으니까.


‘그 천 것이 설마 검을 쓸 줄 알았나? 아니야. 그럴 수 있었으면 나와 싸울 때도 귀찮게 마법으로 그러진 않았겠지. 그럼 도대체···?’


“그 자가 사로잡혔다니 골치아파졌군요···아무래도 저희가 모르던 변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스탈님.”


“미리 말하지만 그 천 것이 몸값으로 뭘 요구하든 난 들어줄 생각이 없소.”


“그건···아닙니다.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펠메리온 마을과 세이러스에 대해서도 좀 더 철저하게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구성원의 출신부터 시작해 뭔가 예사롭지 않은 것 같군요. 척후병, 혹시 다른 정보는 없나?”


“그···마차 한 대가 마을을 떠났습니다. 방향은 남쪽이었고요.”


‘남쪽이라고?’


아스탈의 눈이 순간 번뜩였다. 마차가 나갔다면 십중팔구 세이러스가 움직였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뭔가 이상해. 전투가 벌어지고 얼마안돼 어수선한 상황에서 마을을 비운다니? 게다가 그쪽도 이쪽만큼은 아니지만 도적들이 제법 있는 것으로 아는데.’


자만인지 아니면 자신이 모르는 뭔가에 의한 확신으로 움직인 건지 의도를 알 수가 없었다.


게다가 남쪽으로 갔다는 점도 마음에 걸렸다. 지금 시점에 그가 남쪽으로 갈 이유가 하등없었으니까.


“너희들에게 기회를 다시한번 주지. 지금 당장 그 마차가 어디로 갔는지 가서 무엇을 한건지를 알아와라. 이번에도 실패하면 용서하지 않겠다.”


***


‘아직 한달도 안됐는데 굉장히 오랜만에 오는 기분이네.’


난 마을의 뒷수습을 엠퍼드와 네이드에게 맡기고 채굴했던 광물들과 함께 백작령의 주도(主都)인 에터니스에 왔다.


원랜 마을의 농사일을 모두 끝내고 오려고 했지만 아스탈의 이번 공격으로 계획을 앞당겨야겠다는 생각을 해서였다.


이미 두번의 전투를 겪은 상황. 이런 일이 또 벌어지면 현재 상태로는 언제까지 막아낸단 보장이 없었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이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고 새로운 거래를 틀 때라고 본 거지.


외성검문을 통과하자마자 난 지체없이 아버지가 있는 본성으로 향했다.


“세이러스 도련님. 지금 백작님께선 회의 중이십니다. 회의가 끝나는대로 말씀을 드릴테니 이곳에서 기다려주십시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하필 회의 중이라 바로 만날 수는 없는 상황.


난 저번에 받은 보상들이나 확인할 겸 홀로그램 창을 열었다. 마차를 타고 바삐 움직이며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다보니 미뤄뒀던 일이다.


[돌발 퀘스트 ‘썅놈을 잡아라’를 완수했습니다.]

[쫓아내거나 죽이지 않았기에 보상이 변경됩니다.]


변경된 보상 내용을 확인해보니 민심도 5, 명성치 5증가. SP 10000획득.


그리고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연계퀘스트가 있었다.


‘활성화하려면 특정조건을 만족해야할 텐데.’


에이지 킹덤즈의 경험에 따르면, 이런 퀘스트의 경우 직전에 한 퀘스트와 얽혀있던 사람 혹은 장소와 연관이 있었다.


그리고 그 연계퀘스트로 얻는 이점이 진짜 보상에 걸맞은 무엇인가일 확률이 높았고.


‘우선 10000SP로 할 것은 마법 사용횟수를 늘리는 것.’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이번에 아스탈 놈 덕분에 한가지 깨달은 점이 있다. 마나 에이드만 가지고 버티기는 힘들겠다는 점이다.


게임은 어떤 군주를 선택하든 시작부터 약하든 강하든 자기 영지를 가지고 시작한다.


예를 들어 마법사인 경우, 병력다운 병력을 배치하고 마나 에이드의 힘을 빌려 후방에 지원만 하면 초반의 영지전은 어떻게든 해나갈수 있다.


그런데 현 상황은 명백히 다르다. 영지도 없고 제대로 배치할 다수의 병력도 없기에 생각이상으로 내가 전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지금까지는 소규모 전투라 어떻게든 버텼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할 수 있을거란 보장은 없었다.


그렇다고 인구 100명도 안되는 마을 상황에서 전투병력을 늘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내가 지금보다 강해져야했다. 그러려면 마법 사용횟수를 늘리고 마법도 좀 더 효율적인 것이 필요했다.


‘현재 가장 가성비가 좋은 것은 역시 이 정도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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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숄즈베르 공작 +1 21.04.06 145 2 13쪽
24 거래(2) +1 21.04.05 142 3 12쪽
23 거래(1) +1 21.04.04 149 3 13쪽
22 고향집 방문(3) +1 21.04.03 161 4 13쪽
21 고향집 방문(2) +1 21.04.02 161 4 12쪽
» 고향집 방문(1) +1 21.04.01 174 5 12쪽
19 아스탈의 수작(4) +1 21.03.31 146 5 13쪽
18 아스탈의 수작(3) +1 21.03.30 141 4 12쪽
17 아스탈의 수작(2) +1 21.03.29 178 5 13쪽
16 아스탈의 수작(1) +1 21.03.28 146 4 12쪽
15 광물을 캐다. +1 21.03.27 169 4 13쪽
14 관저보수와 시찰(2) +1 21.03.26 193 3 13쪽
13 관저보수와 시찰(1) +1 21.03.25 198 4 13쪽
12 전투 후 막간 +2 21.03.24 206 3 13쪽
11 세이러스와 50인의 도적(2) +1 21.03.23 248 6 13쪽
10 세이러스와 50인의 도적(1) +1 21.03.22 207 6 13쪽
9 펠메리온 마을에 도착하다. +1 21.03.21 234 6 13쪽
8 집을 떠나다. +1 21.03.20 253 7 13쪽
7 부모의 마음 +1 21.03.19 265 5 13쪽
6 소문과 변화 +2 21.03.18 324 7 12쪽
5 관짝빵 승리. +1 21.03.17 373 7 13쪽
4 권능과 마법 그리고 특성적용. +1 21.03.16 378 7 13쪽
3 어둠의 여신 칼리와 망나니 둘째놈 +1 21.03.15 423 8 13쪽
2 에이지 킹덤즈 시스템 +2 21.03.15 520 11 13쪽
1 술마시다 눈떠보니 +2 21.03.15 625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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